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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지뢰밭

라 만차의 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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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지뢰
작품등록일 :
2013.01.21 19:43
최근연재일 :
2019.09.02 21:37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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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1.23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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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8쪽

1화. 파라곤

DUMMY

그 말이 나올 때까지만 해도 우리는 분위기가 좋았다. 좋았다고 생각한다.

"취미가 뭐에요?"

거기서 방정스럽게 입을 놀리지 말았어야 했는데.

"하핫, 이거 말해도 될까 모르겠네요. 보통 사람들하고는 좀 달라서……."

말하면 안 된다는 투로 대답하면서도, 나는 말하고 싶어 입매를 실룩거렸다. 그게 궁금함을 자극했는지 여자가 부추겼다. 여자란 생물이 원래 그렇다. 입은 가벼우면서 남의 비밀은 알고 싶어한다.

"도검 수집이죠. 롱소드나, 일본도나 뭐 그런 종류로요."

돈 깨나 깨먹었다고 자랑스럽게 말하다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녀는 뭐 이런 병신이 다 있어? 라는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아차 했지만 이미 늦었다. 소개팅 자리에 싸한 분위기가 깔렸고, 상대는 휴대전화를 연신 들여다보다가 바쁘다며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커피값도 내지 않고 쌩 하니 밖으로 나가버린다.

여자와 헤어질 때는 에스코트 하는게 기본이라는 것이 뒤늦게 떠올랐다. 그래서 쫓아가려는데, 여자는 밤길에 강도가 쫓아오듯 도망쳤다.

강조한다. 도망쳤다.

아 놔…….

택시에 몸을 싣고 슝 하고 달아나는 것을 보고 나는 의례 한다는 애프터 신청이고 뭐고 때려쳤다. 기분이 엿같아서 그러고 싶은 마음도 들지 않았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도 영 좋지 않은 일이 있었다.

지하철 안에서 스마트폰 붙잡고 친구들에게 메시지를 날렸다.

「소개팅 깨졌뜸 ;ㅅ;」

가장 먼저 답이 온 것은 《마스터》다. 어디보자, 내가 중학생때 처음 만났으니까, 벌써 15년 지기인가? 대학 시절에 미국으로 떠났지만 계속 ORPG를 하며 친하게 지내는,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몇 안되는 사람 중 하나다.

《우쨔다?》

「취미가 뭐냐고 묻길래 칼 수집이라고 했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남발하는 초성체에 통쾌함이 묻어났다. 이 자식……. 저번에 소개팅하러 간다고 자랑했을때는 언짢은 티를 내면서 북풍한설이 휘몰아치더니, 지금은 좋아서 죽겠다는 느낌이다.

《어휴 븅신. 일코를 했어야지.》

「나의 실수. 녀자가 말해보라고 부추기는 바람에 속았음」

《그래도 너님이 몸짱 덕후 아님? 운동 한다고 했으면 꽂혔을거 아냐》

「얼굴이 오크라서 안됨」

《ㅋㅋㅋㅋㅋ》

뭐, 나도 자학개그 하는 것이고. 《마스터》와는 살살 씹는 정도는 웃으며 넘기는 사이라, 이정도는 타격도 아니다.

「어쨌든 오늘은 기분 꿀꿀해서 플레이 못함.」

《안 돼 안 돼, 오늘 플레이 하자. 내가 특별히 써비스 할게》

「집에 가서 술 퍼마시고 잘 꺼야 흙흙 드러운 세상 오크는 죽어야 해 꾸이꾸이」

쓰다 보니 기분이 바닥으로 가라앉는다.

나이 서른에 직장은 금속 가공 업체. 그것도 비정규직. 한때 악착같이 모아서 회사 기숙사 생활은 벗어났지만, 주체할 수 없는 지름질 때문에 통장 잔고는 아직 일곱 자리. 직장 동료를 제외하면, 친구는 전부 인터넷으로만 사귄다.

애인은 없다. 집 없고 자가용도 없는 비정규직에게 그건 사치다. 방금 전 갈라선 여자는, 같은 직장 다니는 아저씨가 마누라 친구의 동생의 학교 동창이랍시고 소개시켜준 사람이다.

30 평생에 여자 손 한 번 잡아보나 했더니 틀려먹었다. 으흐흐…….

「전사 때려친다. 난 이제 동정 마법사가 될꺼야. 흐콰한다 ㅋㅋㅋ 이러다 흑마법사가 되게찌」

자학 대사를 메시지로 날리는데, 답이 없다. 플레이 안 한다고 《마스터》가 조금 삐진 모양이다. 하지만 이정도 티걱태걱 하는 거야 일상적인 일. 《마스터》와의 인연은 가늘지만 길고 끈질기다.

우리는 TRPG로 알게 된 사이다.

Table-top Role Playing Game.

던전 앤 드래곤이라고 들어봤나? 용과 괴물과 마법이 존재하는 가상의 세계를 무대로, 캐릭터를 만들어서 모험하는 게임이다. 발더스 게이트라든지 네버 윈터 나이츠라든지 하는 게임이 던전 앤 드래곤(이하 D&D) 세계관을 이용한 게임이다.

TRPG는 요새 흔히 하는 월드 월브 워크래프트니 리니지니 하는 MMORPG의 선조격 되는 게임이다.

하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TRPG는 컴퓨터가 없던 시절에 만들어진 게임이다. 컴퓨터 없이 RPG를 어떻게 하느냐고? 체스나 바둑은 그럼 컴퓨터 없이 어떻게 하냐. 원래 게임이란 컴퓨터 없이, 사람과 사람이 마주 앉아서 하는 게 정상이다.

MMORPG에서는 캐릭터를 움직이고 지형을 이동하고 공격하고 마법을 쓰고 하는 것은 마우스와 키보드로 입력한다. 그리고 그 결과를 모니터 그래픽과 사운드로 보여주지.

TRPG에서는, 그걸 사람과 사람의 대화로 해결한다. 게임 마스터(또는 던전 마스터)라고 부르는 진행자가 있고, 플레이어들은 각자 자기 캐릭터를 만들어서 게임 마스터(이하 GM)에게 "나의 전사 키하노는 저 오크에게 달려가서 전투망치로 대가리를 찍어버리겠어!"라고 말로 선언을 하면 된다. 그럼 게임 마스터는 게임의 규칙에 따라, 선언이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를 결정해서 대답해준다. "좋아. 6면체 주사위 하나를 굴려라. 거기에 전사의 힘 보너스 +1을 더한 값이 오크의 방어력 3을 넘으면 명중한다."

MMORPG는 화려한 그래픽과 사운드로 사람을 현혹하지만, TRPG는 대화와 상상력으로 그것을 보충한다. MMORPG에서 캐릭터는 정해진 행동 밖에 할 수 없다. 하지만 TRPG에서는 사람의 상상력이 허용하는 한 자유도는 무한하다.

물론 자유도가 있다고 뭐든지 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TRPG는 사람과 사람이 마주앉아서 하는, 사회적인 게임이다. 대여섯 명 밖에 참가하지 않더라도, 일주일의 1/7을 같이 보내는 사이로써 상호 예의와 그룹의 규칙을 지켜야 한다.

《마스터》와 나는 15년간 TRPG의 동료로 지내왔다. 그것 이상의 관계는 아니다. 하지만 같은 취미를 공유하는 사람 중에서도 상당히 끈질긴 친분을 이어왔다고 할 수 있다.

잠깐 후 다른 친구들도 메시지에 응답했다.

『안됐다. 힘 내라.』

『여자는 많다.』

대부분 위로하는 평범한 메시지들이었다. 서로 까고 씹고 하는 《마스터》와는 달리, 그들은 그저 넷 친구라서 적당한 예의를 지키는 정도였다.

그때쯤 내 관심은 스마트폰을 떠났다.

토요일 오후, 제법 붐비는 시간대의 지하철. 근처에 서 있는 여자가 꼼지락거리고 있었다. 짙은 화장으로 얼굴을 도배한 20대 여성. 옷차림을 보면 직장인 같다. 그런데, 여자는 왠지 불편해하는 기색으로 점점 내가 앉은 자리로 다가왔다. 그 뒤에 달라붙은 남자를 피해서 자리를 옮기는 와중에 내 쪽으로 다가온 것이다.

여자 꽁무니에 붙은 중년 남자는 집요하게 추근거리고 있었다. 직접 손을 대는 아마추어스러운 짓 대신, 여자 힙에 하복부를 밀착시키고 있다. 손장난을 하면 성추행으로 딱 걸리지만, 저렇게 하면 어쩌다가 몸이 부딛혔을 뿐인 척 할 수 있다. 제법 숙련된 변태로군.

여자는 불쾌함과 난처함이 섞인 표정으로 피하다가 나와 눈빛이 딱 마주쳤다. 여자는 수치스러운 느낌에 고개를 돌리면서도 어떻게 좀 해달라고 도움을 청하는 듯한 눈빛을 던지고, 나는 귀찮은 일에 얽힐 것 같아서 난감했다.

요즘 참 세월이 하수상하여 이런 골치 아픈 일에 얽히면 인생이 피곤하다. 하지만 무시하자니 여자의 눈빛이 따갑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행히 성추행범이 소심한 타입인 것 같으니, 일단 여기 앉아서 피하라는 뜻이다.

하지만 내가 비키는 순간, 근처에 서 있던 다른 아줌마가 펑퍼짐한 엉덩이를 들이밀었다. 실로 험준산령이 비켜서고 천둥번개가 뒤따르는 신묘한 축지법이었다.

"……."

뭐가 이리 안 되냐.

여자는 점점 집요하게 하반신을 밀착시키는 중년 때문에 울상을 지었다. 치한은 단호하게 소리 쳐서 쫓아야 하는데, 우물거리고 있으니까 더 저러는 거다.

아 진짜. 괜히 문제 일으키기 싫은데. 나는 떫은 표정으로 여자 옆으로 다가서 기세등등하게 입을 열었다.

"어이, 아저씨."

"응? 뭐여."

술 냄새 나는 걸 보면 좀 취한 모양이다. 뜨끔한 중년은 게슴츠레한 눈으로 나를 흘겨보았다.

야! 변태 중년! 작은 고추의 매운 맛을 보여주마! 포풍오크가 간다!

"지나가는데 좀 비켜주세요."

다소곳하고 정중한 말투에 중년이 어어 하다가 얼결에 비켜섰다.

소심해 보이지만 이게 최선이다. 근사하게 멱살을 잡고 니가 니 죄를 알렷다! 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내가 몸으로 밀고 들어가서 여자와 중년 사이에 막고 서자, 여자는 후다닥 다른 칸으로 도망갔다. 고맙다는 말 한 마디, 감사의 시선 한 번도 보내지 않고 그저 쌩 하니 달아났다.

나를 찬 그 여자와 닮은 느낌이라 왠지 기분 나쁘다.

게다가 중년은 쫓아가려다가 내게 막히는 바람에, 술냄새 나는 숨결을 토하면서 씩씩거렸다. 나를 꼬나보는게 심상찮다.

물론 이런 배나온 중년 아저씨가 무섭지는 않다. 똥이 더러워서 피하지 무서워서 피하냐. 내심 그런 변명을 중얼거리면서 나도 자리를 옮기는데, 중년 남자가 억! 하고 소리를 쳤다.

"야 인마, 발 밟고 어딜 도망가?"

"어, 미안합니다."

내가 고의로 밟은 것이 아니다. 중년 남자가 내 발 아래에 발을 슬쩍 밀어넣어서 밟힌 것이다. 구두 앞코에 발자국이 묻어 있어서 잡아뗄 수도 없고, 내키지 않으면서도 나는 사과했다.

하지만 트집꺼리를 잡은 중년은 놔 주질 않는다.

"새끼야, 미안하면 다야? 사람 죽이고도 미안하다면 끝이야?"

목소리가 커지자 주변 사람들이 힐끗힐끗 보는데도, 불콰하게 취한 중년은 목소리를 키웠다.

이런 사람을 보면 왠지 고맙다. 어휴, 나는 늙어도 저런 추잡한 영감은 되지 말아야지, 하는 교훈을 얻을 수 있으니까.

"예, 예, 미안합니다. 미안해서 졸라 미안하네요."

횡설수설하면서 다른 칸으로 피하려 했다. 취한 놈을 진지하게 상대하는 것이 바보지.

그런데 이 미친 놈이 계속 쫓아오는게 아닌가. 게다가 기세가 등등해서 계속 쫓아온다. "게 섯거라! 야, 거기 그 놈 잡아!" 같은 소리까지 치면서.

나는 발걸음을 재빨리 해서 최대한 떨구려 했다. 그 말을 듣기 전까지는.

"야 이 애미 애비도 없는 새끼야! 사람을 치고 도망가냐!"

.

..

...

이 새끼가?


복잡한 생각이 머릿속을 헝클어트린다.

돌아서서 아구창을 날려버려? 아 씨바, 또 사고 치면 곤란한데. 개값 물기에는 요새 궁해서.

무시하고 가 버려? 그러기에는 또 기분이 졸라 좆같다.

돌아선 내가 성큼성큼 다가오자, 중년이 움찔 했다. 이래뵈도 내가 몸은 좀 된다. 몸을 쓸 줄 모르는 근육 돼지인게 문제지.

"아저씨, 미안하다고요."

"어? 어… 그래."

어깨를 펴고 승모근에 힘을 빡 주면서 오크 면상을 들이대자 그제야 술이 깨는 표정으로 돌아선다. 사람 잘못 건드렸다 싶은 생각이 이제야 든 모양이다.

하지만 이걸로 끝이 아니다.

이번에는 돌아서는 중년의 뒤에 내가 달라붙었다. 중년이 불편한 기색으로 힐끔거렸다.

그의 목덜미에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헉후헉후~"

순간 소름이 돋는지 중년이 부르르 떨었다. 이때다 싶어서 나는 붐비는 인파 속에서 우연인 체 중년에게 몸을 밀착시켰다.

"야, 미안한 거 알았으니까 그만 가라. 왜 손가락으로 자꾸 찌르고 그래."

나는 씩 웃으며 중년 아저씨의 귓가에 속삭였다.

"손가락 아닌데."

이렇게 된 이상 홍콩행 게이바로 간다.

안색이 새파랗게 질린 중년은 "히익 게이!"하고 외치고는, 마침 지하철 문이 열리자 달아났다. 적장, 물리쳤다!

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보니 주변의 눈빛이 따가워. 게다가 언제 돌아온 건지, 내 덕분에 치한을 피한 여자까지 은근한 비난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 년이?

씨바, 라이브로 도쿄핫 감상할 기회를 양보하고 오욕을 뒤집어썼는데 님이 그러시면 안 되죠.

결국 나도 지하철 문이 닫히기 전에 빠져나갔다. 배트맨이 이래서 다크 나이트가 되는 거군.


하여튼, 오늘 뭐가 낀 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위를 둘러보면 곧 있으면 크리스마스랍시고 남자 녀자 팔짱 끼고 다니는데, 난 뭐 소개팅에서 차이고 도와준 여자는 하드게이 보듯 하니…….

쓸쓸한 겨울 거리, 길 한 가운데 서서 셀카를 찍었다. 쌍쌍바 커플들을 배경으로, 목도리로 얼굴을 가린 차가운 도시 남자 흉내를 냈다.

「쫌 멋있어 보임?」

《포기하면 편해.》

《마스터》의 메시지가 제깍 날아온다. 이 자식은 놀리는 거 너무 좋아해.

집으로 가는 길에 마트에 들러 마른 안주와 마감 할인하는 치킨, 그리고 소주와 맥주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맥주를 샀다. 솔직히 소주 퍼마시고 뻗고 싶은데 집에 날붙이가 많아서 술 안 마시기로 했다. 맥주야 뭐 음료수고.

집이 외진 곳에 있어서, 도착할 때 쯤엔 치킨이 반쯤 식고 맥주는 딱 좋게 시원해져 있었다. 전자렌지 하나 사야 하나 그렇게 투덜거리면서 눅눅해진 후라이드 치킨을 프라이팬에서 데웠다.

내일은 휴일이다. 원래 토요일이라도 늦게까지 근무해야 하지만, 소개팅 핑계 대고 안 주려는 월차를 억지로 끌어다 썼다. 사실 비정규직이라 월차 같은 소리 지껄이면 대번에 잘리겠지만, 뭐 요즘 세상에 일자리 있는게 어딘가. 다행히 소개팅 시켜준 사람이 회사 사람이라 월차 핑계가 통했다.

간만의 소중한 휴식이다. 노트북을 켜서 음악 플레이어를 실행시키자,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가 흘러나온다.


이룰 수 없는 꿈을 꾸고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우고

이겨낼 수 없는 슬픔을 지니고

길이 없는 곳을 달리며

용납할 수 없는 불의에 맞서고

해낼 수 있는 이상을 해내며

고단한 팔을 휘둘러

닿을 수 없는 별에 닿기 위해


저 별을 따르는 것은 나의 꿈

아무리 희망이 없어도

아무리 멀다 하여도

고뇌도 좌절도 없이

의로움을 위해 싸우는 것

진정한 대의를 위해

지옥으로라도 기꺼이 가는 것이


이 영광된 탐색이

진실로 옳다고 깨달을 수 있다면

내 심장은 평화와 안식에 들리라

내가 마지막으로 몸을 누일때마저


그리고 세상은 더 나아지리라

상처와 조롱으로 뒤덮힌 사내가

용기의 마지막 한 방울까지 짜내

닿을 수 없는 별에 닿으려 할때


뮤지컬을 영화화한 72년작 '라 만차의 남자'에 나온 곡, '이룰 수 없는 꿈'이다.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나는 항상 감동하고, 또 안타깝다. 이룰 수 없는 꿈을 향해 돌진하는 돈 키호테는 내 인생의 우상이었다. 나는 항상 그처럼 살고 싶었고, 그래서 TRPG를 할 때도 내 캐릭터는 늘 전사였다.

하지만 인생을 그렇게 살 수는 없다. 나는 비좁은 셋방을 둘러보며 한숨지었다.

구석에 두루마리 휴지 벌크가 쌓여 있거나, 청소를 안해 먼지가 굴러다니는 모습은 그냥 평범한 독신남의 방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에 정말 보기 드문 철물들이 이 방에 가득하다.

검. 아밍 소드. 롱소드. 워소드. 츠바이핸더. 그로스메서. 숏소드. 사이드소드. 레이피어. 우치카타나.

갑옷. 체인메일. 갬버슨. 아밍 더블릿. 밀라노식 플레이트 아머. 독일식 고딕 아머.

방패. 버클러. 바이킹 라운드 실드. 카이트 실드. 히터 실드. 철제 로텔라.

창. 크고 작은 장대와 창날. 핼버드와 폴액스를 비롯한 각종 폴암.

기타. 활, 십자궁, 메이스, 워해머, 크고 작은 단검을 비롯한 냉병기가 방 안에 데굴데굴 굴러다닌다. 어딘가의 도검 박물관 같은 풍경이다. 상당수가 총포도검류 소지허가를 받아야 하는 물건이라 가끔 경찰이 전화를 걸 정도다.

이게 참 희안한 일인데, 무기는 친구를 불러모으는 습성이 있는 모양이더라.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증식하더라구. 하하하.

그렇게 내 월급을 빨아먹고 증식한 도검갑주들은 이제 생활공간을 반쯤 침탈하고 있다.

TRPG 책도 좀 모으지만, 내 진정한 취미는 이것들이다. 첫 월급 사서 지른게 부모님 내의도 아니고 눈여겨보던 미국 A사의 장검이었으니 뭐…… 할 말은 없다만.

그렇다고 저걸 사서 어디다 쓰지도 않는다. 사실 난 무술 한 번 배워본 적도 없다. 무술 동영상 보고 책 읽고 하는 시청도(視聽道)가 무술이라면 나도 무술 고수겠다. 대나무나 짚단 베기도 해보지 않았다. 가끔 물 채운 페트병이나 신문지 정도 베어본 적은 있다만, 내 관심은 소유이지 사용이 아니다. 요즘 세상에 사용할래도 사용할 데도 없고.

그게 문제인 거다. 나는 전사가 좋다. 하지만 전사로 살 수는 없다.

이룰 수 없는 꿈을 향해 돌진하는 전사의 삶을 살고 싶었다. 그래서 삶의 무게가 무거워도, 인생의 괴로움이 다리를 잡아끌어도 나는 열심히 나아가려 애썼다.

하지만 세상 살이란게 그렇게만 살 수는 없는 법이다…….

결국 알론소 키하노는 자신이 그저 나약하고 미친 노인네임을 자각한다.

미친 세상을 향해 부르짖던 세르반테스는 재판장으로 끌려나간다.

나 역시, 결국 이런 셋방살이도 간당간당할 정도로 벌이가 시원찮은 비정규직. 특별한 재주도 없고, 별로 대단한 능력도 없는, 거리에 나가면 발에 채일 정도로 흔한 30대 아저씨일 따름이다.

에휴. 저것도 이제 몇 자루만 남기고 중고값으로 팔아치울까. 다 팔면 차 한대 정도는 굴리겠지.

맥주 피쳐가 비고, 닭 뼈다귀만 남았다. 손가락을 빨던 나는 습관처럼 스마트폰을 들었다.

「《마스터》, 자나?」

지구 반대편 미국은 아직 낮일 것이다. 하지만 《마스터》라고 항상 내 연락을 대기중이지는 않다. 다행히, 메시지가 빠르게 응답했다.

《잔다.》

대답하는 님은 누구?

아까 플레이 안 한다고 해서 삐진게 오래가나 보다. 나잇살이나 먹어서도 아직 애냐.

「《마스터》.」

《왜.》

인생이 무겁다.

라고 쓰고 보내려다가 손가락이 멈췄다.

아오, 이러면 안 되는데. 맥주 먹고 취하나? 눈 앞이 흐려지네. 결국 메시지를 지웠다.

《……토닥토닥》

한참 말이 없자, 《마스터》가 내 심정을 알아차렸다는 듯한 메시지를 보낸다. 오랫동안 친구로 지내다 보니, 이제는 공백에서도 서로 간질거리는 느낌을 주고받을 경지에 올랐나 보다.

「써비스 뭐 해줌?」

좀 취했으니 하다가 잠들 것 같지만, 기분 전환이나 하게 플레이 할 생각을 먹었다. 그러자 《마스터》는 기다렸다는 듯이 메시지를 보내왔다.

《그래, 뭐 해줄까? d20, 세계관은 정해 놨고, 보너스 뭐 받고 싶은지만 얘기해.》

「뭐야, 새 세계관? 파워 레벨은 어느 정도?」

《대충 E6급. 하지만 아이템은 풍족하고 하이테크야.》

뭐 에버론 같은 세계인가?

d20이란, D&D의 공개판 범용 규칙이다. D&D도 저작권이 있는 창작물임은 당연한 이야기. 하지만 D&D의 판본 중에는, 저작권료를 내지 않고도 약간의 규정만 지키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공개판이 있다. 그걸 d20이라고 부른다. 뭐, 대충 D&D에서 저작권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 약간을 삭제한 버전이라고 보면 쉽다.

D&D와 d20에서 보통 인간은 1레벨이고, 인간 모험가의 상식적인 한계 레벨이 20레벨이다. 대충, 1~5레벨에서 마을을 구하고, 6~10레벨에서 도시를 구하고, 11~15레벨에서 나라를 구출하고, 16~20레벨에서 세계를 구한다고 보면 되나? 그리고 21레벨부터는 신화 속 영웅 같은 활약을 할 수 있는 등급으로 에픽 레벨이라고 부른다.

E6란 Epic Six의 약어인데, 우리의 게임에서 E6라고 하면 대충 세계관 만렙이 6레벨이라는 뜻이다. 극사실주의와 영웅 판타지에 걸쳐있는 정도?

딱 6레벨 미만이 제일 재밌을 때지. d20 규칙이 너무 고레벨로 올라가면 밸런스가 안 맞는 편이고, 스케일이 너무 커지면 플레이가 무거워지는 면이 있다.

하여튼, 저레벨이든 고레벨이든 별 문제 안 된다. 《마스터》와 나는 많은 RPG를 해왔지만 그 중에서도 D&D를 많이 했다. 물론 나는 전사가 좋기 때문에, 판타지 RPG의 대표인 D&D에서도 전사 캐릭터를 고집해왔다.

15년 동안 전사만 해오신 전사의 달인이 나님이시다. 약 57,000개의 전사 캐릭터를 만든 것… 은 아니고, 어쨌든 전사라는 범주 내에서 고렙이든 저렙이든 안 해본 패턴이 별로 없다. 그래도 지겹지는 않다. 원래 게임에서 가장 즐거울 때가 캐릭터를 만들 때다. 그 앞에 아무리 고난과 역경의 운명이 놓여 있어도, 캐릭터의 탄생은 항상 즐겁고 기대되는 순간이다.

그나저나 뭐를 해달라고 할까. 캐릭터를 만들기 시작하자, 꿀꿀하던 기분이 싹 가졌다. 좀 신나고 재밌는 걸로 해보고 싶은데.

책장에 줄줄이 꽂힌 하드커버 TRPG 책들을 무작위로 뽑아보다가, 문득 한 권의 책이 눈에 들어왔다.

Epic Level Handbook

21레벨 이상의 에픽 레벨 캐릭터와 몬스터를 다루는 책이다. 아니, 이건 안 되지. E6잖아.

「ELH 써도 되나?」

《서플 쓰고 싶은 대로 써. 에픽 재주 사용하게?》

한 번 찔러나 보는 셈 치고 메시지를 날렸는데, 놀랍게도 긍정적인 대답이 왔다. 평소 상당히 짜게 굴던 《마스터》가 왠 일로 이렇게 관대하신가?

서비스 해준다더니 정말로 팍팍 쓰려는가 보다.

「어, 그것도 괜찮게 들리긴 하네. 음, 그럼 혹시 '파라곤' 템플릿 붙여도 될까?」

《돼.》

너무 선뜻 메시지가 돌아와 저도 모르게 반문했다.

「정말?」

《파라곤 템플릿. 클래스 레벨 1레벨. 능력치 포인트바이 32. 캐릭터 이름하고 설정은 아직 짜지 마.》

「우와, 너무 후한데? 이거 이상한 세계관에 밀어넣는 거 아니야? 혹시 레이븐로프트냐? 아니면 어딘가의 데스 월드? ㅋ」

TRPG가 좋은 것이 이 점이다. 장기에서도 차포 뗄 수 있고 바둑에서도 접바둑을 둘 수 있듯이, TRPG에서도 팀원 간에 합의가 되어 있으면 정규 규칙에서 벗어난 플레이를 할 수 있다. 콘솔 게임에서는 치트, MMORPG에서는 현질 같은 짓을 TRPG에서는 그냥 합의만 하면 된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 입히는 것도 아니고, 우리끼리 플레이 하면서 즐겁자고 하는 것이니까 온갖 특이한 것을 다 시도해볼 수 있다. 몬스터 캐릭터라든지, 먼치킨 플레이라든지. TRPG에는 그만한 융통성이 있다. 특히, 《마스터》와 나처럼 1대1 플레이인 경우 그만한 편의를 더 보아주기 마련이다.

그래도 파라곤 템플릿은 상당히 과격한 혜택이다. 원래 플레이어 캐릭터(PC)에게는 허용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종족에는 가장 약하고 못난 개체가 있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강하고 잘난 개체도 있지 않을까? 만분의 일, 억분의 일 확률로 극히 희귀하게 나타나는 종족의 엘리트 중의 엘리트. 그것을 d20에서 '파라곤'이라고 부른다.

취소하기 전에 나는 얼른 캐릭터 시트부터 짜기 시작했다. 자주 하던 것이라 몇 분 걸리지도 않았다. 1레벨 전사를 만들고, 파라곤 템플릿을 적용시키는 간단한 작업이다.

전사에겐 특별한 능력이 없다. 전사는 마법도 쓰지 못하고, 초능력도 없다. 전사는 그저 근육과 몸빵이다. 칼 들고 몬스터를 잘 썰기 위한 힘, 그리고 더 많은 피통을 가지기 위한 건강, 다음으로 회피에 도움 되는 민첩이 있으면 족하다. 마법에 대한 내성을 올려주는 지혜가 있어도 나쁘지 않다.

일반적으로 말해, 전사에게 매력은 쓸모가 없다. 전사가 죄다 땀내나는 근육 오야지인 것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물론 매력이 도움 되는 빌드도 있지만, 나는 순수하게 파이터 타입을 좋아한다.

그래서, 내 전사 캐릭터는 항상 힘이 가장 높고 건강과 민첩, 나머지 능력치는 낮다.

힘 18, 민첩 14, 건강 14, 지능 10, 지혜 10, 매력 8.

보통 인간의 평균치가 10이며, 대개 8에서 12 사이를 오락가락한다. 힘 18 정도면 일반적으로 인간의 한계에 가깝다. 매력 8이면 인간 중에 못생긴 놈이고.

《마스터》는 시트를 전송받고는 한심하다는 듯 메시지를 날렸다.

《또 땀내나는 근육 돼지로군.》

「파라곤 보너스 있으니까 괜찮아.」

파라곤 템플릿을 적용시키면, 모든 능력치를 +15를 시켜준다. 내 캐릭터의 경우 힘 33이 된다. 힘 수치만으로 보자면 어지간한 드래곤하고도 맞먹는 수치다. 거기다가 마법 물품 중에는 능력치를 올려주는 것이 있다. 그것까지 장비하면 톤 단위의 무게도 들어올릴 수 있다.

말도 안 되는 수치지만, 판타지니까 괜찮아.

그렇지만, 역시 만들고 보니 혀를 내두를 정도로 강했다. E6 수준 세계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본격적으로 《마스터》와 스카이프 대화를 시작했다. 이제 세계관에 대해서 들어둘 차례다.

《세계관이 로우 매직이니까 규칙 세부는 여러가지 바뀔 거야. 직접 보물이 나오지 않는 대신 몬스터 부산물을 거래해서 돈으로 환산하고, 마법 물품 제조는 마법사에게 의뢰하는게 아니라 괴물 사냥하면서 얻은 재료로 특별한 의식을 치르거나, 화염 살라만더의 심장을 찌른 무기가 화염검이 되는 식으로 괴물 사냥의 경험 자체의 결과로 일종의 마법 물품화 되는 형식이야.》

"아하. 본딩 아이템이나 레전더리 분 같은 거군. 그랜드마스터 트레이닝 같은 것도 되겠네?"

《되지. 그리고 총기가 등장하는 세계고, 총기 관련으로는 d20 모던 참고해서 조금 규칙이 바뀔 거야. 갑옷은 AC에 기여하지 않고 아머 값 만큼 살상 피해를 비살상 피해로 바꿔주는 식으로.》

"음, 총기가 등장하면 빌드를 좀 고민해야 겠는데. 총기 쎈가?"

《보통 사람한테는. 몬스터한테는 별로. 몬스터의 내추럴 아머는 총알에 강하다는 설정. 기존에 갖고 있던 피해감소는 3.0 기준.》

"어이, 그건 너무 세잖아."

《모험가가 있으니까 됐어.》

형평성이나 밸런스가 안 맞는 세계관이라도 TRPG에서는 상관 없다. 어차피 우리끼리 재미있게 놀기 위한 거니까.

TRPG 중에는, 삼류 호러 영화의 엑스트라 같은 역할을 맡아서 괴물 얼굴을 보고 끄아악 비명을 지르다가 정신병을 얻거나 호러 그로테스크 스플래터 쇼를 찍으면서 죽어가는 전개를 플레이 하는 것도 있다. TRPG는 없는 장르가 없다시피 해서, 판타지 영웅부터 음모, 배신, 호러, SF, 로맨스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지닐 수 있다. 말도 안 되는 먼치킨 플레이도 TRPG의 한 부분일 수 있는 것이다. 뭐, 여럿이서 플레이 하면 팀원 간에 공평함은 존재해야 하지만.

그런데, 대충 상담이 끝나고 캐릭터 마무리를 할 때쯤 《마스터》의 목소리가 얄궂게 변했다. 키득거리는 것 같지만 왠지 모르게 조금 쓸쓸한 기색이 묻어났다. 《마스터》의 목소리 연기는 정말이지 성우 해도 될 수준이다.

《그럼 세계관 설명을 마무리 짓자. 저번에 했던 캐릭터가 기사 키하노 경이지? 에픽 레벨이었고. 키하노 경이 죽을 때가 되자, 키하노 경의 수호여신 《마스터》 님께서 키하노 경의 꿈에 강림했어.》

"여신 이름 좀 바꿔."

《시끄럽다. 하여튼 여신께서는 자신의 충실한 전사에게 축복을 내렸어.

"키하노 경. 그대의 봉사와 헌신에 감사를 보내는 바에요. 15년 간 당신과의 시간은 잊지 못할 것입니다. 이제 당신을 떠나보낼 때가 됐군요. 이제 당신의 영혼은 저 멀리 다원우주로 뻗어가 새로운 존재로 태어나게 될 것입니다. 그대를 위해 나의 작은 선물을 드려요. 내생에서는 당신이 바라던 삶을 살기를……."

그리고 키하노 경은 꿈 속에서 여신의 입맞춤을 받고, 평화롭게 안식에 들었어. 의식이 멀어져갈 때, 키하노 경은 여신 《마스터》가 눈물짓는 것을 희미하게 본 것 같아.》

"어이, 대사가 어딘지 좀. 키하노 경이 여신을 배알한 것이 60년 전 아닌가? ……흐아암,"

맥주 때문인가 슬슬 졸린다. 이상하게 눈이 가물거리는데, 헤드셋에서 작은 훌쩍임이 들렸다. 어, 이거 《마스터》가 우는 건가?

《……안녕, 철이.》

나는 뭐라고 대답하고 싶었다. 하지만 눈꺼풀이 너무 무거웠다. 아, 이러면 안 되는데. 무슨 소리냐고 물어봐야 하는데.

헤드셋에 대고 뭐라고 작게 웅얼거린 후, 나는 깊은 잠에 빠져들고 말았다.

눈가에 뜨거운 눈물 방울이 흐른다고 생각한 것이 마지막 의식이었다.


작가의말

원래 파라곤 크리쳐는 PC로 쓸 수 없습니다. LA도 없는 것이라...

하지만 조금 꼼수를 쓰면 불가능하지는 않아요. ELH에 나오는 파라곤 마인드 플레이어의 ECL 값에서, 일반 마인드 플레이어의 종족 HD와 LA를 빼서 산출하면 파라곤 템플릿은 ECL +11이라는 계산이 나오더군요.


파라곤 템플릿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그저 종족 자체가 강화된 것이므로 이미지는 없습니다. 파라곤 마인드 플레이어 예제 그림은 있지만 PC에게 덧붙인 상황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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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코: 일반인 코스프레. 오타쿠(오덕후)가 일상 생활에서는 일반인인척 하는 것.

덕후: 오덕후의 줄인 말. 오타쿠를 한국에서 유머러스하게 한글화해서 쓰는 말.

클래스 레벨: 캐릭터의 직업 레벨. 1레벨부터 시작합니다.

능력치 포인트바이: 능력치를 주사위 굴려서 정하는 것이 아니라, 능력치 별로 정해진 점수를 지불해서 올리는 것.

레이븐로프트: D&D의 세계관의 하나. 차원의 틈새에 있는 작은 호러물 세계관. 타 세계관에서 끌려온 사람들이 언데드와 각종 괴물로 넘쳐나는 이 세계에서 탈출하거나, 강력한 악의 세력에 맞서 살아남는 것이 주제인 호러물 세계관.

데스 월드: 정상적으로는 인간이 살아남을 수 없는 가혹한 환경의 세계.

로우 매직: 마법이 존재하기는 하나 극히 희귀하거나, 매우 드물고 힘이 약한 세계관. 현실은 논-매직(마법이 없는 세계관)인 셈입니다.

본딩 아이템: 일반 무기나 아이템에 자신의 정수를 불어넣어서 강화해나가는 아이템. 자신의 손에서는 마법무기, 다른 사람의 손에서는 비마법 무기. 베르세르크의 가츠가 쓰는 드래곤 슬레이어는 원래 그냥 쇳덩어리 칼이지만, 무수하게 악마를 베면서 점점 마검의 힘을 가지게 되어간다는 식.

레전더리 분: 전설적인 업적을 이루면 얻게 되는 전설적 힘이나 특권. 레드 드래곤의 심장을 찔러 살해한 검은 화염 속성을 붙일수 있게 된다는 식.

그랜드마스터 트레이닝: 대단한 실력의 무술가로부터 무술을 전수받는 훈련. 마법 아이템 대신에, 비마법적인 무술로 마법 아이템의 효과를 내게 할 수 있다. “이 내공심법을 익히면 너는 무기에 검기를 주입하여 하루에 10분 동안 검을 +1 마법검처럼 사용할 수 있단다.”

내추럴 아머: 자연적 갑옷. 호랑이 가죽, 곰 가죽, 게 등딱지 같은 자연적이지만 갑옷의 역할을 할 수 있는 표피의 강화를 통틀어 말합니다.

피해감소: 대미지를 입었을때 일정량 대미지를 감소하는 능력. 내추럴 아머와는 달리, 초자연적인 방어력까지 포함합니다. 피해감소가 일정 이상 있으면 칼에 아무리 찔려도 상처가 나지 않습니다.

다원우주: 멀티버스. 여러가지 세계관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우주. 쉽게 말해, 이쪽 우주는 현대 지구가 속해있는 우주. 저쪽 우주는 무림 세계 우주. 요쪽 우주는 판타지 세계 우주. 저으기는 SF 세계 우주. 이러한 우주가 서로 연결되어 있는 다중차원계 전체를 가리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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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화. 사냥꾼들 +54 13.01.24 22,085 95 28쪽
» 1화. 파라곤 +52 13.01.23 27,713 96 28쪽
1 프롤로그 +51 13.01.23 33,991 118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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