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마태™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 재벌은 참지 않는다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마태™
작품등록일 :
2024.05.08 11:38
최근연재일 :
2024.08.26 18:17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491,020
추천수 :
7,840
글자수 :
591,523

작성
24.07.30 16:16
조회
1,248
추천
30
글자
11쪽

전성시대

DUMMY

안산 주공 여러 단지에서부터 시작한 임장으로서의 재건축이 활기를 띌 때쯤, 다행이게도 내가 사는 대양아파트는 고잔동 최남단에 위치하고 있어 건설사들이 군침을 흘리는 곳이었다.


준공된 지 40여년이 넘어간 건물들만 모인 곳이 이곳 일대이다. 그러다 보니 특수랄 것도 없는 곳이지.

그동안 규제 강화를 외쳤던 정부조차 이번만은 규제완화를 해줄 정도로 안산의 구도심 일대는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였다.

주공아파트에서부터 연립에 이르기까지. 노후화된 단지들이 일제히 시공사 모집에 나서며 재건축 사업에 불이 붙었다.

표종철 사장의 징역형이 확정될 때부터 고작 2개월 사이에 일어난 극적 반전이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 토요일이 되는 날로부터 내 집으로 강 팀장은 물론 이 본부장과 석수용까지. 모두가 모이게 된다.

결혼한 강 팀장의 아내인 이수경이 내 손을 꽉 붙잡고 놓아주질 않는다. 그녀의 눈에서는 내가 당황하리만치 닭똥 같은 눈물들이 흘러 내렸다.


“솔직히 의심했는데··· 정말 죄송해요. 서 차장님 덕분에 우리 식구 이제 팔자 폈어요. 어떡하면 좋아요···.”


나는 손이 꽉 잡힌 채 난처하게만 웃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한참 고양된 이들의 흥분이 가라앉기까지는 꽤 시간이 흘렀다. 오늘부터 다음 주 주말에 이르기까지 이 본부장을 시작으로 한 세대씩 다들 모여 식사나 혹은 술턱을 내기로 하였다.

나는 제외다.

다만 또 내 집에서 무슨 킹크랩이나 대게 같은 걸 시켜 먹자고 한 말들 때문에 난 이들을 반 강제로 밖으로 끌고 나갔다.

또 내 집을 쓰레기장으로 만들게 놔둘 수는 없다.


1차파티 장소로 정한 곳은 한우식당이었다.


“솔직히 추진위 설립이 1년도 안 됐는데 시공사가 바로 선정이 되다니··· 이건 진짜 누가 의도했다고밖에 볼 수 없지 않습니까?”


석수용의 말에 강 팀장이 내 앞으로 아주 정성스럽게 고기를 구워주며 덧붙였다.


“저번부터 왜, 재건축 조합들이 시공사 현장설명회 준비로 분주했잖습니까. 그런데 당장 안산중앙공원 쪽으로 호재들이 겹치더니 이렇게 될 줄이야··· 본부장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 본부장도 핏기가 사라지는 즉시 한우를 씹던 입술을 움직였다.


“교통 호재가 쏟아진다고 말이야 무성했는데 그건 사실 어느 신도시나 그런 거고. 아무튼 우리는 그 중에서도 한화건설이 건설사로 참여하는 만큼 특수이익은 제대로 누리게 생겼지.”


이미 입찰은 성사되었고, 시공사 선정총회도 끝났다. 말 그대로 조합의 미래와 일관된 목표가 아주 빠르게 달성이 된 것이다.


“듣기를 지하 2층부터 지상 25층 규모의 아파트래요. 대략 500가구 정도 된다든가···.”

“삼성도 상관은 없었다지만 그래도 한화가 온 게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어요.”

“우리가 이런 로또를 맞게 되다니··· 정말 믿기지가 않아요.”


모두의 눈이 어느 순간 내게로 향했다.

강 팀장이 구워주는 고기를 조심스레 먹고 있던 난 몇 쌍의 눈길을 받아내자 멋쩍게 웃어버렸다.


“왜들 그렇게 부담스럽게 쳐다봅니까. 밥 먹다 체하게. 그리고 로또 급은 아니죠. 여기서 피 받아먹고 나가도 몇 억 안 될 겁니다.”

“참··· 이상하시지.”


석수용이 갑자기 날 보며 눈가를 좁혀 떴다.


“뭐가 이상해요?”

“마치 미래에 무슨 일이 일어날 걸 아는 사람처럼. 혹시 차장님, 뭐 집안 가족 중에 무당이라도 있으신 거예요? 아니면 뭐 노스트라다무스가 접신했나?”

“그냥 고기나 드시죠.”


분위기를 진정시키려고 점잖게 말했지만 이들이 겪는 기쁨은 좀체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서 차장. 이번 조합 안건도 7건이나 모두 상정이 됐는데 앞으로 어떻게 할 거야? 그래도 우리가 십시일반 좀 모아서 서 차장한테 보답을 해야 하지 않겠어? 단 돈 천만 원씩이라도 걷어서.”

“그래요. 그렇게 해요. 상도의라는 게 있죠.”

“저도 찬성합니다.”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그럴 필요 없습니다. 어차피 이 중 제가 제일 넓은 평수 받는데요.”

“그건 그거대로 예외로 치고요. 저희가 각분해서 1,000만원씩이라도 어떻게 드리면 안 되겠습니까? 부탁드립니다.”

“···.”


돈을 빌려달라고 부탁을 하는 것도 아니고 돈을 주겠다고 부탁을 하다니.

그러나 이들이 이렇게 간절한 애원의 눈빛으로 날 바라보고 있는 이상 굳이 거절할 명분도 없기는 했다.

어쨌든 내 말을 들어 잘 된 사람은 잘 된 거니까. 그리고 내가 아끼는 사람들이 잘 돼서 다행인 거다.

그나저나.


‘왜 어머니하고 윤아는 연락이 없을까?’


이미 소식이 흘러들어갔을 텐데도 연락 한 번 없는 어머니와 강윤아를 생각하며 애써 미소를 지어보였다.


“정 그러시면 거절은 안 하겠습니다.”

“오, 그럼 그렇게 저희가 진행을 하겠습니다.”


1,000만원은 이들 입장에서도, 내 입장에서도 적은 돈은 아니라지만 그렇다고 재건축이 결정된 마당에 큰돈도 아닐 것이다.

다만 여기서부터 피를 받고 차익을 내고 나가느냐, 아니면 그 아파트에 들어가서 사느냐의 문제 정도만 남아있을 텐데, 보통 재건축된 아파트에 들어가 사는 경우는 10%에서 많아봤자 25%내외라고 한다.

그건 어디까지나 이들의 문제로 남겨두기로 하고.


나는 덕분에 오늘 소고기 먹다가 횡재를 했다.

이들이 없는 돈을 탈탈 털어서 내 계좌로 정말로 1,000만원씩 입금을 해준 덕분이었다.

공짜 소고기에 몇 달 치 월급이 저절로 들어오다니. 앞으로 람보르기니 기름 값은 당분간 문제없겠다 싶었다.


“본부장님. 300만원은 제가 다음 달 되면 꼭 갚겠습니다. 현금이 없어서···.”

“아아, 그렇게 해. 난 뭐 어찌 됐든 받기만 하면 되니까.”


강수양 팀장 부부가 현금이 부족하단다. 그렇다고 내 입장에서 강 팀장 부부에게 300만원을 덜 달라고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렇게 되면 이 자리에서 형평성이 어긋나는 문제로 번지는 거니까.

그래서 차라리 이렇게 말했다.


“그냥 300만원씩 제가 덜 받는 걸로 하죠. 강 팀장님 부부 제외하고 300만원씩 돌려드리겠습니다. 그렇게 되면 전부 다 같은 액수로 통일되니까요.”

“그러지 않으셔도···.”

“내가 그렇게 하겠다는데 뭐가 문제입니까? 안 그렇습니까, 본부장님?”


석 과장의 말에 난 즉각 말허리를 잘랐다. 그리고 그 프리패스를 이 본부장에게로 넘겨주었다.


“서 차장이 그렇게 하겠다는데 난 찬성이지. 아닌 말로 300만원 굳는 거잖아. 강 팀장 덕분이야.”

“하, 하하···.”


RRRRRRR


그쯤 벨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액정을 보니 강윤아였다.

그리고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어머니의 전화가 부재중 수신 문자로 와있었다. 거의 동시에 전화를 건 격이었다.

나는 모여 있는 우리 조합원님들에게 잠깐 눈인사를 한 다음 전화를 받았다. 그리고 씨익 웃었다.


“대양아파트 재건축 뉴스는 확인했어?”


***


배가 터질 듯이 소고기를 먹었음에도 또 어떻게 하다 보니 강윤아와 어머니가 있는 자리에까지 불려가게 되었다.

정말 배불러서 못 먹겠다고, 그냥 1인분 정식 정도로만 먹겠다고 했음에도 어머니와 강윤아는 그 덩치에 먹어도 금방 비워지고 또 먹을 수 있다며, 또 사내놈이 그렇게 입이 짧아서 어떻게 하냐는 핀잔까지 들어가면서 킹크랩을 입에 욱여넣어야만 했다.

배고플 때는 그 무엇보다 맛있는 게 킹크랩이라지만 지금은 그냥 이도저도 아닌 맛살을 씹는 느낌이다.


“정말 네가 말한 대로였구나. 너는 애가 무슨 감각이 있니? 중개소라도 하나 차려주랴?”


어머니의 말에 어깨를 으쓱이는 것으로 기분 좋게 대답을 대신 했다.


“덕분에 윤아와 난 가방을 못 받게 되겠네.”

“대신 한화를 얻으셨지 않습니까?”

“나는 한화보다 가방이 더 좋다.”

“···.”

“어쨌든 고맙다. 내가 사려는 가방의 10배로 돌려줘서.”

“저도요.”


강윤아도 감사표시를 했다.

갑자기 돈으로 얽히게 되니 무슨 비즈니스파트너들이 된 어색한 기분이 든다.

어쨌든, 킹크랩 잘 먹고 있는데 곧이어 문자가 쇄도하기 시작했다.


“확인해 봐라. 이 정도면 우리, 성의표시는 했다?”


액정을 보니 각자 2,000만원이 떡하니 어머니와 강윤아의 이름으로 입금이 되어 있었다.


“더 달라고 하지 마. 어찌 되었든 네 말에 모험을 건 것은 우리로서도 용기가 필요했던 거니까. 일종의 커미션이다.”

“전 더 주고 싶었어도 어머님이···.”


강윤아가 말끝을 흐리며 웃었다.

그제야 눈치 챘다. 어머니와 강윤아가 이미 말을 맞췄다는 것을.

그러나 나로서는 4,000만원이라는 공돈을 다시 받아먹게 된 격이었다.


“이 정도로도 과분합니다. 오늘 식사는 그럼···.”

“내가 낼 테니 마음껏 먹어. 누가 널 보고 내라고 하디?”

“감사히 먹겠습니다.”


어머니에게 꾸벅 인사하고서 정말 배가 터지기 직전이라고 생각이 될 때까지 킹크랩을 입 안으로 욱여넣었던 거 같다.


그리고 다음 날.

난 이들에게서 받은 대략 6,000만원의 돈으로 투자할 기대주를 하나를 미리 짜놓은 대로 해외거래소에 새롭게 가입해 코인을 샌딩했다. 그리고 그렇게 어레인지한 코인으로 다른 코인을 사들였다.


일명 솔라나.

탈중앙 금융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블록체인의 무허가 성격에 의존하는 고성능 오픈소스 프로젝트.

퀄컴의 시니어였던 아나톨리 야코벤코에 의해 시작되었지만, 곧 솔라나는 2020년 스위스 제네바 본사와 함께 솔라나 재단에 의해 공식 출범하게 된다.

그러나 지금 이번 년도 말이 되어간다고 해서 살 수 없다는 건 아니다. 주식에도 어디까지나 장외거래와 장 시작 전 거래들이 있지 않나.

코인은 루트가 훨씬 다양했다.


‘아직은 이 정도만 넣자.’


아마 내 생각대로라면 이 6,000만원이 아마도 내게 이전보다 더 엄청난 부를 쥐어주겠지만 난 솔라나의 정확한 가격대가 생각나지는 않았다.

그저 2021년에 중순에 한 번 코인에 소액을 투자했다가 폭삭 망한 기억밖에는 없다.

하지만 솔라나만큼은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앞으로 대세를 주름잡을 녀석이 확실하기에.

1달러 초입 부근에 6000만원을 담는다.

솔라나는 삭혀두어도 썩지 않고 와인처럼 풍미가 깊어질 것이다.

그리고.


‘FAANG의 전성시대가 곧 찾아오겠지.’


김창우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몰라도, 또 만약 적으로 돌린다 해서 무슨 일이 생기든 난 걱정이 없을 것이다.

적어도 내가 불릴 자산은 그대로 남아있을 테니까.


***


진즉 편성은 되었다지만 실질적으로 미완이었던 해외영업팀의 인재가 전부 갖춰지게 된 건 최근이었다.

내가 차장으로서 포함된 5명의 해외영업부원 중 오로지 나를 빼고 외부에서 발탁된 인사들이었다.

한 명은 경력직이나 다른 3명은 신입이다.

그것도 이제 막 수습 3개월을 끝마친 신입들.


그런데 이제야 일을 좀 맡겨도 되겠다는 의식이 최소한이라도 들 때쯤, 청천벽력 같은 소리가 들려왔다.


“예? 해외영업부 인원을 2명이나 이번 하이얼 사 중국 주재원으로 내보내겠다고요?”


그동안 좋게만 보였던 이 본부장의 냉정한 말에 나도 모르게 혈압이 오르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소중한 추천 고맙습니다.

매일 같이 폭염주의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가급적 물 자주 드시고 컨디션 관리 잘하시길 바랍니다.

늘 감사드립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회귀 재벌은 참지 않는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후원 감사드립니다. 24.07.11 174 0 -
공지 기존 타이틀 명이 변경되었습니다. (비정기 연재) +7/3 공지 24.05.10 5,670 0 -
100 악독한 설계 +5 24.08.26 539 21 12쪽
99 기생충 +3 24.08.22 626 22 12쪽
98 던져줄 제물 +2 24.08.18 760 24 12쪽
97 계략의 그림자 +2 24.08.15 830 22 12쪽
96 새로운 2막 +2 24.08.12 883 24 13쪽
95 자네 아내로 어떤가 하고 +2 24.08.09 996 31 12쪽
94 경쟁자 +1 24.08.06 1,018 25 13쪽
93 보이지 않는 서열 +3 24.08.03 1,111 27 13쪽
92 뭐가 죄송해? +1 24.08.01 1,182 25 14쪽
» 전성시대 24.07.30 1,249 30 11쪽
90 헤드라인 +2 24.07.27 1,312 29 13쪽
89 악당 +1 24.07.26 1,298 30 12쪽
88 그냥 나설 뿐이다 +2 24.07.23 1,378 31 12쪽
87 게임을 시작해 보자고 +5 24.07.20 1,568 34 13쪽
86 쾌거를 이루게 될 겁니다 +1 24.07.18 1,627 29 12쪽
85 확신합니다 +3 24.07.17 1,677 32 12쪽
84 테이블 마련하기로 했다더라 +1 24.07.16 1,805 32 12쪽
83 떡 돌리러 왔다 +4 24.07.14 1,904 39 14쪽
82 일단 사보시죠 +2 24.07.13 1,880 31 13쪽
81 믿을 수 있는 존재 +2 24.07.12 1,954 35 12쪽
80 어머님, 아버님으로 부르고 싶습니다 +2 24.07.11 2,047 40 12쪽
79 새로운 장 +3 24.07.09 2,110 44 12쪽
78 미안해하지 않을 겁니다 +1 24.07.07 2,150 42 13쪽
77 지금 많이 놀아둬라 +1 24.07.06 2,133 41 12쪽
76 저도 한 번 몸 담아보고 싶습니다 +3 24.07.05 2,217 41 13쪽
75 귀한 존재 +3 24.07.03 2,361 41 12쪽
74 복수의 촉발 +4 24.07.02 2,454 42 12쪽
73 널 빼앗아 올 방법은 꽤 많거든 +4 24.07.01 2,475 50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