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얕은 님의 서재입니다.

인공지능을 뛰어넘는 초인 재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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얕은
작품등록일 :
2024.06.28 01:07
최근연재일 :
2024.07.04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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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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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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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8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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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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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인생이 바뀌었다

DUMMY

난리도 아니었다.

어딜 가나 시대의 격변을 이야기하며 최첨단 미래를 이야기할 때였다.

그 중심에는 당연 인공지능. AI가 있었다.


-특이점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창조물이 창조자를 뛰어넘는 시점을 말하죠


-반도체 제조업체인 튜트디아가 AI 열풍에 힘입어 전 세계 시가총액 1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벌써 1년째 왕좌의 자리를 지키는 가운데 범용 인공지능의 탄생으로 어떤 지각변동이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석유 의존도 완전 탈피를 위해 사우디 인공지능 펀드에 우리 돈 약 1경 투자키로···


인공지능의 물결이 세상을 뒤엎고 있었다.

공상영화에서나 나오는 그저 먼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눈앞의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튜드디아. 사라고 할 때 살 걸 후회되지 않냐? 고점이라고 생각할 때가 저점이었어.”


친구가 한 남자에게 물었다.

매번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반도체 업체의 주식 이야기였다.


“넌 계속 오를 거라 생각해?”

“인공지능이 계속 발전하면 그러겠지? 너 생각있어? 같이 투자해 볼래?”

“아니. 나는 안 살 거야.”

“왜?”

“인공지능은 절대 인간을 뛰어넘을 수 없거든.”


대부분이 인공지능의 위대함을 떠받드는 가운데,

이 남자는 오히려 인간의 위대함을 이야기했다.


“무슨 소리야. 이미 인공지능이 인간을 뛰어넘은 지 한참 됐는데. 봐봐. 명령어만 넣고 클릭 한 번으로 코딩까지 해주는 거.”

“그건 나도 할 수 있는데?”

“뭐?”


그때.

눈앞의 남자가 키보드를 두들기기 시작했다.

차마 믿을 수 없는 손놀림.

화면에는 코드가 쉼 없이 작성되고 있었다.

그 광경을 본 친구는 눈을 화등잔만 하게 뜨며 놀라워했다.


“이게 어떻게 된 거야?”

“봤지? 인공지능은 인간을 이길 수 없어. 인간의 잠재력은 끝이 없거든.”


어깨를 으쓱거리며 대답하는 남자.

그는 인류의 진화를 알리는 인물이자, 초인류의 시작이었다.


* * *


화창한 날씨.

나는 티 쪼가리 한 장을 걸치고 집 밖을 나섰다.

술 한잔하자는 친구의 간곡한 부탁을 차마 무시할 수 없었기에, 오랜만에 하는 외출이었다.


“태성아. 여기!”


닭꼬치 가게 앞에 친구 재훈이 반갑게 손짓하며 불렀다.


“오. 재훈. 오래간만이다.”

“그러게. 우리가 얼굴 본 지 1년은 됐지?”

“응. 작년 추석 때 잠깐 얼굴 봤으니 그 정도 됐네.”


막상 나가서 바깥 공기를 쐬고 친구를 만나니 꿀꿀한 기분이 풀리는 것 같았다.

재훈은 같은 대학의 과 친구였고, 오랫동안 알고 지내며 안부를 묻는 사이였다.

서로 사회생활을 하고 나서부터 만나는 시간이 줄어들긴 했지만, 까톡이나 SNS로 자주 메시지를 나누며 대화하곤 했다.


“그런데 오늘 회사 안 갔어? 평일 이 시간에 여기까지 나온 거 보면 안 간 거 같은데.”


아직 해가 중천에 떠 있었다.

직장인이라면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을 시간이었기에, 나는 안주로 나온 과자를 아작아작 씹으며 물었다.


“응. 연차 썼어.”

“요즘 회사 다니는 건 어떤데? 다닐 만하냐?”

“쩝. 다니고 싶겠냐. 눈만 뜨면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쳇바퀴 같은 삶인데.”


재훈은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마셨다. 그리고 평소 회사에 불만이 많았는지 하소연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요즘 따라 회사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똥오줌 싸는 것만큼 자주 들더라고. 월급은 최저로 주면서 일은 존나게 시킨다니까.”

“일이 많아졌나 보네?”

“회사 이전하고 규모가 커지면서 일은 많아졌는데, 어떻게 된 게 부서 인원은 그대로야. 이게 말이 되냐?”

“그럼 회사에 인원 충원 요구해보지 그래.”

“나야 몇 번 말했지. 그런데 우리팀 과장은 밑에 사람 갈구기만 하지, 윗사람한테 찍소리도 못해. 그렇다고 내가 대표님한테 가서 팀원 늘려달라고 할 수도 없고.”

“중간에 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구만.”

“원래 회사 일이라는 게 다 그런 거라지만, 막상 내 일로 닥치니 쉽지가 않더라고. 그러고 보면 예전 아버지들은 이런 거 어떻게 참았는지 몰라. 옛날에는 주 6일 근무에 야근도 밥 먹듯 했잖아.”

“그때는 뭐, 누구나 일하는 기계로 살아가던 때니까. 대단한 거지.”


나는 회사는 다니지 않았지만, 친구의 말에 공감이라도 해줬다.

과거 잠깐이나마 직장 생활을 했던 나도 매일 아침 출근하고, 회사에서 밤늦게까지 알하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네가 부럽다. 집에서 일하는 게 진짜 복받은 거야.”

“부럽긴. 말이 작가지 사실 백수랑 다름없는데.”

“왜. 요즘 글 쓰는 거 잘 안돼?”

“쉽지 않아. 내가 요즘 번아웃이 온 것 같아. 아. 그리고 컴퓨터 앞에 앉으면 계속 딴짓하게 되더라. 유튭 영상 끄적거리다가 게임 몇 판 해주고, 영화나 드라마 몇 편 보고 하루가 다 가 있더라고.”


나는 웹소설 작가였다.

사실 작가라는 타이틀만 달고 있을 뿐이지 일과는 백수와 다를 바가 없었다.

집필 활동은 벌써 일 년째 못 하고 있었고, 아이디어를 기다린다는 핑계로 집에서 뒹굴며 놀고 있었으니 말이다.


“너 그거 도파민 중독 아니냐.”

“맞아. 도파민에 찌들었어. 인생이 즐겁지가 않다 보니까 자꾸 자극적인 것만 찾게 되더라고. 그러다 보니 요즘 뭘 해도 재밌지가 않아. 글 쓰는 것도 예전 같지 않고.”

“주변에 작가들 있을 거 아니야. 그 사람들한테 번아웃 어떻게 극복하는지 물어봐.”

“물어봤자 다 비슷하게 대답해. 결국은 의지로 극복하는 거지. 뭐 있겠어?”

“아니면 명상 같은 거라도 해봐”

“명상?”

“도파민에 중독됐을 때 명상하는 게 그리 좋다더라.”

“차라리 산에 들어가라 하지 그래. ”

“그거 좋네. 공기 좋고 물 좋은 산도 괜찮지. 아니면 절이라도 들어가서 정신수련 같은 거 하고 와.”

“흠. 진짜 그럴까? 근데 내가 얼마나 견딜지 모르겠네. 아마 내 의지력 수준이면 다음 날에 짐 싸서 집으로 돌아올걸?”


농담 반, 진담 반.

나와 재훈은 보잘것없는 인생 이야기를 안주 삼아 맥주를 벌컥벌컥 마셨다.

희망찬 미래보다는 과거에 대한 하소연이 더 많았다.

세상 살아가는 게 쉽지만은 않기에, 술만 들어가면 속에 쌓여있던 불만이 터져 나왔다.

어쩌면 이것이 젊은이들의 현주소일지도 모른다.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 어두운 터널을 걷는 기분이었다.


나는 이때까지만 해도 몰랐다.

오늘 이 자리에서 무심코 나눈 대화가 새로운 인류의 첫 시작이 될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


* * *


아침이 되었다.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았다.

속이 울렁거리고, 관자놀이가 지끈거린다.

나이를 먹어가선 그런지 숙취가 쉽게 가시질 않았다.


‘괜히 마셨나···’


매일 이렇게 후회로 가득했다.

나는 나약한 사람이었다.

새롭게 바뀌겠다며 다짐을 해도, 매일 쳇바퀴 같은 삶이 이어졌다.

몸 생각해서 술을 끊겠다고 다짐한 지도 벌써 5년이 넘었지만, 나와의 약속은 단 일주일도 지켜지지 않았다.


이러다가 죽기 직전까지 후회만 하다가 인생이 끝나겠지.

나는 소파에 몸을 축 늘어뜨렸다.

정신을 차릴 때까지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는데, 그때 전화벨이 울렸다.

발신자를 확인해보니 어머니였다.


나는 부모님에게 걸려 오는 전화를 썩 반기지 않았다.

부모님이 싫다기보다는 초라한 내 상황을 또 다시 보여줘야 한다는 점에서 괜히 민망하고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요즘 통 연락이 없길래 전화해 봤어. 잘 지내고 있지?

“응. 그냥 뭐, 평소처럼 지내고 있지.”

-가끔 전화도 하고 그래. 자식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정도는 알아야 할 거 아니야.

“걱정 안 해도 돼. 어떻게 해서든 잘 먹고 사니까.”

-글 쓰는 건 잘 되가?

“그냥 뭐 그럭저럭.”

-그래. 우리 아들이 어지간히 알아서 잘하겠지.


사실 어머니도 어느 정도 내 사정을 알고 있었다.

대놓고 말하진 않았지만, 요즘 내가 일이 잘 안 풀리고 있다고 온갖 티를 냈으니 말이다.

당장 축 처진 내 목소리도 그러했다.


-태성아. 그리고 다음 주 화요일에 네 아버지 생신인 거 알지?

“어? 어. 알고 있어.”


애써 아는 척했지만, 사실 잊어버리고 있었다.

아버지 생신은 음력으로 보내다 보니, 신경 쓰지 않으면 잊어버릴 때가 있었다.


-그때 집은 올 거지?

“당연히 가야지. 괜히 안 갔다가 안 좋은 소리 들을 게 뻔한데.”

-니 큰 아버지랑 고모도 온다고 했으니까 와서 얼굴이라도 보고 가.

“알았어.”


어머니와의 통화를 마친 나는 한숨을 푹 내뱉었다.

당당하고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고 싶었는데, 현실은 방구석 백수였으니 자신의 처지가 한탄스럽기나 했다.


잠시 후, 나는 컴퓨터 앞에 앚았다.

웹소설 작가이니 글을 써야 하는데, 막상 워드 프로그램을 켜면 글자 한 개조차 쓰질 못했다.


집중이 안 안 된다.

몸이 의지대로 움직이질 않는다.

머리가 꽉 막힌 듯 아이디어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리고 자꾸 딴짓을 하고 싶어졌다.

성인 ADHD인가?

아니면 무기력증이나 번아웃일 수도 있다.


답답한 마음에 눈을 질끈 감고 미간을 마사지하는데, 문뜩 어제 재훈이 말해준 말이 떠올랐다. 그리고 바로 명상과 관련한 영상을 검색해봤다.


[성공을 위한 주파수 듣기]

[집중력을 높여주는 명상]

[뇌파를 조절하는 명상]

[심신을 다스리는 명상 가이드]


현대인들이 내적으로 얼마나 고생하고 있는지 말해주듯, 명상과 관련한 컨텐츠가 넘쳐 흘렀다.

나는 이리저리 마우스를 굴려보다가 눈에 띄는 제목을 하나 발견했다.


[인공지능을 뛰어넘는 초인이 되는 명상]


‘조회수 없음’이라고 찍혀있는 영상이었다.

갑자기 호기심이 생긴 나는 영상을 클릭하고 이어폰을 귀에 꽂았다.


-눈을 천천히 감으시고 모든 감각을 한 지점에 집중해 보세요.


-호흡은 생명이 시작되는 근원이자 기본 운동입니다. 호흡하고 느낌으로서 자신이 살아있음을 인식하는 겁니다.


-오로지 호흡에만 집중하시는 겁니다. 천천히 들이쉬고, 천천히 내쉬고.


나는 영상 속 음성이 안내하는 데로 눈을 감고 호흡을 내쉬었다.

정말 마음이 차분해지는 기분이 들었으나, 이 효과는 찰나뿐이었다.

지루함이 쓰나미처럼 밀려오더니 가슴이 답답하고 몸이 간질거렸다.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세요


내면의 목소리는 개뿔.

‘이게 뭐 하는 짓이지?’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영화도 빨리 감기로 보는 시대에 느긋한 기다림은 쉽지 않았다.

그냥 ADHD 약을 먹는 게 나을지도.

나는 다시 눈을 뜨고 영상 정지 버튼을 눌렀다.


결국 10분쯤 했을까?

그 전과 달라진 건 없었다.

오히려 달달한 커피가 당겨 믹스커피를 한 잔 타 마셨다.


카페인이 주는 도파민으로 정신력을 재충전하고, 나는 다시 워드 프로그램을 켜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런데 무언가 조금 이상했다.

조금 전까지 머리가 꽉 막힌 듯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았는데, 지금은 찬란한 생각이 폭죽 터지듯 쏟아져 나왔다.

그 순간. 키보드 위에 있던 내 손은 춤을 추듯 빠르게 움직였다.


그렇게 물아일체를 한 듯 키보드를 두들긴 지 한 시간이 지나고.

어느새 정신을 차리고 보니 소설 3편이 완성돼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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