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2000트럼 님의 서재입니다.

아포칼립스에도 부동산은 안망한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2000트럼
작품등록일 :
2022.10.31 00:38
최근연재일 :
2022.12.15 18:00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70,322
추천수 :
2,363
글자수 :
225,784

작성
22.11.20 18:01
조회
1,653
추천
64
글자
12쪽

#004 늑대의 시간-3

DUMMY

“늑대를 잡자고요?”


“네, 말 그대로입니다.”


“저 괴물들을 어떻게···”



내가 한 말에 세입자 전원이 당황한 모양. 하지만 나는 설득을 이어갔다.


“예로부터 위기속에 기회가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순위표」설명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TOP 100안에 들면 보상이 있습니다.”


“그렇죠.”


“그건 맞는데···”



“근데 굳이 우리가 힘들여서 늑대를 잡을 필요가 있을까요? 보면 알다시피 제 이름도 순위권에 있습니다. 무려 58위에요. 그것도 1마리 막타 친 게 전부인데.”


“오···?”


“어, 뭐야. 진짜네요?”


“그러니까 제 말은, 결국 막타로 킬딸만 치면 포인트를 벌어서 순위를 올릴 수 있다 이말입니다. 이용할 수 있는 건 최대한 이용해야죠. 이요한씨?”


“네, 네!”


「천리안」이라는 고유 능력으로 우리들의 든든한 감시자 역할을 해주는 이요한.


“주변에 큰 오크 무리나 고블린 무리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늑대들과 싸움을 붙여보게요.”


“아··· 알겠습니다.”


어부지리를 노려야지. 물론 늑대들이 워낙 많아서 그들이 과연 유의미한 대항을 할 수 있을까 싶지만···


‘할 수 있는 건 다 해봐야한다.’


이왕이면 세입자들 전부 1킬 이상 하게 해서 순위권에 들게 만든다면···



‘그러면 아무도 우리를 무시할 수 없게 되는거지.’


그리고 집단의 가치가 올라가는 거고. 그렇게 되면 「용산임시정부」와의 계약도 다시 재조정해서 더 높은 보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지난번에 제가 「다이어울프」‘막타’를 쳤을 때를 생각하면 오크 다섯마리랑 싸운 「다이어울프」가 지쳐서 대응도 못할 정도로 쓰러져 있었거든요.”


‘막타’라고 말하면서 최성현 쪽을 흘겨봤더니 움찔하는 그였다. 이렇게 주기적으로 조금씩 눈치를 줘야지···


“그러니까··· 「다이어울프」하나를 초주검 상태로 만들기 위해서는 오크 다섯마리가 필요하다··· 이런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오크 한마리는 고블린 열마리와 죽음을 각오하고 싸울 수 있으니까 고블린 오십마리가 「다이어울프」하나를 지쳐서 쓰러지게 만들 수 있겠네요.”


단순한 계산이다. 실제 싸움으로 들어가면 주변 환경과 각 개체들의 컨디션 상태 등 여러 변수에 의해 모든 것이 바뀌지만··· 아무튼 내 경험을 대입해서 계산하자면 그런 결과가 나온다.


“그러니까 근처에 규모가 큰 오크와 고블린 무리가 있나 찾아야 합니다. 이렇게 늑대형 몬스터가 많으니··· 살아남은 무리들은 얼마 없을 거에요. 규모가 큰 녀석들만 살아남았겠죠. 그들을 이용합시다. 이이제이를 노리자고요.”


“그리고 우리가 몰래 가서 막타만 쑤셔놓고 오는거고요.”


“바로 그겁니다.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는다지만··· 굳이 우리가 힘들여서 싸울 필요는 없잖아요? 우리는 킬포인트만 얻어서 TOP 100안에 이름을 올리는 것만 신경 씁시다.”


어차피 남는 것은 결과다. 내가 얼마나 힘들여서, 어떤 스킬을 써가면서 싸웠는지는 중요치 않다. 결국 킬 포인트를 올려서 순위를 올리고, 보상을 받는 것. 이게 중요하다.


“뭐··· 정 안되겠으면 그냥 이러고 5일을 버텨도 됩니다. 그정도도 못버틸 건물은 아니니까요.”


식수도 충분하고, 식량도 충분하다. 5일은 건물 안에서 충분히 버틸 수 있다.


“그렇게 하면 보상은 포기하고, 강해질 기회를 놓치겠지만요.”


내 말에 세입자들은 곰곰히 생각하기 시작했다.


‘고민이 되겠지···’


특히 비전투계 능력을 지닌 김경자, 박상주, 이요한은···


‘저들은 정말 고민이 클거야.’


늑대에게 막타를 놓겠다고 밖에 나가는 순간··· 모든 요소가 위험으로 다가올 것이다. 자신들의 몸을 지킬 수단이 적으니까. 있어봤자 박상주가 「공돌이」고유능력을 이용해 만들어낸 「최하급 진압복」같은 아이템 정도?


하지만··· 내 생각에는 저들도 나가서 늑대를 죽여야한다. 무조건.



‘확실한 성장에 도움이 되니까.’


우선 내가 경험한것처럼 ‘격이 다른 상대’를 처치했다는 알림과 함께 「늑대 사냥꾼」이라는 칭호를 얻을 확률이 크다.


그러면 나중에 늑대형 몬스터들과 싸울 때 전투력에서 보너스를 얻을 수 있다. 게다가 골드도 벌 수 있고.


“그러니까 제 생각에는 모두들 참여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사람 수가 많아야 전투력도 더 강해지니 늑대형 몬스터들에게 대항할 힘도 더 커지겠죠.”


“허어···”


“쉽지 않은 일이지만···”


“저는 하겠습니다.”


「순발력」을 가진 김의건이 먼저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아무래도··· 더 강해져야 더 오래 살아남을 테니까요. 지금 여기서 강해지지 못한다면 나중에는 더 살아남기 힘들테니···”


현명한 선택이다.


“저, 저도! 저도 할게요!”


이어서 손을 든 것은 최성현이었다.


‘내 눈치를 보는건지··· 아니면 진짜 원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손을 들었다는 것 자체가 용기있는 행동이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두명이 손을 드니 나머지 사람들도 참여 의사를 밝혔다.


비전투계 능력자인 셋도.



“그러면 날을 정해야겠네요. 우선 이요한 씨가 제가 아까 말한 것처럼 대규모 고블린, 오크 무리들이 있나 살펴봐주세요. 그들의 위치를 확인하면 전기차 두대에 나눠 탄 다음에 늑대 떼를 유인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고블린과 오크들과 혈투를 벌이게 한다··· 맞죠?”


“맞습니다. 물론 그게 안먹힐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된다면 그냥 집으로 돌아오는거죠. 김의건 씨가 「순발력」덕분에 운전을 꽤 하니 믿고 맡기겠습니다.”


“후우··· 알겠습니다.”


늑대들이 득실거린다고는 하지만 창밖을 통해 본 도로를 보면···


‘운전할 공간은 충분히 있으니까.’


그리고 보아하니 늑대들도 무조건 한 무리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저렇게 많은 늑대들 속에서도 파벌이 많이 존재하고 있었다.


“창밖을 보면 아시겠지만··· 서로 으르렁 대는 늑대들도 꽤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 3의 세력인 오크나 고블린 무리까지 끼어들게 만든다?


“그냥 난장판이 되는거죠. 그리고 우리는 거기서 이득을 챙기면 됩니다. 아시겠죠?”


“예, 알겠습니다.”


결국 다들 동의하면서 늑대들을 잡기로 마음먹었다.




* * *




“젠장··· 젠장!”



─쾅!



「용산임시정부」의 (자칭) 대통령인 김우현은 책상을 내리쳤다.


“막고는 있는 상황이라고?”


“예, 제작계 능력자들이 겨우겨우 힘을 모아서 우리 층으로 통하는 통로를 모두 막아놓았습니다. 늑대들이 뚫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빌어먹을··· 전투병력 손실은?”


“2층 소탕작전에 들어갔던 인원들 중 단 2명만 살아돌아왔습니다.”



뿌드득─



이가 절로 갈리는 김우현. 그들은 이번 「늑대의 시간」으로 인해 소중한 전투 병력의 일부를 잃었다.


“... 김하나 측은 어떻게 되었나?”


“탈출에 성공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살아있는지는 모릅니다. 거처로 제대로 돌아갔는지는 확인이 안됩니다.”


“젠장!”


게다가 용병으로 불러왔던 이들의 생사조차 확인이 되지 않았다. 괜찮은 인재라 여겨 눈독들이던 김하나 측 인원들마저 잃었다는 생각에 그는 분노했다.


“이 개같은 놈의 늑대들!! 으아아아아!!!”



─콰과광!!



순식간에 김우현의 팔 근육이 팽창하면서 책상을 부숴버렸다.


“헉─”


비서는 깜짝 놀라면서 뒷걸음질 쳤다.



“후우우···”


다행히 분노를 다스린 김우현. 그의 팔은 다시 제 크기로 돌아왔다.



“우선, 방어에 전념하고. 사람들 입단속 시키고, 불안감 조성하는 새끼들은 늑대 밥으로 줘버려.”


“에, 예. 알겠습니다.”


“나가.”


“옙.”



덜컹─



비서가 문을 닫고 나가고 김우현은 의자에 앉았다.


털썩─



“후우우··· 어째 모든게 잘 풀린다 했었어···”


끝이 보이지 않던 용산 아이파크몰 내부 몬스터들의 소탕은 김하나가 이끄는 집단을 용병으로 끌어들인 뒤 희망이 보였다.


그리고 꾸준히 사람들이 「커뮤니티」게시글과 댓글들을 보면서 유입되기도 했고.


‘물론 악의적인 소문을 퍼뜨리는 놈들도 있지만···’


사실 그건 악의적인 소문이 아니라 사실이었지만, 김우현은 그런건 신경쓰지 않았다. 아무튼 「커뮤니티」내부에서 그리 좋지 않은 여론에도 불구하고 꾸준이 사람이 유입되고 있었으니 분위기는 좋았었다.



허나 「늑대의 시간」이벤트로 판도가 바뀌었다. 세상이 한순간에 멸망해버린 그날 밤에 비견되는 힘겨운 순간이 계속되었다.



“시발···”



그리고 그는 「순위표」를 보면서 읊조렸다.



“도대체 벌써 20킬 넘게 한 새끼들은 뭐하는 놈들인거냐고···”


정치인의 본능.


그는 뭔가 거대한 세력이 대외적으로 그들의 세력을 숨기고 있음을 직감했다.




* * *




첫번째 원정의 날이 결정되었다.


「늑대의 날」이 시작되고 이틀 뒤.



─저기 대방역 쪽에 대규모 오크 무리가 캠프를 만들었어요. 저쪽으로 유인해서 늑대 무리들이랑 오크 무리랑 싸우게 만드는게 좋을 것 같네요.



대방역 쪽 스페이스 살림에 오크들이 대규모 무리를 만들고 있었다. 워낙 큰 무리의 규모 때문에 늑대들도 쉽사리 가까이 가질 못했다.


“노량진역과 대방역은 한 정거장 차이···”


자동차로 가도 못해도 5분안에 갈 수 있는 곳이다.


“확실히 가깝고, 비상상황에 신속하게 거처로 돌아올 수 있으니···”


“최적의 장소네요.”


“박상주씨. 방어구는 다 준비하셨죠?”


“네, 방패까지 전부 아이템화 마쳤습니다.”



비전투 전력인 이들을 위해 지난 번에 동작경찰서에서 털어온 진압용 방패를 박상주가 업그레이드했다.


“김하나 씨는··· 필요 없으신거 맞죠?”


“예, 아무래도 저는 템빨이 좀 있으니까요.”


다만 나는 제외. 비전투 능력자긴 하지만 「하급 봉」을 비롯해서 꽤 괜찮은 무기들을 갖추고 있었다.


그리고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잦은 전투를 치르면서 얻은 짬이 있었고.



“후, 갑시다.”


우리들은 모두 진압복과 무기, 일부는 방패까지 갖추고 빌딩 밖을 나섰다.



─끼기긱···



「강화된 나무 판자」를 이용해 유리문 자리에 대신 놓인 조잡한 합판 문이 열렸다.


그리고 밖은···



“지난 번에 「하급 부탄가스 폭탄」을 던져둔 덕분에 어그로는 많이 사라졌네요.”


그리고 다행히도 전기차는 무사했다.



“조금만 낑겨타면 다 타겠네요.”


“갑시다.”



그렇게 우리 집단의 첫번째 전체 행동이 시작되었다.




* * *




위대한 「쟈─로쉬 부족」의 족장인 「아─쟈한」오크 전사.


언젠가 눈을 뜨고 보니 그는 그의 부족 전체와 함께 처음 보는 세상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이동한 것은 그들 뿐이 아니었다.


경쟁 오크 부족, 그리고 더 상위의 오크들··· 하찮은 고블린들과 무시 못할 늑대들···



‘그리고 입에 담기도 두려운 그들까지···’



하지만 새로운 세상에 기회는 있었다. 연약한 존재들이 있었고, 그들을 죽이면서 힘을 기를 수 있었다.


처음보는 무기들로 공격을 하면서 꽤나 저항했지만 겉이 화려하면 실은 약하다는 야생의 법칙을 그들도 따랐다.


강철과 이상한 폭발물로 만들어진 무기들을 견뎌내고 나면 연약한 그 존재들의 살점을 손쉽게 꿰뚫을 수 있었다.



그렇게 잘 살아남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우우우우우우!!!



“늑대들의 시간이다, 모두 긴장해.”



늑대의 시간이 찾아왔고, 단단하고 넓은 부지를 지닌 한 건물에 부족민 전부를 모은 후 정착했다. 그리고 이틀이 지났을까.



“오늘의 피해는?”


“없습니다, 족장.”


“다행이군.”



그렇게 잘 버티고 있었는데.




─부우우우우웅!!!




“무, 무슨 소리지? 뭐야?”


“습격인가? 대비해!!”



이상한 소리가 들려오더니···




“저건 뭐지?”


“이 세상에 살던 그 연약한 놈들의 이동수단이잖아. 별거 아니···”



그들을 관찰하던 오크들은 말을 잇지 못했다.



“뒤에 저거 늑대들 아니야?”


“느, 늑대!!!”





“늑대들이다!!!!!”



그 연약한 존재들은 늑대들을 끌고 이곳까지 와버렸다.


작가의말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아포칼립스에도 부동산은 안망한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중단 22.12.16 398 0 -
43 #011 멸망의 존재들-3 +6 22.12.15 534 32 11쪽
42 #011 멸망의 존재들-2 22.12.14 559 35 11쪽
41 #011 멸망의 존재들-1 22.12.13 649 32 11쪽
40 #010 인재(人材)일까 인재(人災)일까-3 22.12.12 678 31 11쪽
39 #010 인재(人材)일까 인재(人災)일까-2 +2 22.12.11 766 33 12쪽
38 #010 인재(人材)일까 인재(人災)일까-1 22.12.10 814 29 12쪽
37 #009 멸망의 날-2 +2 22.12.09 898 39 12쪽
36 #009 멸망의 날-1 22.12.08 983 36 11쪽
35 #008 한강재개발-5 +3 22.12.07 1,048 40 13쪽
34 #008 한강재개발-4 22.12.06 1,084 42 12쪽
33 #008 한강재개발-3 22.12.05 1,163 37 12쪽
32 #008 한강재개발-2 +6 22.12.04 1,238 42 12쪽
31 #008 한강재개발-1 22.12.03 1,283 45 11쪽
30 #007 얼마까지 알아보고 오셨어요?-5 +1 22.12.02 1,292 38 12쪽
29 #007 얼마까지 알아보고 오셨어요?-4 +3 22.12.01 1,334 41 12쪽
28 #007 얼마까지 알아보고 오셨어요?-3 22.11.30 1,374 40 11쪽
27 #007 얼마까지 알아보고 오셨어요?-2 22.11.29 1,391 43 12쪽
26 #007 얼마까지 알아보고 오셨어요?-1 +1 22.11.28 1,496 53 12쪽
25 #006 용산의 주인-2 +5 22.11.27 1,561 52 12쪽
24 #006 용산의 주인-1 +1 22.11.26 1,550 49 11쪽
23 #005 거기, 내 자리-3 +3 22.11.25 1,538 55 12쪽
22 #005 거기, 내 자리-2 +2 22.11.24 1,561 51 12쪽
21 #005 거기, 내 자리-1 22.11.23 1,615 51 12쪽
20 #004 늑대의 시간-5 +5 22.11.22 1,593 60 12쪽
19 #004 늑대의 시간-4 +3 22.11.21 1,567 57 12쪽
» #004 늑대의 시간-3 +4 22.11.20 1,654 64 12쪽
17 #004 늑대의 시간-2 22.11.19 1,640 59 12쪽
16 #004 늑대의 시간-1 +1 22.11.18 1,724 64 12쪽
15 #003 성장의 시간-5 +1 22.11.17 1,771 60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