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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3호 님의 서재입니다.

게임 속 스킬이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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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3호
작품등록일 :
2023.05.18 19:18
최근연재일 :
2023.06.06 00:03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19,553
추천수 :
450
글자수 :
120,518

작성
23.05.22 00:03
조회
986
추천
23
글자
12쪽

사냥의 시간

DUMMY

“잠깐 따로 이야기 좀 하지?”

“더 할 말이 있습니까? 이미 거절의 의사를 밝힌 것 같은데.”

“다른 사람들은 좀 빠져!”

“그래. 너희들은 뭔데 자꾸 끼어드는 거야?”


정태호의 말에 네 명의 동조하며 이강호를 가로막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의 목숨이 걸린 일이라 적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험악해진 분위기를 본 문정우는 가만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정태호와 같이 움직였다.


“좋아. 네가······ 아니, 그러고 보니 통성명도 안 했네. 나는 정태호야. 태호 건설 알지?”

“글쎄요. 모르겠는데요.”

“크흠. 대기업은 아니라도 지방에서 제법 이름 있는 건설 회사야. 중견기업이지.”

“그런데요?”

“내가 그 대표야. 태호가 내 이름이거든.”


중견 건설사의 사장.

문정우는 그가 왜 2억이라는 돈을 쉽게 줄 수 있다고 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이름이 어떻게 되나?”

“문정웁니다.”

“좋은 이름이네.”

“······.”

“크흠. 자네가 왜 이러는지는 알겠는데, 그때는 나도 어쩔 수 없었어. 돌아가면 건사해야 할 처자식이 있네. 내가 죽으면 그놈들은 어떻게 하라고?”


정태호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변명을 이어갔다. 하지만 문정우의 표정은 달라지지 않았다.


“내가 달갑지 않다는 걸 이해해. 그리고 자네가 했던 말도 충분히 이해하고.”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겁니까?”

“5억을 줄 게.”

“말했잖습니까. 저는 다른 사람들까지 챙겨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

“나 혼자만이라도 살려 줘. 그럼 5억을 줄 테니까.”


예상하지 못한 제안에 말문이 턱 막혀왔다.

이 와중에 다른 네 명을 버릴 줄은 몰랐다.


“모두 살리기에는 부담이라며? 그럼 나만 살려줘. 아니, 뭐든 할 테니까 자네가 좀 도와줘. 그거면 충분해!”


누구라도 혹할 정도로 매력적인 제안이었다.

하지만 문정우는 오히려 이런 모습에서 더 큰 거부감을 느꼈다.


정태호의 얼굴에서 자신을 배신한 형의 얼굴이 겹쳐 보였다.


‘젠장. 왜 그 인간 생각이 나는 거야?’


잔뜩 얼굴을 찌푸린 문정우의 모습에 정태호는 불안함을 느꼈다.


“10억! 그래. 10억 줄 게.”


죽으면 모두 끝이었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고, 지금은 무조건 살아나가는 게 먼저였다.


“돌아가서 바로 통용할 수 있는 돈이 10억이야. 돌아가기만 한다면 최대한 챙겨줄 테니까······.”

“생각 없습니다. 알아서 하세요.”

“X발! 알았어. 원하는 걸 말해 봐. 얼마야? 얼마면 돼?”

“돈 필요 없다고!”

“마, 말이 돼? 돈 싫어하는 놈이 어디 있어?”

“여기 있잖아.”


정태호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문정우를 노려봤다. 하지만 눈빛을 피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 진심인 게 분명했다.


“너 후회할 거야! 지금 엄청난 기회를 놓친 거라고!”

“······.”

“나이도 어린 것 같은데. 어른이 말을 하면 대꾸라도······.”

“그만하지?”

“뭐, 뭐야?”

“그만하라고. 이제 들어주는 것도 지치니까.”

“이런 씨······.”


저절로 욕지거리가 튀어나왔다.

하지만 정태호는 싸늘한 문정우의 눈빛에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정태호는 씩씩거리며 몸을 돌렸다. 도저히 말이 통하지 않는 놈이었다.


‘건방진 새끼. 싸울 수 있는 놈이 자기 혼자밖에 없는 줄 알아?’


문정우를 뒤로한 그는 이강호를 찾았다.


“잠깐 이야기 좀 하지?”

“저랑요?”

“그래. 우리 힘을 합쳐서 같이······.”

“싫습니다!”

“뭐야? 말도 안 들어보고 뭐가 싫다는 거야?”

“뭘 믿고 같이 싸웁니까? 지 살려고 혼자 뒤에서 지켜만 보던 사람인데.”

“나, 나는······.”

“딱 봐도 정우 씨가 거절해서 나한테 온 것 같은데. 나도 같은 생각입니다.”


이강호는 정태호를 무시했다. 그리고 다시 목책 위에서 주변을 살폈다.


제대로 된 말도 꺼내보지 못한 정태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다른 사람들 같았으면 저절로 굽실거렸을 제안이었지만, 이들은 제안을 들어보기도 전에 몸을 돌렸다.


곧 그의 시선이 오정희와 김문석에게 향했다.

이렇게 된 이상 다른 둘이라도 끌어들여서 수라도 늘릴 생각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의 반응도 이강호와 다르지 않았다.


“크윽.”

“혀, 형님? 어떻게 됐습니까?”


분을 삭이는 그에게 다른 네 명이 몰려왔다.

하지만 처참히 일그러진 그의 표정에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이 새끼들이! 감히, 나를 무시해?”


* * *


“마지막에 봤던 그 모습을 생각하면 실망할 거예요.”

“예? 실망이라니요?”

“그때는 물약을 사용했거든요. 다시 그 힘을 낼 수는 없을 겁니다.”


문정우는 스스로의 상태를 밝혔다. 아무리 빙백신장이 있다지만, 혼자서 야인 열을 처리할 수는 없었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고, 지금은 서로 힘을 합쳐서 야인을 상대하는 게 최선이었다.


그 전에 자신의 전력을 확실히 알리는 게 중요했다.

앞에 있는 세 사람이 정태호처럼 오해할 수 있을지도 몰랐기 때문에 제대로 된 설명은 필수였다.


“지금은 그냥 스킬 하나만 가지고 있을 뿐입니다. 다른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그렇군요.”


그의 설명에 이강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그의 상황을 예상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문정우가 가진 스킬이 사라지는 건 아니었다.


“그 물약을 더 사는 건 어떤가?”

“첫 구매라 쌌던 것뿐이었어요. 지금 가진 포인트로는 다시 구할 수 없어요.”


문정우의 설명에 김문석이 더 아쉬워했다.

만약 문정우가 그때와 똑같은 힘을 쓸 수 있다면 임무를 더 쉽게 완료할 수 있었다.


‘소모품이라고 했지? 처음 사면 싼값에 살 수 있다라.’


김문석은 상점으로 눈을 돌렸다.

그리고 이강호는 말 없는 김문석을 뒤로하고 문정우를 바라봤다.


“그래도 여기에서 가장 강한 힘을 낼 수 있는 사람은 정우 씨일 겁니다.”

“그래요. 사실, 저는 아무런 스킬도 없어요. 괜히 발목만 잡을 것 같아서 그게 걱정이에요.”


오정희는 눈치를 살피며 힘겹게 입을 뗐다.

굳이 밝혀서 좋을 건 없었지만, 앞으로를 위해서라도 가진 힘을 확실히 밝히는 게 좋았다.


“크흠. 그건 나도 마찬가지네. 대신에 이번에 포인트를 조금 얻었어. 그게 필요하면 얼마든지 말하게. 기꺼이 쓸 테니까.”


김문석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걸 말했다.

사실, 문정우가 아니었다면 이번에 보상을 얻을 수도 없었다.


포인트가 중요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지만, 되돌아갈 수만 있다면 기꺼이 다른 사람에게 넘길 수 있었다.


“아니요.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내가 너무 기대는 것 같아서 그렇지.”


미안해하는 김문석의 모습은 정태호와 너무 달랐다. 그래서 이 사람들하고 함께 하기로 결정했는지도 몰랐다.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으면 시켜줘. 뭐든 할 테니까.”

“저도요. 적어도 뒤에서 구경만 하고 있지는 않을게요.”


지금 같이 움직이는 세 사람은 끝까지 목책 위에서 싸우던 사람들이었다.

뒤에서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보다 더 믿을 수 있었다.


“우선 야인을 10마리씩 잡아야 합니다. 이게 개개인으로 카운트되는지, 단체로 카운트되는지 확인하는 게 중요하겠네요.”

“아무래도 개인적으로 카운트되지 않을까요?”

“그럼 40마리를 잡아야 한다는 건데. 너무 많잖아? 여기에 그 정도 수가 있을까?”


거점을 습격해왔던 놈들의 수도 상당히 많았지만, 대략 20마리 정도였다.

그런 놈들과 두 번이나 더 싸워야 한다는 소리였다.


“거점을 공격한 놈들이 일부라고 생각하면 최소 100마리는 남아 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100마리나요? 그렇게 많은 놈들과 싸우는 건······ 불가능하잖아요?”


오정희의 걱정 가득한 말은 너무나 당연했다.

문정우가 다시 물약을 마신다면 모를까, 그들을 한꺼번에 상대하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이강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한꺼번에 싸우는 일은 없을 겁니다. 되도록 그런 상황은 피해야죠.”

“피한다고요? 그게 가능해요?”

“굳이 목책 밖으로 나가려는 이유도 그것 때문이죠. 이제 우리가 능동적으로 사냥을 해야 할 때니까요.”

“사냥이라.”

“시간이 많지 않아요. 가지고 있는 건 식량 3끼죠. 되도록 빨리 끝내야 포인트를 식량에 쓰지 않을 겁니다.”


문정우도 이강호와 같은 생각이었다.

언제 올지도 모르는 야인 부대를 기다리는 것보다 밖으로 나가서 적극적으로 싸우는 게 좋았다.


“놈들이 저쪽에서 왔으니, 야인들 본진이 있는 곳은 아무래도 저 근처일 것 같더군요.”

“저기 숲 쪽에 있다는 건가?”

“예. 제가 선두에 설 겁니다. 그 뒤는 정우 씨. 그리고 정희 씨하고 아저씨가 뒤에서 따라오면 됩니다.”

“괜찮겠어요?”


오정희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강호가 못 미더운 건 아니었지만, 그보다 문정우의 힘이 더 강했다.

당연히 강한 사람이 앞장서는 게 맞았다.


“저도 철포삼이라는 스킬이 있습니다.”

“철포삼이요?”

“몸을 단단하게 만드는 스킬입니다. 방어력은 여기에서 제가 가장 뛰어날 테니까, 제가 앞장서는 게 맞을 겁니다. 거기에 적당히 길도 찾아야 하고요.”

“흐음.”

“제가 어설프게 보여도 짬밥 좀 먹은 군인입니다. 소부대전술 훈련 경험은 충분하니까 믿어주세요.”

“군인이었어요? 어쩐지 말투가.”

“크흠. 아무튼 제가 말한 대로 움직이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어떠세요? 다른 의견 있습니까?”

“그렇게 하죠.”


이강호와 생각이 다르지 않았다.

거기에 스스로 밝힌 군인이라는 직업에 믿음이 갔다.


무엇보다 이강호의 말처럼 움직이는 게 효과적이었다.

만약 야인을 만난다고 하더라도 그가 앞에서 놈들의 시선을 끌면, 그때 빙백신장을 펼치면서 놈들의 수를 줄이는 게 최선이었다.


“아! 필요한 건 미리 사두세요. 싸우는 동안에 상점을 이용하는 게 쉽진 않을 테니까요.”

“저는 준비 끝났어요.”

“나도 끝났네.”


딱히 준비랄 것도 없었다.

가지고 있는 게 많지 않았기 때문에 곧바로 움직일 수 있었다.


네 명은 바로 움직였다.

과감하게 목책을 벗어나는 그들의 모습에 뒤에서 지켜보는 정태호는 입술을 깨물었다.


“개자식들! 우리는 안중에도 없다는 거지?”

“이제 어떡하죠?”

“······.”


정태호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할 수 있는 거라고는 현실의 지위와 재화를 이용하는 것뿐이었지만, 여기에서는 아무 소용도 없었다.


“우리도 쫓아가야 하는 거 아닙니까?”

“쫓아가서 어떡하게?”

“적당히 거리만 유지하면 저놈들이 잡은 야인 수가 우리한테도 적용될 수 있을지도 모르죠.”

“그게 가능해?”

“파티 개념이라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그게 아니라면······ 우리도 끼어들어야죠.”

“흐음.”


달리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

그렇다고 여기에서 가만히 기다리고 있는 건 죽을 날만 기다리는 꼴이었다.


그때, 고민우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저놈들을 이용하는 건 어때요?”

“저놈들을 이용한다고? 어떻게?”

“모두 포인트 가지고 있죠? 얼마나 가지고 있어요?”

“포인트? 갑자기 그건 왜?”

“상점을 보면 소모품을 싸게 살 수 있어요.”

“소모품을?”


네 명은 고민우의 말에 상점을 살폈다. 그리고 살 수 있는 물건을 확인했다.


“거기에서 제가 사라는 물건을 사세요. 그럼 손 안 대고 코를 풀 수 있으니까.”

“좋은 방법이라도 있는 거야?”

“있죠. 아주 좋은 방법이!”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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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날파리(3) +1 23.06.01 648 16 12쪽
16 날파리(2) 23.05.31 651 18 12쪽
15 날파리 +2 23.05.30 702 18 12쪽
14 변화(3) 23.05.29 753 1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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