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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향달님의 서재입니다.

옹기 바람

웹소설 > 작가연재 > 공포·미스테리, 중·단편

완결

널향달
작품등록일 :
2020.05.23 11:54
최근연재일 :
2020.05.23 12:01
연재수 :
4 회
조회수 :
331
추천수 :
14
글자수 :
23,935

작성
20.05.23 12:00
조회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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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3쪽

옹기 바람3

DUMMY

이미 시간은 많이 지나 한밤중이 될 때까지도 아무런 소득이 없자 임씨를 끌고 마을 공동 창고 앞 큰 기둥에 임씨를 묶어 놓고 몇몇 지키는 순번을 정한 후 각자 집에 돌아갔다.


마지막까지 두돌배기 아이를 잃은 윤씨 아주머니만 울고, 애원하고, 화를 내고 하더니 결국 발걸음을 돌려 집으로 돌아갔다.


다음 날도 마을 사람들은 조를 짜서 임씨 집과 주변 일대를 모조리 수색하였지만 아이들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고 임씨를 다그치고 주먹질도 해보았지만 별 소득이 없었다.


그날 밤도 교대로 불침번을 서기로 하고 모두들 돌아간 지 얼마 후 요란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꽹꽹꽹꽹! 꽹꽹꽹!"


불침번이 알리는 꽹과리 신호가 요란하게 새벽 정적을 깨웠다.


부시시 일어나 창밖을 바라보니 집집마다 하나씩 어두운 조명이 켜지는가 싶더니 급하게 옷을 입으며 마을 장정들이 하나 둘씩 마을 공동 창고 앞으로 모여들었다.


나랑 누이도 무서워 집에 있지 못하고 부모님 뒤를 졸졸 따라 나섰다.


"아니 무슨 일여? 무슨 일이 일어난 건가?"

"저···저...저...저기...저기 뭔가 나타났다가 사···사...사... 사라졌어요! 필시 귀신이구만요. 귀신이 맞아요!"


불침번을 서던 윤씨아재는 사지를 오들오들 떨면서 겁에 잔뜩 질려 있었다.


"허 어 억 임씨! 임씨는 왜 이려! 임씨!"


마을 장정 하나가 고개를 처박고 있는 임씨의 상태를 보려 몸을 바로 앉히려다 화들짝 놀라 소리쳤다.


"아이고···... 아니 아니···... 대체 어찌된 일이야? 임씨가 죽었잖여!"

"윤철이! 도데체 어찌된 일인가 이게? 임씨가 왜 죽은겨! 왜! "


"윤철이! 정신차리게! 이봐 윤철이! 정신차려 봐!"


귀신을 봤다고 헛소리를 하던 윤철아재는 이제는 아예 뭐가 단단히 잘못된 양 입가에 거품을 물고 경기하 듯 사지를 떨면서 눈을 뒤집고 있었다.


"안되겠네! 우선 윤철이 먼저 집에 눕혀야 겠네!"


이징님의 지시로 윤철아재는 장정 등에 업혀 집으로 돌아갔다.


"도대체 뭔 일이야 이게... 액운을 맞아도 제대로 맞은겨!"


땅바닥에 머리를 처박고 있던 임씨 시체를 바로 앉히던 이장님과 주변에 있던 마을 아저씨들은 하나같이 놀라 뒤로 한발씩 물러났다.


어떤 아재는 구역질을 하기도 했다.


"이이고! 임씨는 왜 이렇게 죽은겨!"


나중에 들어본 바로는 임씨의 손발이 다 오그려 들고 얼굴은 톱으로 긁힌 양 살점이 떨어져 나가고 눈은 날카로운 무엇으로 후벼 판 것 같이 구멍만 휑하니 뚫려 있었다고 했다.


"아이고 무시라...... 아이고 무시라...... 철호 자네 뭐 아는 거 없어?"


손씨 아재는 철호 아재를 의심하는 양 물었다.


"아니 안 그래도 심란한디 내가 죽였다는 거여? 뭐여? 시방 불난집에 부채질 하는겨?"

"아니 난 그냥 도훈이 일도 있고 해서......"


일이 이쯤 되니 마을 사람들끼리 불신도 생기고 별것 아닌 일에 신경을 곤두세우게 되었고 아이가 있는 집은 더욱이 아이들이 나가는 것을 자제 시켰고 분주하던 옹기 마을은 급격하게 침울하고 음침한 분위기로 흘러갔다.


"참말이에요. 참말로 제가 잠결에 눈을 떠보니 임씨 앞에 머리 산발한 귀신이 납작 엎드려서 임씨를 올라타고 눈을 후벼 파고 얼굴을 할퀴고 하다가 내가 깨는 것을 보더니 저쪽 옹기들 사이로 사라졌구만요."


정신을 차린 윤씨 아재가 나중에 한 얘기다.


많은 사람들이 믿을 수 없다고 했지만 윤씨아재가 분명히 봤다고 주장하여 사람들은 더욱 불안한 눈치였다.


"귀신이 맞다면 이거 굿이라도 해야 되는거 아녀? 뭔가 방법을 찾아야지 이대로 불안해서 살수나 있겠어?"


마을 사람들은 공공연히 귀신이 맞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귀신이라는 말이 나오니 아이를 잃어버린 당사자들을 제외한 마을 사람들은 아이를 찾으러 돌아다니는 것도 두려워 소극적으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결국 이장님과 마을 어른들의 결정으로 인근에 용하다는 무당을 불러오게 되었다.


늦은 밤 온 동네 사람들은 굿판이 열리는 당수나무로 모여들었다.


아이들은 부정 탄다고 굿판에 갈 수 없어서 누나와 난 조금 무섭긴 했지만 집에 남아 잠을 청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모르겠지만 저 멀리 한참 굿하는 꽹과리, 징, 북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오고 옆에서 잠을 자는 누이의 코고는 소리도 조용히 들려왔다.


달은 휘영청 빛나 유리창 뚫고 방안까지 비추고 있었는데 잠이 오지 않아 이리저리 뒤척이고 있을 때였다.


창문으로 비추는 달빛에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처음에는 바람결에 흔들리는 나뭇가지로 생각했다.


그러나 창문 밖에서 어른거리던 그림자가 점점 짙어지고 커지면서 이상한 그림자 하나가 쑥 올라오는 것이 보였다.


무언가의 갑작스런 등장에 숨이 턱 막히고 몸이 굳어 움직여지지 않았고 눈은 자동으로 꼭 감겨 뜰 수조차 없었다.


식은땀은 비처럼 쏟아지는데 혹시나 땀흘리고 있는 것을 저 무언가에게 들켜버리는 건 아닌지 조마조마해졌고 눈을 뜨면 눈이 마주칠까 눈을 떠 보지도 못하고 오들오들 떨고 있는데 창문 근처의 벽을 막 긁는 소리가 들려왔다.


마치 창문으로 올라오려고 하는듯 창문을 긁고 있었다.


"끄르르륵······ 끄드드드르르륵······"


한참 그 소리가 계속되는데 어디서 그런 용기가 생겼는지 도망을 치던가 누나를 깨울 수 있는 기회는 지금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정말 남은 용기를 모두 짜내어 천천히 실눈을 떠 창밖을 바라보았다.


흐릿한 시야에 무언가 거무스름한 머리카락 같은 것이 창문 밖에서 날리고 있는 듯 보였다.


우리 집 창문이 그렇게 높은 것이 아니어서 중학생 키 높이면 충분히 고개를 들이밀 수 있는 높이인데 머리카락 같은 것만 너풀너풀 날리고 있고 다른 것은 보이지 않는 것이 이상했다.


그러는 중에도 벽 긁는 소리는 계속 들려오고 있었다.


"끄르륵 크르르르륵...... 그르르륵...... 그르르르륵···... 그르르륵...... 그륵 끄득!"


갑자기 벽 긁는 소리에서 뭔가가 벽 어딘가에 걸리는 소리가 들렸다.


"스으으으...... 스으으윽"


순식간에 산발한 머리 하나가 창문으로 쑥하고 올라왔다.


심장이 터져나가는 것처럼 요동쳤고 몸은 가위눌린 듯 움직일 수 없었다.


창문으로 들어 민 머리는 턱을 좌우로 까딱까딱 거리며 누워있는 누이와 나를 쳐다보는 것 같았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달빛으로 그림자가 져서 누군지, 무엇인지조차 분간이 어려웠다.

그렇게 한참을 까딱이던 머리는 소리도 없이 조용이 아래로 내려갔다.


그때 갑자기 누군가 내 손을 꽉 잡아서 억 소리가 날 만큼 다시 놀랐다.


"이이이이...... 일남아...... 이이이 일남아?"


누이의 간절하고 떨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언제인지 모르겠지만 누이도 그 머리의 등장을 지켜본 것 같다.


누이와 나는 손을 잡고도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가 겨우 내가 머리를 돌려 누이를 바라보니 얼굴에는 땀과 눈물로 범벅이 되어 있었고 토끼 눈을 하고 숨을 거칠게 쉬고 있었다.


"누누누...... 나...... 누나···... 봤어?"


누나는 말도 못하고 머리만 끄덕이고 있었다.

그때 누군가 나무 대문을 조용히 여는 소리가 들려왔다.


오래된 나무 대문이라 살며시 연다고 해도 요란한 소리를 낸다.


"끼이이...... 끼이이익 덜컥!"


대문이 열리는 소리만 들리고 인기척이 없었다. 그런데 또 작은 마당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턱! 스으으윽 턱! 스으으윽 턱 스으으윽!"


마치 땅에 무엇인가를 끌면서 이동하는 소리 같았다.

그 소리와 함께 누이와 나는 다시 얼어붙어버렸고 나의 손을 잡은 누이의 손에 더욱 힘이 들어갔다.


마치 내 손을 부러뜨리려는 듯 꽉 잡은 손은 두려움에 덜덜덜 떨고 있었다.


소리는 지척에까지 들리더니 이내 마당을 지나 대청마루 앞까지 이르렀고 잠시 소리가 멈추는가 했더니 이내 마루 위로 무언가 올라오는 소리가 들렸다.


"턱! 스으으윽...... 턱! 스으으으윽"


아직은 가을이라 잠자기 전에는 방문을 열어 놓고 잠자다 새벽에 문을 닫는데 마루와 연결된 우리 방은 발 하나만 쳐져 있었다.


누이는 방문 쪽으로 누워있었기에 누이를 쳐다보던 나는 당연히 발 건너편에 보이는 방밖 마루를 바라볼 수 있었고, 누이도 자연스레 소리가 나는 곳으로 이미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소리를 내는 무언가는 머리를 산발한 흰 저고리를 입은 여인이었는데 그 여인은 기괴하게도 몸을 기어서 마루 위로 올라오고 있었다,


'턱!' 소리는 손을 짚는 소리고 손으로 몸을 당기면서 기어올 때 옷이 끌리는 소리가 '스으으으윽'하고 났던 것이다.

필시 사람은 아니라 생각됐다.


"턱! 스으으윽...... 턱! 스으으으윽"


그렇게 마루를 기어 올라온 그 귀신은 두 손을 바닥에 짚고 바닥에 붙어 있던 상체를 서서히 들어올렸다.


그리고는 머리를 천천히 들어 올려 우리가 누워있는 방으로 고개만 돌려 방안을 쳐다보는 듯 했다.


방과 마루는 발로 가려져 있었지만 그 귀신의 시선이 느껴졌고 산발한 머리카락 사이로 섬뜩한 눈빛이 느껴졌다.


얼마나 시간이 흐른 지도 모를 만큼 극도의 두려움에 옴짝달싹 못하고 있을 때 그 귀신은 기괴한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으으으으...... 윽윽...... 으으으으윽···... 윽윽···..."


일전에 옹기들 사이에서 술래잡기를 할 때 들었던 그 옹기 바람 소리와 비슷한 소리였다.


그렇게 섬뜩한 목소리로 신음소리를 내던 귀신은 갑자기 괴성을 지르며 손을 빠르게 휘저으며 우리 누워 있는 방으로 기어오기 시작했다.


"끼아아아아악! 터억! 스으으으으윽...... 끼아아아아아악! 터억! 스으으으으윽"


상체를 세우고 좌우 팔을 번갈아 빠르게 움직이며 기어오면서 머리를 좌우로 마구 흔들어 대며 다가오는 모습은 너무 무섭고 괴기스러워 정신을 잃기 일보직전 이었다.


어느덧 그 귀신은 누이의 몸 위로 올라왔고 잔뜩 팔로 상체를 세우고 누이의 팔을 누른 상태에서 누이와 얼굴을 마주보고 있었다.


누이는 이미 반 실성을 하여 마구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고 그 귀신은 기쁜 것 인양 울어 젖히기 시작했다.


"으으으으 아아아아악!"

"흐흐흐흐 흐흐흐흑흐흐흑 흐흐흑!"


누이가 울부짖는 사이 귀신은 한 손을 서서히 들어 올려 누이를 내리 칠려는데 손에는 작은 근개(옹기 만들 때 사용하는 날카로운 작은 쇠붙이)가 들려 있었다.


나는 몸이 얼어 있다가 누이가 곧 죽게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손을 뻗어 머리 위에 뭔가를 집어 들었는데 용도가 다한 수래(옹기 만들 때 큰 모양을 내는 빨래 방망이 같이 생긴 도구)가 손에 잡혔고 무슨 용기가 났는지 그것을 힘껏 귀신의 머리위로 내려쳤다.


어린 아이가 내려친 수래에 무슨 힘이 실렸겠냐마는 그래도 제법 둔탁한 소리가 났고 귀신은 옆으로 픽 쓰러지는 듯 보였다.


나는 이때가 기회다 싶어 반 실성한 누이의 팔을 끌어당겨 억지로 몸을 일으켜 세우고 누이의 손을 잡고 마루로 뛰쳐나갔다.


그 길로 누이의 손을 놓지 않고 억지로 끌다시피 하며 대문 밖으로 달려 나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굿판이 열리는 당수나무 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했는데 바로 뒤쪽에서 그 귀신이 다가오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턱! 스윽! 턱! 스윽! 터억! 스으으윽! 터억! 스으으윽!"


처음에는 그 소리가 바로 뒤에서 들리다 잠시 후에는 점점 멀어지는 듯 들렸다.

그때부터 정신이 조금 돌아온 나는 미친 듯이 소리치기 시작했다.


"아버어어어지! 아버어어지! 살려주세요! 여기요! 살려주세요!"


그러나 굿판이 열리는 당수나무는 어린아이가 달리기에는 제법 먼 거리에 있었고 굿 소리에 나의 목소리도 묻혀 버렸다.


그렇게 미친 듯이 달려가다가 누이가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앞으로 확 거꾸러지고 말았고 나와 누이는 동시에 심하게 앞으로 퍽하고 넘어지고 말았다.


턱이 깨지고 이빨에 입술이 찢겨 피가 나고 손바닥과 무릎이 찢어져 쓰리고 아파 왔지만 정신없이 다시 몸을 일으켜 누이를 부축해서 일으켜 세우는데 누이는 다리를 다쳤는지 다시 허무하게 주저앉고 말았다.


"어어어어엉···... 어어어어엉 누나! 일어나! 누나 어어어엉 어서 일어나!"

"어어어어엉···... 어어어어엉······ 일남아······ 이이이 일남아!"


누이의 두려우면서도 간절한 울부짖음이 그렇게 애절하게 들릴 수가 없었다.


그러나 조금만 지체하면 그 귀신이 모습을 드러낼까 두려워 그 짧은 순간에 방도를 생각한 것이 옹기 안으로 들어가 몸을 숨기는 것이었다.


나는 재빨리 누이의 손을 끌어 한쪽 다리를 절룩거리는 누이를 부축하여 누이가 들어갈 만한 옹기를 찾기 시작했다.


어렵지 않게 누이 덩치만한 옹기를 찾아 누이를 부축하여 옹기 안으로 들어가게 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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