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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정의 고로케

토끼정 단편집 1일 1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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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정
작품등록일 :
2022.08.19 14:54
최근연재일 :
2022.09.19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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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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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19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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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불멸자와 시간여행자

DUMMY

시간여행을 할 때 지켜야 할 수칙을 말하라면 끝도 없다.

2063년 현재 시점 기준으로 222... 아니, 이제 막 223가지가 된 참이다. 시간여행자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기상천외한 사고 사례도 늘어만가고, 그 때마다 시간여행자들의 수첩에는 착, 소리와 함께 포스트잇 한장이 덧대어진다.


착.

지금 이 순간처럼 말이다.


"에휴..."


한숨을 길게 내쉬는 관리국 직원 A씨. 저번에는 술자리에서 잔뜩 꼴아가지고는 '정부는 시간여행 자격이 무슨 운전면허 같은 건 줄 알고 있다'며 불평을 늘어놓은 적도 있었지.


"이봐, 그러지 말고 너도 연차 쓰고 어디 놀러갔다 와. 프랑스에 볼 거 많더라. 음식맛도 색달라서 기분 전환이 될 걸?"


탁!


대답 대신, A는 들고 있던 두꺼운 '시간여행자 관리 및 보호에 관한 규정' 책을 소리나게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눈을 한 번 질끈 감더니,


"지금 나한테 시비 거는 거지? 루이 14세의 심장인지 간장인지를 처먹겠답시고 400년 전으로 간 인간 때문에 이 사달이 난 직후인데, 나보고 거기 놀러가라고? 진심? 혹시 당신도 시간여행을 너무 많이 해서 머리가 회까닥 돌아버린 거 아냐?"


곧장 잔소리를 폭포수처럼 퍼부어댔다. 그 중에는 공무원의 품위를 훼손할 정도의 위험한 욕설도 몇 가지 끼어 있었지만, 나는 끝까지 싱글싱글 웃으며 그 말을 받아주었다.


"이제 좀 화가 풀려?"


한참을 들어준 끝에 던진 한 마디에, 목끝까지 새빨개졌던 A의 얼굴이 한순간에 창백해졌다. 식은땀 한방울이 A의 얼굴에서 안경을 코끝까지 미끄러져 내리게 했지만, 이내 그 얼굴은 내가 익히 알던 냉정하고 침착한 빛을 되찾았다. A는 민망한듯 고개를 살짝 돌리고는 안경을 고쳐쓰며 들릴듯 말듯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미안. 내가 평소답지 않았네."

"스트레스가 쌓일 만도 해. 시간여행이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취미는 가지라고."

"당신은 좋겠네.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되었으니까."

"그 얘기 저번 술자리에서 했을 때가 53번째였지, 아마?"

"그랬나? 요즘 들어 기억이 가물가물하네..."


표정도 분위기도 풀린 A와 그런 잡담을 떠들던 중, 마침내 차례가 돌아왔다.


[36번 손님, 36번 손님은 게이트로 이동해주십시오.]


"확실히 요즘에는 시간여행이 인기긴 하네. 새벽 6시부터 대기열이 이렇게 길어지다니."

"다 당신이 맨바닥에서부터 때문이잖아. 반경 30km짜리 돔 안에서 태어나 한 번도 밖을 본 적 없는 아이들에게 당신이 얼마나 교육적으로 유용한 영상을 제공해주고 있는지 알아?"

"하이고~ 쑥쓰럽구로..."

"웃음이 나와? 당신 덕분에 나는 팔자에도 없는 생고생을 하고 있는데! 빨리 들어가!"


등을 후려치는 A의 손길을 재빨리 피하며, 나는 게이트로 걸어갔다.

속이 텅빈 사각형의 매끄러운 금속제 프레임. 요약하면 추상파 예술가가 만들었을 법한 조형물처럼 보이는 시간여행 게이트가 저 멀리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

허수 공간이니 뭐니 하는 머리 아픈 이론들이 있는데, 경험자의 입장에서 느껴지는 것은 그저 잠시간의 울렁거림과 시야 혼란 정도다. 고작 그 정도의 대가로 과거를 자유자재로 여행할 수 있을 정도로, 인간은 놀라운 과학적 진보를 이뤄낸 것이다.


"잘 다녀와."

"예의상 어디로 가는지 정도는 물어봐주면 안 되나? 섭섭한데."

"어차피 어디로 가든 다시 만날 거잖아?"

"뭐, 그렇긴 하지..."


나는 A를 돌아보지 않은 채, 손만 어깨 위로 올려 등 뒤를 향해 흔들어보이며 게이트로 걸어들어갔다. 손목시계 모양의 시간여행 장치를 정위치에 맞추고, 잠시 숨을 멈춘 채 기다린다. 이윽고 시곗바늘이 거꾸로 돌기 시작하며, 익숙하지만 영원히 익숙해지지 않을 것 같은 현기증과 구토감이 한꺼번에 몰려들며 눈앞이 깜깜해진다.

다음 순간, 뜨거운 공기가 온몸의 피부를 감싸안았다.

감은 눈꺼풀 위로 스며드는 햇살을 느끼며 조심조심 눈을 가늘게 뜨자, 새파란 일렁임이 시야에 가득 들어찼다. 아직 어지럼증이 가시지 않아 하늘이 일렁거리는 건가? 아니다. 뒤늦게 코끝을 파고드는 짠내. 사방에서 들려오는 갈매기의 울음소리.

바다, 이건 바다다. 주변을 흐르는 공기로 추측해보자면, 꽤나 적도와 가까운 쪽의 바다인 것 같다.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자 수많은 사람들이 내 주변을 스치듯 지나가고 있는 것이 보였다. 이윽고 발바닥 아래에 닿는 나뭇결의 감촉이 느껴진다. 출렁이는 파도 사이로 새하얀 보트들이 생명으로 가득찬 여름을 한껏 즐기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그야말로 그림으로 그린 것처럼 아름다운 한여름의 항구의 풍경 속에, 나는 도착해 있었다.


"히야~ 바람 한 번 상쾌하네."


이렇게 과거의 지구를 여행하다보면, 현재의 지구는 피부에 와닿는 공기부터가 너무 답답해서 돌아가기조차 싫어질 때가 있다. 실제로 그런 속셈으로 귀환하지 않고 과거에 눌러 앉아버리는 여행자들 때문에 관리국은 늘 골머리를 앓는다던가.


"날씨가 좋으니... 이번엔 느긋하게 길거리 탐방 영상이나 찍어볼까."


물론 나는 골칫덩어리가 될 생각이 없다. 도망자 신세가 되는 것도 싫을 뿐더러, 일단 돌아가야 또 다음 여행을 나설 수 있는 법이지 않은가?


"큼큼, 좋아요. 잘 들리죠? 좋은 아침, 좋은 오후, 좋은 저녁 보내시길. 오늘은 2013년의 여름날, 저는 지금 호주의 수도 시드니에 도착해 있습니다. 시드니 여행은 1999년 이후 두번째인데요, 오늘은 그때 발견한 추억의 가게들이 아직까지 남아 있을 것인가, 두근두근 기대하면서 돌아다녀볼까 합니다. 그럼, 시작할게요!"


활기찬 목소리로 영상 인트로를 녹화한 뒤, 익숙하면서도 낯선 거리를 걷기 시작한다. 걸음걸이가 너무 느리거나 똑같은 풍경이 계속 반복되면 시청자들이 쉽게 지루함을 느낄 수 있기에, 나는 주변을 면밀히 살피며 '영상각'이 잘 나올 만한 좁은 골목을 향해 발을 옮겼다.

골목 안에 들어서자마자 나를 반긴 것은 코를 찌를 듯한 악취, 다량의 생선이 썩어가면서 내는 고약한 냄새였다. 앵앵거리며 사방을 날아다니는 파리떼의 모습은 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카메라에는 찡그린 내 얼굴도, 작은 파리들의 형체도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나는 코끝을 틀어쥔 채 골목 깊숙히 걸어들어갔다.


<루이스의 집>. 1999년 당시에는 떡갈나무 위에 멋들어진 필체로 이름을 새기고 금박을 입혔던 간판의 위에 14년의 세월이 먼지처럼 두껍게 쌓여 있다. 군데군데 벌레가 파고 들어간 듯한 구멍이 숭숭 나 있고, 곰팡이가 핀 흔적도 더러 보인다. 금박은 진작 다 떨어져나가고 없어서, 음각된 이름 위에 잿빛 물감을 덧칠해놓은 것처럼 보일 지경이다.


"..."


나는 가게 앞을 스쳐지나며 시선을 흘긋 줄 뿐, 입구에 발을 들이지는 않는다. 아직은 때가 아니다. 원래 그런 의도로 시작한 것은 아니었지만, 초기 시간여행자들 중 나만이 유일하게 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내게 걸린 수많은 기대들에 눈을 돌릴 수는 없으니까. 미래의 시간여행자들을 위해서 질좋은 컨텐츠를 주기적으로 제공해줘야할 의무가 있으니까.

시간은 많다. 항구 주변을 돌아다니며 컨텐츠가 될 만한 영상을 다 찍은 뒤, 저녁에 돌아와도 늦지 않다---


와장창! 유리 깨지는 소리와 함께 생각의 나래도 산산이 부서졌다.


"야, 아비게일 어디 있어? 너 말고, 사장 나오라고!"


가게 안으로부터 들려오는 험악한 목소리를 들은 순간, 나는 그냥 지나치려던 몸을 90도 돌려 곧장 문턱 안으로 발을 들였다. 그 직전에 다행히 가까스로 이성의 끄트머리를 붙잡고 녹화 종료 버튼을 누르는 것도 잊지 않을 수 있었다.

주점이 장사를 시작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간이라, 가게 안은 어두컴컴했다.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튀김조각에서 피어오르는 눅눅한 기름의 냄새, 어둡고 환기가 되지 않는 방이면 으레 나곤 하는 곰팡이 냄새, 미처 치워지지 못하고 구석에 소복이 쌓여 있는 먼지의 냄새, 그리고 그 모든 냄새를 압도하는 술주정뱅이들의 알콜 냄새까지. 복합적으로 뒤섞인 그 냄새들이 내 머릿속에서 1999년 당시의 풍경들을 재생해냈다. 순간 지금이 몇년도인지조차 잊어버릴 만큼 생생한 회상에 눈앞이 아찔해질 정도로 선명하게.

나는 목덜미를 한번 부르르 떨고는 가게 한복판으로 뛰어들어갔다.


"...윽!"


그 순간, 눈에 보인 것은 비틀거리는 익숙한 사람의 형체. 방금 전 2043년에서 보았던 A가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나는 모습이었다.


***


"아야야... 살살해라 좀!"

"시끄러워. 괜히 끼어들어가지고 일을 더 키운 게 누군데? 시간여행자들은 과거에 간섭하면 안 된다는 규칙도 없니?"

"목끝까지 시뻘개진 아저씨가 맥주병을 들고 설치는데 그 상황에서 어떻게 안 끼어들겠- 아야!"


A는 내 입을 막으려는 것처럼 알콜솜으로 거칠게 상처를 눌러댔다. 이맛살을 약간 찌푸려서 미간이 좁아진 그 얼굴은 눈 아래에 짙푸른 다크서클이 없다는 점만을 제외하면 2063년의, 그리고 1999년의 A와도 완전히 똑같았다.


"그런데 잘도 14년 동안 한 자리에 머물고 있네. 사람들이 의심 안 하던?"

"화장 실력이 늘었거든. 하루는 나이든 엄마, 다른 하루는 '젊었을 적 엄마를 쏙 빼어닮은' 딸의 인생을 연기하면서 살고 있지."


A는 대수롭지 않은듯 말하며 내 상처에 야무지게 밴드를 감아주었다. 마치 우리가 앉아 있는 낡아빠져 군데군데 스펀지가 튀어나온 소파처럼, A의 열 손가락에는 이런 저런 상처가 남긴 자국들이 가득했다. 나이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오래 살아온 불멸자라도 흉터까지는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게까지 수고를 감내할 정도로 여기가 좋냐?"

"뭔 소리래? 나도 언젠간 정착을 해야하니까 미리 연습하는 거지."

"허, 1895년까지만 해도 죽지도 못하느니 어쩌느니 하면서 술에 꼴아서 질질 짜더니- 으갸학!"


비명과 함께 새어나온 눈물에 순식간에 시야가 흐려졌다. 방금 밴드를 붙인 상처 부위를 A가 잡초 뽑듯이 매섭게 꼬집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시선은 애써 나를 외면하고 시치미를 떼는 모습이 꼭 천년 묵은 여우 같다.


"너무 옛날일이라 하나도 기억이 안 나는데? 방금 막 지어낸 거 아냐?"

"기억 안 난다는 사람이 꼬집기는 왜- 아, 알았어! 하지마, 하지마!"


황급히 말을 거두며 허우적거리는 나의 모습이 우스웠는지, A는 문득 피식하고 웃었다. 하지만 창문 틈으로 새어드는 달빛에 비친 그 옆모습에는 슬픔이 그믐달처럼 그늘져 있어서, 나는 마냥 따라 웃을 수 없었다.


"그럼 오늘도 14년 만에 돌아온 질문 타임~?"

"..."


활기차게 웃으며 눈웃음 짓는 A였지만, 이미 내 입은 무거운 슬픔에 짓눌려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만날 때마다 서로 한 가지씩 질문을 하자던 약속. 하지만 이미 웬만한 얘기는 술과 함께 흘려보낸지 오랜 지라, 우리 사이에 할 질문이라고는 서로가 답을 모르는 것들밖에 남지 않은 상태였다.


"어머, 오늘은 안 내켜? 그럼 나 먼저. 나는 왜 죽지 않고 계속 사는 걸까?"

"...늘 그 질문이잖아."

"하지만 정말 모르겠는걸. 왜 죽지 않는지, 늙지도 않는지. 칼에 찔리고 강에 빠져도 죽지 않았던 건 그냥 운이 좋았었던 건지, 아니면 정말로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었던 건지. 지금의 내가 아직 겪지 못한 먼 미래의 나는 알고 있을까?"


2063년의 A도 모를 것이다. 답을 알 수 없는 질문에서 오는 그 슬픔은, 늘 A의 가느다란 속눈썹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었으므로.


"너도 얼른 질문해... 나만 감성적이 된 것 같아서 부끄럽잖아."


A는 짐짓 무릎을 끌어당겨 자신의 얼굴을 파묻으며 중얼거렸다. 앨런, 아그네스, 안드레아, 에이미, 앨리스, 안, 에이다. 살던 곳을 떠나 신분을 바꾸고 새로운 곳에 정착할 때마다 늘 A로 시작하는 이름을 쓰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질문했을 때, A는 '그것밖에 기억나는 게 없으니까'라고 대답했었다.


"우리가 만난 건 언제가 처음일까? 2063년일까, 아니면 1620년일까?"


1620년에 A의 이름은 아멜리였다. 1745년에 그 사실을 이야기해주었을 때, A는 처음 듣는 이야기라는 것처럼 생경한 반응을 보였다.


"몰라."


시간이 지날수록 A는 점점 옛날 일을 기억하지 못하게 된다. 2063년에 이르러서는 고작 20년 전 일도 기억하지 못한다. 관리국 직원으로서의 업무는 완벽하게 수행하고 있으니 치매는 아닐 텐데도. 결국 A의 과거를, 현재를, 그리고 미래를 기억하고 있는 사람은 나뿐이라는 이야기가 된다.


"근데 그거 알아? 별로 상관없어... 모른다는 게 예전에는 무서웠던 것도 같은데, 이제는 아냐."

"왜?"

"몰~라."


모른다면서 A는 심술궂은 어린아이 같은 웃음을 짓고, 느닷없이 내 뺨을 손가락으로 푹 찌르더니 깔깔 웃는다. 그러더니 고개를 돌려 창문 밖의 하늘을 바라본다. 그 눈에 달빛이 가득 담겨서 은은하게 빛난다.


"달이 참 예쁘다..."

"언제나 예뻤지. 300년 전에도, 14년 전에도."

"언제 다시 올 거야?"

"언제든지. 여기가 아니라도 어디든지."

"...그래. 그럼 얼른 가봐."


시간여행자가 돌아갈 시간이 다 되었음을, A는 기억하고 있다. 자정의 종이 열두번 울리면 마법이 풀리는 신데렐라처럼, 시간여행자도 다시 원래 시간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거꾸로 돌고 있던 시곗바늘의 방향이 다시 바뀐다. 마법이 풀리듯이, 내 몸은 천천히 가루로 변해 허수 공간 너머로 사라지듯이 이동한다. 흐려지는 시야 너머로, 내게 천천히 손을 흔드는 A의 모습이 보인다.


"잘 가. 미래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기다리는 것은 2014년의 A일까, 아니면 2063년의 A일까? 사고 회로마저도 허수 공간으로 사라지기 직전의 찰나의 틈새에 그런 의문을 가진다. 이윽고 모든 감각과 생각이 먼지처럼 흩어지더니, 내 몸이 분자 단위로 분해되었다가 재구성되는 과정에서 느끼는 강렬한 현기증과 구역질을 견디고 나서 눈을 뜨면...


"어서 와."


여전히 나를 향해 싱긋 웃는, 관리국 직원의 제복을 입은 A의 모습이 보인다.


"응, 다녀왔어."


이 만남은 몇 년만일까? 우리 둘 중 누구도 모를 것이다.


"이번 여행도 즐거웠어?"

"어. 그런데 영상각이 잘 안 나와서, 잠깐 쉬고 다시 가려고."

"요즘 너무 무리하는 거 아냐? 아무리 당신이라도 그렇게 자주 가면 무슨 부작용이 있을지 몰라. 음... 시차 적응이라던가?"

"네가 농담을 다 하다니, 오래 살고 볼 일이다."


2063년 이후의 우리는, 가령 2100년쯤의 우리는 어떻게 될까? 우리 둘 중 누구도 모를 것이다. 한번 떠나면 어디로 도착할지, 어느 시간대로 도착할지 알 수 없는 시간여행처럼 미래 또한 늘 미지에서 오는 불안으로 가득하다.


"그럼 쉬는 김에 같이 저녁 먹을래? 저번에 좋은 레스토랑을 추천받았거든."

"좋아. 가자. 너 퇴근시간까지만 눈 좀 붙이고 있을게."


그럼에도 나는 여행을 떠날 수밖에 없다. 언젠가 도착할 미래에서 나를 기다리겠다고 말한 사람이 있었으므로. 더 이상 옛날을 기억하지 못하고 슬퍼하며 두려워하는 누군가를 위해서, 대신 더 많이 기억하고 추억해야 하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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