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광대인삼 님의 서재입니다.

내 동생이 마법사가 되어 돌아 왔다.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광대인삼
작품등록일 :
2021.05.12 10:26
최근연재일 :
2021.06.21 21:52
연재수 :
61 회
조회수 :
4,107
추천수 :
144
글자수 :
280,121

작성
21.06.03 06:36
조회
15
추천
0
글자
10쪽

제 2-2화. 첫사랑은 아름답다 (1)

DUMMY

서나현은 옷을 챙겨 입고 베란다에서 뛰어 내린다. 플라워 드래곤이 나타나 네 명을 꽃 위에 태우고 날아갔다.


“타르트 집에 가서 줄 서서 한 조각 먹어. 그리고 자.”


체스틱은 서나현에게 종이 뭉치 하나를 건넨다.


“절대 펴 보지 마. 만물 시장에서 사올 목록이야. 내가 10만원 줄게. 편히 써. 대신 이대로 해야 돼”



아. 새벽에 일어나니까 정신이 멍하다.


“야. 넌 밤에 형을 깨워서 심부름을 시키고 싶니?”


난 동생이 준 종이 조각을 주머니에 넣었다. 새벽 3시 40분이다. 거리에 인적이 없다. 우리는 허수아비에게 향했고. 허수아비는 별 말 없이 입을 연다. 우리는 허수아비의 입 속으로 들어갔다.


“이 시장의 밤이 끝나가고 있다.”

“메르딘. 이제 종이를 펴 봐도 돼요?”

“급하기는. 타르트 집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을테니. 아침으로 오믈렛을 먹자.”

“난 국 없이는 아침 안 먹어요”


동생이 내 머리를 때렸다.


“그냥 먹어. 좀. 사준대도 지랄이니?”

“이제 형을 치냐? 싸가지 없는 새끼.”

“싸울래?”

“그래. 내가 용을 꺼내면 되지?”


케아미르가 외친다.


“그만. 둘 다 허수아비한테 소화 되어 버리기 전에 조용해.”


아. 네. 알았다고요. 또 칼들고 이야기 하지 맙시다.

우리는 크기가 학교 운동장만한 집으로 들어간다. 의자에 앉으니 우리가 작아진다. 깜짝 놀라는 사이 머리가 4개인 점원이 7개의 손가락으로 메뉴판을 잡아 우리 앞에 놓았다.

난 112원짜리 매운 가재 스프와 111원짜리 소고기 스프. 114원짜리 오믈렛을 시켰다. 크기가 세수대야 만한 그릇이 내 앞에 3개가 놓인다. 내 동생은 하나. 케아미르는 다섯 개. 메르딘이 2개를 시켰다. 다들 그릇이 엄청 컸다.

매운 가재스프는 팔뚝만한 가재 10마리가 들어 있었다. 소고기 스프는 소고기가 통으로 들어 가 있다. 내 가방의 절반 정도의 크기였다. 오믈렛도 그릇 하나를 꽉 채우고 있었다. 절반만 먹어도 나 걷지도 못해. 배 터져 죽으라는 거지?


“먹자구나. 아침은 내가 모두를 대접하마”


다 합쳐도 2000원이 안 나와요. 그냥 내가 내요? 와. 맛있다. 타르트로 버린 입맛인데. 좀 모자란 듯 하지만. 수준 있어. 그냥 평소의 내 입맛이라면 완전 눈물을 흘렸을 것 같아.


“와. 밥 없나?”

“여기는 필리프. 리조또 뿐이야. 시키면 이 그릇에 눈보다 높이 담아 줄 것인데. 먹을 수 있어? 시켜줘?”


아니요. 이것도 다 못 먹어요. 정말 다들 3분의 1씩만 먹었다. 너무 배부르다. 죽을 것 같다. 자신의 접시에 있는 음식을 다 먹은 케아미르와 메르딘이 존경스럽다. 동생은 큰 이탈리아식 만두 하나를 깨작 대다가 말았다.


“자. 이제 후식을 먹어야지. 서나현. 타르트 집에 다녀와. 기차를 타고 가거라. 무조건 빨리 가야돼.”

“가면 이틀간 줄 서 있어야 된다면서요?”

“지금 시간이 계산대로라면 마치기 1시간 전이다. 문을 닫은 가게엔 줄을 서는 이들이 없어. 조윤성은 착한 사람이야. 들여 보내 달라면 다 들여주지. 물론 아무도 그걸 모르지만. 들어가서 그 종이를 펼쳐 보거라.”


메르딘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도대체 뭘 사려고 그러시나? 후식이 급한 표정은 절대 아니야. 마녀의 속을 내가 어찌 알까?

의자에서 일어나자 모두 다시 원래의 크기로 돌아 온다. 끝없이 넓어 보인 식탁이 아주 작아 보였다.

인력거를 불렀다. 기차역까지 걸어가기도 싫다. 기차 시간도 다 되어 간다는데. 그냥 바람같이 달려가지.


“다들 한 3시간 뒤에 뵈요.”


타르트 하나 따뜻하게 가져 올게요. 인사도 안 받아주고 그냥 가버리네. 어디로 갈려고 그러나?

인력거. 토끼씨. 저기 거북이한테 지면되나? 좀 달려요. 그렇지. 자. 얼마예요? 1원? 동생은 나한테 만원짜리 10장을 줬어. 내가 잔돈 안 챙겨 왔으면 어쩌려고 그랬어?


“10원이요. 잔돈 가져요. 아니면 좀 뒤에 나 보면 태워 주던지?”


토끼 양반. 손으로 귀 한쪽에 뱅뱅 돌리지 마. 안 미쳤어. 돈 받기 싫어?

이번엔 역 이름을 똑똑히 외웠다. 내가 타고. 돌아올 역은 입구에서 조금 떨어진 위쪽 역. 갈 곳은 서쪽으로 향하려고 하는 길목에 자리 잡은 역.

기차를 탔다. 자리에 앉고. 다시 45분을 달려가고. 심심하다. 벽에 붙은 그림. 사진. 그냥 대충 그려 놓은 것들도 있고. 아주 자세히 그려 놓은 것들도 있고. 사진이 더 슬퍼. 왜 이렇게 처량해 보이냐? 단 둘이 찍은 건 많지 않아. 다른 세계 사람들은 단 둘이서 결혼 하는 경우가 잘 없나봐. 내가 타고 있는 기차에 여러 세계의 이별이 있어. 다들 왜 자기들의 이별을 남긴 걸까?

집에 다예랑 같이 찍은 사진들 좀 있는데. 다음에 여기 오면 말야. 기차에 그 사진 하나만 가져다 놓아야 겠다. 다예가 죽기 1주일 전인가. 둘이서 나란히 서서 찍은 사진. 다예의 엄마가 찍어 준 것이다. 우리가 함박 웃던 그 시간이 담겨 있다.

기차에서 내리고. 난 기억을 되집어 타르트 집으로 향했다. 마침 마치는 시간이다. 줄을 섰던 모두가 돌아가고 있다.


“저 기억하세요?”

“오. 서나현씨 맞죠? 두 번째네요.”

“지금 저 안으로 좀 들어갈 수 있을까요?”

“영업은 끝났는데. 발이 아프면 들어와요. 저도 자기전이라서.”


난 들어와 의자 하나를 빼 앉았다.


“전 자기 전에 새로운 타르트를 만들어 본 답니다. 하나 드릴까요?”

“예. 무슨 타르트예요?”

“맞춰보세요. 기대감과 설레임은 좋은 향신료랍니다.”


짓궂으시네? 그런데 그 웃음이 싫지 않아. 맞춰보자. 사과? 호두? 아니면 감자? 뭐지? 10분이 흐르고. 다시 5분이 더 흐르고. 내 앞에 구워진 타르트는 참 먹음직하다.


“미트 타르트예요. 소와 돼지. 양과 트르뷔세의 혼종의 동물의 고기로 만들었답니다.”

“트르뷔세가 뭐예요?”

“저기 머리가 2개인 사람들 보이시죠? 그분들이 돼지고기처럼 먹는 고기랍니다. 저도 여기에 있으면서 알게 된 고기죠. 들어요.”


나 한 조각. 윤성씨에게도 한 조각. 둘이서 토마토주스를 옆에 두고 먹어보는 디저트가 참 맛있다. 고기가 야채처럼 씹힌다. 그런데 감칠맛이 끝내준다.


“맛있어요”

“뒤늦은 손님에 대한 예의랍니다. 오늘은 혼자군요. 여기에 무엇을 사러 오셨나요?”

“아. 맞다. 잠시만요. 오. 이거야. 이거”


난 종이 뭉치를 꺼낸다. 읽는다. 잠깐... 뭐라 써 있는거냐? 시간이 조윤성을 살해하려 하니 다른 시간대로 도망치세요?


“무슨 내용인가요?”

“저. 그게요...”

“걱정마요. 표정만 봐도 알 수 있네요. 당신은 거짓말이 아픈 사람이네요. 시간이 절 죽이려 한다는 건가요?”

“네. 이게 뭐예요? 뭔 헛소리를 적어 놨어? 잠깐만요. 글자가 다 지워 졌어요. 다시 적히네요. 우리는 13년전으로 간다. 나현아. 너도 빨리 와야 돼?”


조윤성씨는 날 보며 한숨을 쉰다. 모든 것을 놓아버린 표정이다. 궁금했다.


“13년 전이였죠. 모든 비극의 시작이요.”

“무슨 일이 있었는데요? 말 좀 해주세요.”

“케아미르에게 이 이야기를 털어 놨을 때. 그 사람은 저보고 타르트 장사하지 말고 빨리 도망가라 그러더군요. 제가 갈 곳이 어디 있다고.”


난 목이 메인다. 토마토 주스를 꿀꺽 마셔버리고. 입을 닦고. 조윤성 씨는 일어나 창 밖을 본다. 그의 눈에 빛이 비친다. 순간 그의 세월이 보이는 것 같았다. 말로 표현을 못하겠는데. 정말 그런게 보인다.


“돌이켜보면. 30년 전. 전 그러지 말았어야 했어요. 그날을 기억해요. 구름이 이상하게도 많은 날이었어요.”



구름이 오늘따라 많구나. 윤성이는 하늘을 보며 연필을 대본다. 오늘은 정말 예쁜 구름을 그려 봐야지.

윤성이는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또 그리고. 그렇게 그려낸 하늘. 여기에 파란색 색연필로 칠해보면. 정말 예쁘겠지.

15살이다. 아직 꿈을 그려 볼 시간이다. 비록 부모 없이 할머니와 둘이서 의지 하는 생활이지만. 윤성이는 꿈을 꾼다는 것이 좋았다.

그래. 언제나처럼. 난 하늘과 구름을 그릴 수 있을 거야. 윤성이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랬다. 아무렇지 않게 지나갈 그날이었다. 점심시간을 마치는 종이 울린다. 운동장 벤치에서 일어나. 교실로 들어가는 윤성이를 찾아온 이가 있었다.

학생 주임이였다.


“조윤성. 조윤성!”

“주임 선생님? 사생 대회 있어요? 왜 나를?”

“이미주 알어? 몰라? 빨리 말해”

“친구예요. 소꿉친구.”


이미주는 조윤성의 첫 사랑이다. 활기차게 웃어대는 모습에 한번. 이쁜 미소에 한번. 그림 이쁘다고 말해주는 그 말에 또 한번. 미주니까 한번 더 반해버린 윤성의 첫 사랑이다. 윤성이는 정말 첫 사랑을 하던 중이었다.


“미주가 왜요?”

“따라와. 이 미친놈이 뭔 짓을 하고 있는 거야.”


학생 주임은 윤성의 귀를 잡고 끌고 갔다. 그러면서 윤성을 연신 때린다. 윤성은 반항도 못 하고 맞았다.


“야. 이 미친놈아. 할게 있고. 안 할게 있지.”

“놓으세요. 말로 좀 해요”

“지금 미주 엄마 와 있어. 너 제대로 대답해. 미주랑 뭐했어?”


대답할 새도 없었다. 윤성이는 교무실로 그대로 끌려 갔다. 교무실에 와 있는 미주의 표정이 슬퍼 보인다. 뒤에 미주의 엄마는 그저 울고만 있다.


“지금 미주 임신 4개월이야. 애 아빠가 누군지도 몰라. 너. 정확하게 대답해. 4달 전에 뭐했어?”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내 동생이 마법사가 되어 돌아 왔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이 글을 사랑해 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21.06.21 50 0 -
공지 기적을 여러분들께 드리고자 합니다. 21.05.12 74 0 -
61 제 2-5화. 시간의 속삭임 (5) 21.06.21 26 0 10쪽
60 제 2-5화. 시간의 속삭임 (4) 21.06.21 23 0 9쪽
59 제 2-5화. 시간의 속삭임 (3) 21.06.21 17 0 11쪽
58 제 2-5화. 시간의 건너편 (2) 21.06.19 25 0 10쪽
57 제 2-5화. 시간의 건너편 (1) 21.06.19 22 0 10쪽
56 제 2-4화. 아주 큰 태엽시계 (5) 21.06.18 28 0 8쪽
55 제 2-4화. 아주 큰 태엽시계 (4) 21.06.17 27 0 9쪽
54 제 2-4화. 아주 큰 태엽시계 (3) 21.06.17 23 0 9쪽
53 제 2-4화. 아주 큰 태엽 시계 21.06.16 29 0 9쪽
52 제 2-4화. 아주 큰 태엽시계 (1) 21.06.15 27 0 9쪽
51 제 2-3화. 시간의 속삭임 (5) 21.06.14 8 0 9쪽
50 제 2-3화. 시간의 속삭임 (4) 21.06.13 25 0 10쪽
49 제 2-3화. 시간의 속삭임 (3) 21.06.12 28 0 8쪽
48 제 2-3화. 시간의 속삭임 (2) 21.06.11 18 3 10쪽
47 제 2-3화. 시간의 속삭임 (1) 21.06.10 14 0 10쪽
46 제 2-2화. 첫사랑은 아름답다 (5) 21.06.08 15 0 12쪽
45 제 2-2화. 첫사랑은 아름답다 (4) 21.06.07 17 0 13쪽
44 제 2-2화. 첫사랑은 아름답다 (3) 21.06.06 37 1 11쪽
43 제 2-2화. 첫사랑은 아름답다 (2) 21.06.04 37 1 11쪽
» 제 2-2화. 첫사랑은 아름답다 (1) 21.06.03 16 0 10쪽
41 제 2-1화. 오렌지 타르트 (5) 21.06.02 18 2 10쪽
40 제 2-1화. 오렌지 타르트 (4) 21.06.01 18 0 11쪽
39 제 2-1화. 오렌지 타르트 (3) 21.05.30 34 0 10쪽
38 제 2-1화. 오렌지 타르트 (2) 21.05.29 17 0 10쪽
37 제 2-1화. 오렌지 타르트 (1) 21.05.28 18 0 10쪽
36 제 1-#화. 사랑스런 아기 공장 (5) 21.05.27 21 0 12쪽
35 제 1-#화. 사랑스런 아기 공장 (4) 21.05.27 19 0 11쪽
34 제 1-#화. 사랑스런 아기 공장 (3) 21.05.26 20 1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