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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카레 님의 서재입니다.

아카데미 SSS급 체술천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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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카레
작품등록일 :
2022.11.23 00:38
최근연재일 :
2022.11.25 04:27
연재수 :
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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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추천수 :
0
글자수 :
18,825

작성
22.11.23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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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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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7쪽

프롤로그.

DUMMY

"우리끼리 경쟁하고 있을 때가 아니야!"


오렌지색 조명이 비추는 대회의실에서 갈색 머리 소녀가 외쳤다.


"그 녀석들 목적 못 들었어? 시험장에 모인 응시생들을 전부 죽이겠다잖아! 시험이 아니라 목숨 건질 방법부터 생각해야 하는 거 아니야?!"


그녀의 외침 이후로 강당에 침묵이 맴돌았다. 잠시 후에, 회의에서 가장 활발히 발언하던 검은 코트 차림의 마술사가 말했다.


"지금 하고 있는 회의가 바로 그 목숨을 건지기 위한 궁리라고 생각되는데."


현재, 테러리스트들은 환일 아카데미의 입학시험이 진행되고 있는 사상결계에서 외부로 탈출할 수 있는 수단 중 하나, '시험 포기'기능을 봉인했다.


사상결계 내부에서는 응시생들이 서로를 공격하지 못하게 막는 <철벽의 가호>가 적용되고 있기에 테러리스트들로부터 직접적인 공격은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놈들이 직접 결계 내부의 응시생들을 몰살하겠다고 선언한 이상 머잖아 가호를 뚫을 수단을 얻는다고 예측하는 것이 타당하다.


테러리스트의 본격적인 공격이 시작될 시, 스케일 8등급── 전쟁의 유불리조차 뒤집는 전략 병기로서 분류되는 강대한 마술사에게 대항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목숨을 건질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시험을 클리어하고 밖으로 나가는 것뿐이다.


대회의장에서 오가던 논의의 주제는 다음 과제인 <8층>을 어떻게 공략할지에 대한 것이었다. 여기까지만 보면 회의는 테러리스트들로부터 살아남기 위한 의견 교환이었다.


하지만 내막을 파고들어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던전에 입장할 순서나 정하고 있었으면서, 웃기지 마! 경각심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이 회의에 모인 인원 전부 힘을 합쳐서 최대한 빨리 시험을 통과할 생각부터 했어야 하는 거 아냐?"


보라색 머리의 깡마른 남자가 손을 들며 말했다.


".......정말 테러리스트가 있다면 그렇겠지. 하지만 이 사태도 환일 입학시험의 일부일지 모르는 거 아니야?"


"뭐야?"


"테러리스트들이 도심가를 헤집었던 게 겨우 3주일 전이야. 연합에서는 보안 수준을 최대로 높였지. 지금처럼 경비가 삼엄한 시국에 아카데미를 상대로 대규모 테러를 일으키는 건 현실적으로 힘들어."


갈색 머리 소녀가 반론했다.


"현실은, 삼엄한 보안을 뚫고 결계에 침입한 테러리스트들이 우리한테 살인 예고 메시지를 발송했다는 사실이 현실이야."


"그 메시지부터 이상해. 메시지는 응시생 전원한테 시스템 패널을 통해 전달됐어. 패널은 관리자 권한 없이는 다룰 수 없고, 시험 포기 기능을 막는 것도 마찬가지지. 테러범이 관리자 권한을 가지고 있다면 왜 당장 철벽의 가호를 풀지 않는 건데?"


"패널로 메시지 보내는 것보다 가호를 푸는 게 더 어려운 일인가보지! 다들 이 단순한 걸 이해 못 하겠어? 우리끼리 던전 입장 순서를 놓고 아옹다옹 다툴 때가 아니야!"


"그 말에는 아무런 근거도 없어.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나는 이번 메시지도 시험의 일부라고 생각해. 1초라도 빨리 결계를 탈출해서 외부와 접촉. 환일의 교사들에게 결계 내부의 상황을 알리면 되는 거겠지. 그 과정에서 얼마나 평정심을 유지하는지를 평가받을 거고."


"네 말에도 근거는 없어. 피차 근거 없는 논리에 매달리고 있다면 어느 것이 더 합리적인지 정할 수 없어. 자기 소신대로 활동할 뿐이지. 나는 우리 파티 이외의 다른 응시생들과 협력하고 싶지 않아. 입학시험에서 최고 등수를 차지하는 게 우리 목표니까."


음침해 보이는 남자와 갈색 머리 여자의 대립이 팽팽하게 이어졌다. 이 둘이서 강당에 모여 있는 응시생들의 의견을 양분해서 대표하는 것 같았다.


대화가 진행될수록 협력보다는 경쟁하자는 여론이 강해지고 있었다. 내가 원하는 흐름은 아니었다.


"나도 한 마디 하고 싶은데."


거수하고 말하자 시선이 쏠렸다. 여태껏 회의에는 한 번도 참가해본 적이 없던 뉴페이스가 나타난 것만으로 강당이 작게 술렁거렸다.


"......네 이름은 알아."


회의장에서는 보라 머리 음침한 마술사, 김세현이 접점을 가진 유일한 상대였다.


"시험 초기에 파티도 못 구한 반푼이 아닌가? 이 회의에 낄 자격은 없다고 보는데."


"못 구한 게 아니라 안 구한 거야. 회의에 낄 자격에 대해 말해 줬다만, 난 파티 없이 혼자서 8층까지 올라왔어. 발언하기 위해 필요한 권리가 마술사로서의 실력이라면 내가 입을 열지 못할 이유는 없을 것 같은데. 그 밖에 다른 자격이 필요한가?"


세현은 침묵으로 답했다. 내가 강당의 분위기를 장악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두 번이나 이만큼 이목을 모으기는 힘들 것이다. 이 기회에 응시생들의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고 되뇌이며 말했다.


"네 말의 오류부터 짚고 넘어갈까 하는데. 만약 테러리스트들이 결계에 난입한 상황을 시험의 일부라고 치면, 너희 파티는 가장 먼저 정상에 올라 결계 내부의 상황을 교수진에게 전하겠다고 했었지."


"거기에 오류가 있다고?"


"그 작전대로면 결계에서 빨리 탈출하는 순서대로 순위를 매기는 기존의 시험 방식과 달라진 게 없잖아. 주최측에서 테러라는 변수를 일으켰다면 평가 기준도 그에 맞춰서 변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지 않겠어?"


".....!"


"수석을 차지하겠다는 목표에만 집중하느라 시야가 좁아진 것 같네. 나는 저 쪽......?"


갈색 머리 소녀를 향해 시선을 돌리자 짤막히 대답이 돌아왔다.


"안소라."


"안소라 응시생의 의견대로 응시생 전원이 협력해서 시험을 통과하는 쪽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이상."


말을 마치면서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어느 정도 설득이 먹히는 분위기였다. 세현도 내 논리가 타당하다 여겼는지 반박하려 하지 않았다.


앞으로는 테러리스트에게 맞서 협력하기 위한 방법이 오갔으면 좋겠는데. 나는 검지와 중지를 맞대고 허공에 별 문양을 그렸다. 보조 프로그램에서 콜라 한 잔을 받아 단숨에 들이켰다. 빈 캔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 순간, 누군가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그건 내 마음에 드는 그림이 아닌데?"


갈색 코트를 입은, 금발 머리의 여성이었다. 그녀는 양손을 얼굴 높이까지 들어올리며 말했다.


"오늘 회의도 전부 없던 걸로 하자. 다음번에는 좀 더 생산적인 회의가 됐으면 좋겠네!"


"이봐, 누구 마음대로 헛소릴 지껄여?"


세현이 뇌까리자 금발 머리 소녀가 손뼉을 두드렸다.


"꿈이 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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