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야!! 이리 나와!!”
히이잉 ~
“빨리 나오라니까!!”
이곳은 어느 사육장, 사육사가 흥분한 말을 끄집어 냈다.
열심히 암컷 말을 흥분시켰지만 이제는 끌려나올 차례,
몽둥이 찜질을 당하고 겨우 단념했다.
이제는 그 다음 차례, 씨뿌리개의 삶도 그다지 행복하진 않았다.
혈통이 우수한 경주마는 그대로 종마로 전업, 몸 값이 한창 높을 때 종마로 돌려야지 성적이 떨어지면 씨 값을 제대로 받을 수가 없다.
하루에도 5 ~ 6회 씩 반복되는 생식 행위, 죽을 때까지 이 짓을 반복해야 되는 건가.
이런 생활에 질려버린 종마는 수컷이 가지는 최소한의 번식 욕구마저 잃어버렸다.
히이잉 ~
“아니, 너 오늘 따라 왜 이렇게 말을 안 듣냐? 제대로 해 인마, 네 씨가 얼마나 비싼 줄 아냐?”
귀하신 몸에 상처가 생길까 조마조마한 관계자들, 종마는 여기서 돌발 행동을 해버렸다.
암컷을 자극해 뒷발차기를 유도,
제대로 한 방 먹은 종마는 그대로 땅에 쓰러졌다.
“안락사 시켜야겠어요. 더는 안 될 것 같네요.”
“하 ~ 뽕 뽑으려면 더 일 시켜야 되는데 ··· ”
희미한 의식 속에서 들려오는 인간들의 목소리,
자기 목숨을 두고 저울질을 하고 있는데도 말은 편안한 표정이었다.
경마 대회에서 30경기를 뛰고 종마로 살아온 지 4년 째, 지금 죽으면 이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말 못하는 짐승이지만 그 눈가는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Comment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