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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3호 님의 서재입니다.

게임 속 스킬이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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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3호
작품등록일 :
2023.05.18 19:18
최근연재일 :
2023.06.06 00:03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19,551
추천수 :
450
글자수 :
120,518

작성
23.05.24 00:04
조회
888
추천
21
글자
12쪽

사냥의 시간(3)

DUMMY

* * *


“X발! 어떻게 이럴 수 있지?”

“이제 어떡하죠?”

“······.”


마지막 남은 희망이 사라진 것 같았다.

혹시나 하고 일정한 거리를 유지했지만, 쓰러뜨린 야인의 수는 공유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지. 그 방법을 쓰는 수밖에.”

“괜찮을까요?”

“그럼 어떻게 하려고? 다른 방법이 있어?”


정태호는 이 와중에도 조심스러워하는 사람들을 향해 되물었다.


이제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야인들을 잡아야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민우야.”

“예. 형님.”

“준비는 다 된 거지?”

“예. 이제 저놈들 이 싸울 때만 기다리면 됩니다.”

“근데, 이걸로 충분할까? 부족할 것 같은데?”


고민우가 세운 계획은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건방진 모습을 보였던 문정우를 끝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다만, 이 방법으로 10마리의 야인을 잡을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중요한 건 임무를 완료할 정도의 야인을 한데 모으는 것이었다.

여기 있는 모두가 귀환하기 위해서는 50마리의 야인이 필요했다.


고민우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확실한 방법이 있긴 한데······ 쉽지 않습니다.”

“어떤 방법인데? 우선 들어나 보자.”

“우리가 야인들을 몰아오는 겁니다.”

“모, 몰아와?”

“예. 충분한 수가 모이면 확실히 임무를 깰 수 있을 테니까요.”

“······.”


고민우의 말에 모두가 침묵했다.

제대로 된 싸움을 피해왔던 만큼 위험을 무릅쓰고 움직일 사람은 없었다.


“싸우자는 게 아닙니다. 그저 놈들을 유인하는 것뿐입니다!”

“그게 쉽지 않잖아?”

“저놈들이 한 것처럼 멀리서 돌을 던지고, 도망와야죠.”

“그러다가 잡히면?”


이강호를 뒤쫓아 오던 야인의 속도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빨랐다.

만약 놈들에게 잡히면 그대로 죽은 목숨이었다.


“그럼 이 방법은 못 쓰는 거죠.”

“이미 필요한 소모품은 다 샀잖아?”

“그러니까! 반드시 성공해야죠!”

“······.”

“그럼 준호 형이 저랑 같이 움직이죠!”

“내, 내가?”


성준호는 갑작스러운 고민우의 제안에 당황하며 되물었다.


“여기에서 저랑 형이 가장 멀쩡하잖아요. 두 사람은 다쳤고, 태호 형님이 움직일 수도 없고.”

“나도 컨디션이······.”

“저도 같이 가잖아요! 만약을 위해서 같이 움직이는 거예요! 그것도 싫다는 거예요?”

“그게 아니고. 쫌.”


남은 세 사람의 시선이 성준호에게 집중됐다.

차가운 이들의 눈빛에 도저히 거절할 수가 없었다.


“그래. 준호 네가 민우랑 같이 고생 좀 해 줘! 돌아가면 보답은 섭섭하지 않게 해 줄 게.”

“아, 알겠습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고민우와 같이 움직인다는 것이었다.


“그놈들을 끌어들인다고 해도. 그 다음이 문제잖아?”

“다음이라니요?”

“계속 쫓아오면 어떻게 하려고? 그놈들을 떨쳐낼 수가 없잖아?”

“그걸 왜 우리가 걱정합니까?”

“뭐? 그럼 누가 걱정해?”

“저놈들한테 떠넘겨야죠.”


고민우는 문정우와 일행이 있는 방향을 가리켰다.


“몹몰이라는 게 있어요.”

“몸몰이?”

“게임에서 몬스터들을 모아서 사냥하고 있는 놈들한테 떠넘기는 거죠.”

“야인들을 저놈들한테 떠넘긴다고? 그게 가능해?”

“어차피 그놈들 눈에는 모두 다 먹잇감이잖아요. 동료들하고 싸우고 있는 놈들을 보면 우리를 쫓아오다가도 그놈들한테 덤빌 거예요.”

“너는 계획이 다 있었구나!”

“미쳤다고 죽으러 가겠어요?”


성준호는 고민우의 대답에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잔머리 하나는 기가 막힌 놈이라니까!’


이번에 생각해낸 계획도 그렇고, 지금 말한 계획까지 그럴듯해 보였다.

이 일만 제대로 풀린다면 귀환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저희가 야인들을 몰아올 동안, 형님은 준비해 두세요.”

“준비라니?”

“예. 저놈들이 야인들하고 계속 싸우게 만들어야죠. 그래야 한꺼번에 처치할 수 있죠.”

“아! 그건 걱정하지 마. 내가 확실히 해둘 테니까.”

“너무 가까워도 안 돼요. 너무 멀어도 안 돼요!”

“걱정하지 말라니까. 이래 봬도 건설사 사장이야. 적당한 위치 정도는 충분히 찾을 수 있다고.”

“믿겠습니다. 형님.”


고민우는 가지고 있던 물건을 건넸다. 그리고 성준호와 함께 조심스럽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정태호는 둘을 뒤로하고, 건네받은 물건을 바라봤다.


‘불이 붙으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나무의 진액이라. 그런데 그 와중에 안전장치는 챙긴다?’


고민우가 건넨 건 인화 물질이 전부였다. 정작 불을 붙일 수 있는 부싯돌은 넘기지 않았다.


‘큭. 이 새끼가 머리를 쓰네. 욕심만 적었다면 끝까지 데리고 있을 법했는데. 쯧!’


* * *


터엉! 터엉!


미친 듯이 휘두른 도끼가 허공에서 튕겨져 나갔다.


흥분한 야인들의 거센 반격이 이강호를 향해 쏟아졌지만, 그 역시도 필사적으로 둘의 공격을 받아냈다.


‘젠장! 조금 더 신중하게 살폈어야 했는데!’


당연히 다섯 마리의 야인만 상대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주변에 또 다른 무리가 더 있었다.


‘너무 깊숙이 들어왔나? 아니면 생각보다 이놈들 본진이 더 가까이 있었나?’


싸우는 과정에서 놈들이 몰렸다. 그리고 결국 안정적인 사냥이 깨졌다.


“크윽!”

“뒤로 물러나요! 우리 둘이 한 놈씩 맡을 테니까.”

“어떻게 된 겁니까?”

“문우 씨가 이쪽을 먼저 도우랬어요.”


오정희의 설명을 들은 이강호는 혼자서 넷을 상대하는 문정우의 모습에 이를 악물었다.


위태로운 모습이었다.

굵은 나무들 사이를 오가며 야인들을 상대하고 있었지만, 이미 많은 힘을 사용했는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제가 버틸 테니까, 최대한 빨리 이놈들을 죽여요!”

“하지만······.”

“이대로라면 모두가 위험합니다! 기회는 한 번뿐이에요!”


말을 마친 이강호는 날아오는 공격을 맨몸으로 받아냈다.


터엉!


가슴에 꽂힌 강한 충격에 절로 몸이 꺾였다.

아무리 철포삼을 운용하고 있다지만, 정면에서 공격을 받아내는 건 그에게도 무리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강호는 고통을 참아냈다. 그리고 야인들의 팔을 붙잡았다.


“지, 지금입니다!”

“으아아!”

“죽어!”


그의 외침에 김문석과 오정희도 최선을 다했다.


콰직!


다행히 두 사람의 공격이 그대로 야인의 뒤통수에 꽂혔고, 놈들은 힘없이 쓰러졌다.


이강호는 그제야 참았던 신음을 토해냈다.


“크으윽.”

“괜찮아요?”

“저는 괜찮습니다. 빨리 저쪽을 도우러 가죠!”

“아, 알았어요.”


괜찮다는 이강호의 말은 거짓말이었다. 앙다문 입술 사이로 피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강호의 상태를 걱정할 때가 아니었다.


“아저씨. 가요!”

“그, 그래!”


문정우가 위험했다.

지금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있었지만, 아무리 그라도 야인 넷을 상대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세 사람은 급하게 문정우 쪽으로 향했다. 하지만 그에게 움직이기도 전에 낯선 소리가 들려왔다.


“으아아아!”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서 들려오는 비명.

점점 가까워지는 소리에 문정우의 표정이 굳어졌다.


“사, 살려줘!”

“······.”


두 사람이 야인들에게 쫓기고 있었다. 문제는 그들의 뒤를 쫓는 야인들의 수였다.


“미친놈들!”

“무, 무슨 일이야?”

“피해요! 야인들이 몰려와요!”

“그게 무슨······ 미, 미친!”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세 사람은 경악했다.

대여섯 마리가 몰려오는 게 아니었다. 가볍게 두 자릿수를 넘길 정도로 많은 야인들이 그들이 있는 곳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끄아악!”


그때, 처절한 비명이 들렸다.

미친 듯이 달리던 성준호가 갑자기 빳빳하게 굳은 채 넘어졌다.


“미, 민우야! 도와······ X발 새끼야!”


성준호는 뒤도 안 돌아보고 내달리는 고민우의 모습에 좌절했다.

어느새 그의 속도가 배는 빨라졌다. 처음부터 실력을 숨기고 있었는지 그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리 움직였다.


‘X발, 너무 무리였나?’


성준호를 버린 고민우는 숨겨뒀던 스킬을 사용하며 숲을 내달렸다.


질풍보(疾風步).

처음 야인을 죽이고 얻은 스킬이었다.


성준호와 함께 나선 이유가 이 스킬 때문이었다.

언제든지 성준호를 내던지고 살아날 자신이 있었지만, 그조차도 이렇게 많은 놈들을 만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도 살아날 수 있을 거라고 자신했다.

앞에는 놀란 문정우 일행이 보였다. 당연히 저들이 뒤따라오는 야인은 저들과 싸울 수밖에 없을 거라고 여겼다.


이대로 모두를 따돌리고 퇴로를 차단하고 임무를 완수할 수 있었다.


“비켜!”


고민우는 앞을 가로막은 문정우를 향해 소리쳤다.

하지만 상대는 길을 내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


‘개자식!’


그는 어쩔 수 없이 방향을 바꿨다. 조금 돌아가더라도 안전이 최선이었다.

하지만 그 순간, 새하얀 섬광이 그를 향해 날아들었다.


콰앙!


섬전처럼 날아든 장력이 그의 옆구리에 꽂혔다.

어떻게든 피하려고 몸을 비틀었지만, 역부족이었다.


“끄어억!”


고민우는 파고든 한기에 괴로워했다. 장력이 맞은 곳에서부터 온몸을 얼려버릴 것 같은 한기가 스며들었다.


“미친 새끼! 일부러 저놈들을 끌어들인 거지?”

“크흡!”


어느새 다가온 문정우가 고민우의 목을 틀어 쥐었다.

우악스러운 손길에 당황한 고민우는 급하게 입을 열었다.


“뒤, 뒤로 물러나면 돼.”

“무슨 개소리야?”

“준비하고 있을 거야. 뒤로 물러나면 모두 살 수 있어.”


고민우는 빠르게 상황을 밝혔다.

이대로 입을 다물고 가만히 있으면 야인들보다 문정우의 손에 죽을 판이었다.


“내가 가면 불을 붙일 수 있어. 화공으로 놈들을 죽이면 돼.”

“화공?”

“그, 그래. 불을 붙일 준비는 끝났어. 그러니까 빨리 저기로······.”


문정우는 쫓아오는 야인을 뒤로하고 고민우가 가리키는 곳을 바라봤다.


‘저쪽이라면 그 사람이 있는 곳이잖아?’


정태호가 일을 꾸민 게 분명했다.


‘설마, 우리한테 야인을 몰아주고 불을 붙일 생각이었던 건가?’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그의 눈에 불똥이 튀었다. 이런 방법을 사용할 줄은 몰랐다.


“시간이 없······ X발! 저게 뭐야!”


애원하던 고민우는 치솟아 오르는 불길에 경악했다.

아직 자신이 도착하지도 않았는데 불이 붙었다.


“말도 안 돼! 어떻게 불이?”


부싯돌은 그에게만 있었다.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 일부러 정태호에게 부싯돌은 넘기지 않았지만, 시뻘건 불길이 그의 퇴로를 가로막았다.


“정태호! 이 개새끼!”


고민우는 뒤늦게 정태호를 욕했다. 일행 중에 포인트를 사용하지 않은 유일한 사람이 바로 정태호였기 때문이다.


돌아가면 한 몫 크게 챙겨준다고 했던 그인지라, 강요하지 못했던 게 잘못이었다.

아무래도 가지고 있던 포인트로 부싯돌을 산 게 분명했다.


이렇게 뒤통수를 맞을 줄은 몰랐다. 하지만 지금은 앞에 있는 문정우와 쫓아오는 야인들을 걱정할 때였다.


“퇴로가 막혔어요!”

“야인들이 더 가까워졌어!”

“키이아아!”


진퇴양난이었다.

야인을 상대하기에는 그 수가 너무 많았고, 뒤는 뜨거운 불길이 가로막았다.


“어떻게 하죠?”

“옆으로 돌아가는 건······.”

“불길이 빠르게 번지고 있어요. 피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갑작스러운 상황에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릴 수 없었다.

수라도 적다면 야인들을 뚫고 움직이겠지만, 마치 본대라도 온 것처럼 야인들의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었다.


“방법이 없을까?”

“어디 한쪽을 뚫어야 할 것 같아요! 차라리 저 불길을 뚫는 건 어때요? 이제 막 불이 붙었으니까 잘하면······.”

“저기로 갔다가는 금방 타 죽을 겁니다. 막무가내로 뚫을 수 있는 불길이 아니에요.”


어떻게 불을 붙였는지는 모르겠지만, 퇴로가 순식간에 가로막혔다.


주변이 열기와 연기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이대로라면 싸워보지도 못하고 타죽을 판이었다.


“이거 받아! 이거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문정우는 김문석이 건넨 물건을 보며 깜짝 놀랐다.


“어? 이걸 어떻게?”

“이번에 보상으로 받은 포인트를 합치니까 겨우 살 수 있었어. 내가 할 수 있는 건 이런 것밖에 없더라고.”


김문석이 건넨 건 무한의 포션이었다.


1회에 한해서 싼 가격에 살 수 있는 소모품.

그나마 살아나갈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 문정우에게 전해졌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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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거점으로(2) 23.06.03 554 12 12쪽
18 거점으로 23.06.02 602 13 12쪽
17 날파리(3) +1 23.06.01 648 16 12쪽
16 날파리(2) 23.05.31 651 18 12쪽
15 날파리 +2 23.05.30 702 18 12쪽
14 변화(3) 23.05.29 753 19 12쪽
13 변화(2) 23.05.28 770 20 12쪽
12 변화 23.05.27 831 21 12쪽
11 사냥의 시간(5) 23.05.26 839 20 13쪽
10 사냥의 시간(4) 23.05.25 857 20 12쪽
» 사냥의 시간(3) 23.05.24 889 21 12쪽
8 사냥의 시간(2) 23.05.23 947 21 12쪽
7 사냥의 시간 +1 23.05.22 986 23 12쪽
6 거점 수성(3) 23.05.21 1,015 24 12쪽
5 거점 수성(2) 23.05.20 1,069 26 12쪽
4 거점 수성 23.05.19 1,113 25 11쪽
3 새로운 세상(2) 23.05.18 1,279 28 13쪽
2 새로운 세상 23.05.18 1,565 3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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