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얕은 님의 서재입니다.

인공지능을 뛰어넘는 초인 재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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얕은
작품등록일 :
2024.06.28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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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1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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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초인의 탄생

DUMMY

장구혁 편집자와 통화를 마치고 세 시간 뒤, 나는 집 근처에 있는 카페에서 편집자를 만나게 됐다.

얼마나 급한지 한걸음에 달려온 것이다.

이쯤 돼서 이번 계약은 나한테 유리한 포지션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편집자는 나를 보자마자 이번 작품에 대해 칭찬을 늘어놓았다.


“쉬는 동안 폐관수련이라도 하셨나봐요. 이번 작품은 이전 거랑 완전히 다르던데요. 재미를 주는 구성방식이나 문체도 많이 바뀌신 것 같아요.”

“아니요. 폐관수련까지는 아니고요. 그냥 조금 마음을 바꿔서 글을 썼죠.”


폐관수련이라니 부끄럽다.

사실 수련은커녕 매일 집에서 뒹굴뒹굴거리다가 일어난 일이었다.

지금 이 작품은 하루 사이에 만들어진, 이상하고도 기이한 결과였던 것이다.


“마음을 어떻게 바꾸셨길래 대작이 나온 거예요?”

“대단한 건 아니고, 명상 좀 하다가 글 쓰는 데만 집중하려고 노력했죠.”

“그럼 숨어있던 재능이 나온 거네요? 제가 진작에 알아보고 케어 잘 해드렸어야 했는데 죄송해요. 제가 끝까지 옆에서 도와드렸어야 했는데··· 이번 작품은 저희가 처음부터 끝까지 확실히 밀어드릴게요.”


장구혁 편집자는 부담스러울 만큼 미안함을 어필했다.

전에 한 번 작품을 같이 했을 때는, 매니지로부터 사실상 방치를 당했으니 말이다.


나는 이해했다.

성적이 거지같은데, 매니지먼트 입장에서는 딱히 케어를 해주거나 손을 댈 것이 없을 테니 말이다.

작품 성적에 따라 케어의 질이 달라진다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기에 딱히 불만은 없었다.


“제가 편집자로서 꿈이 뭔지 알아요? 누구나 이름 대면 알법한 작품과 처음부터 끝까지 일해보는 거예요. 그게 제 직업에서는 큰 영광이죠.”

“절 너무 띄워주시는 거 아니에요? ”

“아니요. 절대 아니죠. 웹소설은 첫 부분만 봐도 뜰 글인지 다 보이거든요. 이번에 작가님이 쓴 작품은 무조건 성공하게 돼 있어요. 연중만 안 한다면 말이죠.”


순간 찔렸다.

나 같은 경우 글을 쓰다가 연재 시간을 놓친 경우도 허다했고, 완결도 간신히 낼만큼 작업 속도가 느렸다.

갈수록 스토리를 뽑아내려 머리를 짜내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고, 무엇보다 나의 게으름과 나태함은 강했으니 말이다.


“혹시 글 쓰다가 힘드시면 저희가 마련한 작가 사무실에서 작업하셔도 돼요.”

“괜찮을 것 같네요. 이미 비축도 쌓아둬서 여유가 있거든요.”

“정말이요? 이번 작품은 준비를 많이 하셨나봐요?”


편집자의 표정이 밝아졌다.

사실 이번 작품을 준비하는 데 걸린 시간은 고작 하루도 걸리지 않았다.

이 말을 한다면 믿을까 모르겠다.

나조차도 믿기지 않아서 얼떨떨한데 말이다.

분명한 건 내 머릿속에서 평소와는 다른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네. 지금 30화 분량까지 썼고, 나머지도 금방 쓸 것 같네요.”

“다행이네요. 집필하는데 힘드실까 봐 걱정했거든요. 명작일수록 창작의 고통이 크잖아요.”

“그렇긴 하죠. 그런데 이번에는 느낌이 좋아서 쉽게 할 것 같아요.”

“저는 그럼 작가님만 믿고 프로모션 팍팍 준비해 보겠습니다!”

“그럼 선인세는··· ”

“저희가 상의를 해봤는데, 이번 작품 경우는 선인세 최대 1억까지 드릴 수 있을 것 같거든요. 부족하진 않으시죠?”

“네. 그정도면 많이 괜찮죠. 사실 안 그래도 제가 좀 힘들었거든요. 마침 돈이 필요하긴 했는데, 타이밍 좋게 일이 잘 터진 것 같네요.”

“작가님 편하시게 오늘 안으로 최대한 빨리 보내드릴게요. 집필하시는 데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드려야죠.”

“감사합니다. 열심히 써볼게요.”


선인세는 일종의 계약금이라고 볼 수 있는데 미리 돈을 지급받는 것이었다.

쉽게 말해서 돈을 당겨 받는 거라고 보면 되는데, 작품의 잠재력이 클수록 큰돈을 받는 게 일반적이었다.

특히 웹소설 같은 경우는 무료화에서의 조회수를 보고 어느 정도 매출이 예측되기 때문에 이에 따라 선인세를 지급하곤 했다.


선인세 1억은 잘나가는 기성작가나 받는 금액이었다.

누구나 아는 탑클래스의 작가들 경우는 5억, 10억까지.

물론 어제까지는 나와 거리가 먼, 저세상의 이야기였으나 어쩌다 보니 이런 경험을 하게 됐다.


나는 바로 WO매니지먼트와 계약서를 작성했다.

계약서에 서명을 하는 순간 내 어깨 위로 큰 책임감이 얹어졌다.

다만, 이번에는 자신이 있었다.

어떻게 된 건지 지금 머릿속에는 아이디어가 샘솟듯 터져 나오고 있었으니까.

나는 당장이라도 키보드를 두들길 준비가 돼 있었다.


* * *


집에 와서 신발을 벗을 때, 주머니에서 스마트폰 알림이 울렸다.

은행 입금 메시지였는데, 선인세 1억이 바로 들어온 것이다.

아니. 이렇게 빠릿빠릿한 사람들인 줄 몰랐다.

나를 확실히 잡아두겠다는 심정인가?

그동안 웹소설 작가로서 받아보지 못한 과한 관심이다보니 기분이 묘했다.


‘1억이라니.’


나는 은행앱에 접속해 계좌 잔액을 지그시 쳐다봤다.

정확히 1억 51만 원.

이번 달에 월세 내고, 보험료랑 국민연금까지 내면 곧 마이너스 통장이 될 뻔했는데, 때마침 운이 따라주게 됐다.

통장 안에 돈이 든든하게 채워진 만큼, 마음속 걱정거리가 싹 사라졌다.


타다다다-


가벼워진 마음만큼이나 내 손도 빨라졌다.

나는 바로 컴퓨터 앞에 앉아 집필을 시작했다.

그저 머릿속에 떠오르는 스토리와 문장을 컴퓨터 안에 옮기면 끝이었다.

오히려 내 손이 생각을 쫒아가지 못 할 만큼, 두뇌는 빠르게 회전했다.

갑자기 천재가 된 기분이었고, 집중력은 명상하는 부처님 못지않았다.


오늘 하루.

또 30화를 추가로 작성했다.

누구도 믿지 않을 기록적인 집필 속도였다.

나조차도 내가 뭘 어떻게 한 건지 모르겠다.

전혀 나 같지 않았다.


‘이대로 가다간 일주일이면 완결도 내겠는데?’


비현실적인 집필 속도에 헛웃음이 절로 나왔다.

해가 떨어지는 줄도 모르고 글쓰기에만 몰두한 결과였다.


아쉬운 것 없는 만족스러운 하루였다.

모든 시간을 내가 원하는 대로 사용할 수 있었고, 더는 나태함 따위가 존재하지 않았다.


가벼운 마음으로 침대에 누웠다.

매일 눕는 같은 침대이지만 오늘따라 포근하게 느껴졌다.

걱정 뒤에는 항상 불면증이 따라왔지만, 지금은 머리를 대자마자 잠이 솔솔 왔다.


눈이 완전히 감기고, 나는 꿈나라로 향했다.

풀 한 포기 보이지 않는 사막이었다.

꿈이라고 하기엔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모든 감각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지금, 내 앞에는 허름한 망토를 두른 백발노인이 서 있었다.


“반갑습니다.”

“네? 절 아시나요?”

“물론 아주 잘 알고 있죠. 앞으로 인류를 구원하실 분 아닙니까?”

“네 제가요?”

“네. 이태성 씨.”

“누구신데 저를···”

“저는 이태성 씨에게 진화의 씨앗을 전달하러 온 인공 데이터입니다. 2040년 미래에서 왔죠.”


노인은 이상한 말로 대답했다.

치매가 온 건지 아니면, 정신이 나간 건지 알 수는 없지만, 나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되물었다.


“인공 데이터요? 할아버지가요?”

“저는 물리적인 외부세계에 존재하지 않고, 이태성 씨의 정신 속에 있습니다. 얼마 전, 이태성 씨가 한 명상이 시스템을 개화하며 저와 연결이 됐죠.”

“명상? 아. 그 무튜브에서 봤던 명상이요?”

“맞습니다. 바로 그 명상 덕분이죠.”

“그럼 제가 하루아침에 바뀐 것도 정말 그 명상 때문에?”

“그렇습니다. 진화의 씨앗이 이태성 씨의 육체에 심어지며, 지금 이태성 씨는 새로운 인간의 형태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잠들어있던 능력을 깨웠죠.”


이제야 알 것 같았다.

내가 어떻게 하루아침에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작가가 될 수 있었는지.

당연히 내 머리로는 절대 이룰 수 없는 결과였다고 생각했는데, 예상한 대로 무언가 개입된 게 확실했다.


“왜 미래에서 오신 거죠?”

“미래의 인류는 인공지능에 의해 지배당하게 됩니다.”

“예?”

“이태성 씨도 아실 거라고 봅니다. 인간이 인공지능에 의해 지배되는 건 이곳에서도 예견된 일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사람들은 자기 일이 아닐 것처럼 안일하게 생각했고, 결국 예견한 대로 사건이 벌어지고 말았죠.”


확실히 틀린 말은 아니었다.

날이 갈수록 인공지능의 성능이 좋아지고, 사람을 대신하고 있었으니까.

AI회사의 내부 직원의 인공지능의 위험성을 폭로하는가 하면, 인공지능이 인류 멸망을 가져올 거라는 주장도 있긴 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대부분 이런 내용을 그저 상상의 영역에 맡기고, 현실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무리 인공지능이 발달한다 한들, 당장은 먼 이야기 같았으니 말이다.


“얼마나 대단한 인공지능이길래 인간을··· 설마 GPT가 그렇게 변했나요?”

“아닙니다. 대한민국 재우전자에서 만든 인공지능이 시작이었죠.”

“미국이 아니라 우리나라 기업이라고요?”


AI. 인공지능 산업하면 미국을 따라올 국가가 없지 않는가.

당장 내가 알기론 대한민국의 인공지능 산업이 선진국에 비하면 많이 뒤처진 걸로 알고 있다. 그런데 대한민국에서 나온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하다니 아리송했다.


“말이 안 되는데요? 우리나라 AI 기술은 미국 발끝도 못 따라간다고 들었는데.”

“예고도 없이 폭발적으로 시작됐습니다. 넷상에 존재하는 데이터를 무작위로 잡아먹는 데이터 킬러를 만들고부터였죠. 마치 바이러스처럼 퍼져나갔습니다. 그리고 인터넷의 모든 데이터를 하나로 연결시키고 자신만의 거대한 뇌를 만들었죠. 이는 창조주인 재우전자가 통제할 수 없을 만큼 강력했습니다.”


재우전자는 주로 반도체를 만드는 대한민국 시가총액 1위 기업이었다.

그런 회사가 무슨 짓을 했길래 인류를 멸망으로 몰고 갔는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그게 저랑 무슨 상관이 있죠? 꼭 나여야만 해요? 다른 사람은 안 되고요?”

-제가 가지고 온 진화의 씨앗은 오직 하나뿐입니다. 그리고 미래의 이태성 씨가 절 이곳으로 보낸 겁니다.

“제가요?”

-인공지능을 제지할 방법은 단 하나. 인공지능을 앞서고 통제할 수 있는 힘을 갖는 겁니다.


미래의 내가 무슨 짓을 하고 다녔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그의 말을 믿을 수밖에.


“진화의 씨앗을 받아들이면 저 계속 이렇게 글 쓸 수 있는 거죠?”


당황스럽긴 했지만, 나는 기적처럼 다가온 능력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조회수를 맛보는가 하면, 수많은 매니지먼트에게서 러브콜을 받고, 특급 대우를 받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이건 내 인생에서 다시는 없을 기회임이 분명했다.


“글만 쓰기엔 아까운 잠재력입니다. 발현되지 않은 인간의 능력은 상상하는 것 그 이상이죠. 그리고 저희는 그를 초인이라 부른답니다.”

“초인?”

“네. 그렇기에 더 원대한 꿈을 펼쳐지는 게 좋을 겁니다.”

“원대한 꿈이라··· 흐음. 재벌 같은 것도 되요?”

“물론이죠. 인공지능을 넘어서고 제지할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괜찮습니다.”


이 말을 끝으로 나는 다시 눈을 뜨며 아침을 맞이하게 됐다.

그리고 곧 미래에서 온 노인과의 만남이 꿈이라는 걸 알게 됐다.

얼마나 생생한지 진짜인 줄 알았다.


하지만 곧 나는 이것이 꿈이나 망상이 아닌, 실제 벌어지고 있음을 깨닫게 됐다.

당장 내 머릿속에는 평소 느껴보지 못한 힘이 느껴졌으니.

아무래도 미래의 노인이 말한 초인의 힘 같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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