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

먼치킨 가챠로 EX급 각성자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풀드로우
작품등록일 :
2024.07.28 23:41
최근연재일 :
2024.09.18 09:30
연재수 :
41 회
조회수 :
303,181
추천수 :
6,217
글자수 :
278,039

작성
24.08.10 22:25
조회
11,306
추천
177
글자
13쪽

첫 퀘스트

DUMMY

선우는 어안이 벙벙해진 얼굴로 말했다.


“상태창.”


그러자 갱신된 상태창이 그의 앞에 펼쳐졌다.


[이름: 김선우]

[후원 성좌: 설화 수집가]

[별의 특성: 이야기꾼]

[전용 스킬: 영웅 뽑기 (Lv 1), 영웅 빙의 (Lv 1)]

[공용 스킬: 기본 무기술, 인벤토리, 게이트 입장권]

<능력치>

힘 (Lv 3)

체력 (Lv 3)

마력 (Lv 1)

지성 (Lv 3)

민첩 (Lv 4)

성력(Lv 1)

총합 Lv 15


“지, 진짜로?”


그가 믿을 수 없다는 듯 제 눈을 비볐다.

하지만 눈앞에 있는 상태창은 그대로였다.


“아이고 설화 수집가님!!”


거기에 선우는 재빨리 엎드려 요란하게 리액션했다.


“소중한 특성 후원~ 너무 감사드립니다~!!”


[성좌 ‘설화 수집가’로부터 아무런 반응이 없습니다.]

[성좌 ‘설화 수집가’는 이미 자취를 감춘지 오래입니다.]


“······큼.”


괜히 뻘쭘해진 그가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며 중얼거렸다.


“쿨한 후원 미쳤네.”


설화 수집가?

솔직히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성좌이긴 했다.

하지만 설사 그렇다고 해도 상관없었다.

대체 어떤 특성을 후원한 건진 모르겠지만 뭐든 없는 것보단 백 배는 나을 터.


신발을 벗고 방 안으로 들어간 그는 본격적으로 특성부터 확인했다.


‘이야기꾼···?’


선우가 작게 침음했다.


처음 보는 성좌라 그런지 특성도 정말 처음 보는 것이었다.


게다가 보통 특성 하면 좀 더 직관적인 편이었다.


‘심판의 검’, ‘빛의 축복’, ‘원소의 마술사’, ‘정령왕’, ‘검은 궁사’ 등등···.


그런데 ‘이야기꾼’은 감이 오지 않았다.

그건 스킬도 마찬가지였다.


“영웅 뽑기랑 빙의?”


빙의는 그렇다 쳐도.

뽑기라니.

가챠겜의 그 뽑기?


[영웅 뽑기 (Lv 1)]

[한 달에 한 번 영웅의 혼을 무작위로 뽑을 수 있다.]


‘영웅의 혼을 뽑을 수 있다고?’


선우가 눈살 좁혔다.


‘설마 영웅의 혼을 뽑아서 나한테 빙의시키는 구조인 건가?’


[영웅 빙의 (Lv 1)]

[영웅의 혼을 사용자에게 빙의시킬 수 있다.]

[퀘스트마다 데려갈 수 있는 영혼은 1명으로 제한된다.]


아니나 다를까, 적중한 예상에 그가 입을 쓸어 내렸다.


‘냄새가 난다.’


뭔가 범상치 않은 특성을 받은 것 같은 냄새가.


‘물론 남이 내 몸을 쓰는 건 조금 찝찝하긴 한데.’


그러자 시스템 메시지가 그의 눈앞에 떠올랐다.


[영혼이 빙의되어도 육체의 통제권은 마스터(주인)에게 있습니다.]

[빙의되는 동안 영혼의 힘과 스킬은 마스터에게 귀속됩니다.]

[필요시 마스터는 영혼에게 육체의 통제권을 일시적으로 넘길 수 있으며, 언제든 회수할 수 있습니다.]


‘호오···.’


아무래도 여러 가지 안전장치가 마련되어 있는 모양이었다.


‘내 육체의 통제권이 보장된다면야 할만하지.’


쇠뿔도 단김에 뺀다고.

선우는 지금 바로 영웅을 뽑아보기로 했다.


“영웅 뽑기.”


그러자 어디선가 요란한 BGM과 그의 앞으로 펼쳐지는 푸른색 소환진.


[빰빠라 라라라 빰빠라~!]


그 위로 열댓 개의 파란 구체들이 빙글빙글 도는 순간. 


폭발하는 금빛 섬광과 함께 그 속에서 사람의 형상을 한 무언가가 걸어 나오기 시작했다.


“!!”


제일 드러나는 것은 흉흉한 한손검과 상처투성이의 방패.

낡고 오래된 철 투구 사이로 붉은색 안광이 번뜩이고.

뿜어져 나오는 기세는 그야말로 영웅이라고 하기 모자랄 데가 없을 터.


<소환에 응하여 찾아왔다. 마스터. 내 이명은 ‘마수 도살자’.>


위대한 전사가 선우를 향해 고개를 들었다.


<나와 함께라면 그 어떤 역경도 문제없을 것이다.>


그렇게 마수 도살자가 한 걸음 앞으로 걸음을 내딛는 순간.


뾱, 하고 앙증맞은 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졌다.


“······.”

<···?>


미묘한 침묵에 고개를 갸웃한 마수 도살자가 물었다.


<뭘 그렇게 보지. 내가 이상한가?>

“아니···.”


선우가 어이가 없다는 얼굴로 마수 도살자를 내려다보았다.


‘왜 3등신인 건데···?’


심지어 마치 SD 캐릭터라도 된 것 마냥.

뿐만 인가.

크기도 얼마나 작은지 고작 손바닥만 했다.

영웅이라기엔 지나치게 앙증맞은 모습.


<아, 음. 이 모습 말인가.>


거기에 짧고 뭉툭한 팔로 팔짱을 낀 도살자가 대답했다.


<이건 내가 영혼 상태라 그렇다.>

“···영혼은 다 3등신인 거야?”

<나도 잘 모른다.>

“······.”


뭔가 내가 상상한 것과 조금 다른데.


그런 그에게 도살자가 말했다.


<그런데 마스터.>

“···? 왜.”

<혹시 남는 밥 있나?>


도살자가 제 자그마한 배를 쓰다듬었다.


<배가 고프군.>


선우는 어이를 상실했다.


*


도시락의 쌀알을 양손으로 쥐고서 맛나게 먹고 있는 도살자의 모습에 그가 기가 막힌 표정을 지었다.


“아니, 뭔 영혼이 밥도 먹냐.”

<기분의 문제다. 적절한 포만감이 없으면 사람은 힘을 낼 수 없다. 힘을 내지 못하면 싸울 수 없다. 고블린한테도 질 거다.>

“영웅이 고블린한테 지면 안 되지.”

<말이 그렇다는 거다. 냠냠.>


거기에 도살자가 작게 감탄했다.


<이렇게 윤기 있는 쌀밥은 오랜만이다. 맛이 아주 좋군.>

“그래, 많이 먹어라···.”


어차피 몸뚱아리가 쪼그매서 많이 들어가지도 않을 텐데.


그러자 다음 쌀알을 잠시 내려놓은 도살자가 말했다.


<아무래도 내가 영 미덥지 않은 모양이군.>


저 모습에 미더우면 그게 더 이상하지 않을까.


거기에 나름 영혼이라고, 허공으로 붕 떠오른 도살자가 당당하게 가슴을 폈다.


<미덥지 않으면 나를 향해 상태창을 한 번 외쳐봐라. 그럼 나에 대한 정보를 볼 수 있을 거다.>


그의 말대로 선우가 도살자를 향해 상태창을 불렀다.


“상태창.”


[영웅 ‘마수 도살자’] 

[랭크: A]

[전용 스킬: 심안 (M), 강인한 정신 (M), 마수 약점 파악 (M), 마수 추적술 (M), 라크스 검방술 (M), 마수의 천적 (M), 라크스 룬 마법 (M)]

[빙의 가능 시간 : 4시간]

[주의: 빙의 가능 시간을 모두 소모할 시, 재빙의까지 1시간 정도의 대기 시간이 필요합니다.]


“!!”


이를 본 선우의 두 눈이 빠질 듯 커졌다.


‘아니 이게 지금 스킬이 몇 개야···.’


그가 알기로 전용 스킬은 많아야 3~4개 정도일 터.

하지만 도살자는 전용 스킬만 무려 8개나 가지고 있었다.

또 한 가지 놀라운 점은 그 모든 스킬이 전부 M, 즉 마스터라는 점이었다.

스킬 하나를 마스터 찍는 데에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다는 걸 생각하면 놀라운 일.


‘거기다 스킬들도 하나 같이 버릴 게 없어.’


그중 백미는 다름 아닌 ‘마수의 천적’이었다.


[스킬 ‘마수의 천적 (M)’]

[적이 마수일 경우, 적의 능력치를 최대 50% 감소시킨다.]

[이 수치는 적의 디버프 내성에 의해 결정된다.]

[마수가 지능이 높은 ‘인간형’일 경우, 상태이상 ‘공포’를 부여한다.]


여차하면 능력치 반토막이라니 이 무슨 개초딩 스킬이 다있나.


선우는 ‘마수 도살자’가 그 이름 대로 대마수전에 특화된 영웅이란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게이트에서 가장 흔한 몬스터는 바로 마수일 터.


‘이거면 엔간한 퀘스트는 프리패스 아냐?’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그의 앞으로 시스템 메시지가 출력되었다.


[영웅 뽑기에는 총 5가지 등급이 존재합니다.]

[C랭크, B랭크, A랭크, S랭크, SS랭크]

[고랭크일 수록 희귀하며, 뽑기에 등장할 확률이 낮습니다.]


그 메시지에 선우가 작게 침음했다.


‘고작 A랭크 영웅인데도 스킬 셋이 지금 심상치가 않은데.’


S랭크랑 SS랭크는 어느 정도라는 거지?


그런 그의 반응이 흡족한 듯 마수 도살자가 가슴을 폈다.


<아직도 내가 못 미덥나, 마스터?>

“도살자야.”

<왜 그러나.>

“쌀밥만 먹지 말고 여기 떡갈비도 먹어.”

<안 그래도 그럴 생각이었다.>


냠.

칼을 뽑아 석석 떡갈비의 모서리를 썰어 먹는 그를 선우는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그런데 왜 이름이 마수 도살자야?”

<나도 모른다. 그냥 닥치는 대로 마수를 죽였더니 도살자라고 하던데.>

“닥치는 대로 왜 죽였는데?”

<내가 어렸을 때 마수들이 부모를 죽이고 고향을 불태웠다.>

“저런.”

<마스터는 부모가 있나?>

“나도 어렸을 때 돌아가셨어.”

<그렇군.>


마수 도살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왜 내가 마스터에게 소환됐는지 알 것도 같다.>

“왜 소환됐는데?”

<우리 둘 다 일찍이 부모를 잃었잖나.>

“······.”


그게 이유가 되나?


<영웅 뽑기가 전부 운으로만 돌아가는 게 아니다. 소환자와 공통점이 많을수록 뽑힐 확률도 올라가지.> 

“으음··· 애매하네.”

<걱정하지 마라. 마스터. 강력한 영웅들은 보통 고아니까.>


아니, 그런 문제는 아닐 거 같은데.


<시련이 인간을 강하게 만드는 법이다.>


냠. 

떡갈비 조각을 한입에 삼킨 도살자가 말을 이었다.


<내가 볼 때 이미 마스터는 나름대로 혹독한 시련을 겪은 모양이군.>


거기에 선우는 저도 모르게 입을 다물었다.

꼬락서니가 저 모양이어도 핵심을 찔러 오는 게 영웅은 영웅인 듯싶었다.


<하지만 이젠 걱정할 거 없다.>


콕! 떡갈비 반찬에 한손검을 꽂아 넣은 도살자가 그를 올려다보았다.


<아까도 말했듯이, 내가 있는 이상 그 어떤 역경도 문제없을 테니까.>


그 말에 왠지 모르게 선우는 제 가슴이 먹먹해지는 걸 느꼈다.


마치 그 말이 위로처럼 마음을 울려왔기 때문이었다.


괜히 뜨거워지는 눈시울에, 그가 두 손으로 마른세수를 했다.


<마스터.>

“···왜.”

<다음엔 이거 말고 함바그가 먹고 싶다.>

“그래···.”


*


다음 날.

선우는 비교적 상쾌한 기분으로 잠에서 일어났다.


“후우···.”


방 안을 둘러보면 어제와 똑같아 보였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혼자만 덩그러니 있는 원룸.

하지만 오늘은 어제와 다르다는 걸 그는 알고 있었다.


“도살자야.”


그가 부르자 뿅, 하고 허공에서 작은 도살자가 나타났다.


<불렀나. 마스터.>

“아침 먹고 게이트로 들어가자.”

<알겠다.>


선우가 어제 사 온 햇반에다가 김치 참치통조림을 뜯어 도살자 앞에 덜어주었다.


<오, 이건···.>


두 눈을 빛낸 도살자가 조심스럽게 참치를 집어서 한입 물었다. 냠.


<오오···.>

“괜찮나? 매울 수도 있는데.>

<그건 걱정할 거 없다.>


도살자가 휴지에 소스를 닦으며 말했다.


<난 고통에 익숙하니까.>


그러자 그의 앞에 도살자의 스킬 중 하나 떠올랐다.


[스킬 ‘강인한 정신 (M)’]

[고통에 극도로 둔감해지며 공포, 저주, 환각, 최면 등 대부분의 상태 이상에 저항할 수 있다.]


“···매운맛도 통각이긴 하지.”

<그렇다.>


고개를 저은 그가 젓가락을 집었다.


“일단 오늘은 쉬운 퀘스트로 맛만 볼 생각이야.”

<맛만?>


도살자가 쌀알을 입에 문 채 두 눈을 끔뻑였다.


“어. 일단 빙의가 어떤 느낌인지 한 번 체험 해봐야 할 것 같아서.”


도살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큰일을 하기 전에 손발을 맞춰 보는 건 중요하지. 현명한 판단이다.>


‘어차피 저난도 퀘스트를 클리어하지 않으면 고난도에 도전할 수 없기도 하고.’


예외라면 인천 대참사가 있었던 긴급 퀘스트 같은 경우뿐.


밥상을 정리한 선우는 일단 모자와 마스크를 써서 얼굴부터 가렸다.


‘이것만으로는 솔직히 불안하긴 한데···.’


어쩔 수 없었다. 지금은 리스크를 감수해야할 때.


물론 지금은 도살자가 함께 이긴 했지만 보통 소환수는 소환자의 레벨을 따라가는 법이었다.

전투 스킬이 마스터라고 해도 레벨의 차를 메우는 데는 한계가 있을 터.


그가 마지막 남은 쌀알을 아껴 먹고 있는 도살자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빙의혼을 소환수라고 쳐야 할 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 비슷한 시스템이 아닐까 추측할 뿐.


‘최대한 조심하는 수밖에.’


그러다 문득 든 의문에 선우가 물었다.


“혹시 다른 사람들한테도 네가 보이나?”

<아니, 우린 마스터만 볼 수 있다.>

“그건 다행이네.”


3등신의 작은 인형 같은 게 졸졸 따라다닌다면 눈에 안 띌 수가 없을 테니.


만반의 준비를 갖춘 선우가 신발 끈을 단단히 묶고는 말했다.


“이제 슬슬 출발하자.”


꿀꺽, 그새 밥알을 먹어 치운 도살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난 준비됐다.>


거기에 선우가 입을 열었다.


“게이트 입장권.”


띠링!


[게이트로 입장하시겠습니까?]

[현재 대한민국에 발주된 퀘스트는 총 21개입니다.]


“어. 목적지는 집회소로.”


[알겠습니다. 게이트에 입장합니다.]

[목적지: 퀘스트 집회소] 

[그럼 좋은 사냥 되십시오. 각성자.]


그 순간 팟! 하고 선우와 도살자의 모습이 자취방에서 사라졌다.


작가의말

항상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6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먼치킨 가챠로 EX급 각성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4 루미네의 마굴 +3 24.08.22 8,096 155 12쪽
13 특별 퀘스트 +6 24.08.21 8,176 165 12쪽
12 몰랐던 인연 +6 24.08.20 8,284 151 16쪽
11 선 넘네 +5 24.08.19 8,379 157 15쪽
10 어이 없어 +14 24.08.18 8,373 166 12쪽
9 운이 아니다 +7 24.08.17 8,586 158 14쪽
8 기원 스킬 +8 24.08.16 8,805 152 14쪽
7 설화집 +7 24.08.15 9,157 158 16쪽
6 전용 보상 +9 24.08.14 9,241 170 13쪽
5 기여도 사냥꾼 +9 24.08.13 9,389 166 15쪽
4 위업 +14 24.08.12 9,696 173 14쪽
3 빙의 +8 24.08.11 10,313 188 15쪽
» 첫 퀘스트 +6 24.08.10 11,307 177 13쪽
1 진짜 각성 +10 24.08.10 13,009 204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