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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신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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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티유
작품등록일 :
2013.03.10 12:29
최근연재일 :
2013.04.29 21:30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19,171
추천수 :
86
글자수 :
108,377

작성
13.03.26 23:00
조회
5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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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진짜 기사는 누구냐 (4)

DUMMY

엘란은 차림새를 보고 그들이 병사들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옷이며 방패에 오소리 모양의 문장이 그려져 있었다. 그런데 그 문장이 어쩐지 낯설지가 않았다.

순간, 엘란은 품속에 있는 지도를 떠올렸다. 피셔 백작령이라는 글씨 옆에 표시되어 있던 문장. 병사들의 문장과 일치했다. 그들은 피셔 백작의 병사였던 것이다.

엘란은 혼란스러워하며 블레인을 바라보았다. 저들이 피셔 백작의 병사들이라면, 피셔 백작의 기사인 블레인에 대한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병사들의 말에도 블레인은 말에서 내리지 않았다. 엘란은 블레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블레인은 입술을 깨물고 있었다. 핏기가 빠진 입술이 하얬고, 그만큼이나 얼굴도 하얗게 질려있었다.

블레인이 말에서 내리지 않자 병사들이 그에게 다가갔다. 블레인은 그들의 손에 의해 너무도 쉽게 말에서 끌어 내려 졌다. 블레인의 시종도 마찬가지였다.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엘란과 네이단에게 또 다른 병사들이 다가왔다.

그들이 왜 오는지 감을 잡을 수 없었던 엘란과 네이단은 그들을 그냥 바라보기만 했다. 곁에 선 병사들이 다짜고짜 두 사람의 오금을 발로 걷어차 무릎 꿇게 했다.

“아니 이게 무슨 짓이오!”

화가 난 네이단이 외쳤다. 하지만 병사들은 들은 척하지 않았다. 처음에 소리를 쳤던 남자가 외쳤다.

“이 녀석들을 포박해라.”

병사들이 포승줄을 꺼내 손을 묶기 시작했다.

참다못한 네이단이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또 한 번의 충격이 가해졌다.

-쿵

네이단의 무릎이 땅에 부딪히면서 난 소리에 엘란은 걱정스러운 눈으로 돌아보았다. 네이단의 표정은 고통을 그대로 드러내 보이고 있었다.

“이 보십시오. 뭔가 오해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엘란은 자신의 뒤에 서 있는 병사에게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재갈이었다.

“읍.”

당황한 엘란이 손을 움직이려 했다. 하지만 손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매듭지어놓은 포승줄을 걸어 단번에 조아버린 모양이었다.

재갈은 엘란 뿐만 아니라 세 사람 모두에게 물려 졌다. 화들짝 놀란 네이단이 재갈을 문 채로 왑왑거렸다.

“촌장. 이들 넷이 전부인가?”

“예. 나으리.”

병사의 물음에 촌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저편에서 한 남자가 절뚝거리며 걸어왔다. 엘란은 그가 누구인지 단번에 알아차렸다. 어젯밤 촌장의 집을 일러줬던 남자였다. 옷이 군데군데 찢어지고 얼굴에는 피로가 가득했다.

촌장은 달려가 그의 손을 잡았다.

“고생했네. 고생했어. 자네가 큰일을 해냈군.”

“아닙니다. 촌장님. 촌장님의 판단이 탁월했습니다. 영주님은 특별세를 거두라고 한 적이 없으셨습니다.”

“아니야. 자네가 밤새 달려 이 사실을 알렸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눈뜨고 도둑을 맞을 뻔 했네 그려.”

네이단은 그제야 상황을 파악했다. 블레인은 피셔 백작의 기사가 아니었다. 모두 사기였던 것이다. 네이단의 판단을 확인해주듯 병사가 말했다.

“나쁜 놈. 감히 기사를 사칭하고 영지민을 수탈하려고 해? 네 녀석은 교수형 감이다.”

엘란은 블레인을 돌아보았다. 블레인은 모험담을 말할 때의 위풍당당한 모습은 간데없이 눈에 띌 정도로 떨고 있었다.

“말에 태워 성으로 압송한다.”

병사들이 다가와 무릎 꿇고 있던 모두를 일으켰다. 그때까지 계속 왑왑거리던 네이단이 엘란을 돌아보았다. 네이단은 눈빛으로 무어라 말하고 있었다. 엘란은 그것이 무슨 뜻인지 단번에 알아챘다.

‘마법을 쓸까?’

엘란은 고개를 저었다. 마법을 쓴다면 벗어날 수도 있겠지만, 상대는 영주의 병사들이었다. 무력을 쓸 일이 아니라 오해를 풀어야 할 일이었다.

네 사람은 말에 태워진 채 영주의 성으로 압송되었다.


네 사람은 흙바닥에 무릎 꿇려졌다. 네이단은 비명을 질렀다. 말에서 내린 뒤로 걸음걸이조차 자연스럽지 못했다. 여러 번의 충격으로 무릎을 다친 것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누군가가 밖으로 걸어 나왔다. 여유 있는 걸음걸이의 중년 남자. 피셔 백작이었다.

“재갈을 풀어라.”

피셔 백작의 말에 병사들이 재갈을 풀었다. 엘란은 입을 벙긋거리며 움직여보았다. 반나절 동안 눌려있던 입가가 얼얼했다.

“네놈이냐. 내 기사를 사칭하여 돈을 갈취하려 했던 녀석이.”

피셔 백작이 블레인 향해 물었다. 피셔 백작의 눈에는 노기가 가득했다.

“잘못했습니다. 살려주십시오.”

블레인은 땅에 닿을 듯 머리를 숙였다.

“묻는 말에만 답하라!”

피셔 백작의 노성에 블레인은 벌벌 떨며 말했다.

“예. 이놈이 돈에 눈이 멀어 그리했습니다. 제발 용서해 주십시오.”

“요즘 근처 영지에서 작은 마을을 돌며 기사를 사칭해 거짓 세금을 거두는 놈이 있다더니 그것이 네놈이었구나. 세상이 그리도 만만해 보이더냐!”

“아이고 백작님.”

블레인은 급기야 울먹이기 시작했다. 바닥에 닿아있는 다리까지 털털거리며 떨렸다.

피셔 백작의 눈이 옆에 있는 시종에게로 향했다.

“저 녀석이 기사가 아니니 네놈 또한 시종이 아닐 터, 너는 뭐하는 녀석이냐.”

시종이 무어라 말했지만 목소리가 워낙 작아 들리지 않았다. 그 우렁차던 목소리는 어디 간 거지. 네이단은 시종을 한심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옆에 있던 병사가 시종의 옆구리를 걷어차며, 크게 말하라고 윽박질렀다.

찢어지는 비명을 지른 시종은 소리 지르다시피 말했다.

“친구입니다!”

“친구라는 것이 시종 노릇을 잘도 했구나. 자존심도 없었던 모양이지.”

“그게, 역할을 한 번씩 바꿔가며 했기에...”

‘이제는 시종이 아니게 된 시종’의 대답에 피셔 백작은 기가 찬다는 표정을 지었다.

옆으로 눈을 돌리던 피셔 백작의 눈썹이 치켜 올라갔다. 네이단이 자신과 똑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던 것이다.

“네놈들은 뭐냐. 다른 영지에서 전해 듣기로 두 명이라고 들었는데.”

피셔 백작의 말에 네이단은 한숨을 크게 쉬었다. 그 소리가 너무 커서 피셔 백작과 병사들의 표정이 와락 일그러졌다.

“저는 이자와 상관없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어찌 같이 있었느냐. 거짓을 말하고 빠져나가려 한다면 네놈먼저 교수대에 걸 것이다.”

피셔 백작은 당장에라도 명령을 내릴 듯한 기세로 외쳤다. 하지만 네이단은 동요하지 않고 차분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우연히 만나 동행했을 뿐이고 운 나쁘게 엮인 것 뿐입니다.”

“그 말을 믿으란 말이냐.”

“저는 왕실 마법사입니다. 무엇이 아쉬워서 그런 짓을 하겠습니까.”

일순 정적이 감돌았다. 생각지도 못한 네이단의 말에 할 말을 잃었던 피셔 백작은 더 분개해서 외쳤다.

“이놈이 감히 여기서 까지 사기를 치려 해? 오냐 한 놈은 기사고 한 놈은 마법사라. 그러면 말해보아라 꼬맹아. 너는 무엇이냐. 성직자냐.”

“왕실 기사입니다.”

엘란의 대답에 피셔 백작은 또다시 말을 잃었다. 한동안 두 사람을 바라보던 피셔 백작은 한 숨을 쉬었다.

“더는 말할 것도 없겠구나. 저 녀석들을 모두 교수대에 걸어라.”

“예!”

병사들의 대답을 뒤로하고 피셔 백작은 몸을 돌려 들어가려 했다.

“증거를 보여 드리겠습니다!”

네이단의 외침에 피셔 백작은 멈칫했다 하지만 바로 머리가 지끈거려왔기에 네이단을 무시하기로 마음먹었다.

안으로 발걸음을 옮기던 그 순간 피셔 백작은 뒤에서 들리는 쇳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검을 뽑아든 병사들이 놀란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 앞에서 네이단이 바닥을 짚고 힘겹게 일어나고 있었다.

포박은?

피셔 백작의 눈에 네이단의 발치에 떨어진 포승줄이 들어왔다. 하지만 그 포승줄은 피셔 백작이 알고 있던 모양이 아니었다.

새까맣게 타버린 포승줄을 털어낸 네이단이 자리에서 일어나 피셔 백작을 향해 바로 섰다.


작가의말

요즘 계속 아슬아슬하군요. 하하. 

아! 댓글 관심 감사합니다 ^ㅡ^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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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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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99 척제현람
    작성일
    13.03.27 07:25
    No. 1

    병사에게 맞기 전에 우리는 누구다 라고 밝히는게 일반 상식일텐데 나중 저쪽이 더 미안하라고 입 꼭 다물고 있었는지...좀 이해하기 힘 드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척제현람
    작성일
    13.03.27 08:17
    No. 2

    그리고 두사람의 실력이 일반 병사들한테 조차 꼼짝 못하고 당하는 수준인가요?
    피할 수도 없이?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Tu.티유
    작성일
    13.03.27 09:10
    No. 3

    대처할 수 없이 상황이 빠르게 전개된데다 혼란속에 멍때리고 있었다.... 라는 것이 의도한 방향이었는데.. 표현이 잘 되지 않았나보군요.
    그리고 경찰이 오해하고 저를 잡는다고 생각했을 때 저는 경찰과 몸싸움을 하기보다는 일단은 수갑차고 오해를 풀려고 할것 같았거든요;; 그 설명 또한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연참 대전 끝나는대로 보충수정 해야겠네요. 감사합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척제현람
    작성일
    13.03.27 11:12
    No. 4

    이쪽은 귀족이고 저쪽은 병사---즉결 처분도 가능 했던 때가 아니였던가 ...라는 생각에서 의문이 있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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