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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 재벌은 참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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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
작품등록일 :
2024.05.08 11:38
최근연재일 :
2024.08.26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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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9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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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자네 아내로 어떤가 하고

DUMMY

“공장장님이요?”


내가 물은 게 아닌 최상도가 제일 먼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은 말이었다.

가뜩이나 톤도 높은 최상도가 거의 소리를 빽 지르듯 묻자 주변 사람들이 우리를 쳐다보기 시작했다.


“자물쇠, 쇠고랑.”

“아. 옙! 죄송합니다.”


박 기장의 말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아마 눈치 좀 있는 놈들이라면 다 아는 사실일 텐데. 나와 형님, 그러니까 이 기정님과의 사이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지? 그런데 오히려 우리는 더 상관이 없는 상황이다. 그보다는 기성님과 사장님이 훨씬 더 문제이지.”

“무슨 일이라도 생긴 겁니까?”

“공장장, 그 양반 여태껏 참 열심히 일하고 또 정직하게 일하며 사장님 비위도 잘 맞춰줬잖아. 상사 입장에서는 아주 정석적인 부하이고 믿음도 갈 거고, 또 묵묵하게 일처리도 잘하는 편이고.”

“그랬죠.”


순간 공장장의 이미지가 뇌리에 스치고 지나갔다.


기성이라고도 불리는 존재.

최근 들어 사장님이 계신 자리에서 공장장님을 볼 기회가 제법 생겼다지만 나는 의외로 공장장님과 별다른 대화를 해보지 못한 게 사실이었다.

그저 사람 좋은 태도로 일관하며 언제나 사장님에게 수족이 되어드리는 존재이자 그림자 같은 사람.

모두들 그렇게 떠올리고 있을 것이다.

물론 화를 낼 때와 안 낼 때를 구분 못하고 그저 허허실실 웃고 있다는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박 기장 말대로 이렇게나 이들 입장에서도 칭찬이 자자한 공장장님이 왜 도마에 오르는지 이해를 하지 못했다.

그런데.


“그동안 기성님이 해먹은 게 예전 영업부 때와는 아예 질적, 양적으로 완전히 스케일이 다르다. 아마 못해도 억대는 가뿐하게 해먹은 모양이야.”

“···!”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기성님이 왜···.”

“그건 전부 다 말해줄 수는 없고. 아무튼 그 배후를 캐내고 또 그렇게 해먹은 전적을 조사했던 게 나와 여기 계신 기정님이라는 것만 알아둬. 이번 일은 최대한 조용하게 덮고 은퇴하는 모양새로만 가닥이 잡히겠지만 이미 경찰 조사는 시작되었다. 사장님은, 그러니까 네 아버지는 너한테 아무 말도 안 하디?”

“그런 언급 일절 없으셨습니다.”

“그렇겠지. 자기 사람 너무 믿다가 뒤통수 맞은 걸 갖고 어느 누구에게도 티는 내기 싫으셨을 테니까.”

“···.”

“참 재미있는 사실이 뭔 줄 아냐?”


박 기정이 막장에 대창을 찍어 먹으며 말했다.


“하나 케미칼이 이렇게 도약하기 전까지는 그렇게나 완벽했던 알리바이와 조작이 막상 우리 공장이 변화의 변화를 거듭하고 시스템을 전체 개편하게 되면서 딱 걸려버릴 거라고는··· 아마 이 정도로 하나 케미칼의 위세가 커질 거라고 짐작도 못했던 기성님이 만들어 놓은 덫이 발이 너무 커져버린 하나 케미칼로서는 밟히는 것조차 되지 않을 정도라 발각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을 테지.”

“···그렇게 되면 지금 하나 케미칼의 공석이 될 공장장 자리는 당연히···.”

“그래. 그러니까 지금 우리 둘이서 서로 웃고 떠들 수 있는 거 아니겠냐? 너희들 말마따나 위기 관계 조성이 될 뻔한 적도 없지 않았지만, 그건 과거에도 이미 수없이 겪어온 진통이었고. 우리가 한두 해 봤던 사이도 아니니만큼 이렇게 웃고 넘기는 것도 가능했던 거지.”


나는 순간 이 자리에서 약간의 회의감이 들었다.

하나 케미칼 같은 공장도 이러할진대 다른 공장들은? 다른 기업들은? 중소를 떠나 대기업들까지도, 돈을 굴리는 기업체들은 다 이런 식인가?

이렇게 서로를 굴려먹고 자신의 굶주린 배만 채우면 된다는 방식인가?

직접 배신을 겪는 아버지로서는 충격과 상심이 정말 클 것이라고 생각했다.


“원청 문제 따지고 들어가 보면 더 문제가 심각해질 테니, 아무튼 이참에 서 차장, 너도 사장님 곁에서 힘도 좀 되어드리고 그래라.”

“알겠습니다.”


이렇게밖에 말할 수 없는 나도 참 이 상황이 야속한 건 마찬가지였다.

과거에 그대로 그렇게 흘러갔던 고만고만한 하나 케미칼에서 또 공장장은 얼마나 계속 해먹었을 게 빤한가?

아버지는 그런 것도 몰랐을 테고. 그렇게 해먹다가 걸리지도 않은 인사들은 인사들대로 얼마나 뒷돈을 긁어모은 채 다른 기업들로 또 이직을 했을까 싶었다.

그래서 더 회의도 들고 분하기도 했다.


‘지금에 오지 않았더라면···.’


그러지 않았더라면 아무 것도 알 수 없었을 현재의 새로운 인생.

달기도 하지만, 참으로 쓰기도 하다.

과실이라고 해서 다 달콤한 게 아니었던 것이다.


***


그렇게 속사정을 알고 있는 현재의 나를 알고는 있는지, 아니면 모르는 척 하는 건지 아버지는 별 불편한 상황을 만들지 않고 오히려 더 나와 서영도를 독려해주었다.


서영도는 사출부에서 성실한 걸 넘어서 이제는 꽤 노련미를 발휘하고 있다고 한다.

요즘 들어서는 사출 성형에 대한 자격증들도 다수 따기 위해 하루에 잠도 5시간을 채 넘기지 않는다고.


강 사장과의 라운딩이 잡혀있던 날.

나와 아버지, 그리고 강필수 사장과 강윤아의 조로 구성된 내기 골프 대결은 어쩐 일인지 아버지와 내가 이기게 되는 초유의 결과를 낳아버렸다.

그동안 골프를 시작한 이래 아버지와 내가 최초로 승리를 거머쥔 순간이었다.

아마 강 사장이 이번 파나소닉 건으로 인해 조금 살살 쳐준 건 아닐까 싶은 합리적 의심이 들기도 했지만, 어쨌든 이긴 건 이긴 거였다.


으레 그래왔던 것처럼 식사 내기 골프였는데 이번만큼은 아버지도 단단히 결심을 하셨는지 호텔 디너를 택하셨다.

그것도 1인당 50만원에 달하는 디너다.

강윤아와 내가 저번에 먹었던 그 호텔 디너와도 비슷한 코스였다. 다만 호텔명만 다를 뿐.


“드디어 형님에게 얻어먹는 날이 오는군요.”

“이 사람이. 오늘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그런 거야. 다음에는 절대 안 봐줄 테니 그런 줄 알아.”

“하하. 그러기에는 우리 서우가 실력이 너무 일취월장했죠. 다음에는 더 거리 벌릴 거니 각오하십시오.”

“참나. 그건 그렇고, 자네.”

“예?”


나를 부르는 질문에 물음표를 달기는 했지만 강 사장이 나를 보는 눈에는 이제 완전 설탕이 범벅이 되어 있다는 걸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였다.


‘저렇게 나를 쳐다봐준 적이 있었던가.’


단연코 처음이다. 그래서 더 이질적이고 낯설다.


“생각도 못했던 찰나에 아주 괜찮은 건수를 물게 해줬어. 개인적으로 참 고맙게 생각해.”


고맙다는 말을 들어보는 것도 처음이었다.

그러나 나는 정중한 표정 그대로 그렇게 있어야만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결론적으로는 내가 벌인 일이 아니라 김창우가 벌인 일이었기 때문이다.

아마 이 사실을 알고 난다면 내가 아니라 김창우를 사윗감으로 받아들이기 위해 사력을 다하시겠지.

어쨌든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 건 나였다. 그리고 그런 나를 강윤아는 아주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김창우에게 이걸 고맙다고 해야 하는 건지 말지 갈피를 잡기가 힘들다.


“의외의 타이밍이 잘 맞아 떨어진 결과였습니다. 절대 제 덕은 아닙니다.”

“겸손한 것도 고맙고. 내가 참 속으로 우리 윤아가 아깝다고 생각을 해왔었는데 말이야. 그래도 자네 정도라면 우리 윤아, 맡길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언뜻 들기도 해.”

“···.”


의미심장한 말이었다. 그리고 표정도 함께.

하지만 강 사장, 그러니까 아버님은 이후 더 이상 어떤 선을 넘어오지는 않았다.

아마 한 번쯤 더 두고 보실 거라는 전제를 깔고 있다는 시선처리였다.


“그런데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야? 확장을 하는 거야 자네 마음이라지만 사람 부리는 게 제일 힘들다는 걸 우리 서로 잘 알고 회사 운영하는 사람들도 다 아는 사실이 아닌가.”

“그렇죠. 그래도 중역들이 잘 버티고 있었던 만큼 어떻게든 조직은 개편되었고, 썩은 뿌리는 잘라내고 있는 중입니다.”

“그 영업부에서의 일은 참 곤란하게 됐어. 덕분에 공단에서 적잖이 말이 많았잖은가.”

“이번에 공장장도 아마 교체될 겁니다.”

“곽 기성이? 왜? 사람 그렇게 좋아 보이고 일처리 능력도 좋지 않은가. 거의 자네 가려운 곳은 다 긁어주는 사람을 왜?”

“너무 긁어주다가 제 살집에 상처가 나는 것도 몰랐나 봅니다.”

“설마 저번에 말한···.”

“예. 아마 예전 영업부 심 차장 건과는 전혀 다른 규모로 처벌을 받게 될 겁니다.”


강 사장의 얼굴에 안타까움이 스몄다.


“왜 그렇게들 다들 못 잡아먹어서 난리인지 모르겠어. 우리 오연테크도 그래. 아니, 아마 우리 반월시화공단에 있는 공장들이 이전 하나 케미칼 영업부 전례 때문에 다들 촉각을 곤두세우고 단도 쳤을 걸?”

“무슨 문제라도 있었나 봅니다.”

“왜 없겠어. 덕분에 오연테크 영업조직도 아예 싹 다 바뀌게 되었는데. 대외비라 다들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아마 그 썩은 관행이라는 걸 다 잡기 위해 여태 해먹은 더러운 줄기들을 잘라내느라 얼마나 고역이었을 거야?”


그 견고한 오연테크에게도 그 정도의 문제가 도사리고 있었는지를 난 몰랐다. 아버지도 꽤 놀라는 표정이었다.


“총대 매준 덕분에 다들 이번에 체제 개편한 거지. 오연테크도 마찬가지고.”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또 괜히 민망해지네요.”

“민망할 건 없고. 대신 말하고 싶은 건이 하나 있는데 말이야.”

“뭡니까?”


그제야 강 사장의 눈이 아버지로부터 다시 내게로 옮겨오는 순간이었다.


“자네는 우리 윤아, 어떻게 생각하나?”

“···!”

“왜 말을 못해? 우리 윤아가 자네 입장에서 부족해 보여?”

“아, 아니 그런 게 전혀 아닙니다.”


갑작스러운 말에 당황스러웠다.


“그렇다면 말을 해봐. 우리 윤아를 단순 연애 상대로만 여기고 있느냐고.”

“아빠. 갑자기 여기서 그런 말을 왜 해요?”


강윤아까지 뜯어말릴 정도였지만 한 번 시작한 말트임은 전혀 멈출 기세를 보이지 않은 채 내게로 들이닥쳤다.


“아니, 내가 곰곰이 집 사람과 상의를 해봤는데. 서우한테도 그렇고 아우한테도 미안한 소리이지만 우리 윤아한테 왜 이런 말을 최근에 한 번 한 적이 있었어.”

“···?”

“수원지방검찰청 안산지청에, 왜···.”

“설마 오 기장 말씀하시려는 겁니까?”


여기서 적잖이 놀라야 했다.

얼마 전에 최 대리와도 얘기해 알고 있는, 우리 하나 케미칼로서는 이를 갈고 있는 전설적인 배신자, 오 기장에 관련한 일이었다.

그런데 어째 상황이 불길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아버지도 불편한 표정을 팍팍 짓고 있는 와중 강 사장은 전혀 곤란한 기색 하나 내비치지 않은 채 입을 열었다.


“오 기장 큰 아들이 현재 안산지청에서 일을 하잖아.”

“검사 일 한다는 그 친구 말이군요···.”

“그래. 그 친구 얘기를 넌지시 꺼내봤었어. 하도 오 기장 입장에서는 우리 윤아가 마음에 든 모양이지. 그런데 오 기장 큰 아들의 대부 자처하는 사람이 또 누구야? 광명시법원장 역임했던 사람이 아닌가. 한때는 행정항소의 부장까지 지낸 이력이 있고. 재판부 요직에 있었던 사람이 지금 오 기장 큰 아들의 큰 삼촌이니까.”

“···!”

“그리고 그 치가 또 그 나이 먹도록 결혼을 안 했지 않아. 그래서 오 기장 큰 아들의 대부를 자처한 거고. 검사가 된 이력도 다 그 사람 때문이니 우리 입장에서도, 또 윤아 입장에서도 매력적이지 않고.”

“아빠. 그만하라니까요.”


강윤아는 정색한 표정으로 강 사장을 쳐다보았다. 그러자 강 사장이 조금은 이 불편한 상황을 감지했는지 다소 멋쩍은 얼굴로 말했다.


“아니, 그래서 얘기는 끝까지 들어봐야지. 원래 서우하고 정식으로 사귀기 전에 있던 일이었으니 하는 말이잖아. 정식연애 하는데 어느 부모가 미쳤다고 맞선 자리를 주선하겠어?”

“···.”

“그런데 오 기장 큰 아들이 그렇게나 요즘 우리 윤아를 따라다니고 있어. 그래서 아비 입장에서 묻지 않아?”

“무슨 말씀이십니까?”


나도 모르게 속이 약간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걸 참고 최대한 차분하게 물었다.

그러자 지금껏 강 사장이 빌드업을 쌓아왔던 것과는 정반대의 행보가 말로써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우리 윤아, 자네 아내로 어떤가 하고.”

“···!”


정말 말도 안 되는 반전이 펼쳐졌다.


작가의말

소중한 추천 고맙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한 달 전보다 6배가 폭증했다고 하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항상 조심하시고, 푹푹 찌는 폭염주의보에 컨디션 관리 또한 잘하시길 바랍니다.

늘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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