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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클라우스 님의 서재입니다.

반인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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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클라우스
작품등록일 :
2019.08.01 13:05
최근연재일 :
2019.08.30 17:00
연재수 :
2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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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3,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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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28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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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5. 이벤트

DUMMY

“으으으으”

나는 신음소리를 내며 눈을 떴다. 눈을 떠보니 자주 보던 우리 집 천장이 보였다. 나는 몸을 살짝 일으켜 베개에 기댔다. 그러자 고개를 숙이고 잠이 든 혜주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혜주야.”

“······.”

내 물음에도 대답이 없자 나는 혜주의 어깨를 살짝 흔들었다. 잠을 자던 혜주는 갑자기 자신의 몸이 흔들리자 깜짝 놀라 눈을 떴다.

“안녕?”

혜주는 나를 보자마자 주먹을 휘두르며 말했다.

“안, 안녕? 지금 안녕이라는 소리가 나오냐? 이 화상아! 내가 어! 다치면 죽는다고 했어? 안했어?”

“아, 아야! 아파. 그리구 다치진 않고 잠깐 쓰러진 건데?

“잠깐이 아니야! 너 쓰러진지 벌써 보름이 지났어, 보름이!”

“잉? 그렇게나 오래됐어?”

“그래 이 바보멍충아!”

나는 나에게 날아오는 혜주의 주먹을 확 잡아당겨 혜주를 끌어안았다.

“미안해 많이 미안해 그동안 많이 외로웠지?”

“······.”

잠시 뒤 나는 어깨 한쪽이 축축하게 젖어가는 것을 느꼈다.

“나 혼자두지 좀 마······.”

“미안해, 혜주야. 내가 정말 나쁜 놈이네.”

“······.”

“대답이 없는 거 보니까 진짜 나쁜 놈인가 보다. 이걸 어쩌나?”

“흑······ 바보.”

나는 잠시 혜주의 등을 토닥토닥 쓰다듬어줬다.

자신의 안식처 같은 남편의 품과 일정한 속도로 뛰는 남편의 심장소리에 진정이 된 혜주는 짐짓 삐진 표정을 하며 남편의 품에서 벗어났다.

나는 삐진 혜주를 다시 끌어안아 침대에 눕힌 후 여기저기 뽀뽀를 했다.

“하, 하지 마앙.”

혜주가 나를 뿌리치려고 하자 혜주의 손에 깍지를 낀 후 그녀의 혀를 탐닉했다.

언제 삐졌냐는 듯 혜주는 나를 갈망하고 또 갈망했다.

우린 그렇게 서로의 몸에 서로를 각인시켰다.

혜주는 숨을 헐떡거리며 나의 가슴에 얼굴을 기댔다.

“내가 쓰러지고 나서 어떻게 됐어? 그 누린내 아저씨는?”

“이것저것 물어보고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이 세상에서 지워버렸어.”

“으, 응?! 왜?”

“이번에 빅 시티에서 열릴 이벤트 1등 상품이······.”

“왜? 뭔데 그래?”

“······어머님 뼛조각이래”

나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분노를 느꼈지만 지금 당장 화를 낼 수는 없었다.

“어쩌다가 어머니 뼛조각이 1등 상품으로 나온 거야?”

“우리가 녹귀 스승님 성에서 지내는 동안, 개척자 중 누군가가 남편이 어릴 때 살던 집터를 우연히 지나다가 그 근처에서 뼛조각을 발견했나봐. 근데 그걸 술에 취해 나불거리다가 그걸 들은 개척자들이 발견자를 죽인 다음 뺏으려고 아주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었대. 빅 시티에 사는 사람들도 그 싸움에 끼어들고 그러다가 싸움이 너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니까 그걸 중재하려고 디프런트에서 아이디어를 낸 게 이벤트래. 그래서 1등 상품이······.”

“근데 세븐 실드 걔네들은 왜 거기를 뒤지고 있었대?”

“다른 뼛조각은 없는지 찾고 있었나봐.”

“하아.”

혜주는 조금이나마 내 기분이 풀릴 수 있도록 내 손을 잡아줬다.

“어머니의 뼈를 되찾아 와야겠네. 이벤트 참가신청은 언제부터지?”

“다음 주 월요일부터인 것 같아”

“흠······ 그럼 그동안 마력을 많이 쓰면 쓰러지는 문제부터 해결해야겠네. 이번에도 부탁 좀 해도 될까?”

“응 알겠어! 근데 어디서 하지?”

“A구역으로 다시 가자 그나마 거기가 사람들이 없고 몬스터도 없으니까.”

“으응 그럼 준비할게.”

나와 혜주는 일주일 이상 어치의 식량을 준비해서 A구역으로 향했다.

우린 적당한 그늘막을 만들어주는 나무 아래에 잠자리를 만들고 잠자리와는 먼 곳에서 훈련을 시작했다.

넓은 평야를 사이에 두고 혜주와 난 서로를 노려봤다.

“그럼 간다!”

나는 대여섯 개의 벽구을 만들어 혜주에게 날렸고 혜주는 화창을 만들어 대응했다.

콰콰쾅

폭음과 함께 평원 한 가운데가 움푹 파이면서 먼지가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시야를 가린 먼지를 이용해 나는 땅을 박차 올라 벽검를 혜주가 서있던 자리에 던졌다.

나는 벽검을 던진 후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아 급히 마력을 일으켜 먼지를 치웠다.

혜주가 서있던 장소에는 불여우 한 마리가 벽검을 입에 문 채 나를 올려다봤다. 나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 혜주를 찾기 위해 이리저리 몸을 돌려가며 주변을 살폈다.

주변을 살피는 동안 머리위에서 강력한 마력이 느껴져 급히 고개를 올려 하늘을 쳐다보니 강렬한 열기를 뿜어내는 화우가 떨어지고 있었다. 나는 급히 날개를 만들어 내 몸을 감싸 보호했다.

혜주는 화우가 쏟아진 자리에서 여기저기 그을리고 살타는 냄새를 풍기며 서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나는 재생하고 있는 날개를 잠시 쳐다본 뒤 양손을 각성시켜 허공을 교차하며 그었다. 그러자 손톱자국 모양을 한 흰색 뇌전이 혜주에게 날아갔다.

잠시나마 나에 대한 걱정을 접은 혜주는 자신에게 날아오는 뇌전을 막기 위해 여러 겹의 화벽을 만들었다.

쾅 쾅 쾅

뇌전이 화벽을 뚫는 동안 나는 혜주 뒤로 이동해 그녀의 옆구리에 주먹을 날리려고 모션을 취했다. 하지만 이 순간을 예측이라도 한 듯 허공에서 불로 만들어진 채찍이 날아와 내 손을 붙잡아 저지시켰다.

나의 공격 패턴을 알고 있던 혜주는 그가 자신의 뒤로 이동하기 전 조그만 화구를 하늘에 띄웠었다.

“오 무승부인가?”

“무슨 무승부야?! 내가 이긴 거지!”

대답과 함께 나를 발로 찬 혜주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혜주의 강력한 발차기로 인해 땅을 구르며 나가떨어졌다.

옆구리를 비비며 자리에 일어나 혜주를 향해 소리쳤다.

“아이고 아야 반칙이야 이건!”

“메롱”

나는 혜주가 혀를 내밀며 약 올리는 모습이 귀여워서 웃음이 나왔다.

“으이구 이제 그만 돌아가자.”

“나 다리 다친 것 같아 업어줘.”

“응? 다쳤어?! 언제? 멀쩡해 보이는데?”

“아니야 아파 크게 다쳤어!”

혜주는 고개를 강하게 저으며 말했다.

“풉! 알았어. 자, 업혀.”

“아 좋다! 이제 다리가 하나도 안 아프네!”

“그럼 이제 내려줄까?”

“윽! 다시 다리가 아파오는 것 같애 문현아.”

“네, 네. 그럼 계속 업어드려야지요.”

우린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으며 잠자리가 있는 곳으로 천천히 되돌아갔다. 그 뒤로 우린 매일 훈련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어느덧 시간은 빠르게 흘러 이벤트 참가신청이 있는 월요일이 되었다.

‘드디어 오늘인가?’

나는 등을 두드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이고 아이고 역시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더니 그 말이 딱이네.”

“이제 집에 가서 잘 수 있는 거야?”

드디어 집에 갈 수 있다는 생각에 감동의 눈물을 찔끔 흘리며 묻는 혜주였다.

“어, 이제 돌아가자!”

집으로 빨리 되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서둘러 짐을 챙긴 후 혜주를 안고 생텀 근처까지 날아갔다. 사람이 없는 곳에 도착한 나는 혜주를 땅에 내려다주고 날개를 없앤 뒤 남들처럼 평범하게(?) 생텀으로 들어갔다.

“드디어 집이다!”

나는 집에 들어오자마자 침대에 벌렁 드러누워 말했다. 그러자 혜주는 내 엉덩이를 때리며 말했다.

“아, 쫌! 씻고 누워!”

“알겠어, 알겠어. 내가 정말 미안해. 내가 잘못했네.”

나는 더 혼나기 전에 서둘러 씻으러갔다.

“문현아, 언제 참가 신청하러 갈 거야?”

“흠 A구역에서 오늘 돌아온 거니까 오늘은 집에서 쉬고 내일 가자.”

“응!”

다음날 늘어지게 늦잠을 잔 우린 대충 씻고 나와 빅 시티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빅 시티 출입구를 통과한 하자 축제준비를 하는 사람들의 모습들이 보였다.

‘에휴 저들은 마냥 즐길 수 있는 축제라서 좋겠네.’

나는 하하호호 웃으며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을 보며 쓴웃음이 지었다.

우린 벽면에 가득 붙어있는 포스터가 있는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신청은 디프런트에 가서 하면 되는 거네?

“근데 쌍둥이들하구 비키는 잘 지내고 있을까?”

혜주는 함께 웃으며 떠들고 있는 사람들을 보자 쌍둥이들과 비키가 생각났는지 우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나는 혜주의 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잘 지내고 있을 거야······.”

우린 잠시 그리움에 빠졌지만 지금 당장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기에 디프런트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와 사람 디게 많네.”

“그러게.”

디프런트 앞 큰 공터에는 많은 사람들이 참가 신청을 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문현아 저기 저 사람들 그때 세븐 실드 길드 사람들이지?”

“어?! 그러네······.”

나는 그들을 보며 주먹을 꽉 쥐었다.

사람은 끼리끼리 모인다는 말이 맞는 걸까, 세븐 실드 길드와 같이 5대 길드라 불리는 블러드 길드와 사신 길드 길드원들이 모여 있었다.

세븐 실드와 블러드, 사신 길드들은 디프런트에 소속된 고위층들이나 빅 시티에 거주하는 부유층들이 직접 나서서 할 수 없는 더러운 일들을 도맡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단 줄부터 서자 문현아.”

“으, 응 그래.”

나는 줄을 선 사람들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생텀에서 난다 긴다 하는 사람들은 온 것 같네.’

“힝 덥다 커피라도 사올걸.”

볼을 잔뜩 부풀리며 투정을 부리는 혜주였다.

“그러게 내가 생각을 못 했네 미안해.”

“아냐! 신청 끝나고 카페가면 되지 모.”

나는 혜주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말했다.

“그러자 그럼.”

나와 혜주는 그렇게 약 두 시간 가량 줄을 서서 기다렸고 드디어 우리 차례가 되었다.

“네 다음 분 들어오세요.”

시험장에 들어가자 말끔한 인상을 가진 디프런트 직원이 우리를 맞이했다.

“두 분이 참가 신청하시는 건가요?”

“아뇨 저 혼자만 할 거예요.”

“참가자 분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문현입니다.”

내 이름을 받아 적은 직원은 시험 보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문현님 그럼 이쪽으로 와주시겠어요? 이쪽에 보이는 마력측정기계에 마력을 불어 넣어주시면 됩니다. 마력을 불어 넣어 주시면 무지개색처럼 색이 나올 텐데 빨강은 가장 낮은 등급이구요, 보라는 가장 높은 등급입니다.”

“아 네 그럼 뭐 커트라인 같은 건 없나요?”

“노란색 이상만 나오시면 됩니다.”

“그럼 혹시 마력을 너무 많이 불어 넣어서 기계가 고장 나면 어쩌죠?”

“풉! 아, 죄송합니다. 저기 문현님처럼 간혹 마력으로 측정기계를 부수면 어쩌나하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어림도 없으니까 맘껏 실력발휘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하, 어림도 없다고?’

직원의 말에 열이 받은 나는 마력측정기계에 손을 대고 마력을 불어 넣기 시작했다. 그러자 측정기계 화면에 빨간색, 주황색, 노란색 계속해서 색이 바뀌더니 어느새 보라색까지 도달했다.

측정 화면에 보라색이 뜨자 깜짝 놀란 직원이 소리치며 말했다.

“어?! 잠, 잠시만요 저기요!”

보라색에서 멈출 생각이 없던 나는 계속해서 마력을 불어 넣었다. 계속해서 마력을 일으키자 내 주변으로 흰색의 뇌전을 품은 마력이 뿜어져 나왔다.

치지직 치지지직

내 뒤에 있던 사람들은 깜짝 놀라 황급히 나에게서 떨어졌고 혜주는 팔짱을 낀 채 계속해서 나를 쳐다봤다.

“언능 끝내 나 배고파!”

나는 고개를 돌려 혜주를 보며 대답했다.

“알겠어. 금방 끝낼게!”

나는 전과 다르게 강력한 마력을 불어 넣었고 내 마력에 버틸 재간이 없는 측정기계는 결국 펑하고 터지면서 녹아내렸다.

벙찐 얼굴로 기계와 나를 쳐다보는 직원을 보며 말했다.

“하하하 이, 이게 어떻게······.”

직원은 잠시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슬그머니 뒤쪽으로 이동했다. 나는 말없이 그를 매섭게 쳐다봤다.

직원은 잠시 주춤거리더니 합격자만 받을 수 있는 카드를 건네며 말했다.

“이, 이 카드는 절대 잃어버리시면 안 되시구, 아 음······ 예선전은 다음 주 월요일이니 늦지 않게 경기장으로 오시면 됩니다.”

직원 손에 들린 카드를 챙긴 후 나와 혜주는 뒤도 안돌아보고 시험장을 나왔다. 시험장 밖으로 나오자 시끌시끌 떠들고 있던 사람들이 말을 멈추고 우리를 쳐다봤다.

나는 그들의 시선을 무시한 채 혜주와 함께 디프런트를 빠져나왔다.

나와 혜주가 시험장을 빠져나온 이후, 다른 누군가에 의해 마력측정기계는 한 번 더 망가졌다.




제 글이 당신의 인생에 조금이라도 재미를 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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