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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사(輝沙)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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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사(輝沙)
작품등록일 :
2018.09.17 14:25
최근연재일 :
2018.09.17 16:31
연재수 :
3 회
조회수 :
141
추천수 :
0
글자수 :
5,755

작성
18.09.17 14:27
조회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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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3쪽

prologue.1

DUMMY

2019년 1월 1일 간절곶


“해가 뜬다!”


와 하는 함성과 함께 사람들의 시선이 지평선 너머 보일락 말락 하는 햇볕을 조금이나마 더 잘 보기 위해 휴대폰 카메라의 줌을 최대로 당겼다 줄였다 하며 성시를 이루었다.


“자아, 치즈!” 하는 소리와 함께 셀카봉을 든 수많은 사람 좌우로 모인 사람들이 뜨는 태양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고 웃음과 희망이 햇볕을 따라 번졌다.


그들의 등 뒤에 소년이 있었다.


겨울의 중반에 입고 있기엔 너무나 얇은 야구점퍼를 입고 태양의 반대편 방향을 응시하고 있었다. 야구 모자를 쓴 머리는 덥수룩하게 길어 전체적인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추위를 숨길 수 없었는지 보이는 귀 끝은 새빨갛게 얼어있었고 입술사이로 가느다란 입김을 뿜어내고 있었다.


태양이 어느 정도 하늘 위로 올라가자 모여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들 사이에서 소년은 미동도 없이 주시하고 있었다.


태양이 뜰 무렵에는 비치지 않던 곳이 이제는 어렴풋이 안개를 끼고 형태가 보이기 시작했다.


천천히 일상으로 돌아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소년의 양 옆으로 하나 둘 모여 그 모습을 바라보는 아이들이 있었다. 겨울옷을 잘 차려입었지만 딱 맞는 옷을 입은 소년, 그리고 새 옷이지만 큰 옷을 입은 듯 어정쩡한 소년,소녀, 허름하지만 그래도 겨울옷의 구색을 맞춘 소녀 등 야구점퍼를 입은 소년을 포함해 총 5명이었다.


사람들이 모두 돌아간 쓸쓸한 풍경 사이에 5명의 소년,소녀들은 말없이 햇볕이 저 너머의 대지에 구석구석 빛을 뿌리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겨울바람이 휑 소리를 내며 그들의 사이를 표현했다.


겨울옷을 잘 차려입은 소년이 말했다.

“할아버지를 따라 영국으로 갈 거야.”


새 옷이지만 큰 옷을 입은 소녀가 말했다.

“고모를 따라 강원도로 가게 될 거 같아.”


허름하지만 겨울옷의 구색을 맞춘 소녀도 말했다.

“난··· 대구에 있는 삼촌한테···”


다른 소년도 말했다.

“난 서울로 간다.”


그리고 야구점퍼를 입은 소년에게 되물었다. “···넌?”


야구점퍼를 입은 소년은 미동도 없었다. 영국으로 가기로 한 소년은 “비행기 시간 늦겠다”라는 어설픈 변명을 남기고 떠났다. 두 명의 소녀도 머뭇거리다가 떠났다. 서울로 가기로 한 소년은 미동도 하지 않는 소년의 등 뒤로 “연락해라! 꼭이다!” 라고 말을 남기고 떠났다.


모두가 떠나간 그곳에 야구점퍼를 입은 소년-

그는 바다 반대편 지금은 갈 수 없는 땅이 된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지금은 폐허가 된, 자신들의 고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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