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얕은 님의 서재입니다.

인공지능을 뛰어넘는 초인 재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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얕은
작품등록일 :
2024.06.28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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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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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30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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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갑자기 몰입도가 상승하다

DUMMY

최근 내 삶은 무기력과 나태함에 빠져 쳇바퀴를 돌고 있었다.

밤낮이 바꿔어 해가 질 때 일어나는가 하면, 온종일 게임을 하거나 드라마를 보기도 하고, 컴퓨터 앞에서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왜 이렇게 됐을까 묻는다면 정확한 답을 할 수 없었으나, 최근 하는 일마다 실패를 하다보니 몸과 마음이 지친 게 아닐까 싶었다.


한창 직장 생활을 할 때 주식과 코인 투자로 모은 돈을 다 날려 먹는가 하면, 3년 동안 사귄 여자 친구랑 헤어졌고, 마음먹고 웹소설 작가로 전향했을 때는 말아 먹은 소설만 한 트럭, 제대로 된 수익조차 못 내고 있었다.


그리고 허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도파민 쾌락에 빠져버렸고, 이 때문에 매일 같이 악순환이 반복됐다.

내일부터 열심히 살아보겠다는 다짐도 작심삼일이 되며, 생각하는 것만큼 스스로를 바꾸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대로 가다간 정신병원에서 치료라도 받아야 하나 고민도 했었다.


그런데 오늘 나는 잠깐의 명상 후 컴퓨터 앞에 앉아서는 한 시간 만에 글 세 편을 썼다.

평소의 내 모습이 아니었다.

한 글자 써 내려가는 것조차 무거운 덤벨을 드는 것처럼 힘들었는데, 오늘은 무슨 일인지 머리에서 아이디어와 터져 나왔다.


이렇게 정신없이 글을 써본 지가 얼마나 오랜만인가.

나는 흥분된 마음에 키보드에서 손을 떼지 못했다.


타다다다-


키보드의 경쾌한 소리가 방 안을 가득 채운 지 몇 시간.

정신을 차려보니 해가 떨어졌다.

창밖은 깜깜했고, 점심에 먹으려고 배달시킨 짜장면은 그대로 문밖에 놓여있었다.

짜장면이 떡이 되는지도 모르고 글 쓰는 데만 집중한 것이다.


내겐 너무도 낯선 경험이었다.

옆에서 누가 불러도 모를 만큼 일에 집중하는 건 천재들이나 경험하는 거 아닌가?

글을 쓰는데 이런 경험을 하는 건 처음이었다.

이 우주에 오로지 자신과 글만 남겨진 것 같았고, 그렇게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만에 30편의 글을 완성할 수 있었다.


‘이게 어떻게 가능한 거지?’


내가 써놓고도 신기해서 모니터를 한참 바라봤다.

소설 제목은 「광란의 헌터」

평소 판타지스러운 헌터물을 좋아했는데, 취향에 따라 작성한 글이었다.

가족이 몬스터에게 몰살당하며 미쳐버린 헌터에 대한 이야기.

어쩌면 뻔할 수 있는 내용이었지만, 웹소설 특유의 톡 쏘는 사이다가 팍팍 들어간 스토리였다.


자화자찬이랄까. 내 글을 보니 감탄이 절로 나왔다.

귀신에 홀린 듯 쓴 것 같은데, 어쩌다 보니 대작이 하나 뽑인 듯했다.

물론 내가 만족했다고 해서 독자들까지 만족한다는 법은 없다.

그동안 나름 괜찮다고 써온 글들이 전부 쓰레기통으로 직행했으니까.


무엇보다 놀라운 건 글을 쓰는 속도였다.

아무리 글을 빨리 쓰는 작가라 해도 하루에 3편 이상 쓰는 건 무리다.

하루 동안 머릿속에서 나올 수 있는 아이디어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거에 10배를 더 썼다.

책 한 권 분량을 하루에 쓴 것이다.

그냥 내용을 따라 쓰는 필사를 해도 쉽지 않을 분량이었는데, 나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분량을 써 내려갔다.


‘이게 명상의 힘인가?’


컨디션이 좋다고 우연히 나올 글은 아니었다.

추측해 봤는데 내가 이런 변화를 경험할 수 있었던 건 오늘 아침에 했던 명상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고작 10분만 하고 때려치웠던 명상이었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내게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나는 다시 무튜브에 들어가 오전에 본 명상 영상을 찾아봤다.


[인공지능을 뛰어넘는 초인이 되는 명상]


총 2시간짜리 분량.

이번에는 중간에 끊지 않고 계속 듣자고 다짐하며 재생 버튼을 눌렀다.


-눈을 천천히 감으시고 모든 감각을 한 지점에 집중해 보세요.


-호흡은 생명이 시작되는 근원이자 기본 운동입니다. 호흡하고 느낌으로서 자신이 살아있음을 인식하는 겁니다.


-오로지 호흡에만 집중하시는 겁니다. 천천히 들이쉬고, 천천히 내쉬고.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세요


흔히 있을 법한 명상 내용이었다.

감각을 차단하고 오로지 호흡에만 집중함으로서, 나 자신을 느끼는 방법이었다.


고요한 연못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앉아 있는 기분이었다.

마음이 평온하고 잔잔했다.

1회차 때와는 다르게 집중에 흔들림이 없었다.


-들이마신 산소가 세포 하나하나에 흡수된다고 상상해 보세요


-내 육체와 이 우주는 하나로 연결돼 있습니다.


-인간의 잠재력은 우주의 무한함과도 같습니다.


-자신에게 숨겨진 힘을 느껴보세요. 그리고 그 힘을 발현시켜 보세요


마음을 내려놓고 가만히 듣던 중.

갑자기 장르가 바뀐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확실히 바뀌었다.


‘뭐, 뭐야!’


나는 분명 눈을 살포시 감고 있었다.

눈꺼풀로 뒤덮인 눈은 당연히 어둠으로 뒤덮여 있어야 정상인데, 이상하게 지금 내 눈앞에는 의미를 알 수 없는 이미지가 보였다.


처음에는 어떤 한 사람의 무리가 보였는데, 현대의 사람이라기보다는 털북숭이 원시인에 가까웠다.

그리고 사람들의 다리에는 쇠사슬이 채워져 있었고, 가장 맨 앞 선두에 선 로봇이 쇠사슬과 이어진 줄을 잡고선 앞으로 나아갔다.

마치 노예나 죄수를 끌고 가는 모양새였다.


-인간이여. 그들을 저지해야만 한다

-그윽한 어둠이 점점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다

-불을 밝히고 길을 만들어라

-인간의 진화는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영상에서는 다른 멘트가 나왔다.

누군가로부터 인류를 지키라는 듯한 내용이었다.


어느새 2시간짜리 명상이 끝났다.

명상이라는 게 이런 거였구나.

체감상 10분 정도 흐른 것 같았지만, 2시간짜리 분량의 영상이 끝나버렸다.


“뭐지? 이 기분은?”


그 순간 내게 알 수 없는 낯선 감정이 휘몰아쳤다.

두려움과 동시에 벅찬 기분.

나는 눈을 번뜩이며 온 몸을 덜덜 떨며 전율을 느꼈다.


* * *


웹소설 WO매니지먼트의 강혁민 팀장.

그는 출근길 버스에 몸을 실자마자 스마트폰을 열고 웹소설 플랫폼에 접속했다.

그에게 웹소설 읽기는 재미로 보기보다는 일의 연장선이었다.

좋은 작가를 발굴하고 컨택하기 위해서는 글을 탐색하는 게 일이었으니 말이다.


“이건 뭔데 조회수가 이렇게 높아?”


베스트 글을 탐색하던 중, 그는 눈에 띄는 글을 하나 발견하게 됐다.

광란의 헌터라는 제목의 소설이었다.

고작 5화밖에 올라오지 않은 글이었는데, 조회수가 벌써 5,000이 넘으며 투데이 베스트 10위 권에 있었다.

보통 이 정도 수준이라면 유명한 작가이던가, 아니면 큰 이슈가 생겨 입소문을 타고 들어온 경우가 많다. 그것도 아니라면 조회수를 조작했다든가.


댓글이 많이 달린 걸 보아하니 조작은 아닌 듯싶다.

아니. 애초에 조작을 한다면 이렇게 티나게 하진 않을 거다.


순수하게 실력으로 이런 조회수를 찍었다는 건데···

강혁민은 호기심이 가득한 눈으로 글을 읽기 시작했다.


-이번 정류장은 홍대 미술관입니다.


글에 몰두한 나머지 목적지를 지나치고 말았다.

하지만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읽어 보니 왜 조회수가 이런지 알 것 같았다.

이 글은 말도 안 되는 괴수가 쓴 글이다.


‘이게 사람의 머리에서 나온 글이라고?’


큰 줄거리는 언뜻 평범해 보이는 헌터물이었지만, 정교하게 설치된 떡밥과 반전, 그리고 대사, 연출까지. 뭐 하나 빠짐없이 모든 부분이 완벽한 글이었다.


‘신인 작가 솜씨는 아닌 것 같고···’


필명은 ‘태산’

필명을 클릭하니 그동안 그가 쓴 글이 나왔다.

총 2개의 작품을 유료화했는데 전부 성적이 좋지 않았다.

같은 글을 쓴 사람이라곤 믿을 수 없었다.


그런데 작품 표지에 익숙한 마크가 보였다.

다름 아닌 본인의 회사인 WO매니지먼트의 마크였다.


알고 보니 과거 자신의 회사랑 한 작품을 같이 했던 작가였다.

어쩐지 필명이 익숙하다 싶었다.

다만, 성적을 낸 작가가 아닌지라 그의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거였다.


그나저나 이건 신이 준 기회다.

강혁민 팀장은 곧장 판타지 부서 편집 담당인 장구혁 대리에게 연락을 취했다.


“구혁아. 광란의 헌터라는 소설 읽어 봤어?”

-아니요. 처음 들어보는 소설 이름인데, 그런 소설도 있나요?

“너 태산이라는 작가 알지? 우리랑 작품 하나 같이 했었는데.”

-알죠. 제가 담당했었어요. 그런데 왜요?

“당장 그 작가한테 연락하고, 지금 당장 베스트에 올라온 글 읽어봐. 이건 미쳤어. 무슨 수를 쓰더라도 이 작품 우리랑 계약하게 해야 해.”


* * *


어제 하루 동안 30화 분량의 글을 썼고, 자기 전 5화 분량의 글을 웹소설 플랫폼에 올려놨었다.

그리고 오늘 아침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부터 확인하는데, 댓글 알림이 +100이 찍혀있는 것이 아닌가.

잘못 본 줄 알고 눈을 한 번 비비다가, 분명 숫자가 백이라는 걸 확인하고 침대에서 벌떡 일어섰다.


나는 흠칫하며 놀라며 곧장 웹소설 사이트에 접속했다.

곧 조회수가 눈에 띄었다.


하루. 아니. 기껏 해봐야 한나절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조회수가 미쳤다.

고작 5화를 올렸을 뿐인데 조회수가 벌써 5000이 넘어있었다.


달콤한 꿈을 꾸는 것만 같았다.

댓글은 독자들의 칭찬으로 가득했고, 당장 다음 화를 내놓으라는 기분 좋은 협박을 하기도 했다.


반응은 독자에게서 그치지 않았다.

쪽지함이 터지는 줄 알았다.

수많은 매니지먼트에서 컨택 쪽지가 왔는데, 자신들과 계약하자는 내용이었다.


당장 며칠 전만 해도 본인이 직접 투고해야 하는 입장에서, 반대로 러브콜을 받는 입장이 돼버렸다. 하루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순간 심장이 두근거렸다.

드디어 대작가의 반열에 오를 기회가 생긴 건가.


상상을 하던 그때.

전화벨이 울렸다.


[WO매니지먼트 장구혁 편집자]


한때 내 편집자이기도 했지만, 지금은 작품이 끊긴 상황이라 연락이 거의 없었던 사람이었다. 갑자기 왜 전화했는지는 대충 짐작이 갔다.


-안녕하세요. 태산 작가님.

“아. 예. 편집자님. 안녕하세요. 오랜만이시네요.”

-요즘 잘 지내고 계시죠? 다름이 아니라 어제 올리신 작품 봤습니다. 와. 조회수가 보통이 아니던데요. 아직 5화밖에 안 올린 걸로 알고 있는데 반응이 뜨겁더라고요.

“네. 저도 이렇게까지 반응이 좋을 줄은 몰랐어요. 그냥 생각나는 대로 막 쓴 거든요.”

-필력이 상당히 좋아지셨던데요. 필명을 안 봤으면 유명한 대작가가 쓴 거라고 착각할 뻔했어요.

“그런가요? 감사합니다.”

-아니죠. 이미 대작가가 되기 일보직전 같으신데, 혹시 작품 계약은 하셨어요?

“아니요. 아직이요. 지금 컨택 쪽지가 많이 와서요. 살펴보고 있어요.”

-저희랑 미팅 한 번 가져보시는 게 어떠신가요? 작가님이 요구하는 조건 웬만하면 다 맞춰줄 수 있거든요.


갑자기 인기 작가가 된 기분이었다.

일단 나는 어디든 상관없었다.

악덕 매니지먼트만 아니면 된다.

그보다 내게 급히 필요했던 건 돈이었다.

저축해놓은 돈이 바닥이 난 상황이었고, 이젠 정말 밖에 나가서라도 돈을 벌어야 할 때였으니 말이다.

빨리 수익을 내고 싶었다.


“정말 조건 다 들어주실 수 있으세요?”

-그럼요. 혹시 뭐 특별히 원하시는 거 있으시나요?

“그게··· 선인세 좀 받을 수 있을까요? 제가 오랫동안 쉬어서 돈이 좀 필요하거든요.”

-아! 많이 급하신가보네요. 잠시만요.


갑자기 대화를 머추더니, 전화 너머로 편집자가 누군가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잠시 후, 다시 편집자가 전화를 받으며 말했다.


-최대 1억까지 가능합니다.

“예?”


내가 생각한 건 많아야 이, 삼백이었다.

그런데 1억이라니?

이 사람들 나한테 거는 기대가 매우 큰 모양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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