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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청명입니다

설검의 라푼젤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판타지

S.W.청명
작품등록일 :
2017.01.19 02:48
최근연재일 :
2017.03.15 00:20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3,193
추천수 :
22
글자수 :
61,030

작성
17.01.22 00:28
조회
201
추천
2
글자
9쪽

설검의 정령, 아이시아스.

DUMMY

『아- 심심해죽겠네! 진짜 아무도 없어?』


“어?”



나는 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눈이 잔뜩 쌓인, 검은 나무로 우거진 숲이 그 곳에 있었다.



『누구 있으면 대답 좀 해줘! 나 좀 데려가 달라고!!』



그 숲의 한 가운데에서 계속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나는 나도 모르게 그 곳을 향해 달렸다.



『에휴, 내 팔자는 왜 이러나 몰라. 왜 태어나자마자 이런 데에 버려져선.』



목소리가 들려온 곳을 찾아서 가까이 다가가자, 그 곳에 얼음처럼 투명한 칼날을 가진 검이 바위에 꽂혀있었다.


보기만 해도 차갑고 시린 기운이 느껴진다.


나는 이끌리듯이 가까이 다가갔다.



『오, 인간이다!』



검이 시리게 빛나며 밝은 소년의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나는 검의 손잡이 부분으로 손을 뻗었다.



『어? 야! 손 대면 안 돼···어라?』



목소리는 내가 검에 손 대는 것을 다급하게 만류하는 것 같았지만 늦었기 때문에, 나는 이미 검의 손잡이를 잡은 상태였다.


보기에는 얼음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차가워 보였기 때문에, 검을 만졌을 때 엄청 차가울 줄로만 알았는데 보기와 달리 하나도 차갑지 않았다.


검의 손잡이를 잡은 나는, 바위에서 검을 뽑기 위해 힘을 주었다.


그러자,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검이 바위에서 쑥-하고 빠져 나왔다.



『에에엑-?! 뭐야?』



나는 바위에서 뽑아낸 검의 칼끝을 하늘로 향한 다음, 눈높이만큼 들어올렸다.


아빠가 사용하던 진검 같은 보통의 검과 다르게 무게가 무척이나 가벼웠다.


칼날과 손잡이를 분리하는 부분에 눈꽃 모양의 보석이 하나 달려 있었는데, 그 부분에서 깜박깜박하고 빛이 새어 나왔다.


목소리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야, 안 차가워?』


“응, 하나도 안 차가워.”



나의 대답에 목소리가 심각해졌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뭐가?”


『뭐가···라니, 이 검은 인간들이 만지면 동상을 입는다고! 근데 너··· 내 목소리가 들려?』


“응, 아주 잘 들리는데?”



나의 대답에 갑자기 주변이 조용해졌다.


나는 검을 공중에서 휙휙 휘둘렀다.



“목소리님~”



검을 마구 휘두르며 말을 걸자, 목소리가 반박했다.



『난 목소리님이 아니야!』


“그럼 뭔데?”


『설검의 정령, 아이시아스. 그게 내 이름이다. 트윙키님께서 직접 지어주신 이름이지. 지금 네가 들고 있는 그 검이 설검이고.』


“아이시아스? 설검?”


『그래.』


“설검이 뭔데?”


『날카로운 무예를 상징하는 별의 신, 트윙키님께서 가브리엘의 번영을 위해 만드신 눈의 검이다.』


“아하~ 그래서 설검이구나.”


『그래. 그리고 나는 트윙키님의 뜻을 받들어, 이 세상에 나타난 설검의 정령이지.』



마치 동화책에서 나올 것만 같은 일들에 나는 두 눈을 빛냈다.



“그럼 정령님, 너는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건데?”


『아이시아스라고 불러! 멀쩡한 이름이 있잖아!』



‘거참, 되게 깐깐하네.’


나는 두 눈을 가늘게 떴다. 그리고 다시 물었다.



“그럼 아이시아스는 여기서 뭘 하는데?”


『에헴, 나는 보다시피 여기서 이 몸을 데려가 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지.』


“아하~ 고아구나.”



내가 납득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대답하자, 아이시아스가 발끈했다.



『고아라고 하지마! 난 엄연히 신의 뜻을 받들어 영예로운 의무를 진 정령이라고!』


“그래그래, 알았어.”



나는 아이시아스의 말에 적당히 맞장구 쳐준 후, 검을 다시 바위에 꽂아 넣었다.



『어?』



나는 한 손을 흔들어 보이며 작별 인사를 건넸다.



“그럼 잘 지내. 난 빨리 돌아가야 해, 율리우스가 기다리고 있을 거야.”



그 말을 마지막으로 등을 돌리려는 순간, 아이시아스가 다급하게 나를 불렀다.



『뭐? 야! 자,잠깐만!! 야! 멈춰봐! 스톱!!!』



아이시아스의 부름에 다시 고개를 돌린 나는 인상을 찌푸리며 대꾸했다.



“왜 자꾸 불러?”


『날 여기에 혼자 두지 마! 외롭단 말이야! 이제야 겨우 말이 통하는 녀석을 만났는데···.』


“싫어.”



내 단호한 대답에 아이시아스가 발끈했다.



『왜! 나 좀 데려가 주면 덧나냐?!』


“응. 그도 그럴게 너···”



아이시아스가 당황했다.



『내,내가 뭘?』


“시끄럽잖아. 그리고 귀찮아.”



나의 냉정한 대답을 마지막으로 아이시아스가 조용해졌다.



“그럼 안녕.”



내가 다시 등을 돌려 떠나려는 찰나, 아이시아스가 다급하게 소리쳤다.



『시끄럽게 안 할게! 귀찮게도 안 할게! 그러니까 나 좀 데려가 줘! 응?』


“내가 널 데려가면 뭐가 좋은데?”


『너! 검 쓰는 녀석이지?』


“어? 어떻게 알았어?”


『아까 휘두르는 걸 봐도 그렇고 그 허리에 매단 목검을 봐도 알 수 있지. 나를 데려가 주면 앞으로 내가 너의 파트너가 되어줄게!』



아이시아스의 제안에 나는 잠시 고민이 됐다.


아까 설검을 휘둘러보니까 진검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무척이나 가벼웠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진검을 사용하지 못한 이유가 위험해서도 있지만 무거워서라는 이유가 가장 컸기 때문에 더 고민이 됐다.


내가 가만히 생각에 잠겨 고민하는 모습을 본 아이시아스가 말을 이었다.



『어때? 이 정도면 끌리지 않아? 그리고 너처럼 어린 소녀들이 더 좋아할만한 것도 나는 알려줄 수 있는데.』


“그게 뭔데?”


『네가 18살 성인이 됐을 때, 나를 데리고 눈꽃제전에 나가서 우승하면 세상에서 가장 멋진 사랑을 할 수 있다고. 자, 어때?』



아이시아스의 제안에 나는 두 눈을 빛냈다.



“왕자님?”


『그래! 트윙키님이 직접 축복하신 사랑이라고. 완전 끌리지 않냐?』


“좋아!”



신의 축복을 받은 멋진 사랑, 나만의 왕자님을 만날 수 있다고 하는데 거절할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나는 아이시아스의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다.


‘설사 아니라고 하더라도 귀찮게 굴면 그 때 내쫓아버리지, 뭐.’


나는 다시 바위로 다가가 설검을 뽑아 들며 선언했다.



“귀찮게 굴면 내다버릴 거야.”



아이시아스가 휴-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알았어! 알았으니까 여기에 버려두고 가지만 마.』



설검을 든 나는 ‘흐흥~’하고 노래를 부르며 숲을 빠져 나왔다.


숲을 빠져나오니 날이 무척이나 어두워져 있었다.


‘어라? 왜 이렇게 어둡지?’


숲에 들어갈 때만 해도 환했던 밖이, 너무 어두워져서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아이시아스.”


“라푼젤!”



어떻게 해야 할 지 안절부절 못하던 내가 아이시아스를 부르자, 멀리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목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익숙한 금발의 남자가 잽싸게 달려와 나를 자신의 품에 꼭 껴안았다.



“아빠?”



아빠의 뒤에서 횃불을 든 율리우스가 달려오는 모습도 보였다.


나를 품에 안았던 아빠가 흥분한 얼굴로 내 양 어깨를 강하게 붙들었다.



“내가 널 얼마나 찾았는지 알아? 율리우스랑 나가지 말라고 했지! 왜 말을 안 들어서 사람을 이렇게···!”



아빠가 어찌나 세게 잡았는지 양 어깨가 무척이나 아팠다.



“아빠 잠깐! 아파! 아파-!”



내가 그렇게 말하며 어깨를 움츠리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아빠가 ‘아.’하고는 내 어깨에서 손을 뗐다.


당황했던 아빠가 금방 화를 냈다.



“왜 말을 안 들어! 왜!! 너한테 무슨 일 생겼을까 봐, 내가 얼마나 가슴 졸인 줄 알아?!”



화를 내는 아빠의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


그런 아빠의 얼굴을 보던 나는 얌전히 눈을 내리깔았다.



“미안···. 너무 심심해서 그랬어···.”



그러자, 아빠가 다시 단단한 팔로 나를 꼭 감싸 안았다.


아빠의 몸이 부르르 떨리는 게, 아빠의 품에 안긴 나에게 그대로 전해져 왔다.



“다시는 그러지마. 다시는 아무 말 없이 사라지지마. 너까지 없어져버리면 나는······.”



코를 훌쩍거리는 게, 아빠가 애써 눈물을 삼키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기 때문에, 나는 아빠한테 무척이나 미안해졌다.


저절로 울음이 터져 나왔다.


나는 설검을 쥐고 있지 않은 손을 뻗어서 아빠의 등을 토닥거렸다.



“응. 미안해, 아빠. 다시는 안 그럴게.”



그리고 횃불을 들고 있는 율리우스에게 시선을 옮기자, 율리우스가 안심한 표정으로 손을 들어 보였다.


아빠가 소매로 자신의 얼굴을 슥슥- 닦더니, 나를 번쩍하고 들어올렸다.


그렇게 아빠의 품에 안긴 나는, 횃불을 들고서 우리를 따라오는 율리우스와 함께 숙소로 향했다.


율리우스가 내 손에 들린 설검을 발견하고서 물었다.



“근데, 라푼젤. 그 검은 뭐야?”


작가의말

아이시아스가 드디어 등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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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검의 라푼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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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설검의 라푼젤 리메이크합니다! +2 17.03.15 157 0 -
14 빨간 장미와 검은 장미 17.03.15 219 0 9쪽
13 라벤더의 향기로움에 매료되다. 17.03.14 158 0 10쪽
12 이래도 나랑 결혼 안 할 거야? 정말로? 17.03.11 176 0 8쪽
11 여자는 검을 들면 안돼? +2 17.02.10 228 1 13쪽
10 설검의 여기사 17.02.01 152 1 9쪽
9 그게 아빠와 딸이니까. +4 17.01.27 220 2 12쪽
8 오늘은 왜인지 몸 상태가 이상해. 17.01.26 255 2 9쪽
7 다시 만나다 +2 17.01.26 210 2 10쪽
6 아이시아스 = 미소년 ? +4 17.01.24 264 2 10쪽
» 설검의 정령, 아이시아스. +2 17.01.22 202 2 9쪽
4 율리우스! 그 고백, 진심이야? +2 17.01.21 212 2 9쪽
3 아빠와 딸의 냉전 17.01.20 194 1 9쪽
2 네 놈이 내 딸에게 헛바람을 불어넣은 그 놈이냐 +2 17.01.19 290 3 10쪽
1 열세 살, 딸바보 아빠를 거부한 외동딸 +4 17.01.19 411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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