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운스토리

전체 글


[인간에 관하여] 어느 한 여인

어느 한 여인

 

매일 아침 출근길,

모두가 콩나물이 되어 버리는 대중교통 안.

앞의 여인의 진한 향수가 코를 찌른다.

 

잡티 투성이의 순진무구한 얼굴은 진한 화장으로 감추고

날렵한 몸매를 딱 붙는 원피스로 강조하여 오늘도 세상을 향해 발을 뻗는다.

하루하루를 메이크업과 오늘은 무슨 옷을 입을까 하는 고민으로 살아가는 여인들은

아마 자신의 향기가 다른 이에게 불쾌감을 준다고 생각조차 못 하고 있으리라.

본의 아니게 여자 뒤에 찰거머리처럼 붙은 남자는 여인의 향기가 몹시 불쾌하다.

 

하지만

조금 바꿔 생각하면 어떨까?

 

여자는 오늘도 누구인지도 모를 이에게 보여주기 위해,

어쩌면 세상에게 보여주기 위해 오늘도 공들여 화장하고 심열을 기울여 옷을 골랐다.

 

20대, 혹은 30대, 40대, 50대, 60대가 되어도

여자들은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 화장을 하고 오늘도 무엇을 입을까 하는 고민을 한다.

심지어 요 앞의 마트, 가까운 시장을 갈 때조차도.

 

100년도 안 되는 짧은 평생을 남들의 눈을 신경쓰며

상대에게 어떻게 보일까 하는 쓸데없는 고민으로 살아간다.

정작 세상은 그들에게 관심도 없건만,

오늘도 그녀들은 자신들의 무대에서 최대한 돋보이기 위해, 주인공이 되기 위해,

화장을 하고 옷을 골랐다.

 

이런 여인들을, 인간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 황룡


댓글 0

  • 댓글이 없습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글목록
번호 제목 작성일
» 인간에 관하여 | 어느 한 여인 13-07-21
2 사방신의 수호자 | 수호신 13-07-15
1 사방신의 수호자 | 수호자 13-06-30

비밀번호 입력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