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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설 님의 서재일껄요?

열흘동안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공포·미스테리, SF

현설
작품등록일 :
2015.07.10 23:19
최근연재일 :
2016.01.13 09:00
연재수 :
90 회
조회수 :
46,494
추천수 :
704
글자수 :
258,063

작성
15.07.29 09:00
조회
641
추천
15
글자
8쪽

열흘동안(17)

DUMMY

“말이 되냐? 조폭, 사기꾼, 밀수업자, 창녀 등등이 아니면 E4칩을 안 달 이유가 어딨냐? 솔직히 저 E4칩 때문에 우리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냐? 뭐 겪어봐서 잘 알겠지. 어디 가서 물건을 제대로 살 수 있나, 사람대접을 받을 수 있나. 근데, 이 E4칩을 신념 때문에 안 달다니~ 암튼 요즘 것들은…….”

연희가 동우의 표정을 살핀다. 역시 별로 좋지가 않다. 경일도 잠시 입을 꽉 다물고 조용히 하고 있다.

“너들 그 옷, 검은 옷 어디서 났냐, 벗어봐라.”

“여기서 이걸 어떻게 벗어요? 벌거벗고 입어야 하는데요.”

“그래?”

종민이 야리꾸리한 눈으로 연희의 몸을 훑는다.

“너는 저 놈과 무슨 관계야? 이거?”

하면서 종민이 새끼손가락을 동우 뒤통수 가까이에 척하고 올린다.

“니가 내 생명도 구해줬으니 너만 괜찮다면 네 이거 길 좀 들려주랴? 나 끝내주는데.”

동우가 브레이크를 힘차게 밟았다. 모두의 몸이 거칠게 앞으로 쏟아졌다.

“내려!”

“어이, 왜, 왜 그래?”

동우가 차 문을 박차고 나와 종민을 거칠게 끌어내렸다. 연희가 그런 동우를 말린다.

“동우야, 그러면 안 돼!”

“지금 당장 내 눈 앞에서 꺼지지 않으면 죽여 버리겠어. 꺼져!”

“어, 어이.”

종민은 잠시 벙벙해서 아무 말도 못하다가 바로 상황파악하고 동우에게 사정사정한다.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내가 네 여깔 건들지 않을게. 살려줘. 여기서 날 두고 내릴 거면 날 그냥 거기서 죽게 내버려 두지 왜 살렸냐? 왜!”

종민은 갑자기 길에 주저앉아 꼴사납게 울고 있다. 동우는 그런 종민을 놔두고 매몰차게 차문을 닫고 성질내며 떠난다. 종민은 두려움에 빠져 아무도 없는 도로를 뛰어 차를 쫓았다. 하지만 평범한 사람이 광폭하게 질주하는 차를 쫓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차 안에선 동우의 폭풍이 몰아닥친다.

“그러니까 왜 살아있는 사람을 구해줘야 하냐고, 왜!”

“왜 저런 쓰레기들을 우리가 살려야 하는 거냐고! 씨!”

동우가 급정거해서 연희를 본다.

“저 놈 살려? 그래도 살려야 해? 네가 필요한 기술이 사기치고 도박하고 여자 후리는 기술이 필요한 거야? 그래?”

“나도 잘 모르겠어.”

연희의 목소리는 풀이 죽어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필요하단 생각엔 변함이 없어.”

동우가 경일을 사납게 노려본다.

“솔직히 우리 셋이 이렇게 만난 건 기적이라고 생각해. 경일이 이 ‘미친놈’은 뭔가 감추는 게 있지만 그렇게 우리랑 동떨어진 느낌은 안 들어. 하지만 저 쓰레기는 재활용도 못하는 쓰레기 중에 쓰레기야. 아까 우리가 처음 구해준 놈들보다 못한 놈이라고.”

“미친놈이라니…….”

경일이가 샐쭉해졌다.

“아까 구해 준 남자 손에 문신 있는 거 봤냐? 틀림없이 조폭이다.”

“힉, 정말요. 형?”

“십중팔구는 맞을 걸? 난 그 남자가 제 발로 간다고 했을 때 얼마나 안도했는지 너희는 모를 거다.”

동우가 연희와 경일을 본다.

“계속 생존자 찾을 거냐?”

“우리에겐 슈트가 있잖아. 이것만 있으면 그 사람들 문제없지 않겠어?”

“더 찾자는 거지?”

동우가 서늘하게 물어보자 연희는 조심스럽게 고집을 피우고 있다.

“응…….”

동우를 차를 거칠게 뒤로 돌려 쓰레기를 주우러 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쓰레기가 보였다. 다시 차가 오는 것을 보고 종민이 추잡스럽게 눈물 콧물을 흘리면서 일어나 멍하니 차를 보고 있다. 경일이가 차 문을 열었다.

“타세요.”

종민은 동우의 눈치를 살피면서 조심스럽게 차에 탔다. 차에 타고 나서 차 문이 닫히자마자 안심했는지, 종민은 여자와 청소년이 있다는 것도 잊고 펑펑 울고 있다. 연희가 경일에게 눈짓을 하자 경일이 휴지를 종민에게 내민다.

“지친다.”

동우가 짧게 성질을 내고는 집으로 차를 몬다. 이미 점심을 맛있게 먹기는 글러 먹었다.


익숙한 도로가 보이자 셋은 안심이 되어 팽팽하게 감겨 있던 신경 줄이 노곤해지는 느낌이다.

“펑!, 펑!, 펑!”

세 사람의 보금자리가 화마에 휩싸여 차가운 겨울을 날려버릴 듯 일렁이고 있었다. 네 명은 너무 놀라 모든 행동이 멈췄다. 잠시 차 안에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정신을 수습한 동우는 급히 차를 정차하고 차에서 내렸다.

“경일이 너 누나 옆에 붙어 있어. 저 자식이 이상한 짓 하면 죽여 버려!”

“네?, 네! 형.”

경일은 포근한 집이 불에 타버려 아무 생각도 할 수가 없었다. 연희는 앞으로 뛰어가는 동우가 걱정되어 좌불안석이다.

“힉! 누나.”

경일이 연희를 작은 소리로 부른다. 연희가 경일을 보자 경일이 밖을 가리킨다. 차 밖엔 좀비들이 천천히 열을 지어 몰려가고 있었다.

“읍…….”

쓰레기가 비명 지르려는 것을 경일이 간신히 막았다.

“조용히 하세요. 조용히. 네?”

종민의 항복표시를 받은 경일이 조심스럽게 막힌 입을 풀었다. 연희가 긴 박스티를 종민에게 주고 입에 넣으라는 지시를 하자 종민은 별 수 없이 연희의 말대로 따른다. 좀비들이 무리지어 우르르 아파트로 몰려간다. 어제까지만 해도 숙식을 했던 집이었는데. 이젠 더 이상 머물 수 없는 곳이 되어버렸다.

“경일아. 이 차, 밖에선 안 보이게 할 수 있니?”

“네? 네. 잠시 만요.”

경일이가 운전석 쪽으로 조심스럽게 몸을 기울이고 계기판을 보았다. 그리고 직관에 따라 단추를 하나 눌렀다. 종민이가 비명만 지르지 못하고 온 몸으로 생난리 부르스를 친다. 창문이 스위치 하나에 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연희와 경일도 등에서 땀이 나긴 마찬가지다. 경일이 계속 같은 단추를 몇 번 누르자 창이 점점 검어졌다. 안심한 경일은 완전히 검어질 때까지 단추를 눌렀다. 안에선 밖을 볼 수 있는데 밖에선 안을 볼 수 없는 상태로 변했다.

“툭!”

좀비 하나가 창 밖에 붙어 두 눈을 부라리고 차 안을 염탐한다. 연희와 경일은 가까스로 세이프다. 덤으로 종민까지. 좀비들 무리가 서서히 아파트로 들어가고 끄트머리가 차 옆을 지날 때 연희는 검은 좀비를 보았다. 연희, 동우, 경일과 같은 슈트를 입은 검은 좀비를 보았다. 뭔가 이상한 위압감이 느껴진달까? 그 이유를 분명히 알 수 없어서 계속 보는데 그 좀비가 차 쪽으로 다가온다. 연희는 두 사람에게 극도로 조심하라는 수신호를 하고 자신도 조마조마한 가슴을 부여잡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사태 추이를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검은 좀비가 차에 가까이 오더니 축 쳐져 있는 손을 들어 올리고 있다. 연희가 놀라 차문을 잠그려는데, 딸깍 소리가 났다. 경일이가 연희보다 먼저 차 문을 잠가버렸다. 하지만 이미 소리는 나 버렸다. 검은 좀비는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문을 잡아당겨보았다. 차 안에 있는 세 명은 숨도 쉬지 못하고 얼어버렸다. 당연하지만 다행하게도 문은 열리지 않았다. 한참을 차 앞에 서 있다가 검은 좀비는 다른 좀비들 뒤를 따라 걸어간다.

“누…….”

경일이 말하려는 걸 연희가 조용히 시킨다. 갑자기 차 앞문에 다른 검은 좀비가 나타나 차 안을 살펴본다. 종민의 혼 줄은 하늘 멀리 사라진 것 같았다. 연희가 보기에 왠지 좀비가 웃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경일을 보았다. 경일은 소름이 끼치는지 입술을 꽉 깨물고 공포에 저항하는 것 같았다. 검은 좀비는 차 유리를 한 번 치더니 여유로운 걸음걸이로 좀비들 뒤를 따라간다. 이 모습은 마치 양치기 개가 양떼를 모는 것 같았다.


작가의말

다시 예약신공!!!

이번엔 무사히 올라갔으면...

제 글 읽으시면 더위가 침범하지 못할 거예요~~~~

(아님 말구요 ㅡㅡ;;)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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