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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로아
작품등록일 :
2013.08.16 14:57
최근연재일 :
2013.09.17 02:15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7,660
추천수 :
116
글자수 :
85,743

작성
13.08.22 16:00
조회
247
추천
21
글자
7쪽

-제 4편 그녀 그리고 학교-

DUMMY

삐비비비! 삐비...탁!


"하아암..."


월요일 오전 6시 30분

일요일에는 온 종일 공부에 전념할 수 있어서 밤까지 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그렇기에 잠도 일찍 잘 수 있었다.


"아으...."


그래도 어깨 결린 건 아직 사라지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파스를 붙이고 있어도 여전히 아프네.




똑똑


"연화야. 슬슬 일어나야지!"


".........."


매일 나보다 일찍 잠들면서 아직 자는 걸 보면 연화는 잠이 좀 많은 체질인 것 같다.


나는 방문을 열고 연화방으로 들어가 연화를 흔들어 깨우기 시작했다.


"연화야, 아침이야."


"으...으음.....5분만 더요...."


"5분만 더 자면 점심때가 될것같은데? 일어나야지."


"하아암.....혜원오빠, 안녕하세요?"


힘들게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가장 먼저 나에게 인사하는 연화.

분명 웃고 있지만 잠에 취해 금방이라도 다시 잠들 것 같은 모습이었다.


"잘잤어?"


"네....하아암..."


연화를 대리고 1층으로 내려와 씻기 시작했다.

세수도 하고, 밤새 떡진 머리도 감고, 빗질도 하고, 물론 연화가 세수하는 것도 도와주고...



"오늘은 알아서 잘 일어났네?"


씻고 난 후 부엌으로 갔다. 거기엔 항상 그렇듯 어머니가 계셨다.


"항상 알아서 일어나는 것 같은데요....아으 어깨야."


"혜원오빠, 아직도 어깨 아파요? 조금 두드려줄까요?"


"아니야, 오히려 만지면 더 안좋아질 것 같아."


이쯤돼면 이건 그냥 평범한 어깨결림은 아닌 것 같다.

아니면 너무 심하게 뭉쳐서 풀리지 않는다거나.


"혜원오빠, 오늘은 반에 가도 괜찮을까요?"


"응? 갑자기 무슨 일로?"


"가끔은 반에도 가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그리고 요즘 수행평가때문에 도서관에서 수업하는 학년이 생겨서요."


중간고사도 끝나고 5월이니 수행평가를 할 시기가 된 것 같다. 그때문에 도서관에서 수업을 하는 학년도 생긴듯하다.


늦어도 1달 이내에는 끝날 테니 문제는 없겠지..


"상관은 없지만...그럼 도서관에 들려서 읽을 책 가져가야겠다."


"네, 주말동안에 읽으려고 빌려온것도 거의 다 읽어가니 다른 책을 가져와야겠네요."


"3월 학년 초 이후에는 처음 가는 거라 괜찮을지 모르겠다."


"글쎄요, 하지만 기대되요!"


아무런 걱정이 없다는 듯 웃고 있는 연화.


뭐, 연화 본인이 원하니 들어주는 게 맞겠지..



"잘 먹었습니다."


나는 식사를 마친 후 연화를 데리고 2층으로 올라와 교복으로 갈아입었다.


하지만 문제는 역시 이다음에 있다. 나는 갈아입었지만, 연화는 아직 갈아입지 않았다.

연화가 교복을 입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건 내 역할이기 때문에 나는 오늘도 학교 갈 준비를 끝내고 연화 방으로 향했다.



옷갈아 입히는 건 정말 간단하다.

우선 와이셔츠를 입힌 후 치마를 입을 수 있게 도와준 후, 양말을 신겨주고 마지막으로 살짝 헝클어진 머리를 빗으로 가지런히 정리해주면 된다.


하지만 실제로는....


으아.....역시 매번 옷갈아 입히는 건 내가 부끄러워서 어렵다니까...


와이셔츠 입힐때나 치마를 입힐때나 항상 연화의 맨살이 그냥 보이고 또 어쩌다가 잘못 만지게 되고, 연화는 아마 모르겠지만, 나는 매일 아침이 힘들다.


"제가 입어도 괜찮은데.."


"혼자 하면 항상 단추도 잘못 끼우고, 치마도 거꾸로 입고 그러니까 그렇지..."


"아으....부끄러워요..."


자기 실수를 생각하고는 얼굴이 붉어지는 연화. 아마 나라도 그랬을 것 같다.





우여곡절 끝에 옷 갈아입기를 끝내고 등굣길에 올랐다.

같은 교복의 학생들이 다 같이 같은 방향으로 걷는 길. 매일 아침이면 보는 풍경이다.

그리고 나는 이런 풍경을 초등학교때를 제외한 5년째 보고 있고 또 그 풍경의 일부로 이 길을 걷고 있다.


"일찍 나온 것 같은데, 그래도 학교 가는 사람이 많네요?"


"일찍 나온 건 아니지만, 오늘은 좀 더 많은 건 맞는 것 같네."


등교 시간이 불규칙적인 학생도 있으니 그렇겠지....


......아, 맞다.


"오늘 나 주번인데."


"네? 그럼 빨리 가봐야하는거 아니에요?"


"이거 선아한테 미안한데..."


뛸 수도 없는데... 어쩔 수 없네...


나는 그냥 연화의 손을 잡은체 같은 속도로 걸었다.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아요?"


"같은 주번인 선아에게는 미안하지만, 서둘러도 이미 늦은 것 같아서."


그리고 연화를 잡은체로는 뛸 수도 없는 일이었다. 그냥 어쩔 수 없지 라는 식으로 넘겨버렸다.




학교 정문으로 들어가 5분. 학교 도서관.

입구는 잠겨있지만 이것은 단순히 외부인의 출입을 막기 위한 것이다.


띠링!


학생증만 제대로 가지고 있다면 학교에 불이 켜진 시간이라면 언제든지 출입 가능하다.


"점자책은 어느 쪽이지?"


"으음.... 서연이가 항상 그랬어요, 도서관 가장 끝 이라고."


왜 하필 가장 끝이야...


도서관 가장 끝 인문 사회 책상 옆 시각장애인 전용 책장.


시각장애인 전용 책장은 아마 가장 손이 가지 않고 가장 정리가 잘 되어있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 교내에서 이 책장을 찾을 사람은 연화뿐.

연화가 이 도서관에서 이 책장의 책을 읽은지도 벌써 1년이 조금 되어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장의 책 전체를 읽어보지는 못한 것 같다.


"으음...어느 책이 좋으려나..."


연화가 읽는 점자책. 그 원본을 나도 읽어본 적이 있는 책들이 있다.

호기심에 읽어본 적이 있는 제목의 책을 꺼내 아무 페이지나 한번 펴봤다.


"에...."


글자 하나 없는 흰색 페이지. 거기엔 그저 톡 튀어나온 하얀 점만 가득했다.

나는 아무 점이나 손을 가져가서 한번 더듬어봤다.


무슨 글자야....


결과는 역시나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이런걸 연화는 매일...


"혜원오빠, 골랐어요."


책 고르는 게 끝이 났는지 자신이 고른 책을 보여주는 연화.


-인형과 소녀-


뭔가 굉장히 어린 소녀가 인형과 노는 책 같다.

근데 상상이 되는 내용 치고는 꽤 두꺼운 책이었다.


"그럼 갈까?"


"네!"


우리는 다시 도서관을 나와 교실로 향했다.

3월 2일, 2학년이 된 이후로 처음 교실로 오는 연화. 나는 계속 걱정만 되지만 연화는 기대하고 있는 듯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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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제6편 사진- +1 13.09.17 249 2 9쪽
23 -제6편 사진- 13.09.13 281 2 6쪽
22 -제5.5편 한밤중- +1 13.09.10 205 4 4쪽
21 -제5.5편 한밤중- 13.09.08 246 2 6쪽
20 -제 5편 연습- 13.09.05 216 3 6쪽
19 -제 5편 연습- 13.09.02 419 18 7쪽
18 -제 5편 연습- +1 13.08.30 281 3 7쪽
17 -제 5편 연습- +3 13.08.28 321 5 6쪽
16 -제 4편 그녀 그리고 학교- +1 13.08.27 252 7 7쪽
15 -제 4편 그녀 그리고 학교- +1 13.08.26 372 2 11쪽
14 -제 4편 그녀 그리고 학교- 13.08.24 286 2 11쪽
13 -제 4편 그녀 그리고 학교- +1 13.08.23 341 3 9쪽
» -제 4편 그녀 그리고 학교- +1 13.08.22 248 21 7쪽
11 -제 3편 나들이- +1 13.08.18 265 2 18쪽
10 -제 3편 나들이- +1 13.08.18 253 3 14쪽
9 -제 3편 나들이- +1 13.08.18 300 3 7쪽
8 -제 3편 나들이- +1 13.08.18 332 4 9쪽
7 -제2편 인질극- +1 13.08.17 400 4 5쪽
6 -제2편 인질극- +1 13.08.17 328 4 7쪽
5 -제2편 인질극- +1 13.08.17 345 4 8쪽
4 -제1편 빛이 있어도 어두운 곳 - +1 13.08.16 409 3 9쪽
3 -제1편 빛이 있어도 어두운 곳 - +2 13.08.16 309 4 8쪽
2 -제1편 빛이 있어도 어두운 곳 - +3 13.08.16 376 6 5쪽
1 -Prologue. 빛이 들지 않는 창문- +1 13.08.16 407 5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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