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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건 님의 서재입니다.

알라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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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ggun
작품등록일 :
2016.04.15 21:01
최근연재일 :
2016.09.06 07:24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3,985
추천수 :
6
글자수 :
80,708

작성
16.06.06 12:10
조회
174
추천
0
글자
7쪽

서장 -6 숲

DUMMY

6


“앙리, 지금은 숲에서 얼마나 떨어져있는 거리야?”

“반 정도 남았습니다.”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던 시신들은 벌써 50구를 넘었다. 더욱이 중간 중간에는 우리 왕국기사단원들의 모습도 꽤 보인다.


“어때?”

“...아무래도 도련님들을 지키면서 싸우기는 힘들 것 같군요. 아까 전투 때 관찰한 바로는, 조종당하는 시신들은 팔의 속도는 꽤 빠르지만, 다리는 걷는 정도의 속도밖에 나오지 않는 것 같더군요.”

“흠흠... 응?”

“제가 처음에 능력을 써서 전면에 나와 있는 분들을 눕혀서 틈을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그 틈에 우회하여 수도방향으로 향해주시길.”

“...괜찮겠어?”

“예, 곧 뒤쫓겠습니다. 신호를 드리면 바로 움직여주십시오. 그쪽의 여성분도 함께.”

“네!”


슬금슬금 움직이는 시신들이 우리들에게 점점 더 다가온다. 아무래도 그들에게 지성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지만, [기생]의 사고에 동화하여 움직이고 있는건지. 아니면 명령을 받은 뒤에는 자율적으로 맞춰서 행동하는지...

그보다 앙리의 상태가 걱정된다. 일반시민들에 한해서는 앙리도 생각하는바가 있는 듯 능숙하게 처리하고 있었지만, 평소에 부단장으로서 기사들을 아끼던 그녀가 제대로 그들을 막을 수 있을지.


“지금입니다!”

“그래, 수도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갑자기 주변의 공기가 앙리에게로 빠르게 모여든다. 그에 맞춰 자세를 낮추고 잠시 가만히 있던 그녀가 우리에게 신호를 준 뒤, 바로 달리기 시작한다.

미리 들은 대로 정면의 시신들의 무리를 오른쪽으로 크게 돌면서 달리기 시작하자면, 잠시 뒤 후방에서 커다란 소음이 들렸다.


“우,,우왓! 뭔가요 저건!”

“앙리의 알라우네 능력이야.”


아마도 순간적으로 충격파를 내는 종류겠지. 옛날에 훈련받을 때는 많이 골탕 먹었다만... 이제 슬슬 뒤를 돌아봐도 앙리와 시신들의 모습이 안보이기 시작할 무렵, 멜러미가 지친 듯이 보였기에 전력질주를 그만두고 걸음을 빨리하는 정도로 속도를 늦췄다.

제4학술도시는 요양을 위해서인지 기본적으로 주변의 건물이라고는 드문드문 보이는 하얀색의 건물들뿐이고, 그 외에 주민들을 위한시설(애초에 제4학술도시에는 거주주민이 없다.)이나 관광용 시설이 아무것도 없다. 그 드문드문 보이는 시설마저 곳곳에 조성되어있는 관목들로 덮여있기 때문에 제4학술도시는 하늘아래미로라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그렇다고 길이 없는 것은 아니라서 마부를 통해서 온다면 간단하게 목적지로 갈 수 있지만, 아무런 이정표 없이 길만 이리저리 나있기에 첫 방문자에게는 길을 잃을 수밖에 없게 되어있다.


“멜러미, 괜찮아? 우선 숲 앞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쉴 수 없을 것 같은데?”

“후우... 네... 괜찮습니다. 조금... 후우... 오랜만에 달렸던 터라...”


꽤나 가쁘게 숨을 몰아쉬고 있는 모습이 지금의 빨리 걷기도 힘들어 보인다. 다행히도 앙리가 알려준 방향으로 잘 나아가고 있는지 아직까진 중간에 길이 끊기거나 하지는 않는다. 다만 멀리 보이는 수도중앙도서관까지의 거리로 보아서는 도착까지는 아직 시간이 좀 더 걸릴 듯하다.

그러고 보니 아까 처음 멜러미를 만났을 때 피치 못해 멜러미의 몸을 잠시 살펴봤었지만, 당시의 멜러미는 왼손에 있었던 [기생]의 침식이외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던 걸로 보였었다. 무엇보다 내가 있던 병원은 옆 동의 알라우네연구소와 이어진 알라우네전문케어병원. 멜러미의 겉모습으로 보기에는 피부도 하얗고, 딱히 알라우네에 걸린 듯싶지는 않은데...


“그러고 보니 멜러미는 알라우네 감염자야?”

“에? 아니에요. 왜 그러시죠?”

“아니, 멜러미는 알라우네 감염자가 아니라면, 왜 알라우네전문케어병원에 있었나... 싶어서. 아, 혹시 지인 중에 알라우네 감염자가 있어서 병문안을 왔었던 거야?”

“네? 아...네. 약간 다르지만, 대충은 그런 이유에요.”

“그렇구나... 아... 그렇다면 혹시...”

“네? 뭐가요?”

“음... 아까보기에는 그 병원건물에서 생존자는 우리 이외에는 없었던 것 같으니깐 말이지. 혹시 너의 그 지인분도... 라고 생각해버려서... 미안.”

“아... 괜찮아요. 별로 세이지님께서 신경쓰지 않으셔도 괜찮답니다.”


그래도 역시 아는 사람이 있었다고 한다면 미안해진다. 그렇다고 내가 뭐 영웅이라도 될 듯이 행동할 생각은 없지만, 마음에 걸리는 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우리 이외에 생존자는 없는 것 같았고 건물조차 붕괴해 버렸으니 이제 와서... 라는 느낌도 있지만.

아... 그러고 보니 형이 사건에 휘말렸는지 휘말리지 않았는지를 모른다. 형이 볼일이 있다면서 나가고 난지 30분정도 후에 폭발소리가 들리고 앙리가 병실에 들어왔었으니, 그때는 벌써 병원을 나갔었다고는 생각되지만, 그렇다고해서 30분이라면 수도까지 돌아가기에는 부족한 시간이다.


‘혹시 하면 형도 말려들었을지도 모르겠는데...’


형은 나보다도 훨씬 뛰어난 검사이기에 전투에는 별로 걱정이 없을 것이라 생각되지만, 그래도 걱정은 된다. 지금생각해도 별수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나중에 앙리와 무사히 합류하고 난 뒤에 물어보는 게 낫겠지.

그보다 아까 앙리의 말대로라면 슬슬 수도와의 경계에 위치한 숲이 보일 텐데.


“아, 저긴가.”

“그런 모양이에요.”


걷고 있는 도로는 잘 정돈되어 단순한 흙바닥이 아닌 특수한 재질이라 생각되지만, 양옆으로는 중간 중간의 병원으로 진입하기 위한 샛길을 제외하고는 빽빽한 나무들도 막혀있었던 구불구불한 길이었다. 그런데 앞에 보이는 길의 끝에는 개방된 초원이 보였으며, 그 뒤에는 키의 10배정도는 될법한 나무들이 들어차있는 울창한 숲이 있었다.


“그러고 보니 숲 바로 앞에 초원이 있었지... 아무리그래도 당당히 전진하게 되면 눈에 띌 것 같은데.”

“그러게요. 우선은 초원의 입구까지 가보고 돌아가는 길을 찾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래야겠네... 아, 저건가.”


초원과 가도의 경계면에 접해있었던 커다란 나무 한그루 뒤에 숨어서 초원저편의 거대한 수목들을 관찰해보니, 가도와 직선상에 위치해 있는 부분에 석조구조물이 보였다. 아마 입구로 보고 자세히 들여다보니... 확실히 환자복이나 평상복을 입은 시신들 다수가 구조물 뒤에 몸을 숨기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래도 저 상태라면 그리 멀리 돌아가지 않아도 될 것 같네. 오른쪽에 키가 큰 갈대밭도 있고. 저쪽으로 우회해서 천천히 들어간다면 들키지 않고 지나갈 수 있을 것 같은데?”

“네, 저도 그게 좋다고 생각해요.”


멜러미의 동의를 구하고 나는 왼쪽허리에 차고 있던 기사 검의 감촉을 손으로 확인한 후, 약간의 긴장을 되찾고 나서 멜러미와 함께 천천히 갈대밭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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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장 파르소학국편 -1 16.06.27 169 0 8쪽
9 서장 -8 16.06.20 118 0 8쪽
8 서장 -7 재전 16.06.16 187 0 9쪽
» 서장 -6 숲 16.06.06 175 0 7쪽
6 서장 -5 숙소로 +1 16.05.16 180 0 8쪽
5 서장 -4 시작 16.05.09 203 0 9쪽
4 서장 -3 남자 16.04.29 196 0 8쪽
3 서장 -2 주의 +2 16.04.21 213 1 7쪽
2 서장 -1 알라우네 +4 16.04.16 228 3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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