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경계선 님의 서재입니다.

백수 하고 싶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경계선
작품등록일 :
2020.09.16 11:37
최근연재일 :
2020.09.22 12:55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1,260
추천수 :
19
글자수 :
62,731

작성
20.09.22 12:55
조회
84
추천
3
글자
13쪽

먹잇감(2)

DUMMY

---------------------------------------------------------

이름 : 김강철

나이 : 17세

가족 관계 : 부모님 사망, 동생 1명 (김미호 16세)

학력 : 고등학교 중퇴

현재 직업 : 건설 현장 일용직

특이 사항 : 미국 맥캔지 가문의 막내 존 맥캔지와 친분이 있음

.

.

.

---------------------------------------------------------


“아저씨, 왜 중요한 게 빠졌어?”

“어떤 부분을 말씀하시는 건지요?”


예리는 짓궂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이성 관계.”

“네?”

“농담이야. 근데 맥캔지 가문이면 그 맥캔지 가문 말하는 거야?”

“네 그렇습니다.”


예리는 얼굴은 의문으로 가득 차올랐다.


“맥캔지 가문 사람이 왜 여기 있어? 그것도 이런 곳에?”

“잘은 모르겠지만 맥캔지 가문의 막내가 집안에서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은 어느 정도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아마도 그와 관련되지 않았을까요?”

“아무리 그래도 여기서 나올만한 이름은 아닌 것 같은데···”

“좀 더 알아보겠습니다.”

“어쨌든 이것 외엔 특별한 게 없단 말이지?”

“그렇습니다. 그래서 더욱 이상한 것도 사실입니다.”


예리도 강철이 평범하지 않다는 것은 눈치채고 있었다. 예리의 비서 겸 경호를 책임지고 있는 독고 아저씨는 싸움으로는 어디서든 알아주는 실력자이다. 그런 아저씨가 반격조차 하지 못 하고 밀려나는 모습은 예리도 처음 보는 모습이었다.


“기습이 아니었다면 어땠을까?”

“발차기가 날아오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본능적으로 막지 않았다면 뼈 한두 군데는 나갔을 겁니다.”


전쟁 지역에서 태어나 잔뼈가 굵은 것도 아니고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말 그대로 평범한 십 대였다.


“그런데도 아무런 특이점을 찾을 수 없다?”

“태어난 장소부터 현재까지 모든 것을 조사했지만, 전혀 없었습니다.”

“알겠어요. 수고했어요 아저씨. 이만 가봐요.”


독고가 자리를 떠나자 예리는 생각에 잠긴 듯했다.


“흥미롭단 말이지... 외모도 내 스타일이고.”


예리가 강철을 처음 봤을 땐 잘생긴 외모에 넋을 놓기도 했지만, 그 감정은 그저 잘생긴 연예인을 보는 그런 마음이었다.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그 사람이 미호 오빠라는 걸 알았을 때부터였다.


“우리 오빠가···”

“오빠랑 같이···”

“오빠가 선물로···”


미호에게 오빠 이야기는 귀가 닳도록 들었다. 미호의 말에 따르면 미호의 오빠는 그야말로 완벽한 사람이었다. 못하는 게 없고 말로만 들어도 얼마나 동생을 아끼는지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예리를 경쟁자로만 생각하는 친오빠를 생각하면 강철이 자신의 오빠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을 정도다. 예리는 자신을 구하러 온 그 사람과 미호에게 들었던 그 사람의 이미지가 합쳐졌을 때 처음으로 살면서 누군갈 먼저 알고 싶다는 느낌을 받았다.



“미호랑 친구여서 정말 다행이야.”


무엇이 그렇게 좋은지 연신 싱글벙글거리고 있는 예리였다.


“아무리 그래도 그 이해할 수 없는 능력은 맥캔지 가문과 연관이 있는 걸까?”


학교에서 미호에게 강철의 팬티 사이즈 까지 꼬치꼬치 캐물어야겠다고 다짐하는 예리였다.


***


사건의 중심으로 떠오른 존은 오늘도 강철과 훈련에 여념이 없다.


“일어나. 다시 한 번 더!”

“강춀, 사람 아니다. 한 손으로 싸운다. 움직이지도 않았다.”

“오빠, 너무 힘들어 조금만 쉬자.”


미호와 존은 이제 제법 기초가 잡혔다. 이 세계의 기준으로도 어디 가서 맞고 다닐 일은 없을 것이다. 특히 존의 성장 속도는 놀라웠다. 타고난 센스도 있었지만 강해지겠다는 그 의지 하나만큼은 시간이 지나도 전혀 변하지 않았다.


“미호, 쉬어라. 나 혼자 간다. 이야압!”

“정강이가 비었어.”


퍽.


“오우 쉣더퍽. 나 뼈뿌러 진 것 같다. 이번 주에 블랙펑크 콘서트 가야 된다. 내 다리!”


존이 다리를 부여잡고 데굴데굴 굴렀다.


“그럼 균형을 맞춰야 하니까 반대쪽도 부러트려 볼까?”


존이 벌떡 일어났다.


“갑자기 나았다. 서프라이즈.”


존은 엄살이 좀 심한 편이다.


한참 훈련을 하고 있는데 평소에도 보기 힘든 엄청 고가의 외제 차 한대가 우리 쪽으로 다가왔다.


“우와 오빠 저 차 엄청나게 멋있다. 저런 거 처음 봐.”


차가 우리를 앞에 정지하더니 차의 뒷좌석에서 금발의 아름다운 여성이 내렸다. 딱 보기에도 전신이 다 고가품으로 도배가 된 듯 했다. 그런데 존이 그 여자가 내릴 때부터 정지상태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존 정신 차려. 아무리 예뻐도 그렇게 뚫어지게 쳐다보면 실례야.”

“시스터?”

“누나라고?”

“누나아?”


내가 뭘 잘못 들었나 싶었다. 블랙펑크 오타쿠인 존에게 저런 가족이 있을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그렇게 미호와 내가 얼어붙어 있는 사이 존의 누나는 존과 한참 대화를 나눈 후 돌아갔다.


“존 진짜 누나야?”

“그렇다.”

“우와 존 오빠하고 완전 달라. 엄청 예뻐.”


존은 유독 기분이 좋지 않아 보였다.


“존, 무슨 일이야?”

“강춀···”


존은 모든 것을 얘기해 주진 않았지만, 가족들과 문제가 있는 것 같았다. 그중에서 유일하게 존을 배척하지 않는 것이 방금 본 존의 누나라고 한다. 존은 가족들의 눈치를 버티지 못하고 조용히 떠나서 한국으로 왔다고 했다.


“한국에 온 지 벌써 5년이다. 아무도 찾지 않았다. 가족 모두 날 잊었다고 생각했다.”


존이 말했던 인정을 받고 싶다고 한 말의 대상이 누구인지 알 것 같았다.


“존 오빠. 우리도 오빠 가족이야! 힘내!”


그러고 보면 존하고 알고 지낸 지도 벌써 3년이 넘었다.


“그래 우리가 있으니까 힘내!”

“미호··· 강춀···”


존은 감동하였는지 우리를 끌어안고 울기 시작했다. 내 옷에다 코를 풀지만 않았다면 완벽하게 감동적인 모습이었을 것이다. 한바탕 울고 나니 존은 조금 진정이 된 것 같았다.


“아버지가 부르셨다. 미국 갔다 온다.”

“존, 가슴 펴고 당당하게 다녀와. 이제 넌 강하니까.”

“오빠 잘 갔다 와!”


전생에선 다른 사람이 성장하고 발전하는 걸 지켜볼 여유가 없었다. 거창하지 않더라도 세상을 구하는 일이 아니더라도 이런 삶도 가치가 있다는 것. 내가 몰랐던 삶의 소소한 재미를 알아 가는 것이 정말 좋았다.


***


존이 미국에 가 있는 동안 훈련과 번역 일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래서 시간이 많이 남았다. 일반적인 사람들이라면 한정된 자유가 주어졌을 때 쉬려고 하겠지만 백수는 바쁘다. 알차게 써야 한다.


-파트너 오랜만이다.

-흑염룡 오랜만이야. 오늘도 천지를 뒤흔들 준비가 되었나?

-그전에 소개해줄 동지가 있다.

-동지?


흑염룡이 누군가를 대기실에 초대했다.


[골드드래곤님이 입장하셨습니다]


-골드드래곤?

-그대가 없는 동안 골드드래곤으로 인해 나의 왼쪽 눈에 잠들어 있는 힘정도는 깨울 수가 있었다. 우리의 대업을 이루는 것에 동참하기 충분한 인재다.


골드드래곤은 온몸이 금색으로 번쩍이는 스킨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대가 미호오빠인가? 흑염룡에게 많이 전해 들었다. 아이디를 통해 추리하건대 누군가에 오빠인 모양이군.


흑염룡이 맞장구를 쳤다.


-골드드래곤 역시 대단하군.

-나의 추리력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골드드래곤은 지혜의 상징이다. 나의 뛰어난 두뇌로 전장을 분석해 이곳저곳을 흔드는 것이 나의 주특기다.

-정글이란 말을 어렵게 하는군. 과연 너의 호언장담대로 흘러갈지 한번 지켜보겠다.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던 골드드래곤은 의구심이 든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미호오빠라는 그대의 이름, 그렇게 위대한 존재로 느껴지지 않는걸?

-골드드래곤 파트너를 모욕하지 마라 그는 최고의 전사다.

-내가 인정하는 흑염룡의 보증이 있으니 믿어 보겠다.

-보여주지 오빠의 위대함.


게임이 끝나고 우리는 서로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흑염룡이 추천한 이유가 있었다.


-미호오빠, 나의 무례를 사죄한다. 그대는 진정 위대한 전사다. 사죄의 표시로 그대의 포효에 동참하겠다. 음머어어어어어!

-골드드래곤, 억만년의 세월을 살아오면서도 볼 수 없었던 훌륭한 지혜였다. 그 사과 받아주겠다. 음머어어어어어!

-멋지군, 흑염룡의 피가 끓어오른다! 오늘을 기념하며 동지의 맹세를 나누는 것이 어떻겠나?

-흑염룡 좋은 생각이다.


그렇게 우리는 대기실에서 서로의 주먹을 맞대며 뜨거운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오빠 밤새 게임만 한 거야? 어휴···”


-동지들이여 다음을 기약하자. 오늘의 맹세 잊지 않겠다.


그렇게 나는 뜨거운 우정을 나눈 후 미호의 아침밥을 차려주러 갔다. 아침밥을 먹는 동안 미호가 무엇인가 생각이 난 듯 손뼉을 치며 얘기했다.


“아 맞다! 오빠 나 친구 집에 데려와도 돼?”

“친구? 누구?”

“오빠도 저번에 봤잖아. 예리.”

“아··· 그 친구?”


지금까지 한 번도 친구를 데려오겠다고 한 적이 없었는데 둘이 많이 친해진 모양이다. 청송그룹의 자제라고 들었는데 미호가 처음 초대하는 손님이니 대접을 잘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우리 집은 그 아이에게 많이 초라해 보일 것 같아서 약간 부담이 됐다.


“음··· 마땅히 뭘 대접해야 할지 모르겠네.”

“걱정하지 마. 그냥 맛있는 것만 몇 개 해줘.”

“정말 그냥 요리만 하면 될까?”

“예리가 부담 갖지 말라고 그랬어.”

“그래 알았어.”


그날 오후 미호가 예리와 같이 집에 왔다.


“어서 와, 많이 누추하지.”

“안녕하세요 오라버니. 누추하긴요. 오라버니의 품처럼 아늑해 보여요.”

“어··· 그래? 어서 들어와.”

“처음 오는 집에 빈손으로 오는 건 실례인 것 같아서 선물을 조금 준비했어요.”

“아니 뭘 그런 것 까지.”


듣던 대로 예의가 바른 친구였다. 그때 예리가 손뼉을 치며 말했다.


“자 다들 옮겨 주세요.”

“뭘 옮겨?”

“오빠, 예리가 선물을 좀 많이 준비했더라고···”


좁은 오피스텔 복도에 물건들이 하나둘씩 쌓이기 시작했다. 냉장고, 전자레인지, 로봇청소기, 세탁기, 건조기, 한우 세트, 상황버섯 등등 온갖 게 다 있었다.


“아니··· 예리야 이건 너무 많은데?”

“아니에요. 오라버니. 저의 약소한 마음이니 거절하지 말아 주세요.”


이게 청송의 스케일일까? 아주 마음에 드는 친구였다. 선물들을 집에 둘 곳이 없어서 기존에 있던 낡은 것들을 다 수거해 가야 될 판이였다. 그렇게 한바탕 난리를 치른 뒤 나는 저녁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예리야, 뭘 이렇게 많이 사 왔어. 어쨌든 고맙다.”

“오라버니 뭘 이 정도로··· 어차피 미래에 저와 같이 사용···”

“응?”

“아니에요.”

“미호랑 조금만 기다리고 있어 금방 저녁 준비할게.”


미호가 옆에서 뭐라고 하든 예리의 눈은 강철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요리를 잘한다고 추측 하는 것과 직접 눈앞에서 요리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하늘과 땅 만큼의 차이가 있었다. 예리의 귀에는 칼이 도마에 부딪히는 소리마저도 천상의 하모니처럼 들렸다.


“예리야, 듣고 있어?”

“어? 뭐라고 했지?”


미호는 무엇인가 느낌이 왔다. 중학교 시절에 오빠를 따라다니던 수많은 친구의 눈빛과 닮아 있었다. 예리가 왜 그렇게 집에 오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는지 알 것 같았다. 예리가 오빠 때문에 나와 친구가 된 건 아니지만, 왠지 마음이 복잡했다.


“너 설마?”

“매일 아침 저렇게 앞치마를 두르고 나를 깨워줄까?”

“하··· 박예리! 정신 차려!”


그때 오빠는 요리가 끝났는지 음식을 하나하나 내려놓았다. 나조차도 중학교 졸업식 날 단 한 번 맛보았던 오빠의 궁극기 108첩 반상이다.


“예리야 많이 먹어. 미호도.”

“오라버니 어떻게 이렇게 요리도 잘해요?”

“매일 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네! 하하.”


예리는 음식을 하나씩 먹을 때마다 눈이 몽롱하게 풀렸다. 저 상태는 위험하다.


“오라버니, 돈은 제가 벌고 오라버니는 매일 저와 같이, 웁...”


예리의 입을 급하게 막았다. 눈으로 심한 경고를 많이 보냈다. 전쟁 같던 식사가 거의 끝나 갈 때쯤 오빠가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예리야, 미안한데 오늘은 돌아가야겠다. 정말 미안해.”

"네?"

“오빠 갑자기 무슨 말이야?”

“미호야. 잠깐 오빠가 급하게 다녀올 곳이 있으니 집에 꼼짝 말고 있어.”


왜인지 모르겠지만 조밥이가 다급하게 공간의 문을 연결했다.

‘주인 도와달라뀨!’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백수 하고 싶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주기 및 작가의 말 20.09.16 110 0 -
» 먹잇감(2) +1 20.09.22 85 3 13쪽
10 먹잇감 20.09.21 75 1 12쪽
9 첫 친구 +1 20.09.20 90 3 12쪽
8 아이 이길 바랬다 +1 20.09.20 100 1 14쪽
7 조밥이야 20.09.19 102 1 13쪽
6 넌 뭐야? +1 20.09.18 119 2 13쪽
5 독립 20.09.17 112 0 13쪽
4 나의 어머니 +2 20.09.17 122 2 13쪽
3 가족이란? +2 20.09.16 130 2 12쪽
2 백수 하고 싶다 20.09.16 143 2 12쪽
1 프롤로그 +1 20.09.16 180 2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