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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

차원신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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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티유
작품등록일 :
2013.03.10 12:29
최근연재일 :
2013.04.29 21:30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19,168
추천수 :
86
글자수 :
108,377

작성
13.03.11 12:24
조회
1,945
추천
6
글자
7쪽

암운

DUMMY

00. 암운










가이아의 궁성 프라이센디옴의 문이 무너져 내렸다.

성인 허벅다리 굵기의 원목에 강화 철판을 덧댄 문이 종잇장처럼 나가떨어지자 문에 받침대를 대려고 달려가던 병사들은 기겁하며 물러났다.

안개처럼 자욱한 먼지를 헤치며 한 무리의 사람들이 들어서고 있었다.

은빛 갑옷 위에 백색 망토를 두른 네 명의 기사가 검을 뽑아든 채로 사각형 형태로 걷고 있었고, 그 안쪽으로 여섯 명의 마법사들이 백색의 로브를 펄럭이며 걷고 있었다.

그리고 가이아 왕실기사단의 망토를 걸친 자가 그 선두에 있었다. 그 망토 때문에 병사들은 더욱 당황했다.

궁성 입구에 모인 병사들은 오십여 명, 하지만 그 중 누구도 그 무리의 앞을 가로막지 못했다.

궁성 수비대장은 선두에서 걸어오고 있는 자가 누군지 대번에 알아챘다.

“엘란 경!”

궁성 수비대장의 외침에 병사들 사이에서 작은 파동이 일어났다.

“나이트 엘란 경이라고?”

“이게 무슨 일이야?”

서로의 어깨를 붙여 벽을 만들었던 병사들은 엘란의 이름을 듣고는 당황하며 주춤주춤 물러났다. 병사의 벽은 엘란이 다가옴에 따라 자연스럽게 허물어졌다.

마침 급하게 달려온 윈터스 왕실기사단장과 기사들이 엘란과 무리의 앞을 가로막았다.

“멈추게 엘란 경! 이게 뭐하는 짓인가.”

“비키십시오. 윈터스 경.”

단장님이라는 호칭이 아닌 윈터스 경이라는 호칭에 윈터스는 인상을 찌푸렸다.

윈터스는 검을 뽑았다.

붉은 검기가 그의 검을 감싸고 있었다.

“네놈이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아느냐! 궁성의 문을 무력으로 열었어. 이건 반역이다!”

엘란은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대신 다시 발을 앞으로 뻗었다.

윈터스는 이를 악물고 검을 휘둘렀다. 붉은 검기가 허공에 선명한 궤적을 만들었다. 하지만 검의 궤적은 엘란의 몸을 가르지 못했다.

앞으로 뻗은 엘란의 손에서 불과 한 뼘 정도의 거리에 윈터스의 검이 멈춰있었다.

윈터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하지만 믿을 수 없는 광경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붉은 검기를 담고 있던 윈터스의 검이 공중에서 산산이 조각났다.

조각난 검의 파편이 윈터스의 뺨을 스치며 자상을 남겼다.

그리고 엘란의 반대 손이 윈터스의 복부를 가격했다.

퍼억.

윈터스의 몸은 좀 전 프라이센디움의 문처럼 공중으로 날아오른 뒤 바닥에 처박히듯 떨어져 굴렀다.

잠시 정적이 흘렀다. 왕실기사단은 단장의 처참한 몰골을 보고 갈피를 잡지 못했다.

“비켜라.”

엘란의 스산한 목소리가 그들의 귀에 꽂혔다.

“이 노옴!”

머리가 하얗게 센 노령의 기사가 검을 뽑았다. 그의 검에도 또한 푸른 검기가 실려 있었다. 노기사의 행동에 정신을 차린 듯 십여 명의 왕실기사단이 그를 따라 검기 실린 검을 뽑아 엘란을 겨눴다.

하지만 엘란은 그들을 상대하지 않았다. 대신 뒤를 따르던 네 명의 백색기사가 앞으로 나섰다. 그들의 검에는 검기가 실려 있지 않았다.

양측의 검이 서로 맞부딪혔다.

-챙

한 번의 충돌에 왕실기사단의 검은 두 동강 났다.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는 왕실기사단의 복부며 뒷덜미에 곧이어 주먹이 날아들었고, 그들은 볏짚으로 만든 허수아비 마냥 허무하게 쓰러져나갔다.

왕실기사단을 간단히 제압한 네 명의 기사는 앞서 걸어가고 있는 엘란의 뒤로 금방 따라붙었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이전의 대형을 갖췄다.

왕실기사단장의 허무한 패배를 본 병사들은 슬금슬금 물러나거나, 급기야 엉덩이를 보이고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기 시작했다.

더 이상의 재재는 없었다. 엘란은 넓은 정원을 가로질러 왕의 집무실이 있는 중앙 궁 앞까지 다다랐다.

그때였다.

“멈춰요. 엘란 경!”

아름다운 금발의 여성이 푸른 드레스를 휘날리며 엘란의 앞을 막아섰다. 그녀의 뒤를 따라온 로브를 걸친 네 명의 여 마법사들이 엘란을 노려봤다.

엘란이 작게 고개 숙였다.

“공주님.”

“왜 이러는 거죠?”

공주라고 불린 여성의 얼굴에는 금방 눈물이라도 떨어질 듯 한 애절함이 실려 있었다.

하지만 엘란은 여전히 무표정이었다.

“비켜서십시오.”

“나에게 명령을 하는 건가요! 정신 차려요. 당신은 왕실기사단이에요. 왕의 기사라구요.”

공주의 눈이 엘란의 어깨에 고정된 망토로 향했다. 그 시선을 알아챈 엘란이 자신의 어깨를 물끄러미 보다가 손을 가져갔다.

어깨에서 망토가 떨어져 내렸다. 갑자기 불어온 바람이 망토를 싣고 날아갔다.

“이젠 아닙니다.”

공주의 얼굴에 절망감이 드러났다. 다시 입을 연 공주의 목소리가 떨렸다.

“주니어나이트 엘란. 제발.”

주니어나이트란 말에 엘란의 표정에 변화가 생기는 듯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깐. 엘란의 입에서 다시 차가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비키십시오.”

공주는 아랫입술을 물었다. 그리고 양손을 가슴 앞으로 모았다.

대륙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고위 마법사인 세리아 공주는 캐스팅 없이 마법을 발동시켰다.

“푸른 불의 기사.”

포위하듯 엘란 일행의 둘레로 푸른 불이 수십 덩어리가 나타나더니 사람의 모습을 갖추었다.

하지만 푸른 불의 기사들이 엘란을 향해 검을 내밀려는 순간 엘란의 뒤에 있던 마법사들이 짧게 외쳤다.

“에노스. 소멸.”

푸른 불의 기사들은 말 그대로 한 줌 불꽃이 되어 증발했다.

“헉!”

숨 막히는 소리를 내며 공주가 주저앉았다.

공주의 뒤에 있던 여 마법사들은 상황에 경악하면서도 반사적으로 스태프를 내밀었다. 하지만 그녀들은 주문의 운조차 떼지 못했다.

“패럴라이즈.”

엘란의 나지막한 한마디에 그녀들은 그 자세 그대로 마비되어 굳어버렸다.

바닥에 주저앉은 채 거친 숨을 몰아쉬는 공주를 향해 엘란은 다시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공주님.”

엘란은 공주와 마법사들을 지나쳐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중앙 궁의 문 앞에 다다른 엘란이 양팔을 뻗었다

손이 닿지 않았음에도 문이 활짝 열렸다.


왕좌에 가이아의 국왕 베인즈가 앉아있었다.

팔걸이에 삐딱하게 기대어 있던 베인즈는 홀로 들어서는 엘란을 싸늘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홀의 가운데에 다다른 엘란은 검을 뽑아 바닥에 거꾸로 세운 채 한쪽 무릎을 꿇고 전쟁터에서의 예를 갖췄다.

왕좌가 놓인 단 아래에 서 있던 스웨인이 고함쳤다.

“무엄한 녀석! 당장 검을 거두지 못할까?”

엘란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스웨인은 자신을 노려보는 엘란의 살기어린 눈을 보고 헛바람을 들이켰다. 엘란이 이를 악물고 말했다.

“닥쳐라. 스웨인.”

엘란의 시선이 이어서 왕좌 옆으로 향했다. 가슴이 깊게 파인 드레스를 입은 아찔한 미모의 여인 벨리사가 서 있었다.

엘란은 벨리사의 얼굴에서 무엇인가를 발견하고 눈에 힘을 줬다. 엘란이 본 것은 벨리사의 입가에 머물고 있는 비웃음이었다.

검을 쥔 엘란의 손이 부들부들 떨리며 검이 대리석바닥에 흠집을 내었다.

“전하. 불충을 용서하십시오.”

부복하고 있던 엘란이 낮게 말하며 몸을 일으켰다.

엘란이 검을 고쳐 잡으며 휘둘렀다.

홀 벽면의 스테인드글라스 창문으로 통과해 들어 온 붉은빛이 엘란의 검에 튕겨 앞쪽을 향해 뿌려졌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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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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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Personacon 흑천청월
    작성일
    13.03.27 03:07
    No. 1

    잘 보고 갑니다. 배신. 반란? 아 기대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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