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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스톤의 서재

헌터의 아카데미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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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스톤
작품등록일 :
2020.04.13 22:57
최근연재일 :
2020.04.21 22:12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1,726
추천수 :
45
글자수 :
78,294

작성
20.04.13 22:59
조회
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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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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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헌터의 아카데미 생활 1화

DUMMY

"국립 제1 이능연구대학......"


성재는 지금 어느 한 대학의 정문에 서서 대학 이름을 읽어내리고 있었다.


스물이 된 성재는 180은 되어보이는 키에 단련된 육체를 지니고 있어 건실한 느낌을 주는 청년이었다. 그는 이제 막 국립 제1 이능연구대학, 줄여서 1이능대학에 입학하게 된 신입생이었다.


언제부턴가 나타나 인류를 위협하는 괴수들. 그 괴수들에게는 현대 병기로는 전혀 데미지를 줄 수 없었다. 오직 이능력자들의 능력만이 괴수들에게 먹혀들었기 때문에, 이능력자라는 존재는 지금 전인류에게 있어 꼭 필요한 것이었다.


그런 이능력자를 육성하는 곳 중 하나가 바로 이런 이능대학이었다. 눈 앞에 있는 1이능대학의 소재지는 강원도 두메 산골. 하지만 그 거대한 부지는 기존의 국내 최고의 국립대학의 2배에 달할 정도였다. 최첨단 설비와 부대시설들은 독립적인 거주 단지로서의 기능까지 완벽하게 수행하고 있었다. 말하자면 하나의 작은 도시가 형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었다. 거기다 이 대학이 설립된 것은 아주 옛날이었다고 한다. 이능력자 육성에 얼마나 사회의 힘이 투여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성재로서는 그런 이능력자의 일단에 끼이게 되었으니, 자부심과 사명감이 함께 드는 기분이었다. 이제 드디어 자신의 능력을 보람있는 곳에 쓸 수 있게 됐다니!


명확한 적, 명확한 목표. 어릴 때부터 소망하던 사명이 자신에게 주어졌다. 성재는 정문을 바라보며 가슴이 뛰는 것을 느꼈다.


주변을 보니 약간 어수룩해서 어린티를 채 못벗은 사람들이 몇몇 보였다. 그들도 자신과 마찬가지로 대학 신입생인 모양이다. 성재는 어쩐지 동지 의식이 느껴져서 씨익 미소를 지었다.


"자, 그럼 들어가 볼까? 입학식은 대강당이었지......."


보통 일반 대학이라고 하면 합격 이후 오티니 뭐니 해서 개학전에도 미리 사람들과 만나두는 것이 보통이었다. 하지만 이능연구대학들은 일반적인 대학 입시와는 전형을 전혀 달리 하는 것이었고, 합격 발표 역시 2월 말에 하는 특징이 있었다. 그래서 같은 신입생들과는 오늘 처음 만나게 되는 셈이다.


성재 역시 서울 시내 괜찮은 대학에 합격해두었지만, 결국에는 여기로 오게 된 것이었다. 장래에 대한 불안은 다소 있었지만, 이능력자는 현재 사회에서 매우 필요시되는 존재였고 향후 전망도 괜찮은 것으로 보였다. 보람과 수입이 동시에 보장되는 것으로 각광받고 있는 유망 직종인 것이다. 위험성은 있지만 말이다.


성재는 빠르게 대강당으로 향했다. 아니, 향하려고 했었다.


"으으......여기가 어디야?"


워낙 넓은 곳이다 보니, 어느샌가 길을 헤매게 되어버렸다. 거기다 이능대학들은 스마트폰으로 지도 검색을 할 수 조차 없는 특수한 곳. 성재는 난감함을 느꼈다. 주변을 보니 아직 방학 시즌이라 그런지 재학생들도 눈에 띄지 않는 듯 했다. 아까까지 보였던 신입생 동지들은 다들 잘 찾아간 것인지, 아니면 자신이 영 엉뚱한 곳으로 와버린 것인지, 하여튼 성재는 화려한 건물들의 틈바구니에서 길 잃은 어린 양이 되어 있었다.


이렇게 된 이상 안내판을 보고 찾아가야 할 듯 싶다. 거의 입학식 시간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마침 그때 한 사람이 성재의 눈에 들어왔다. 긴 머릿칼로 보아 여성이었다. 성재는 길을 묻기 위해 허겁지겁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런데 다가가던 성재의 발걸음이 서서히 느려진다. 그리고 시선이 그녀에게 못박히고 만다.


아직은 쌀쌀한, 그러나 투명한 햇살이 살며시 내려쬐는 가운데, 그녀는 조금 당황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다. 3월의 아직은 쌀쌀한 날씨에도 그녀 주변만은 포근한 느낌을 줄 정도로, 정이 많아보이는 첫인상이었다. 맵시있게 차려입은 눈빛깔의 하얀 코트도 그녀의 따스한 인상을 퇴색시키지 못했다.


호수를 머금은듯 반짝이는 눈동자와 갸르스름하고 연분홍빛으로 상기된 볼. 귀여움과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여성이었다. 그녀의 또렷한 눈동자가 이리저리 방황하는 모습은 거기 담긴 감정과 어우러져 성재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성재는 그녀에게 다가가다 말고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한마디로 살짝 넋이 나갔다.


'어, 엄청 예쁘다. 하......역시 대학은 좋은 곳이야!!'


남고를 탈출하자마자 이렇게 눈이 호강을 하게 되다니. 벌써부터 대학 생활에 대한 기대가 200%는 상승하고 있는 성재였다.


원래는 그녀에게 길을 물어볼 생각이었으나, 어느새 그런 목적도 잊고서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런 성재를 그녀가 알아차렸다. 그리고 환하게 웃었다. 마치 반가운 친구를 만난 것처럼. 그리고 성재를 향해 타다닥 달려왔다.


'어? 어? 왜 날 보고 웃지? 왜 이리로 오는 거야? 혹시 본 적 있는 사인가?'


성재의 두뇌가 맹렬히 회전했지만, 역시 자신의 기억 속에 저렇게 예쁜 사람과 알게 된 기억은 없었다. 그녀가 다가올 수록 성재는 절로 얼굴이 붉어졌다.


"저기, 안녕하세요! 혹시 이 대학 분이신가요?"


"아, 예."


일단 입학했으니 '이 대학 분'인 건 맞지. 그런데 긴장해서 그런지 단답형으로 말이 나오고 말았다. 성재는 약간 자책하고서 '좀 더 자연스럽게!'라고 자신에게 되뇌었다.


그런 성재를 향해 그녀가 정말 다행이라는 듯이 기뻐하며 말했다. 웃는 모습이 태양 아래의 해바라기 같은 사람이었다.


"아, 잘 됐네요! 그럼 혹시 대강당이 어딘지 아시나요? 저는 신입생인데, 그만 길을 잃어 버렸어요. 조금만 있으면 곧 입학식이 시작할 텐데......."


여기 성재와 똑같은 사람이 있었다. 성재는 갑자기 미안해졌다. 지금 길을 알려줄 사람을 발견했다고 저렇게 기뻐하고 있는데, 성재 자신도 신입생이며 길을 잃은 중이라는 것을 말한다면 그녀가 실망하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모르던 걸 알게 될 수는 없는 일. 성재는 달아오른 얼굴로 사실을 말했다.


"아, 죄송해요. 아깐 저도 신입생이라는 뜻에서 한 말이었어요."


"어머, 같은 신입생이었구나. 반가워요. 앞으로 함께 잘 지내봐요! 전 성혜인이에요."


생긋 웃으며 반가워 하는 그녀의 표정에 성재의 얼굴도 덩달아 헤실거리려 했다.


"아, 네. 저도 잘 부탁드립니다. 박성재입니다."


"......그런데, 그럼 대강당은 어딘가요?"


"그러게 말입니다. 저도 그게 지금 궁금하던 차인데....."


둘은 서로를 멀뚱멀뚱 보다가 어색하게 시선을 돌렸다. 길잃은 미아끼리 합류한 것은 사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성재는 잘못한 것이 없음에도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거기 신입생들!"


그때 두 사람에게 구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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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헌터의 아카데미 생활 6화 20.04.13 90 2 10쪽
6 헌터의 아카데미 생활 5화 20.04.13 79 4 14쪽
5 헌터의 아카데미 생활 4화 20.04.13 92 3 10쪽
4 헌터의 아카데미 생활 3화 20.04.13 105 4 12쪽
3 헌터의 아카데미 생활 2화 +1 20.04.13 155 4 14쪽
» 헌터의 아카데미 생활 1화 20.04.13 275 5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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