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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바보

내 몸이 생물 병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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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바보
작품등록일 :
2024.05.08 17:01
최근연재일 :
2024.06.02 23:35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2,676
추천수 :
146
글자수 :
118,725

작성
24.05.08 17:35
조회
195
추천
8
글자
12쪽

입대식

DUMMY

[최근 들어 원인 미상의 실종이 빈번해져···.]

[일간에서는 외계인 납치설이 대두되어···.]


“어휴, 흉흉한 세상이네.”


성현은 실종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뉴스를 보며 고개를 저었다.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흔적도 없이 증발하는 것에 대해 알려진 지 벌써 1년이 넘어가고 있지만, 그 어떤 수사 기관도 명확한 이유를 밝혀내지 못하고 있었다.


덕분에 사회 분위기는 갈수록 흉흉하게 변했고 그것은 이제 주위에 무관심한 성현에게도 피부에 와 닿을 정도로 선명했다.


카톡!


“응?”


갑자기 울리는 핸드폰에 손을 뻗어 화면을 확인하는 성현.


[야! 어디야!]


“아, 맞다.”


그제야 1시에 약속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성현은 액정에 떠오르는 시간을 확인했다.


1시 10분.


“슬슬 준비해야지.”


힘겹게 몸을 일으킨 성현은 친구에게 답장을 보냈다.


[다 와감. 너는?]


[나도 다 와감.]


“···.”


눈을 잠시 가늘게 뜬 성현은 곧바로 친구에게 영상 통화를 걸었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아직도 집에 있는 친구의 모습이 화면에 잡혔다.


“야, 사기꾼아. 다 오기는 개뿔.”


[ㅋㅋㅋ, 넌 또 왜 집이야. 이 새끼, 벌써 빠져 가지곤. 안 되겠네? 다시 누워야지.]


“개소리하지 말고 일어나 나도 이제 일어난다. 근데 재현이는?”


[몰라? 근데 그놈은 항상 제일 늦게 오잖아. 아직 자고 있을 듯.]


“하, 개노답놈들.”


이미 약속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아무도 모이지 않았다는 사실에 성현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지는 아닌 척하네. 끊어. 이제 일어나게.]


“그래···.”


작게 한숨을 내쉬고 간신히 몸을 일으켜 세운 성현은 씻기 위해 화장실로 향했다.


“굳이 씻어야 하나?”


지나친 귀찮음으로 모자만 눌러 쓰고 나갈지 고민하던 성현은 전역 이후 처음 친구들과 만난다는 사실을 상기하며 힘겹게 걸음을 옮겼다.


띠링!


아니, 옮기려고 했다.


“어?”


눈앞에 무지갯빛의 반투명한 창이 떠오르기 전까지는.


끔뻑끔뻑


“이게···. 꿈인가?”


마치 영화에서나 보던 홀로그램 같은 것이 성현의 시야를 가득 채우고 있었고,


[연방의 범우주 규약 3조 3항에 의거 긴급 전시 상황에 의한 비상 징병 대상자로 선발되었습니다.]


심지어 그 내용은 더 어처구니가 없었다.


“이게 무슨 개소리야?”


성현이 이 괴상한 상황과 더 괴상한 문구에 감탄(?)하는 사이, 눈앞 홀로그램의 문구가 변했다.


[징병까지 남은 시간 5초]


“네? 저기요?”


[4초]


“야, 내 말 안 들려?”


[3초]


“아니, 안 들리는 게 당연한 건가? 답장! 답장은 어떻게 보네?!”


[2초]


“갸악! 지랄하지 마! 갑자기 징병이라니! 뭔 개소리야! 너 그 납치범 외계인이지! 이 빌어먹을 외계인 놈들아!”


[1초]


“이건 꿈이야!”


그리고 그것이 지구에서 성현이 내뱉은 마지막 말이었다.


[징병 실시]


무지갯빛에 휩싸여 그대로 사라져 버린 성현.


그가 있던 곳에는 떨어진 핸드폰만이 그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리고 있었다.


카톡!


[재현: 야! 나 다 와감!]











“···야! 어?”


비명을 지르던 성현은 어느새 자신을 감싸고 있던 빛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슬쩍 눈을 굴린 성현은 자신이 작은 창고처럼 보이는 곳에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이건 뭐지? 공간 이동?’


판타지 소설에서나 읽던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에 성현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것은 성현 뿐만이 아니었는지, 그 외도 몸을 비틀 거리는 여러 인영이 존재했다.


다만 문제는 그들 모두가 인간은 아니었다는 것.


‘외계인!’


누군가는 녹색의 피부를, 누군가는 촉수가, 누군가는 비늘에 덮인 몸을 가지고 있었다.


이 기묘한 상황에 성현이 반사적으로 비명을 지르려는 순간,


“주목!!”


누군가의 목소리가 창고에 울려 퍼졌다.


기이하게 정신을 자극하는 신비로운 목소리.


성현은 무의식적으로 입을 다물고 튀어 나오던 비명을 삼킨 채, 고개를 돌려 소리의 근원을 바라보았다.


‘예쁘다···.’


그가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그것이었다.


오뚝한 콧대와 새하얀 피부, 그리고 날카로운 눈매와 커다란 눈이 대비되는 아름다운 외모의 여자.


이곳에 모인 이들의 시선이 향한 곳에는 그녀가 어떤 단상 위에 서 있었다.


“본인은 이번 신병 인솔 임무를 맡은 진소영 하사다. 다들 막 하위 차원에서 징병 된 것이라 정신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어차피 지금 상황에 대한 설명은 다들 입대식을 겪으면 알게 될 것이다.”


그러나 차갑기 그지없는 눈빛과 기묘한 힘이 담겨 귓가를 자극하는 목소리에 순식간에 성현의 정신을 현실로 끌어내렸다.


“그럼, 지금부터 바로 입대식을 시작한다. 모두 정신을 집중하도록.”


성현이 제법 어둡던 창고 전체가 신비한 빛을 발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이미 그의 정신은 육체를 떠나 어딘가를 부유하고 있었다.


온통 새하얀 세상.


발을 디디는 감각도 사라진 채, 아무것도 없는 새하얀 공간을 부유하던 성현은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 혼란스러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지? 여긴 또 어디야?’


그리고 그때, 성현의 눈앞에 이전에 봤던 것과 비슷한 홀로그램 창이 떠올랐다.


[환영합니다. 징집병 여러분. 지금부터 입대식을 시작하겠습니다.]


다만 무지갯빛으로 빛났던 그때와 다른 새하얀 세계에 걸맞은 새하얀 창.


“대체 뭐냐고···.”


무심코 중얼거린 성현에게 대답하듯 새로운 내용이 떠올랐다.


[여러모로 급박하게 진행된 상황에 연방에 대한 지식이 없는 하위 차원 출신의 여러분께 혼란을 야기한 점은 죄송합니다.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지금부터 연방에 대한 기초 지식의 주입이 있겠습니다.]


다짜고짜 그를 납치(?)했던 무지갯빛이나 차가운 진소영 하사라는 자의 말과 달리 친절한 어투로 이어지는 새하얀 창을 설명에, 무심코 방심했던 성현은 한 가지 단어에 의아함을 느꼈다.


“주입?”


심상치 않은 단어.


그러나 제대로 의아해 할 겨를도 없이 성현의 머릿속에 새로운 지식이 ‘주입’되기 시작했다.


“으악!”


말 그대로 머릿속에 ‘주입’되는 새로운 지식들.


상당히 방대한 양의 지식이 강제로 의식을 비집고 들어오는 것은 끔찍한 이물감과 고통을 야기했다.


“으윽!”


잠시 뒤 주입이 끝났을 때, 성현은 계속해서 머릿속에 떠오르는 새로운 지식을 정리하기 위해 머리를 부여잡고 굴러다녀야 했다.


연방.


여러 상위 차원을 중심으로 수많은 하위 차원이 결집해 만들어진 범우주적 규모의 다차원연합기관으로 우주의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 집단은 수많은 우주적 재앙에 맞서 싸워오고 있었다.


신, 천사, 악마, 용 등의 대표적인 상위 종족부터 인간, 엘프, 드워프 같은 하위 종족까지 연방을 구성하는 종족의 종류는 그야말로 방대하기 그지없었다.


‘그리고 내가 지금 연방의 병사가 되었다는 거지.’


여전히 잔류해 그를 괴롭히는 두통에 머리를 문지르던 성현은 전역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다시 군인이 되어버린 자신의 모습에 한숨을 내쉬었다.


“심지어 전역일 같은 것도 없네?”


연방의 비상사태가 해소되지 않는 이상, 징집병인 성현이 언제 군인 신분을 벗어 던질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


그나마 기대할 수 있는 것은 ‘휴가’뿐.


성현은 자신의 앞에 펼쳐질 암울한 미래에 또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기초적인 지식 주입이 완료되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네, 네.”


눈앞의 새하얀 창이 그저 연방의 입대 시스템이라는 것을 알게 된 성현은 성의 없이 대답했다.


[그럼, 다음은 계급장 수여식이 있겠습니다.]


“시작인가?”


성현에게 주입된 지식에 따르면 남은 절차는 그 하나하나가 굉장히 중요했다.


연방에서 수여하는 계급장은 그저 평범한 장식이 아니라, 그의 몸에 존재하는 가능성을 일깨우고 품을 하나의 그릇이었다.


[수여를 시작합니다.]


성현은 눈앞에 나타난, 익숙한 막대 형태의 계급장을 보며 심호흡을 이어갔다.


허공을 부유해 날아온 계급장은 성현의 가슴팍에 내려앉았고, 그대로 성현의 가슴을 파고들어 심장에 자리 잡았다.


“윽!”


그렇게 성현의 심장에 자리 잡은 계급장은 그 속에 품고 있던 순수한 에테르를 성현의 몸에 불어넣기 시작했다.


에테르, 모든 ‘힘’의 근원이자, 가장 순수한 원소로 연방의 가장 중요한 전략 자산이었다.


가슴팍에서부터 시작된 화끈한 통증에 이를 악문 성현은 최대한 정신을 집중해 체내에 들어온 에테르가 온몸 구석구석으로 퍼져 나가는 것에 집중했다.


마구잡이로 뒤집고 다니는 것처럼 느껴지던 에테르가 서서히 변하기 시작하는 것을 느낀 성현은 그 방향성을 깨닫고 눈살을 찌푸렸다.


“이건 대체 뭐지?”


수많은 종족 중에서도 인간은 상당히 폭넓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에테르 개화로 얻게 되는 ‘힘’의 종류가 다양했다.


그러나 성현에게 주입된 지식 어디에도 성현과 같은 변화의 경우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와 별개로 성현의 계급장이 안정적으로 안착한 것을 확인했는지 입대식의 다음 절차가 진행되었다.


[계급장 수여 완료가 확인되었습니다.]


[다음은 주특기 확인이 진행됩니다. 병사의 신체 정보 확인에 동의하겠습니까?]


“네.”


성현의 의문을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주특기 확인이 필요했다.


우웅!


기묘한 기운이 자신의 몸을 훑고 지나간 것을 확인한 성현이 기대감을 품고 눈앞의 창을 바라보았다.


[주특기 확인에 실패했습니다.]


“응?”


[재확인을 실시합니다.]


[실패]


[재확인]


[실패]


“어? 저기요?”


성현은 계속해서 자신의 몸을 훑는 기운과 재확인과 실패를 반복하는 시스템 창의 모습에 불안함을 느꼈다.


그러나 그런 성현의 불안에도 상관없이 계속해서 반복되는 재확인에 그의 불안이 공포로 번질 무렵, 갑자기 시스템 창에 변화가 생겼다.


[현재 연방의 입대 시스템 데이터베이스 내에서 일치하는 자료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상급 시스템의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접근권을 요청합니다.]


“···.”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 상황.


[요청 중]


눈만 끔뻑이고 있던 성현은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무언가에 황급히 고개를 들어 올렸다.


“아···.”


그리고 ‘그것’을 확인하고 무심코 짧은 감탄을 내뱉었다.


[연방의 전쟁지휘시스템 최상위 관리자, ‘□□□ □□’의 허가가 확인되었습니다.]

[□□□□□ 데이터베이스에서 관련 데이터 확인]

[주특기가 확인되었습니다.]


무언가 시스템창에 변화가 생겼다는 것은 알았지만 성현은 도저히 ‘그것’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주특기 확인 완료.]

[병과 배정 완료.]

[입대식을 종료합니다.]


성현은 그렇게 모든 입대식 절차가 완료될 때까지 멍하니 그것을 올려다 보고만 있었다.








“정신 차려라! 이병!”


짝!


“악!”


성현은 뺨에서 느껴지는 갑작스러운 고통과 함께 정신을 차렸다.


“이게 무슨!”


알싸한 고통에 뺨을 부여잡고 눈을 부릅뜨자, 그는 자신의 눈앞에 있는 자가 진소영 하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인상을 잔뜩 찌푸린 채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그녀의 모습에 놀라, 눈을 깜빡이던 성현은 그녀 뿐만 아니라 주변의 모두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하···. 안녕하세요?”


성현은 멋쩍은 표정으로 인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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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화생방 병(?) NEW 14시간 전 41 2 11쪽
22 휴식을 위한 장비 +1 24.06.01 64 6 11쪽
21 화생방 특임대 +1 24.05.30 74 6 11쪽
20 부대 밖으로 24.05.29 82 4 12쪽
19 화생방 장교 +1 24.05.28 87 5 11쪽
18 탈인간 +1 24.05.27 94 7 12쪽
17 소생과 변화 +2 24.05.25 99 7 11쪽
16 생물 병기 +1 24.05.24 102 8 11쪽
15 붉은 개미 군단 +1 24.05.23 97 7 11쪽
14 불리한 전쟁 +3 24.05.22 105 8 11쪽
13 위쪽의 사정과 비상사태 +1 24.05.20 110 6 11쪽
12 대대장의 제안 +1 24.05.19 118 6 12쪽
11 병사들 +1 24.05.18 120 7 11쪽
10 간부회의 +2 24.05.18 119 7 11쪽
9 대대장과 함께 하는 대대 나들이 +1 24.05.16 140 6 11쪽
8 주특기 +3 24.05.15 139 7 11쪽
7 진급식 +1 24.05.14 134 7 11쪽
6 생체력 +2 24.05.13 135 6 12쪽
5 대량 살상 병기 +1 24.05.12 144 8 11쪽
4 돌파 +1 24.05.11 148 6 12쪽
3 비상 상황 +1 24.05.10 158 6 12쪽
2 화생방 병 +1 24.05.09 171 6 11쪽
» 입대식 +1 24.05.08 196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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