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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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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령랑
작품등록일 :
2023.05.11 15:23
최근연재일 :
2023.05.21 13:00
연재수 :
1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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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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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2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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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역장비의 문제점

DUMMY

제14화. 퇴역장비의 문제점



함장을 믿는 것과 상부 지휘소의 명령을 어기는 것은 성격이 다른 법이다.

그 때문에 함장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면서도 한구석에 불안감을 가지고 있던 양만춘함의 함교로 텔레타이프 전통이 들어왔다.

그걸 확인한 통신장교의 표정이 밝아졌다.

이내 해당 전통문은 재빨리 부장에게 전달되었다.

통신장교로부터 받아든 전통문을 읽어 내려간 부장의 표정도 밝아졌다.

그런 부장의 얼굴을 힐긋 일별한 최호 대령이 물었다.

“사령관님 명령이냐?”

“예. 작전을······.”

“허가한다지?”

“어! 어떻게 아셨습니까?”

“평소 텔레타이프를 구시대 유물이라고 떠들던 본부장이 그걸 쓸리는 없고. 사령관님일거라고 생각했다. 사령관님이면 현장 상황을 잘 아니까. 못마땅해도 고집을 부려 훼방 놓기보다는 일이 되게끔 할 양반이지.”

“여하간 사령관님의 허가는 나왔습니다.”

부장이 고의적으로 목소리를 높인 탓에 그 말을 모든 함교 요원들이 듣고 표정이 한결 편안해졌다.

그런 부장의 의도를 알아차린 최호 대령이 쓰게 웃었다.

“자, 허가도 내려왔으니 부담 없이 달려보자. 아! 통신기는 계속해서 받지 말고.”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대번에 상황실에서 벌어지고 있을 상황을 짚어내는 최호 대령의 명령에 통신장교가 큰 목소리로 답했다.

“예. 함장님!”

상부 지휘소의 명령에 불복한다는 불안감이 사라진 통신장교의 표정과 음성이 밝아진 것에 최호 대령이 다시 한 번 피식 웃었다.

그렇게 양만춘함이 조금은 가벼워진 마음으로 태평양을 고속으로 가르고 있었다.


*****


“2지점입니다.”

부장의 보고에 류정수 상좌가 명령했다.

“정지. 현위치 지키라.”

류정수 상좌의 명령에 따라 ‘041형’이라 불리는 북한의 신형 잠수함이 정지했다.

“정지 했습니다. 현위치 지킵니다.”

부장의 보고를 확인한 류정수 상좌가 청음요원을 돌아봤다.

“중국 아들은?”

“아직 청음되지 않습네다.”

“좋아. 아직까지는 작전대로구만. 다른 놈들은? 들리는 거이 없나?”

“근처에는 없습네다. 멀리서 수상함 추진음이 들리긴 합니다만 너무 멀어서 자세한 거리는 모르갔습네다.”

장비한 소나의 부실함 때문이다. 그러니 청음요원을 닦달할 필요는 없었다.

“알았다. 여하간 주위에 뭐가 없다는 건 확실 하지?”

“예. 없습네다.”

청음요원의 확답에 류정수 상좌가 부장을 바라봤다.

“스노클 올리고 충전하자.”

“예. 함장 동지. 함 스노클 심도로 부상!”

부장의 복창이 있은 뒤로 ‘041형’ 잠수함의 승조원들이 바쁘게 움직였다.

스노클 심도로 부상한 잠수함이 수면위로 스노클을 올려 신선한 공기를 빨아들여 함내 공기를 바꾸고, 꺼두었던 디젤 인젠을 돌리기 시작했다.

사용한 전기를 충전하기 위해서였다.

모처럼 신선한 공기가 들어오자 승조원들의 표정이 밝아졌다.


*****


대양의 잠수함을 감시하는 시스템은 대잠초계기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인공위성을 통한 감시도 가능하다.

이것이 가능해진 이유는 자기장 탐지 센서의 감도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이 발전했기 때문이다.

금속으로 만들어진 잠수함의 경우 필연적으로 주변의 자기장 변화를 야기하는데 위성으로 이 변화를 탐지하는 것이다.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 잠수함도 여러 가지 장치들로 주변 자기장의 변화를 무력화하는 시도를 한다.

하지만 북한 잠수함의 경우 이 장치의 성능이 서방 잠수함들에 비해 상당히 낙후되어 있었다. 이것은 러시아는 물론이고, 중국에 비해서도 부족한 능력을 보였다.

그것이 북한의 신형 잠수함인 ‘041형’의 발목을 잡았다.

미국 콜로라도주 피터슨 우주군 기지 내 우주군작전사령부 상황실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공해상 일정 구역에서 지속적으로 자기장의 변화가 관측되고 있습니다. 해당 해역에 AIS(Auto Identification System: 자동 식별 시스템) 식별부호는 없습니다.”

우주군 상황실장의 보고는 해당 지역에 대형금속 물체가 존재한다는 뜻이었다.

정상적으로 운항중인 선박이라면 안전을 위해서라도 AIS를 끌 이유가 없다. 따라서 해당 선박은 작전 중인 군함 또는 잠수함일 가능성이 높았다.

당연히 아군 또는 협의된 동맹군의 함정은 아니었다. 그런 함정의 위치는 사전에 통보되어 오니까.

따라서 상황실장의 보고는 적대적 물체로 판단했다는 의미라는 것을 알아들은 우주군 작전담당 부사령관인 페퍼 소장이 물었다.

“어디지?”

“동해 부근입니다.”

“해당 지역에 대한 영상 수집 가능 한가?”

“최소 2시간 정도 지나야 영상위성 배정이 가능합니다.”

상황실장의 답변에 페퍼 소장이 잠시 고민하다 명령했다.

“7함대 사령부로 해당 지역으로 초계기 보내서 확증 정찰 실시해 달라고 요청해.”

“예. 부사령관님.”

잠시 후, 우주군 작전사령부 상황실의 요청으로 미해군 7함대 소속 항공대 기지가 있는 미사와 기지에서 P3-C 초계기가 이륙했다.

미 해군 소속 초계기들이 P-8 포세이돈으로 교체되어 가는 와중이었기 때문에 현역에 남아있는 P3-C 초계기의 숫자는 얼마 되지 않았다.

그런 P3-C에는 자기장 탐지 장치인 MAD가 탑재되어 있었다. 탐색 범위가 수백 M에 불과해서 효용성에 의문이 제기 되곤 하지만 수색 범위만 잘 맞춘다면 수중에 숨어있는 잠수함을 찾아내는 것엔 나름 효율적인 탐지장비였다.

그런 MAD 장비를 미군이 신형 초계기인 P-8에 장착하지 않은 이유는 최근 들어 세계 각국이 배치하고 있는 신형 잠수함들이 MAD가 탐지하지 못할 정도로 뛰어난 자기장 감소장치들을 부착하기 때문이다.

거기다 MAD 장비가 가진 탐지 영역의 협소성과 운영의 제한성이 자주 논란거리로 작용하였던 탓이 컸다.

따라서 신형 초계기인 P-8은 MAD대신 고감도 소노부이를 비롯한 대체장비를 탑재한다. 이중 하나가 탄화수소 탐지장비인데 이것은 과거 디젤 잠수함의 매연을 탐지하던 장비와 상통하는 기능을 가졌다.

그렇다고 7함대 사령부가 우주군 작전사령부가 요청한 확증 정찰의 요체가 자기장 변화에 있었기 때문에 MAD장치를 가지고 있던 P3-C를 배정했던 것은 아니었다.

신형 기체이고 성능이 더 좋은 P-8 중 작전 가능 기체들은 모조리 북한과 중국 잠수함 추적에 동원되어 있었던 탓이다.

한마디로 7함대 사령부는 우주군 작전사령부의 요청을 보다 덜 중요하게 판단했다는 의미였다.

미 해군이 운용 중인 P3-C들은 여러 방면으로 꽤나 복잡한 문제를 안고 있었다.

퇴역중인 장비였던 데다 부속품 수급 문제까지 겹쳐서 다수의 동류전환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장비들이 여럿 있었던 것이다.

콜싸인 펠리컨25로 불리는 P3-C도 마찬가지였다.

탐지장비들 중 상당수가 제대로 기능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투입되었던 것은 그나마 MAD는 작동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펠리컨25가 목표 상공을 향해 시속 750Km의 최대속도로 비행 중이었다.


*****


스노클 심도로 부상하면 잠망경과 신호안테나도 수상으로 올릴 수 있었다.

물론 이 세 가지를 모두 올릴 경우 수면 포말이 더 많이 생겨서 포착이 더 쉬워지기 때문에 잠망경과 신호안테나는 가능한 필요시에만 수면 위로 올린다.

북한의 ‘041형’ 잠수함의 경우 스노클과 수상 신호를 탐지하기 위한 안테나를 수면위로 올려두고 있었다.

그 덕에 ‘041형’ 잠수함은 수상위에서 전달되는 여러 신호를 포착할 수 있었다.

그중 하나가 전자신호 분석관의 시야를 잡아끌었다.

“항공깁네다. 거리는 25km, 신호의 이동방위를 볼 때 우리 쪽입네다.”

분석관의 보고에 표정을 굳힌 류정수 상좌가 부장을 돌아봤다.

“충전은?”

“72파센트 입니다.”

부장의 답에 류정수 상좌의 물음이 던져졌다.

“3지점까지 가닿을 수 있갔어?”

“새리새리(알쏭달쏭) 합니다.”

확답을 하지 못하는 부장의 답변에 류정수 상좌가 갈등했다. 지나가는 비행기라면 상관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에 하나 다가오는 비행기가 초계기나 정찰기라면······.

결국 류정수 상좌가 결정을 내렸다.

“충전 중지. 스노클 내리라. 잠항, 심도 90!”

“엔진 정지. 스노클과 안테나 내리고, 더 깊이 들어간다! 목표 심도 90.”

부장의 복명에 승조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잠시 후, 충전을 중지한 ‘041형’이 바다 속으로 깊게 내려갔다.

류정수 상좌가 명령한 90M에 도달한 ‘041형’은 조용히 자리를 이동했다.

“5백 미터만 움직여 보자.”

류정수 상좌의 명령에 따라 ‘041형’은 2지점 좌표에서 5백 미터를 전진해서 멈췄다.

“침묵!”

류정수 상좌의 명령에 ‘041형’이 조용히 바다 속을 부유했다.

그 순간.

“수상음! 항공깁네다.”

속삭이는 청음요원의 음성에 류정수 상좌를 비롯한 지휘소 요원들의 표정에 긴장이 차올랐다.

잠수함에 장비된 소나가 항공기의 진동을 느낄 정도면 수면 가까이 저공비행을 하고 있다는 뜻이었기 때문이다.

공해상에서 그처럼 낮게 날 경우는 한 가지 뿐이다.

‘초계기다!’

류정수 상좌의 표정이 심각해 졌다.


*****


“목표 상공. MAD 조사 시작합니다.”

P3-C가 목표 지점을 가운데 두고 저공비행으로 선회하면서 MAD장비로 수면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10여분을 비행했음에도 MAD 장비에는 괄목할만한 정보가 표시되지 않았다.

“빌어먹을! 장비에 문제가 생긴 모양입니다. 노이즈가 너무 많이 낍니다. 이래서는 실제로 저 아래에 잠수함이 있어도 그 신호를 분리해 내긴 어렵겠습니다.”

MAD요원의 보고에 지휘관의 인상이 구겨졌다.

하필 작전에 들어와서 구형인 MAD 장비가 말썽을 부리기 시작한 탓이다.

그렇다고 이대로 돌아갈 수도 없었다. 결국 지휘관은 다른 장비를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소나부이 투하해!”

지휘관의 결정에 따라 P3-C가 소나부이를 투하하기 시작했다.


*****


소나부이의 착수음은 ‘041형’에서도 포착되었다.

“무언가가 입수했습네다.”

청음요원의 보고에 류정수 상좌의 다급한 명령이 떨어졌다.

“침묵 강조! 좌측 아래로 기만체 발사.”

류정수 상좌의 명령에 곧바로 기만체가 발사되었다.

가만체가 내는 소리를 들으며 지휘소 요원들의 표정이 긴장으로 가득 찼다.

청음요원은 수상을 진동하는 음파로 초계기가 이동하고 있음을 알려왔다. 기만체에 속은 것 같았다.

잠시 후, 청음 요원의 표정이 완전히 굳었다.

“입수음 후, 수중 추진음. 어룁니다!”

청음요원의 보고에 류정수 상좌는 물론이고 지휘소 요원 전원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이동 방향은?”

긴장어린 류정수 상좌의 물음에 잠시 헤드셋에 귀를 기울이던 청음요원의 표정이 풀어졌다.

“기만체를 따라갑니다!”

여기저기서 안도의 한숨이 새어나왔다.


*****


쾅!

커다란 폭음과 함께 물기둥이 솟았다.

해당 지역으로 이동한 초계기가 선회하며 살폈지만 수상으로 기름띠나 부유물이 올라오는 것은 관측되지 않았다.

“오류였던 모양입니다. 소나부이에서 들어오는 신호를 분석하는 장비에도 노이즈가 심하게 들립니다. 전체적으로 장비가······.”

뒷말을 흐리며 고개를 가로젓는 음탐요원의 표정이 짜증으로 물들어있었다. 확실히 P3-C의 정비 상태가 좋지 못했다.

음탐요원의 말에 지휘관은 갈등했다.

완전하지 않은 장비로 계속 맴돌 것인지, 문제를 인정하고 다른 초계기를 불러들여야 할지 선뜻 결정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올해 진급대상이었던 지휘관이 조금 더 돌아보기로 결정했다.

“조금 더 움직여 보자.”

지휘관의 결정에 미해군 항공대 소속의 P3-C가 주변 상공을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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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연재는 매주 화. 목. 토 3일입니다만 가능한 더 많이 연재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3.05.11 182 0 -
» 퇴역장비의 문제점 23.05.21 255 2 12쪽
13 사령부의 갈등 23.05.20 193 1 12쪽
12 똘기 충만한 육사출신 함장의 결단 23.05.19 220 1 12쪽
11 억울한 육사출신 23.05.18 200 3 12쪽
10 위치 상실 23.05.17 211 2 12쪽
9 세상에서 두 번째로 빠른 물고기 23.05.16 223 2 12쪽
8 위기 신채호함 23.05.15 213 2 11쪽
7 마양도 수중 탐색전 23.05.14 218 2 11쪽
6 식별 코드, C11 23.05.13 236 1 11쪽
5 문제의 근원지, 마양도 23.05.12 264 2 11쪽
4 SS 086 신채호함 23.05.12 283 2 12쪽
3 실종(失踪 : 종적을 잃음) 23.05.11 298 2 12쪽
2 복잡한 계산들 23.05.11 317 4 12쪽
1 사태의 시작 23.05.11 465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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