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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렘팩토리 님의 서재입니다.

이세계 정령사 라이프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게임

정이룩
작품등록일 :
2016.08.29 11:06
최근연재일 :
2016.10.23 21:00
연재수 :
58 회
조회수 :
635,502
추천수 :
16,733
글자수 :
211,628

작성
16.10.12 21:00
조회
7,279
추천
279
글자
11쪽

4. 책을 봅시다 #15

DUMMY

똑똑똑.

“······.”

달칵.

어젯밤, 마르코를 교육하기로 한 것을 떠올린 현우가 마르코의 방문을 두드렸지만, 아무런 대답이 들려오지 않아 문을 열어보니 안에는 주인을 잃은 텅 빈 방의 풍경만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곤 그것을 보면서 의아한 표정을 짓던 현우는 마르코의 모습을 찾아 밖으로 나갔고, 곧 집의 뒷마당에서 검술 수련을 하고 있는 그녀를 발견할 수 있었다.

휘익!

“하앗!”

힘찬 기합소리와 함께 예리한 검이 바람을 가르는 그녀의 모습은 마치 공기의 흐름을 단칼에 두 동강 내버리듯이 정확하고 날카로웠다.

“오러 수련은 이제 다 한 거야?”

자신이 지켜보고 있다는 것도 모를 정도로 검술을 수련하는데 집중하고 있는 그녀를 바라보던 현우가 이러다간 끝도 없을 것 같아 조심스레 말을 걸었다.

“아. 카온. 자네로군. 이제 일어났는가?”

그의 목소리에 뒤를 돌아본 마르코가 손에 쥐고 있던 검날을 아래로 떨어뜨리며 말했다.

“하하. 아니네. 오러라는 것이 어디 그렇게 쉽게 연마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검술도 이렇게 꾸준하게 수련을 하지 않으면 감이 무뎌져 실력이 좀처럼 늘지 않기에 하는 것이라네.”

그러자 호탕하게 웃으며 말하는 그녀의 모습에 현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마르코가 이토록 수련을 게을리 하지 않고 노력하는 것으로 보아, 보다 강한 힘을 손에 넣는 일에 큰 욕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던 것이다.

또한, 그녀라면 정령술을 배운다 하더라도 그것을 악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리곤 생각을 마친 현우가 결심을 굳힌 듯 천천히 마르코를 향해 다가갔다.

“응? 카온. 무슨 일인가?”

자신에게로 성큼 다가온 그를 바라보며 마르코가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훔치며 물었다.

“마르코. 혹시 정령술 배워볼 생각 없어?”

“음? 보, 본인이 정령술을 말인가?”

예상치 못한 현우의 말에 꽤 당황했는지 그녀가 예전처럼 스스로를 본인이라 칭하며 되물었다.

전혀 다른 직업군의 기술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놀랄만한 일이었다.

많은 시간을 들여 노력한다면 안 될 것도 없지만 생각해보라.

왜 전사들이 비싼 돈을 주고 마법이 깃든 반지를 사겠는가?

그만큼 마법을 배우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대부분이 하나의 마법을 깨우치는 것은 고사하고, 마나를 느끼는 것조차 하지 못해 치를 떨며 포기하기 일쑤였다.

그런데 하물며 마법이 아닌, 그보다 더욱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정령술을 배울 수 있다니!

우직한 전사가 정령을 다룰 수 있다는 말은 분명 그 어디에서도 들어본 기억이 없어 어쩌면 자신이 최초가 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이런 좋은 기회를 마다할 이유가 전혀 없던 그녀가 떨리는 음성으로 물었다.

“자네의 말은, 내가 정령술을 배우는 일이 정녕 가능하단 뜻인가?”

“가능해. 특히 니 경우에는 오러 유저이기에 마나를 느낄 수 있으니까 말이야. 아주 높은 수준의 정령을 소환하는 건 무리겠지만, 그래도 하급 정령을 하나만 다룰 수 있더라도 전력이 대폭 상승하니까. 어때? 한번 배워볼래?”

만약 마르코가 오러 유저가 아닌 그냥 일개의 평범한 전사였다면, 정령술을 가르치는 것을 망설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오러를 사용할 수 있는 오러 유저로, 마나를 느낄 수 있었기에 정령술을 배우는데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 판단했다.

“정령술이라니 그런 귀한 기술을 가르쳐준다는데 내 어찌 마다할 수 있겠는가. 정말 고맙네.”

마르코가 감격에 겨운 눈초리로 진심으로 고맙다는 듯 한 표정으로 말하자 현우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지금 시간이 있을 때 바로 시작하는 게 어때?”

“지, 지금 바로 배울 수 있는 건가?”

정령술이라는 것이 이렇게 아무 준비도 없이 금방 배울 수 있는 것이었던가?

마르코가 깜짝 놀라 경악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자, 그녀의 시선을 느낀 현우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는 주변에 소환되어 있던 4대 정령들에게 물었다.

“너희들이 가진 4가지의 속성들 중, 마르코와 가장 친화력이 높은 것이 대체 누구지?”

정령사가 아닌 그녀의 경우에는 계약을 맺을 수 있는 정령의 수가 하나로 한정되어 있었다.

그리고 아무리 스스로가 계약을 맺고 싶다 한들, 어느 정도 해당 속성과의 친화력이 없다면 그것을 이루지 못하는 것이 태반이었다.

그렇기에 그녀와 가장 친밀한 속성과 계약을 맺는 것이 가장 쉽고도 현명한 방법이었다.

“······.”

현우의 말에 앞에 나선 것은 바로 땅의 정령 노엔이었는데, 그는 평소의 과묵한 모습 그대로 그저 가만히 고개를 한번 끄덕일 뿐이었다.

흐음. 4대 속성 중에서 그나마 땅의 속성력이 조금은 있다는 건가.

그리곤 생각을 마친 그가 서둘러 마르코를 돌아보며 말했다.

“마르코. 옷 벗어.”

“자, 자네! 갑자기 뜬금없이 그게 대체 무슨 소리인가! 갑자기 왜 이야기가 그리 되는 게냔 말이다!”

밑도 끝도 없이 갑자기 불쑥, 무표정한 얼굴로 자신을 향해 벗으라고 말하는 현우에게 마르코가 새빨개진 얼굴로 냅다 소리쳤다.

뭐야? 왜 저래?

그리곤 부끄러워하며 버럭 소리를 지른 그녀를 한참동안이나 바라보던 그가 자신의 말이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것을 깨닫곤, 이내 왜 그런 말을 한 것인지에 대한 연유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오해하지 마. 정령과의 속성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거추장스러운 옷을 탈의하고 알몸이 되는 것이 필수기에 이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자신은 게임 능력이 있었기에 굳이 알몸으로 속성력을 높이기 위한 수련은 하지 않아도 되었지만, 그녀의 경우에는 일반인이니 어쩔 수 없이 자신이 알고 있는 이 비전의 속성력 증가 훈련을 통해야만 더욱 빨리 정령과의 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거기에 이 비전의 훈련이라는 것은 꼭 옷을 탈의한 상태에서 수련을 해야, 몸으로 속성력이 더 잘 흡수되는 구조였기에 어쩔 수 없었다.

“흠흠. 그럼 내가 옷을 벗게 되면 그 다음 과정은 어떻게 되는 건가?”

민망한지 헛기침을 두어 번 한 그녀가 물었다.

“우선 현재 너와 가장 친밀한 속성은 땅이다. 그렇기에 일단 니가 옷을 벗고 맨땅에 누우면 내가 노엔을 시켜 땅을 판 다음, 그 흙으로 네 몸 위를 덮을 거야. 그 이후에는 그 주변에 땅에 잠재되어 있는 속성력을 활성화시키는 마법진을 그릴 거고.”

그러면서 현우는 마법진이 발동되면 땅의 속성력이 그녀의 피부를 통해 몸 안으로 침투해서 속성력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쉽게 말하자면 물이 담긴 대야에 수건을 넣었을 때, 그것이 젖는 것과 동시에 물을 빨아 당겨 머금는 것과 같은 원리처럼 말이야. 이제 이해가 좀 되겠어?”

“으음···. 알겠네.”

그리고는 여전히 홍당무처럼 붉은 얼굴을 하고 부끄러워하던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갑자기 신고 있던 레더 부츠를 비롯하여 갑옷, 상의, 하의 등을 빠르게 벗기 시작했다.

툭.

스륵.

지면에 툭하고 떨어지는 갑옷과 검, 그리고 부드러운 마찰음을 내며 떨어지는 옷가지.

사람이 너무 놀라면 소리도 지르지 못한다고 했던가.

지금이 딱 그런 경우였다.

너무나도 순식간에 벌어지는 일에 현우가 당황한 나머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그것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이윽고, 풍만한 가슴이 드러남과 동시에, 마지막으로 남겨져 있던 속옷마저 벗으려는 마르코의 행동에 현우가 냅다 소리를 질렀다.

“스, 스톱! 아니! 지금 뭐하는 거야? 누가 내 앞에서 벗으래?!”

그러자 순간, 그의 말에 마르코가 팬티를 벗으려던 자세 그대로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곤 정확히 2초의 시간이 지났을 무렵.

그녀가 새빨개진 얼굴로 재빨리 양팔로 자신의 가슴을 가리며 소리쳤다.

“자, 자네! 그걸 지금에서야 말하면 대체 어쩌자는 겐가!”

“나도 니가 갑자기 이렇게 훌러덩 벗어던질 줄은 몰랐다고!”

그리고는 억울하다는 듯 소리치는 현우의 목소리에 마르코가 이내 무언가 반박하려했지만, 그녀는 차마 그의 얼굴을 쳐다보기가 부끄러운지 입술만을 달싹일 뿐이었다.

“어, 어쨌든 마저 벗어야하니 뒤돌아있게나.”

“으, 응···.”

어색한 분위기 속, 말을 마친 현우가 어설픈 동작으로 얼른 그녀에게서 몸을 돌렸다.

하지만 뒤돌아섰음에도 조금 전 보았던 마르코의 몸이 자꾸만 그의 머릿속으로 그려지고 있었다.

갑옷 위로도 확연히 드러나는 그녀의 가슴을 보고 글래머라는 것은 알았지만, 실제로 보니 그것은 더더욱이나 풍만하고 아름다웠다.

그동안 겉으로 드러났던 그녀의 피부는 햇빛에 그을려 건강한 구릿빛을 띠고 있었지만 그 속살은 놀라울 정도로 희고 뽀얀 색이었다.

거기다 평소 사내 같은 그녀가 부끄러워하는 모습은 처음 보는 것이라, 꽤 귀여우면서도 묘한 색기마저 느껴질 정도였다.

스륵.

“다 벗었네.”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그녀의 속옷이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목소리가 들려오자, 현우가 얼른 노엔에게 명령해 그녀가 누울 수 있을만한 정도의 땅을 파도록 했다.

쿠르릉.

그리곤 그곳에 마르코가 눕는 것을 확인한 노엔이 다시 파헤쳐진 흙으로 그녀의 몸을 덮었다.

사락.

“좋아. 그럼 이제 마법진을 그리면 되겠군.”

그러면서 그가 줄곧 뒤돌아있던 몸을 마르코가 누워있는 방향으로 돌리며 말했다.

현재 그녀는 바닷가에서 모래찜질을 하는 것 마냥 머리를 제외한 몸의 전체가 흙에 파묻혀 있었고, 현우는 근처의 바닥에 떨어져있는 나뭇가지 하나를 집어 들어 마르코의 주위에 마법진을 그리기 시작했다.

스윽스윽.

“···됐다!”

그리곤 마법진을 모두 그린 그가 구부렸던 허리를 피고는 그렇게 소리쳤을 때였다.


- 스킬「교육」을 습득하셨습니다.

- 제자 1명이 등록되었습니다.

- 현재 등록된 제자 1명.

[마르코]


속성력을 활성화시키는 마법진을 발동시키자마자 눈앞으로 뜬 메시지창을 보며 현우가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좋았어. 성공이다!

그가 생각했던 꼼수, 그것은 바로 교육 스킬을 얻어 제자를 등록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앞서 말했던 것처럼 게임상에서 NPC부하들에게만 통했던 이 교육 스킬이 마르코에게도 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게임으로 치면 자신은 유저, 그녀는 NPC와 같은 역할을 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과연 이게 어떻게 꼼수가 될 수 있느냐?

그 이유는 바로, 교육 스킬을 사용해 등록된 제자는 그 즉시, 모든 행동에서 얻는 경험치가 200%로 증가하기 때문이었다.

예를 들어 그녀가 요리나 음악처럼 생소한 분야일지라도 익히려 한다면 원래의 2배나 더 빠른 속도로 능숙해지는 것처럼.

때문에 검술이나, 오러 수련, 정령술 등 모든 행동의 성장 속도가 2배로 늘어나게 된다.

앞으로 그녀가 직접적으로 검술이나 오러의 수련을 포함하여 새로운 스킬을 습득하는 부분에 노력을 기울인다면 그때마다 평소보다 2배나 되는 경험치를 얻게 될 것이다.

거기다 현재 그녀가 옷을 벗고 있는 상태이기에 땅의 속성력을 얻는 속도와 그 습득률은 더 엄청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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