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투자자
사방이 비명소리였다. 갑작스럽게 터진 던전의 폭주. 확률로는 0.0001%도 되지 않는 다고 했는데 왜 그게 하필 지금 터진거야?!
[시민 여러분! 헌터들의 통제에 따라 신속하게 움직여 주시길 바랍니다!]
가로등에 달려있는 스피커에서 그런 소리가 들려오지만 이미 내 주위에 있는 헌터들은 대부분 팔다리가 뜯기거나 죽어있었다.
난 일반인일 뿐인데, 씨발······ 왜 이런 일에 휘말린거냐고······!
「음머어어어어───!!!」
그때, 건물 모퉁이에서 엄청난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주위의 건물과 땅이 울릴정도의 소리. 천천히 고개를 들자 거대한 형체가 모습을 들어냈다.
"씨바아아알·········."
어림잡아 4m의 높이. 온 몸이 검은색 근육으로 뒤덮힌 커다란 황소가 도끼를 든 체 나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뭐야, 왜 저런 녀석이 나한테 오는 건데? 내가 뭘 했다고?
그리고 그 다음으로 든 생각은······
죽기싫다. 오로지 죽기 싫다는 생각 뿐이었다.
하지만 눈 앞의 황소는 계속해서 다가오고 있다. 한 손에 어린아이의 시체를 쥔 체.
그 모습을 보고 머리를 뒤덮은 생각은, 저 새낀 어떻게든 데리고 간다.
그 생각 뿐이었다.
"그래, 씨발! 어차피 뒤질거면 안아프게 한 방에 뒤져야지!"
주위를 둘러보자 한 헌터의 시체에 근처에 빛나는 구슬 하나가 굴러다니고 있었다. 마나폭탄. 분명 그런 이름이었을 것이다. 마나를 분해시켜 엄청난 폭발을 일으킨다고 어디서 봤던거 같은데······.
그래도 이걸로는 저 녀석에게 생체기도 못내겠지.
하지만 저 녀석의 몸 안이라면? 문뜩 그런 생각이 들었다.
부들부들 떨리는 다리를 부여잡고 어떻게든 일어선 후 마나 폭탄을 들고 삼켰다.
나를 삼키기 위해 다가오는 황소. 저 새끼, 분명 날 먹으면 탈날게 뻔하다. 그런 생각을 하니 웃음이 터져나왔다.
「음머어───!!!」
황소가 소리를 질렀다. 하, 내가 그렇게 맛있어 보이나?
"그래, 한 번 쳐 먹어봐라!"
그와 동시에 뱃속에서 엄청난 열기가 솟구쳐올랐다. 하, 드디어 터지는 건가?
[미궁의 정수 흡수를 확인]
[사용자와의 융합률 계산]
머릿속에서 울리는 이상한 소리와 함께 세계가 멈췄다. 눈 앞에서 입을 쩍 벌린 체 멈춰있는 황소, 공기중에 떠있는 먼지들.
이게 대체······
[0.003%로 계산을 도출]
[인과율이 계입합니다. 재계산중]
[융합률 100% 사용자가 변화합니다.]
이상한 소리는 계속해서 들려오고 있다. 배에서 뜨겁게 달아오른 열기는 순식간에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이런 현상. 들어본 적이 있었다.
각성. TV에서 나오는 자연 각성자들의 인터뷰에서 하나 같이 그들이 말하기를
'각성할 때는 마치 온 몸이 불타는 것 같았다.'
지금 내가 그런 상황이 아닌가?
[변화완료. 시장이 오픈됩니다!]
[투자자로 각성합니다!]
그와 함께 눈 앞에 떠오르는 창.
[능력치]
- 이름 : 신기호
- 직업 : 투자자
- 능력치 : 체력 89
: 힘 101
: 민첩 92
: 지능 103
: 행운 105
- 스킬 : 1. 시장오픈 (능력치 시장을 오픈합니다.)
그야말로 이해할 수 없는 창. 이게 바로 헌터들의 시선인건가?
[위대한 업적! 당신은 세계 유일한 직업을 가졌습니다! 초기자금 100 포인트가 할당되었습니다.]
[투자자에 대한 설명을 들으시겠습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투자자 : 투자자는 우주마다 단 한 명만이 존재합니다. 투자자들은 초월자들이 만든 능력치 코인을 매매할 수 있는 존재들입니다! 투자자가 투자한 능력치는 즉시 반영되며, 투자한 포인트는 회수하여 다른 시장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단, 투자를 한 스텟은 24시간 뒤 회수할 수 있습니다. 부디 당신에게 행운이 깃들길!]
[경고 : 투자자의 안전을 위한 시간 동결은 약 1분 후 풀립니다.]
그와 함께 머릿속으로 엄청난 지식이 밀려들어왔다. 이 능력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관한 거였다.
그리고 곧 바로 실행에 옮겼다.
"시장 오픈."
내 목소리에 맞춰 눈 앞에 창 하나가 떠올랐다.
[주의※ 시장 코인의 가격은 항상 변화합니다!]
[능력 시장이 오픈 되었습니다!]
[체력] [힘] [민첩] [지능] [운]
지금 이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힘이었다.
나는 손가락을 움직여 [힘]을 클릭했다.
[힘 시장 4개가 오픈 되었습니다! 가격은 1포인트 기준입니다!]
[곰 같은 힘 2] [사자 같은 힘 3] [호랑이 같은 힘 0.1] [코끼리 같은 힘 1]
[현재 당신의 여분 포인트는 100 입니다.]
즉, 100포인트를 사자같은 힘에 투자하면 힘 능력치가 300이나 오른다는 것이었다.
머릿속에 들어온 지식에 따르면 성인 남성의 기본치가 100이라고 한다. 지금 내 힘이 101 이니 총 401이 된다는 것이었다.
어차피 회수가 가능하다고 했으니······.
모든 포인트를 써서 사자 같은 힘을 샀다.
[능력치]
- 이름 : 신기호
- 직업 : 투자자
- 능력치 : 체력 89
: 힘(+) 101 → 401
: 민첩 92
: 지능 103
: 행운 105
- 보유중인 코인 (사자 같은 힘 100개)
- 스킬 : 1. 시장오픈 (능력치 시장을 오픈합니다.)
힘이 올랐다. 401의 힘. 이걸로 과연 눈 앞에 있는 녀석을 이길 수 있을까?
부족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헌터들도 못이긴 녀석인데. 이제 막 헌터가 된 내가 이길 수 있을까?
이길 수 있을 것이다. 투자자란 우주에 단 하나 밖에 존재 하지 않는 직업이니까.
나는 내 직업을 믿었다.
[※경고. 시간동결의 종료까지 앞으로 10초 남았습니다.]
그래, 와라.
[시간동결이 종료됩니다. 투자자여. 무운을!]
그와 동시에 황소 녀석의 얼굴이 코 앞까지 다가왔다.
"씨발! 이거나 먹어라!"
그런 황소의 명치를 향해 있는 힘껏 주먹을 날렸다.
「음모오──!!!」
내 주먹을 맞은 황소 녀석이 움찔 하는 것이 느껴졌다.
나의 주먹이 먹혔다.
하지만······ 녀석에겐 큰 타격을 주진 못한 모양이었다.
하, 결국 여기까진가.
그때, 이변이 일어났다.
[알림 : 사자 같은 힘의 코인 떡상중! 떡상 가즈아!!!]
[사자 같은 코인이 떡상하여 1 코인당 능력치가 상승합니다! (3 → 6)]
[능력치]
- 이름 : 신기호
- 직업 : 투자자
- 능력치 : 체력 89
: 힘(+) 401 → 701
: 민첩 92
: 지능 103
: 행운 105
- 보유중인 코인 (사자 같은 힘 100개)
- 스킬 : 1. 시장오픈 (능력치 시장을 오픈합니다.)
힘 701. 이거라면 충분하고도 남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피식 웃으며 나를 노려보는 황소를 노려보았다.
"넌 씨발 뒤졌어."
주먹을 내지르려고 했을 뿐인데 온 몸이 찢어지는 듯한 격통이 느껴졌다. 아무래도 다른 능력치들이 힘을 감당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뒤질 정도는 아니지."
「음머어어──!!!」
황소가 도끼를 치켜들고 나를 향해 달려든다. 한 발 한 발을 내딛을 때 마다 땅이 울리지만 전혀 두렵지 않았다.
이게 바로 사자 코인의 힘이었다.
주먹을 꽉 쥐고, 내게 달려오는 황소를 향해 있는 힘껏 내질렀다.
"떡상 가즈아아──!!!"
눈 앞에 있는 황소가 순식간에 육회 조각이 되어 사방으로 튀어 날아갔다.
- 작가의말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Comment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