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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텐필러

판타지 세계의 사이코패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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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텐필러
작품등록일 :
2015.05.11 13:32
최근연재일 :
2015.06.24 00:08
연재수 :
33 회
조회수 :
8,991
추천수 :
104
글자수 :
169,264

작성
15.05.12 23:31
조회
301
추천
5
글자
11쪽

모험의 시작 (1)

DUMMY

모험의 시작 (1)


이 남자. 아직 이름도 모르는데 제 배를 쑤시질 않나, 기껏 살려 줬더니 또 죽이려 들질 않나. 아, 물론 이름을 안다고 해서 그런일을 해도 된다는건 아닙니다. 그래도 너무한것 같습니다. 마음이 부서졌다면 곱게 부서질 것이지 왜 남에게 피해를 입히는 쪽으로 발달한 걸까요.


"이게 무슨... 웃기지마!"


그는 피를 철철 흘리는 손목을 붙들고는 소리쳤습니다. 아이고 시끄러워라. 조금 진정시킬 필요가 있겠어요. 이래가지고는 모험은 커녕 저는 귓병으로, 이 남자는 화병으로 죽게 생겼으니까요.


"저기요. 당신이 그렇게 세요?"

"짜증나! 그냥 죽으라고!!"


징징대면서 자기가 원하는 것만 바라는거... 완전 애네요. 하아아... 앞으로의 고생길이 눈에 훤합니다.


"이 세상에 당신보다 센 존재가 없을거라고 생각하세요? 세상은 넓고, 강한것은 많아요. 그에 비하면 당신은 그렇게 강한 사람이 아니라는 거죠."

"무슨 개소리야!"


철없는 아이에겐 조금 따끔한 '개소리'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니까... 당신은 속박당했어요. 당신보다 강한, 이 '박애의 꽃잎'의 힘에요."


저는 다시 한번 박애의 꽃잎을 보여주었습니다.


"뭐...?! 내가 그딴 꽃잎에...? 설마... 찔러도 죽지 않았던건 그것 때문이냐!"


그는 자존심에 상처를 많이 입은듯 싶었습니다.


"내놔!"

"꺅!"


그는 제 손 위에 있던 박애의 꽃잎을 낚아 채다가 유심히 바라보았습니다.


까드득


음... 이를 갈고 있는 건가요. 미간에 잡힌 주름, 씩씩거리는 숨소리. 폭발하려는 모양입니다. 폭탄도 아니고 살짝만 건드리면 터지려 하네요.


"개소리!!!"


꽈아악


그는 손가락으로 꽃잎을 찢어내려 했습니다. 호호홋. 무의미한 일이란걸 모르네요. 방금전에도 말했다 시피, 세상에는 이 남자보다 강한 존재가 우글우글합니다. 마데하솔님의 꽃잎 조차도 그보단 강하죠.


'소녀여, 이 녀석좀 떼어 놓거라. 간지러워서 잠을 잘 수가 없다.'

"아..."


머릿속에 음성이 흘러왔습니다. 이 목소리가 누군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신부님께서 '마데하솔님의 축복'이라 했던것... 바로, 꽃잎에 깃든 분이죠. 저는 이 분을 꽃잎님이라고 부릅니다. 이분은 제게 여러가지를 가르쳐 주었습니다.


꽃잎님이 처음 말을 걸어준것은 이 남자가 제 복부를 나이프로 찔렀을때였습니다. 분명히 '이 남자의 생명을 너에게 씌우겠다. 그를 통제하는데 좋은 수단이 될 것이다.' 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더니, 끔찍한 난도질 속에서도 저는 상처 하나 없이 멀쩡할 수 있었고 역으로 이 남자는 중상에 빠졌습니다!


저는 솔직히 말하자면 마데하솔님의 신탁과 꽃잎님이 없었다면 이 남자를 죽도록 내버려 뒀을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눈물이 쏙 빠지도록 아픈건 동네 개한테 쫒기다가 언덕에서 구른것 이래로 처음이었으니까요. 정말로 아팠습니다.


꽃잎님께선 '소녀여, 이 남자를 치료해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신탁의 주인공이자 장차 모험가가 될 텐데 그땐 너무 쪼잔하게 굴었었네요. 저는 마음을 고쳐먹고 이 남자를 살려주기로 했습니다. 저를 찌른 사람을 구해줘야 한다니... 참... 신께서 내린 일거리는 역시 만만한게 아니네요.


"뭐야!"

"?"


갑자기 그가 귀를 긁어대며 소리쳤습니다. 귀에 날파리라도 들어간 걸까요?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덤으로 귓속에다 알까지 낳아서 대대손손 살아줬으면 좋겠네요. 진심으로요.


'네놈. 내 목소리가 들리는 것인가.'

"어디야! 죽여버리겠어!!"

"와..."


저는 그의 외침에 아주 질려버렸습니다. 얼굴도 보지않은 상대를 죽여버리겠다뇨. 저같은 경우엔 양호한 편인가 봅니다. 적어도 얼굴은 마주쳤으니까요.


'음... 네놈의 생명을 소녀에게 덧씌우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동화가 일어났나 보군. 계산 착오다.'

"너 설마...!"

'그렇다. 내가 박애의 꽃잎이다. 네놈을 속박한 장본인이지.'

"죽어어어어!!"


눈에 핏발이 서도록 광분했습니다. 말려야 하는걸까요.


"으아아아!"


말릴걸 그랬습니다. 손가락으로 찢어지지 않자 나이프로 찔러대고, 나이프로 찢어지지 않자 이로 잘근잘근 씹어대고, 그래도 찢어지지 않자 짐승처럼 꽃잎과 싸워대는겁니다. 언젠가, 유랑 서커스단에서 본 모습이었습니다. 바나나를 넣어둔 철창과 싸워대는 원숭이 한마리. 완벽하게 겹쳐지네요.


'소녀여, 이 남자좀 어떻게 떨어트려 주지 않겠나?'

"네."


저는 간단하게 대답하고는 발광하고 있는 그의 뒷통수를 세게 내리쳤습니다.


퍽!


"악!"


그의 손에서 빠져나온 꽃잎은 하늘하늘거리며 공중을 날아 다시금 제 손으로 돌아왔습니다.


'고맙다. 소녀여. 저놈은 짐승인가? 몸에 침이 묻어 불쾌하구나. 마데하솔님은 도대체 무슨 생각이신지...'

"그러니까요."

"으으으... 또... 때렸어?! 이 몸을? 하아... 하아... 짜증나... 짜증난다고!! 다 죽일거야!!"


그는 언제 중상을 입었냐는듯 제게 달려들었습니다. 그래도 더이상 당황하지 않아요. 제 몸에는 그의 생명이 둘러져 있습니다. 손해보는건 이 남자죠. 그의 나이프가 제 얼굴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꺄아악~!"


어라, 왠 여자의 비명소리. 제가 지른건 아니예요. 밖에서 울려퍼지고 있었습니다. 비명을 들은건지, 미치광이는 우뚝 멈춰서서 창가를 바라보았습니다. 엄청난 태세 전환이네요. 그렇게 분노하고 있던 그 표정은 어디로 사라지고 다시 무표정으로 돌아와 있었습니다. 확실히... 치료가 필요한 정신병이네요. 그는 정말로 분노하고 있었던 걸까요. 마음이 고장나지 않은 저로써는 그것조차 모르겠습니다.


"... ..."


그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습니다. 웃는걸까요...! 도대체 어떤것이기에 이 짐승의 입가에 미소를 띄우게 만드는것일까, 몹시 궁금했습니다.


"부탁입니다! 제발 부탁입니다!"


그녀의 소리가 더 커지고 있었습니다. 저는 꽃잎을 귓바퀴에 살짝 올려두고 서둘러 창가로 향했습니다.


"!"


제 앞에 펼쳐진건 끔찍한 장면이었습니다. 어머니로 보이는 한 여성이 땅에 머리를 박고 머리를 조아리며 빌고 있었습니다. 그녀의 앞에는 성인 남성보다 2배는 커다란 거구의 남성이 있었는데, 그의 손아귀에는 이제 7살이나 됐을 법한 남자 아이가 머리를 잡힌채 매달려 있었습니다. 저는 인상을 찌푸렸습니다.


그 거구의 남자는 보랏빛 체크무늬 망토를 두르고 있었으니까요. 그는 '쉐딩거'가문의 소속원입니다.


쉐딩거는 드렌 마을뿐만 아니라 주변 마을을 통치하는 가문입니다. 영주라고 부르는 족속들이지요. 이맘때쯤이 되면 세금을 걷는다는 명목으로 마을 사람들을 괴롭히곤 합니다.


저는 숨죽여 그들을 바라보았습니다. 쉐딩거 사람이 피식 웃으며 말했습니다.


"하, 아줌마. 이 꼬맹이가 내 손을 긁는데?"

"히이익! 피렌, 안돼! 그만둬!"

"살려줘~! 엄마~!"


거대한 손아귀에서 발버둥치던 남자 아이가 손톱으로 거구의 손을 긁었던 모양입니다.


"10배."

"네에...?"

"10배라고. 손이 다쳤으니까 치료해야할것 아니야. 이 녀석 손가락이 더러워서 병균이 옮았을지도 몰라. 그러니까 보리 10가마, 사과 30개. 아, 벌꿀도 한통 가져와."


순 억지입니다. 저도 모르게 손에 힘이 들어갔습니다.


꽈악


쉐딩거 사람의 만행을 보고 있는 사람은 저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그 주변에는 마을 사람들이 잔뜩 인상을 찌푸린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뭐라고 해 줄 수 없습니다. 드렌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쉐딩거에 반항하고 싶지만 드렌 마을에 사는 이상, 쉐딩거의 손아귀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반항했다간 사랑하는 가족, 모아온 재산, 심지어는 목숨까지 위험해집니다. 함부로 나서지 못하는것도 이해합니다.


드렌 마을에 산다는것이 올가미가 되어 목을 옭아매는 겁니다.


'저 덩치는 매우 나쁜 심성을 지니고 있구나. 필히 마계로 떨어질 사람이다.'


꽃잎님이 제 귓바퀴 위에서 말씀하셨습니다. 맞는 말씀이셨습니다. 저도 당장 저 남자를 막아서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드렌 마을의 주민인 이상...


"... 아!"


아니었습니다! 저는 이제 더이상 드렌 마을에 살 필요가 없었던 겁니다. 저는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모험'을 떠날겁니다. 그러니 제 목에는 더이상 올가미 따위가 걸려있지 않았습니다.


저는 아직도 웃고있는 미치광이를 올려다보며 말했습니다.


"저기요. 혹시..."

"도와달라는 거냐. 미쳤어? 하핫... 저렇게 재밌는 구경거리를 내가 왜 망쳐. 조그만한 놈들끼리 투닥거리니까 볼만 하군. 다음엔 저런 것도 해봐야겠어..."


이 미치광이에겐 도움따위 바라지도 않습니다.


"누가 도와달랬나요. 몸 상태가 어떠냐고 물으려 했어요."


그의 눈썹이 치켜올라갑니다.


"그건 왜."

"중상이었잖아요."

"흥, 그건 나약해빠진 놈들이나 그런거고. 이 세계에서 나는 거의 무적이라고. 그딴 상처따윈 진작에 회복된지 오래다."

"알았어요."


중상이 아니라네요. 저는 조금만 더 충격을 받으면 죽지 않을까 걱정되었을 뿐입니다. 저는 빙그레 웃으며 창가 위로 올라섰습니다. 한시라도 빨리 저 소란을 막고 싶었습니다. 마침 이곳에서 점프하면 딱 쉐딩거 사람위로 떨어지겠네요.


"너... 너 뭐해?! 여기는 5층이라고?"

"뭘요. 제가 죽는것도 아닌데."


탓!


저는 망설임 없이 발을 굴렀습니다.


"야! 하지마!!!"


호호홋. 이미 늦었습니다. 저는 빠른 속도로 쉐딩거 사람의 머리 위로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야아아아~! 망할 여자같으니라고~!"


그의 목소리가 길게 늘어집니다. 꽤나 당황한 모양이네요. 호홋. 의외로 목소리가 귀엽습니다.


저는 몸을 둥글게 말아 쉐딩거 사람의 머리 위로 발을 내밀었습니다.


퍽!


정확히 맞아 들어갔습니다!


"크헉!"


쿠궁~!


쉐딩거 사람은 무릎을 꿇고 바닥에 엎드렸습니다. 얼마나 무거운지 바닥이 진동하는것 같았습니다. 저는 머리를 타격한 반동으로 튕겨져 나가 길거리에 떨어졌습니다.


"으으으..."


아아~ 아픕니다. 두 발이 저릿했습니다. 5층에서 떨어지는것으로 모자라 발로 공격을 했으니 분명히 발목이 부숴질만한 충격이었겠지요. 그래도 꽃잎님의 '속박'덕분에 아프긴 해도 다리는 상처하나 없이 멀쩡합니다.


"끄아아아아아~!"


그때, 병원 5층 창문에서 괴로움에 찬 비명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어라라? 멀쩡하지 않은 사람도 있나보군요. 호호홋...


"죽여버릴거야~!"


또 금세 화가난듯 합니다. 저를 그렇게나 찔러대더니, 엄청 고소합니다.


투둑 투둑


"끄으으..."


이런, 화난 사람이 또 하나 있었습니다. 연약한 시골 처녀의 킥이니 한방으로 쓰러질거라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이건 의외네요. 쉐딩거 사람은 바닥에서 벌떡 일어나 무릎에 묻은 흙을 털어냈습니다. 효과가 전혀 없었던것 같습니다.


"... ..."


그리고는 무서운 표정으로 저를 처다보았습니다. 으~ 못생겼어요.


"다큰 아가씨가... 실성하셨네. 죽고 싶어?"


안타깝지만 절 죽이려면 많이 때리셔야 할거예요. 아~주 많이.


작가의말

좋아합니다. 친애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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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81 우룡(牛龍)
    작성일
    15.06.04 09:09
    No. 1

    5층, 최소 12m에서 최소 40kg의 무개가 발바닥 면적만큼 집중되서 짓밟았는데 멀쩡하군요.... 그리고 개인적인 바램입니다만 쓰래기는 쓰래기통에, 폐기물은 소각장으로 보내주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0 잠몽
    작성일
    21.04.29 01:19
    No. 2

    노잼 망작이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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