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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펑크의 천마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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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작품등록일 :
2023.08.23 14:07
최근연재일 :
2023.08.24 18:10
연재수 :
3 회
조회수 :
138
추천수 :
2
글자수 :
10,193

작성
23.08.2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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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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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7쪽

프롤로그

DUMMY

천마는 먼 미래에 환생했다. 그곳은 그가 살았던 무림과 다르진 않았다. 똑같이 정파와 마도로 갈려서 싸웠으며 똑같은 협잡배들이 기세등등한 세상이었다.


천마는 자신의 마지막을 기억했다. 그는 위선적인 정도문파를 쓸어버리기 위해 정마대전을 열었고 그렇게 쓰러졌다.


그래, 적어도 천마는 정말로 정의로운 무당파 현진에게 쓰러졌다. 현진은 정말로 협으로 똘똘 뭉친 녀석이었고, 천마는 어찌저찌 만족했다.


어차피 그도 딱히 목적이 있어서 여기까지 왔던 건 아니었다. 납치되어 동에 갇혀 치열한 훈련을 받았고 살아남다 보니 어쩌다 천마가 되었을 뿐이다.


그는 안식 아닌 안식을 얻었다 생각하고 눈을 감았다. 눈을 떴을 땐 먼 미래의 새 생명이었다. 그는 다 무너져 가는 무당파의 최하급 제자로 태어났다.


'이렇게 망해버렸다니.'


천마는 탄식할 수밖에 없었다. 무당파란 어떤 곳인가 하면 그 위선적인 정파 나부랭이 중에서도 매해마다 교의 일류 고수들을 압살할 정도의 순도 높은 제자들을 배출하던 곳이었다.


그 마저도 순도 높은 무공 중에서도 정종의 무공으로 유명한 터라 깨달음을 기반으로 한 무당파의 제자놈들은 두 급수는 더 쳐줘야 했다.


그도 그럴 게 무공 하나하나가 오래되고 기교가 깊은데다 잡다한 사술까지 막아내는 터라 한 명 한 명이 교의 천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기라성 같은 인맥은 어떠하며, 그들의 꼭대기에 있는 화경의 도사들은 하나같이 검에 미친 놈들이었고 도사놈들이 그러하듯 도를 깨운친다 하여 딱히 비뚤어진 놈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런 괴팍한 놈들, 천마가 봤을 땐 술, 여자를 잘 하지 않는 것부터 기이한 놈들이었다만, 그중에서 가장 괴팍한 녀석이었던 현진에게 그는 쓰러졌던 것이다.


어쨌든 무당파는 망해버렸다. 그것도 아주 폭삭 망해버렸다. 대체 그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시간이 많이 흐르긴 해 보였다.


통신이며, 티비며, 냉장고며, 고층 건물에 자동차, 그리고 어디 그뿐인가 마법을 쓰는 자들도 있었고 초능력을 쓰는 자도 있었다. 신체의 일부를 사이보그화 하는 자들도 있으니 괴의가 봤으면 참으로 좋아했을 것이라 천마는 생각했다.


사람 사는 건 바뀌진 않았다. 사람이 모여있고, 도시가 있고, 문파가 있고, 그리고 지배와 투쟁이 있었다. 싸움은 언제나 많았고 서로가 서로를 억제하며 누군가를 착취하고 뺏었다.


전대 천마가 주장했던 마도 천하라고 해야 하나. 물론 전대 천마는 그가 직접 쳐죽였다. 일단 전대 교주가 만든 팔만지옥도에서 살아남은 그는 전대 교주가 축하한다며 어깨를 두들겼을 때 놓치지 않고 쳐죽였다.


물론, 그건 그 녀석이 만든 팔만지옥도에선 아주 흔하고도 흔한 일이었는데 그곳에서 나온 그를 그렇게 허술하게 건든 것부터가 천마의 자격이 없는 녀석이었다.


그것은 곳 승계식이기도 했고 그는 곧바로 천마에 등극했다. 그러니까 과거의 천마, 현재의 장팔은 천마를 패죽이고 만마의 지배자에 올라 온 마인들이 자신을 향해 절을 올리는 순간을 음미하며 곡괭이 질을 했다.


그랬다. 전생에 그랬을지 몰라도 현생의 그는 무당파의 방계 중에서도 최말단의 신분이었으며 그마저도 주어진 일은 약초를 캐는 약초꾼이었다.


약초꾼이란 약초를 캐는 자였다. 고도로 도시화된 세상에서 그나마 녹지라고 할 수 있는 무당산을 헤집으며 몸에 좋을 만한 약초를 캐는 게 바로 무당파 약초꾼이었다.


사실 그는 이 일에 상당히 심취해있었다. 너무나 마음에 들어 앞으로도 꾸준히 할 생각이었다. 천마로서 살았던 것보다 훨씬 마음이 편했다. 팔만지옥도부터가 제정신이 아니었지만 천마로 올라서니 더욱 열받는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일단 손 봐야 될 놈들이 한 둘이 아니었고 정신없이 갱생을 시키다보니 어느새 혈교란 것도 만들어 반란도 일어나고 물론 일일이 가서 다 죽였지만, 마교에서 빈번한 인질, 납치, 고문, 착취를 다 금지시키고 일종의 천마의 계급까지 이어져 있는 합리적인 수련방식과 투쟁을 만들어 놓고나니 웬 정파란 것들이 지들이 한 것을 마교에 떠넘기는 것이었다.


위선적인 것들을 한둘 잡다 보니 어느새 무림 공적이 되어버린 천마는 그래, 정파놈들을 쓸어 벌어야 한다는 전대 교주의 생각에 드디어 의견을 일치시키고 정마대전을 일으켰다.


'말코야. 그냥 나한테 죽어줬으면 내가 깨끗하게 만들어 줬잖아.'


천마는 마도천하를 만들 자격이 있고, 마도천하란 말 그대로 천마의 생각의 발현이었다. 고로 천마 아래에 모두 평등하게 만들어 평화와 착취없는 세상을 만들려 했건만.


물론 그가 그렇게 생각하는 건 모두 전대 교주놈 때문이기도 했다. 직접 골통을 부쉈는데도 치가 떨릴 정도로 그는 전대 교주놈에게 납치당해 팔만지옥도라는 미궁으로 떠밀려지고 그곳에서 수십 년 동안 생사를 걸고 살아남았던 것이다.


전대 교주는 그에게 호법을 내려주고 부려먹으려고 했지만 금제조차도 팔만지옥도에서 만났던 친우에게 배운 기교로 풀어버린 그는 그간의 복수를 담아 일수에 끝내버린 것이다.


보내고 나니 너무 쉽게 보냈다. 수백초는 공격을 나눌 줄 알았건만, 그래서 그게 마음에 걸렸는지 그는 정파를 밀어버려 새로운 세상을 만들려고 생각한 것 같았다.


하지만 현진에게 당하면서 그는 이 녀석이라면 맡겨도 괜찮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고 이것대로 반쯤은 목표를 달성했다는 생각이 들어 그렇게 편히 눈을 감았다.


장팔은 허리를 펴며 팔과 다리를 툭툭 치고 캔 약초를 꾸러미에 던져 넣었다. 세상이 고도로 발전되었다고는 하나 무공은 무공이었고 힘은 힘이었으며 돈은 돈이었다.


무당파 자체도 망했는데 그 최하위 객인 장팔은 상당히 문명의 혜택을 받고 있진 못했다. 그러나 장팔은 수북한 약초 더미를 보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보냈다.


거창한 것도 좋지만 이렇게 시간을 보내며 현진 놈이 했던 말들을 곱씹어 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터였다.


그는 꾸러미를 매고 골짜기를 타기 시작했다. 이렇게 매일 같이 움직이고 있건 만 그의 신체는 저주받을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다. 재능도 없는데 신체의 자질도 상당히 좋지 않았다. 평범하기라도 하면 다행이지.


가만히 내버려뒀으면 성인이 되기도 전에 죽을 정도의 절맥을 가지고 있는 최악의 신체였다. 하지만 그는 천마였고 잡다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기에, 특이한 조치를 몸에다 걸어놨는데 그게 곧 수확을 맞이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었다.


무경사량해는 괴의가 자랑하던 비술 중 하나였는데 그는 술자리에서 주절거리던 말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었고, 이 최악의 몸에 술법을 걸어놨다.


무공도 배우지 못하고, 내공도 쌓이지 않는 정말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신체가 되어 십 년을 보내야 하는데, 십 년이 넘어가면 절맥을 해소시켜주는 비술이었다.


만약 제약이 한 꺼풀 벗어지기만 해도 그는 예전의 무위는 찾을 수 없을지언정 꽤 쓸만한 수준의 무공은 되찾을 수 있을 터였다. 그리고 그것은 이제 며칠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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