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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꾼의 서재입니다.

마신 유희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판타지

완결

그림자꾼
그림/삽화
sion422
작품등록일 :
2018.06.24 20:23
최근연재일 :
2019.07.22 00:10
연재수 :
92 회
조회수 :
810,445
추천수 :
19,289
글자수 :
548,659

작성
18.08.20 21:15
조회
21,031
추천
329
글자
12쪽

마신 강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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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유아는 퀘스트를 떠올리며 제단을 쳐다봤다.


‘고블린을 만들라고 했지?’


하지만 고블린을 만드는 방법은 몰랐다. 이게 게임이라면 마우스 커서를 옮겨 클릭이라도 하겠지만, 그런 게 전혀 없으니 말이다.


유아는 제단을 손으로 툭툭 두들겨 보았지만 아무 반응이 없자 혀를 내둘렀다.


“혹시 고블린을 만드는 방법을 아십니까?”


결국 도움을 청하기로 했다.


유아의 말에 언데드 리치는 흠칫 놀라며 기도를 멈추고 서적을 들어 올렸다.


“그러니까 성서에 의하면···. 마신께서는 탄생시킬 마물을 떠올리면 된다고 합니다.”


“...그런가요?”


유아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고블린에 대해 떠올렸다.


‘보통은 키가 작고, 코가 크고, 장난기가 많은 녀석이겠지?’


그때 제단에서 검은빛이 뿜어져 나왔다.


촉수처럼 뻗어 나간 검은 그림자는 제단 앞에서 뭉클거리더니 흙을 모아 모형을 만들기 시작했다. 대기 중에 있던 수분이 모여들며 만들어진 흙 모형 위로 뿌려졌다.


진흙 인형이 모형을 갖추자 점차 굳어져 갔다.


그 모습을 본 언데드 리치는 놀란 듯 안광을 크게 떴다.


마나가 육체를 형성하고 영혼을 만들어낸다. 성력이 생명력을 부여하고 마력이 죽음에 대한 수명을 선사한다.


생명 창조의 기적이 일어나고 있었다.


‘맙소사. 생명이 창조되고 있다!’


언데드 리치가 감탄할 사이, 굳어진 진흙 인형은 점차 색을 갖추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짧고 몽땅한 몸, 녹색의 피부, 크고 굵직한 코와 길고 뾰족한 귀, 잔꾀가 많아 보이는 인상의 고블린 5마리가 만들어졌다.


[신앙심 500을 소모하여 고블린을 탄생시켰습니다!]


[퀘스트를 완료하였습니다. 보상으로 신앙심 100이 주어집니다.]


...퀘스트를 완료 보상보다 과정 값이 더 나가는 이유가 뭘까?


불편한 진실에 유아가 인상을 찌푸릴 때, 고블린들이 제단 위에 앉아 있는 유아를 발견하고 눈을 빛냈다.


그들은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유아의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아 기도를 올렸다.


“아아, 위대한 창조주께서 저희를 깨워주셨나이다! 이 육체와 영혼을 다해 당신을 숭배할 것을 맹세합니다. 무엇이든 명령을 내려주십시오!”


기도를 올리는 두 손은 떨고 있었고 꼭 감은 두 눈에서는 탄생의 기쁨을 표현하는 듯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 모습에 유아는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기사가 군주에게 향하는 충성의 서약과는 다른 신도가 광적으로 신을 숭상하고 숭배하는 모습 같았다.


[고블린들이 기도를 올렸습니다. 신앙심 50이 올랐습니다. 다음 기도까지 하루가 남았습니다.]


신도를 늘려 신앙을 올려라···.


유아는 퀘스트 알림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게 되었다.


신앙심을 늘리고 마물을 다스리며 유희를 즐겨라.


그것이 [우주 창조자]가 보낸 [신의 유희]라는 게임의 의미였다.


* * *


[나무를 심었습니다. 신앙심 50을 소모합니다.]


머릿속에 각인되는 메시지가 흐르고 눈앞에서 비정상적으로 나무가 솟구쳐 올랐다.


이 세상의 법칙을 무시하는 듯 새싹이 자라고 단 몇 초 만에 다 성장한 나무가 만들어진다.


고블린들은 돌로 만든 도끼를 이용해 만들어진 나무를 힘껏 내려치며 베어냈다.


똑딱-! 똑딱-! 똑딱-!


고블린들은 베어낸 나무를 다듬고 옮겨 조잡하기 짝이 없는 신전을 만들기 위해 애를 썼다.


유아는 그 모습을 제단에 앉아 지켜보며 멍한 표정을 지었다.


뭐랄까, 이 모습···. 그래, 원시인들이 살아가는 모습 같다.


신전을 만드는 건축법이나 제대로 알고나 있는 걸까···. 라는 의심마저 들었다.


다행히도 그것에 관해서는 ‘홀프’라는 언데드 리치가 알고 있는 모양이다.


“자재를 날라라.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홀프라는 이름의 언데드 리치는 고블린들을 지휘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지팡이를 이용해 언데드를 소환했다.


인간의 뼈대로 된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일꾼용 스켈레톤이 움직이며 고블린들의 작업을 돕고 있었다.


[조잡한 신전이 완성되었습니다. 보상으로 신앙심 500을 얻게 되었습니다!]


[고블린들이 건축물에 대한 이해도가 상승합니다. 정교한 건축물을 만들 수 있는 손재주가 조금 상승합니다.]


신전이라고 보단 버려진 교회나 성당 같은 분위기다. 언제 무너져 내려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조잡하고 엉성한 건물이 완성되었다.


그러한 건물 내부, 제단에 앉아 있는 유아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불합리해.”


유아가 ‘자연 창조’라는 신의 권능을 이용해-자신이 속한 제단의 영역에 따라 개조가 가능한 모양이다.- 신전을 만드는 나무를 심는데 만해도 1,000포인트가량을 소모했다. 그리고 얻는 포인트가 500이라니, 보상보다 만드는 과정에서 비용이 더 드는 것에 불만을 표할 수밖에 없었다.


‘너무하잖아. 아무리 그래도 이래선 퀘스트를 하는 보람이 없어.’


신전이 완성되자 푸른 들판의 영역이 넓어졌다.


빙하기처럼 내치던 눈보라가 사라지며 더 넓은 지역으로 따뜻한 기후가 자리 잡고 들판이 형성되었다.


그 모습에 유아는 어림짐작할 수 있었다.


‘...경영 시뮬레이션 같은 건가.’


초반에 주어진 10000포인트의 신앙심은 여유 자금인 모양.


그걸 적절히 사용하여 파산하지 않도록 운영하는 게 좋을 거 같았다.


‘게임은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우주 창조자]가 보낸 게임 중에는 이 같은 경우가 많았기에 자신감은 충분했다.


[신전이 완성되었습니다! 종교의 형태가 만들어집니다. 당신의 종교 및 영역에 대해 이름을 붙여주십시오.]


“이름? 아, 종교에 이름을 붙이는 건가.”


유아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테라.”


예전부터 [우주 창조자]가 게임을 보낼 때마다 자주 사용했던 플레이어 이름이었다.


[‘테라’라는 이름으로 종교가 탄생합니다!]


고블린과 홀프가 신전에 들어와 유아를 발견하고는 다시 기도를 올렸다. 신앙심이 추가되었다.


신전의 효과로 +5가 더 채워진 모양.


[새로운 건축물 슬롯이 생겼습니다!]


[새로운 자연 창조 슬롯이 생겼습니다!]


“이 세계에서 유희하기보단···.”


유아는 눈을 깜박거리며 눈살을 찌푸렸다.


“...문명을 하라는 것 같은데.”


천천히 발전해 나가라는 모양이다.


* * * *


[조잡한 신전이 정교한 신전으로 업그레이드되었습니다.]


[최대 인구가 200으로 늘어납니다. 현재 인구수 100/200.]


[심볼을 만들었습니다. 더욱 정교한 종교의 형태가 갖추어집니다.]


[조잡한 집을 만들었습니다.]


[테라의 영역이 확장됩니다.]


[농사를 짓는 법을 익혔습니다. 최하급 농사법을 가지게 됩니다.]


[신앙심이 올랐습니다. 새로운 권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축복’의 권능을 익혔습니다. 자신의 힘 일부를 나뉘어줄 수 있습니다.]


유아는 제단에 앉아 발과 몸을 앞뒤로 흔들며 정면을 바라봤다.


눈앞에는 거울처럼 생긴 원이 만들어지며 자신이 만들어낸 영역, ‘테라의 영역’을 볼 수 있었다.


그곳에 100여 마리가 넘는 고블린들이 건물을 짓거나 농사를 짓고 있었다.


유아는 그런 이들을 보다가 손가락을 휘저었다.

테라의 영역에 동물들이 자리 잡는다. 사슴, 늑대, 그리고 토끼 등등, 갖가지 짐승이 생성되자마자 고블린들을 피해 도망치며 테라의 영역에 벗어났다.


고블린들은 짐승의 모피를 두르고 더 정교해진 돌과 나무로 만든 창을 이용해 테라의 영역을 나가 눈 덮인 대지에서 짐승들을 사냥했다.


‘스킬은 다양하네.’


유아에게 주어진 권능은 대표적으로 세 가지였다.

하나는 동식물을 창조할 수 있는 [자연 창조], 또 하나는 제단에 한해서 조종할 수 있는 [마물 창조], 그리고 공격과 방어 보좌할 수 있는 [보조 스킬]이었다.


적어도 신앙심을 제대로 관리한다면 굶어 죽을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적자라고 볼 수 있단 말이야.’


고블린들이 짐승을 잡아 우리에 가두며 ‘가축’을 만드는 것을 시도하고 있지만,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


사실상 농사도 거의 무용지물이었다.

고블린들이 피땀 흘리며 경작을 하고 있지만, 지식과 경험이 없는 터라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이곳에 온 지 몇 년이 지났더라?’


해가 지고 뜨기를 반복하니 한 1년하고도 반년 정도 지난 모양이다.


‘사람이 바퀴벌레보다도 적응이 좋다고 해도 아무런 위화감이 없다니.’


보통 사람이라면 패닉에 빠져야 하는 게 정상이다. 그런데도 묘하게 테라의 영역은 자기 집 안방처럼 너무나도 편안했다.


처음 왔을 때의 정신적 충격 이외에는 그런 느낌이었으니, 1년이 지난 지금에서는 이곳이 고향처럼 느껴졌다.


‘다시 태어난 느낌으로 정신연령도 낮아진 거 같고. 전생의 기억이 희미해. 점차 기억이 사라지는 걸까?’


정말로 다시 태어난 느낌이다.

현세의 기억은 있어도 막 태어난 아이의 정신연령과 혼합되어 뒤죽박죽인 느낌.

또한 기억이 조금씩 상실되면서 이곳에 대한 거부감도 없어지는 거겠지.


‘뭐, 어떻게든 되겠지.’


시간이 지나자 그가 만들어낸 테라는 100명 정도가 살 수 있는 작은 마을이 형성되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신앙심은 쌓이고 발전 속도도 빨라지니 1년 안에 규모가 큰 마을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자연 창조 슬롯이 만들어졌습니다.]


신앙심이 어느 정도 쌓이면 이처럼 새로운 권능을 사용할 수 있었다. 더불어 자신의 몸 또한 가벼워지고 힘이 생기는 느낌이다.

신앙심은 곧 테라의 영역을 발전시킬 자원이자 유아의 힘의 근원이 되었다.


‘보통 게임이라면 정보창이라도 나와야 할 텐데 그게 없단 말이지. 신앙심도 사실상 감으로 의지하며 사용해야 하니···.’


유아는 새롭게 생긴 자연 창조 슬롯을 쳐다봤다.

나무, 들판, 강, 동식물 등등을 만들 수 있는 슬롯 중에서 ‘광산’ 슬롯이 나왔다.


나무와 들판, 강이나 동식물은 신앙심만 있다면 제한이 없이 사용할 수 있지만 이번에 생긴 광산 슬롯은 특정 조건이 필요한 모양이다.


시간 제약, 중복으로 창조하는 데는 배에 달하는 신앙심 소모 등등.

‘미스릴’, ‘금’, ‘철’, ‘청동’, ‘구리’ 그 밖에 금속에 대한 채굴도 일정 확률인 모양이다.


‘그래도 좋네. 이런 천연자원을 인공적으로 만들 수 있으니 말이야.’


이런 능력을 지구에 들고 가면 그야말로 대박일 텐데.


‘아, 그전에 해부 당하려나?’


유아는 아쉬움에 입맛을 다졌다.


“오늘 공물이옵니다.”


사제복과 같은 로브를 뒤집어쓴 고블린들이 예를 갖추며 조심스러운 발걸음을 옮겨 다가왔다.


그들의 손에는 오늘 아침 사냥해 만든 고기 수프가 담겨 있었다.

공물, 식사 시간이었다.


“...홀프씨는?”


유아의 말에 고블린들은 고개를 숙였다.


“그분께서는 현재 테라의 위대함을 알리고자 대륙 곳곳에 신앙을 뿌리내리고 계시옵니다. 원정에는 최소 2년은 걸릴 것이라고···.”


분명 언데드 리치인 홀프가 떠나기 전 그런 말을 했다.

‘테라’라는 종교를 브리튼 대륙이라는 이 세상에 뿌리내리게 만들겠다고 말이다.


“어쩔 수 없네.”


유아는 아쉬운 마음에 수프를 받아들며 수저로 떠서 입에 넣었다.


‘홀프씨는 언제 돌아오려나.’


묘하게도 홀프라는 언데드 리치에게 의지하게 되는 유아였다. 낯선 땅에 유일하게 만난 첫 인연이기에 그런 걸지도 모른다.


‘홀프씨가 돌아다니는 이 세상은 어떤 곳일까?’


유아는 이곳이 어떤 세상인지를 정확히 알 수 없었다.

홀프가 이 세상에 대한 기본적 지식을 적어둔 책이 있었지만, 책이 한정되어 있을뿐더러 읽는다고 해도 경험과는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이 세상에도 인간이 있다고 하던데.’


이 세상에는 인간, 그리고 인간과 흡사한 아인과 수많은 몬스터들이 우글거리는 곳이라고 했다.


‘나가보고 싶다.’


낯선 세상에 대한 불안감보다도 이 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더욱 강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이곳에 ‘유희’를 즐기기 위해 왔으니 말이다.


“끼에에에엑! 뭐냐. 이것들은···!”


“잡아!”


“끼에에엑!”


“헛! 신전으로 향한다!”


그때 신전에 있던 고블린 샤먼들이 흠칫 놀라며 입구를 쳐다봤다.




오타 맞춤법 지적해주시면 감사드립니다. 선호작, 추천, 댓글 등을 달아주시면 감사드립니다! +다시 한 번 강조드리지만, 후원은 NO! 작가를 응원하는 후원은 오히려 작가에게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후원보다는 댓글을 남겨주시는 것이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작가의말

둥가둥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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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신 강림 +26 18.08.20 21,032 329 12쪽
2 마신 강림 +26 18.08.19 29,219 40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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