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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ke 님의 서재입니다.

사이버펑크의 천마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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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작품등록일 :
2023.08.23 14:07
최근연재일 :
2023.08.24 18:10
연재수 :
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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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
추천수 :
2
글자수 :
10,193

작성
23.08.2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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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3화

DUMMY

막으려는 자들과 들어오려는 자들을 보니 천마는 팔만지옥도에서 새로운 무공을 차지하기 위해 혈전을 벌였던 일이 떠올랐다. 그때 죽어버린 자들은 돌아오지 않을 터.


먹을 것을 적게 배분하거나, 상급 무공을 조금씩 풀어가면서 미궁의 안은 그때마다 크게 흔들렸다. 그 모두가 더 강한 자를 만들어 내기 위한 하나의 방도에 불과했다.


조금씩 조작되고 계획된 방도 속에서 그는 그렇게 기어올랐다. 팔경과 기맥이 열리고 그에게 허락되지 않은 내공이 허락된 순간, 삽시간에 주변 공기는 달라졌다.


밖에 있는 자들에게도 전해질 정도로 싸늘하면서도 무시무시한 기운이 안쪽에서부터 흘러나왔던 것이다. 추억을 심상하는 천마의 기운에서 피 냄새가 물씬 흐르며 어둡고 강렬한 무언가가 요동쳤다.


그건 어린애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상념은 아니었다. 옥신각신하며 실랑이던 장소화와 세 명의 사형제들은 동시에 안쪽을 쳐다봤다. 안쪽에서부터 풍겨져 오는 무언가를 보며 그들의 몸은 생쥐처럼 얼어붙었다.


그랬다. 내공 한줌 없던 장팔에게 절맥이 해소되고 약간의 내공이 허락된 순간, 그는 천마의 일부분을 표출하게 된 것이다. 한없는 무학과, 마교의 근본조차도 뜯어버릴 정도의 절대적인 광포함이.


만마의 지배자가! 끝을 셀 수 없는 수백만의 마인들이 그를 향해 경배하며 그를 향해 두려워했다. 그는 그 존재만으로 너무나도 강했기 때문이다. 그런 사내의 심상을 본 아이들은 그대로 주저앉았다.


"뭐, 뭐야?"

"허억. 저 안에 괴물이.."

"장, 장팔!"


괴물이 있다는 소리에 장소화가 재빨리 문을 열었다. 그 안에는 장팔 한 명밖에 없었다. 숨 막힐 정도의 기도가 장팔에게서 흘렀다. 그녀가 그들이 알고 있는 약초꾼은 어디에도 없었다.


"잘 막아주었다. 연화."


그는 십년동안 쌓였던 둑이 터져 과거와 현재의 혼란 속에 있었다. 그를 위해 죽었던 여자와 그때의 풍경이 눈에 선명할 정도로 그려져 있었다.


어느새 차차 옅어진 시야속에서 장팔은 현실 앞에 섰다. 도와주고 싶지만 살리지 못했던 사람들은 사라지고 그의 앞엔 살아 숨 쉬는 사람들이 나타나 있었다.


'그런가.'


그는 할 수만 있다면 그 순간으로 되돌아가고 싶었다. 하지만 그에게 허락되지 않는 일이었다. 신은 그에게 먼 미래의 새로운 삶을 내줬을 뿐이었다.


무서웠던 기운이 사라지고 장팔에게선 흔한 수준의 기도만 흐르게 되었다. 그제야 아이들이 하나씩 몸을 일으켰다. 하지만 장팔에게 쉽사리 말을 건넬 사람은 없었다.


겁없는 장소화 정도만 말을 걸었다. 장소화는 이것저것 물었지만 장팔은 답하지 않았다. 그것보다 그에겐 먼저 해결해야 할 일이 있었다.


장팔은 그의 목 뒤에 있는 코드에서 먼지 만한 나노 칩을 꺼냈다. 배출되고 그것은 손바닥에 놓여 있었지만 장팔은 단숨에 그것을 가루로 만들어 버렸다.


감시와 통제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나노 칩이 몸속에 숨겨져 있었다. 아마도 어렸을 때 들렸던 감염을 막기 위한 진료소부터 의심해야 할 터이지만 천마는 괴의가 생각했던 그것을 구사한 자에게 냉소적인 미소를 지었다.


이딴 것으로 통제해야 한다면 그것은 실패된 것이라는 걸, 대체 왜 모른단 말이더냐. 동시에 그는 왜 무당파가 쇠락해야만 하는지 깨닫게 되었다. 저 위의 누군가가 이들의 힘을 억제하고 의도적으로 약화시키고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크크크크크."


천마가 광소를 흘리기 시작했다. 언제부터 무당파에 이런 짓을 해오게 된 것일까. 아마도 셀 수도 없는 시간이 넘는 동안 이들을 통제했을 것이다. 모든 것이 쇠락해 소멸할 때까지.


"크하하하하."


거짓말처럼 웃음이 딱 끊겼을 때 천마는 마음을 먹었다. 부숴주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건. 그의 방식이 아니었다.


그의 마도 천하는 이런 게 아니었다. 이런 추잡한 방법은 인정할 수 없다. 장팔은 기감을 키웠다.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아 그가 가지고 있는 내공은 이류 수준이었지만, 그의 무학은 끝도 없이 높았다.


내공이란 것도 결국엔 깨달음을 얻기 위한 발판에 지니지 않다는 걸 알아야지만이 기괴할 정도의 용도를 키울 수 있었다. 그렇게 거대해지기 시작한 그의 기감은 무당파의 모든 인간을 관통하고 그러고 나서도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저것인가. 괴이한 생명체가 무당산의 구석을 내달리고 있었다. 반은 인간이고 반은 기계이나 저건 강시나, 괴뢰였다. 천마는 괴의에게 괴뢰를 금지했다. 괴의는 빌고 또 빌었지만, 그는 허락하지 않았다.


팔만지옥도에서 괴뢰에게 시달렸기 때문이었다. 주기적으로 침투되던 괴뢰는 말 없는 살인자였고 그 안을 헤집어 대곤 했다.


긴 시간이 흘렀건만, 아직도 이 정도란 말이다. 그리하여 무당파에 내려오는 구전 되는 이야기를 이제야 알게 되었다. 깨어난 자는 귀신과 싸우지 않으면 아니 된다.


"내 뒤로 들어가라. 잡귀가 오고 있다."


말하기 어려운 위엄에 사형제들이 눈을 마주치다가 슬금슬금 비켜갔다. 장소화가 빠르게 되물었다.


"잡귀가 왜 오고 있는데!"

"날 먹고 싶은 모양이다."


깜짝 놀랄 정도의 답변이지만 장팔에게는 그런 말을 할법한 자의 긴장감은 전혀 없었다. 사형제가 장소화의 소매를 당겨 안으로 끌어당겼고 장팔은 사형제의 검을 뺏었다.


어? 내검. 툭 하고 건드리자 사형제가 들고 있던 검이 살아있는 것처럼 장팔의 손에 쥐어져 있었다. 그 누구도 보지 못했고 이해하지도 못했다. 장팔은 날을 살폈다.


숫돌에 잘 갈린 면에 반사되며 괴이한 생명체가 지붕 위에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장소화의 비명이 동시에 터졌다. 그야말로 끔찍한 형상의 괴뢰였던 것이다.


기괴하게 흔들거리는 목과 가슴 아래로 사이보그로 만들어진 괴뢰가 장소화와 사형제들을 하나씩 살펴보기 시작했다.


침을 삼킨 사형제들이 공포에 젖어 검을 뽑고 방진을 만들며 뒤로 물러섰다. 괴뢰에게서 풍겨져 나오는 사이한 기운은 누가 봐도 괴물의 것이었다.


"무얼 보나? 인간이 아닌 것이여. 네 상대는 나다. 내가 너희의 눈을 부쉈느니라."


천마가 검날의 끝을 괴뢰에게 세우자 그제야 상대를 알아챈 괴뢰가 짐승처럼 울부짖었다. 천마는 냉소적으로 웃었다. 저런 것들을 만드는 것들은 항상 미감이 이상한 것 같다고.


그리고 천마의 몸이 삽시간에 사라졌다. 괴뢰에 대한 것을 잘 알고 있는 그는 이것이 약한 것부터 노린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선수를 쳤다.


이류의 내공으로 보일 수 있는 신기에다가 단 한 순간에 괴뢰의 취약부인 늑장 아래를 향해 찔렀다. 콰득. 분명히 휘둘렀다 싶었는데 검은 이미 늑장 아래에 꽂혀 있었고 괴뢰의 아래에서 푸른 색의 피가 터졌다.


분명히 상당한 충격이 들어갔는데 괴뢰의 팔이 길게 늘어지더니 송곳니로 변해 장팔을 향해 내리쳤다. 그는 그것이 익숙한 움직임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 괴뢰는 무당파의 무공을 알고 있었다. 저 단순히 내려치는 동작엔 무당파 검수의 사각지대를 노리고 있었다는 거였다.


그러나 그는 무당파 검수도 아니었고 검수였다고 해도 그의 안목엔 괴뢰의 공격이 어설플 뿐이었다. 그의 권장이 여덟 군데 꽂히기 시작했다.


한 번씩 꽂힐 때마다 칼이 꽂힌 부위에서 푸른 액이 쏟아졌다. 여덟 번째 공격이 끝나기도 전에 괴뢰가 날아가 전각에 꽂혔다.


"너 이 녀석. 무당파 말코들을 사냥하기 위해 만들어졌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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