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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귀신 님의 서재입니다.

정상인을 찾습니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라이트노벨

소주귀신
작품등록일 :
2018.07.20 14:59
최근연재일 :
2018.09.16 07:45
연재수 :
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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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510
추천수 :
4,482
글자수 :
114,366

작성
18.07.30 08:00
조회
4,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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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
글자
12쪽

13화 해변으로 가요!

DUMMY

“히히힛.”

행운이 끝나고 불행을 겪으며 내 고통을 한번 느껴보기를 바랬는데.

“젠장.”

돼지죽은 꿈의 불행이 본격적으로 펼쳐지기도 전에 컨버젼이 일어나며 다시 정상인 세계로 돌아왔다.

이런 내 마음도 모르고 해맑게 웃고 있는 하윤이를 보고 있자니 열불이 난다.

행운의 여신 너무 편애하는 거 아니야?

“왜 그렇게 뚫어져라 저를 보세요?”

하윤이의 말에 나는 말했다.

“시급 500원 깎는다.”

“에엑! 이번엔 또 뭘로 삐져서 제 시급을 건드리세요!”

넌 평생 모를 거야.

나의 이 참담한 심정을.

너 때문에 눈앞에 미사일이 떨어지고 화살이 날아오는 걸 봤는데 정작 당사자는 즐길 거 다 즐긴 다음 태연한 모습을 이라니.

“500원 돌려줘요!”

“싫어! 내가 사장이야!”

그렇게 하윤이와 투닥거리며 장난을 치는데 빈이가 다가와 말했다.

“멍멍!”

“아. 빈이 밥 먹을 시간이구나?”

하윤이가 친절한 표정으로 개밥그릇을 꺼내 과자를 가득 붓는다.

“멍멍!”

빈이가 신난 표정으로 개밥그릇에 얼굴을 파묻고 과자를 먹기 시작했다.

이 광경을 경찰이 보면 난 불법 알바 고용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묻혀버릴지도 모르겠다.

“후후후. 우리 빈이 잘 먹네.”

마치 키우는 반려동물 다루듯 빈이의 머리를 쓰다듬는 하윤이.

내 주변은 왜 다 이런 사람들뿐이지?

정상인이 없어!

“그런데 사장님. 우리는 휴가 없어요?”

“휴가?”

“네! 어디 뭐 단합대회나 이런 거 없어요?”

초롱초롱 눈을 빛내는 하윤이.

“카페는 어떻게 하고?”

내 말에 하윤이가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에이. 며칠 안한다고 카페 안 망해요.”

누가 보면 네가 사장인줄 알겠다?

“휴가라.”

하긴 요즘 날씨도 덥고 바다구경한지도 오래됐는데 한번 갔다 올까?

“바다가 좋을까?”

하윤이가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바다! 바다!”

“그럼 나 바다에서 놀고 올 테니까 카페 잘 보고 있어.”

내 말에 하윤이가 펄쩍 뛰며 말했다.

“그런 게 어디 있어요! 갈 거면 다 같이 가야지!”

“야. 세상에 문 닫고 알바들이랑 여행가는 가게가 어디 있냐?”

그런 가게 있으면 나 좀 취업시켜주라.

“아잉. 그러지 말고.”

“어허 징그럽게 왜이래.”

“잉잉잉. 사장님 잉잉잉.”

하윤이의 코맹맹이 소리와 함께 옆에서 빈이의 목소리가 들린다.

“낑낑낑.”

아주 둘이서 생쑈를 하는구만.

나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래. 같이 갔다 오자.”

정말 생계걱정해서 차린 카페도 아니니 즐기는 거지 뭐!

어차피 내 건물이니 망하면 또 다른 거 차리면 되지!

“어예! 바다다! 휴가다!”

“멍멍멍! 아우~!”

“그래 한번 미친 듯이 놀아보자!!”





“우와! 바다다!”

하윤이가 차에서 내리고 펄쩍펄쩍 뛴다.

옆에 있던 빈이도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말했다.

“우와와와와. 저 바다 처음 와 봐요!”

“바다가 처음이라고?”

“네! 고아원에서 한 번도 안 가봤어요!”

맞다 빈이는 고아원 출신의 불쌍한 아이였지.

평소 이상한 행동을 많이 해 완전 까먹고 있었다.

“오늘은 즐겨! 내가 쏜다!”

하윤이가 손을 번쩍 들며 말했다.

“어예! 사장님 최고!”

그나저나 존잘은 어디 갔지?

하윤이와 빈이를 데리고 여행 가는데 같이 가겠냐 물으니 좋다고 고개를 끄덕이던 존잘은 막상 당일이 되자 하윤 여신님과 한차를 탈 생각에 몸살이 나버려서 따로 오겠다고 했다,

후. 돌아이자식.

“자. 본격적으로 놀아볼......”

그런데 세상이 흔들린다.

“야이. 눈치 없는 새끼야! 이제 막 놀려고 그러는데 갑자기 이러는 법이 어디 있어!?”





“니미럴.”

이건 또 뭔 개똥같은...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옴마니 반메훔.”

사람들이 경건한 표정으로 바닷물 속에서 가부좌를 틀고 수련을 하고 있다.

미친 듯이 놀려고 왔는데 이게 뭔 뜬금포야?

“할렐루야.”

옆에서 하윤이가 말했다.

“성경 12장에 따르면 바다에서 수련을 해야 진정한 해탈을 할 수 있지요.”

해탈은 불교 용어 아니야?

“살람 알라꿈.”

옆에서 빈이가 말한다.

“알라는 위대하다.”

넌 갑자기 이슬람교야?

하윤이가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자 그럼 우리도 본격적으로 수련을 시작해볼까요?”

우리 놀러온 게 아니라 수련을 하러 온 거야?

아니 왜! 하필! 내가! 바다를! 오자마자! 수련으로 바뀐건데!

하윤이와 빈이가 탈의실로 가더니 하윤이는 수녀복, 빈이는 이슬람 전사의 복장을 입고 나왔다.

하윤이가 나에게 양손을 맞대고 기도를 하며 말했다.

“사장님도 어서 복장을 갈아입고 오시지요.”

나도? 나 종교가 뭔데?

그때 옆에 있던 빈이가 하늘을 향해 AK를 연사하며 외쳤다.

투다다다다다.

“살람! 알라꿈!!”

AK가 왜 나와! 수련이라며! 전투 수련이야? 아니 근데 너 할 줄 아는 게 살람 알라꿈 밖에 없어?

살람 알라꿈은 ‘당신에게 평화가 깃들기를’이라는 이슬람 말이잖아!

총 쏘면서 할 말이냐!?

“어서 갈아입으시지요.”

아. 절망적이다.

사실 늘씬한 미녀들의 비키니 모습을 구경할 속내도 있었는데 아무리 주변을 둘러보아도 전부 종교 옷을 입고 수련하는 사람들뿐이다.

나는 하윤이의 눈치를 보다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흠흠. 사실 내가 복장을 깜빡하고 와서.”

내 말에 하윤이가 태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사장님이 평소 덜렁거리시는 걸 잘 알기에 제가 따로 한 벌 준비해왔습니다.”

그리곤 차에서 옷 한 벌을 꺼내 나에게 내밀며 말했다.

“자. 잇향호홍교 신자들이 입는 우이잌입니다.

뭔데 그 마구잡이로 지은 거 같은 이름은?

그보다 이 옷 뭐냐.

마치 트로트 가수들이 입는 반짝이 정장 같은... 이거 나 놀리는 거지? 그렇지?

“자 어서요.”

하윤이의 재촉에 나는 망설이다 말했다.

“나 종교 바꾸면 안 될까?”

내 말에 하윤이가 화사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 드디어 개종할 다짐이 서신 겁니까? 정말 다행입니다. 환영합니다.”

그리곤 나를 향해 양팔을 벌리며 말했다.

“우리 니따땃교에 오신걸.”

그건 또 뭐야!? 너 교회나 성당계열 아니었어?

“사장님이 언젠가 우리 니뚜띵교에 들어오실 걸 확신하고 있었기에 언제나 가지고 있던 신도복을 드리겠습니다.”

아까 니따땃교라고 안했어? 막 하자는 거지? 이거 도대체 무슨 세상이야?

그리고 하윤이가 꺼내준 건.

“여기 있습니다. 니투토교 남자 신자 복장.”

비키니가 나왔다!!

“비키니가 왜 나와!! 난 다른 사람이 입은걸 보고 싶었을 뿐이지 내가 입고 싶었던 게 아니야!”

차라리 아까 트로트 복이 백배는 낫다!

“예? 이건 저희 니귀찮교 남자 복장이 맞습니다만?”

이번엔 니귀찮교냐? ‘니’자 빼고는 전부 말할 때 마다 달라!

“이딴 걸 남자가 입는다고?”

“당연한 거 아닙니까. 저기 보세요. 저희 남신도가 있군요.”

그리고 하윤이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엔 비키니를 입은 남자가 경건한 자세로 눈을 감은 채 파도를 느끼고 있었다.

“내 눈!”

으악! 못 볼 걸 봤다!

손바닥만 한 비키니를 입은 남자라니!

요상한 이름부터 비키니까지, 이 정도면 예수가 다시 부활해서 십자가로 신도들 뚝배기를 전부 깨버려도 정상참작이야!!

“자. 어서 갈아입으세요.”

나는 하윤이를 바라보다 손바닥을 내밀며 말했다.

“미안. 그냥 아까 그... 뭐라고? 아무튼 원래 내 종교로 갈래.”





반짝이는 트로트 옷이 따사로운 햇빛에 의해 그 찬란함이 배가 됐다.

“저희 니호호교로 전도에 실패해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죠. 자 수련하러 가실까요?”

“하아.”

이 개똥같은 상황을 어떻게 벗어나야하지.

“살람 알라꿈!!”

넌 좀 조용히 해!

나는 하윤이 그리고 빈이와 함께 바다로 향했다.

찰랑이는 파도가 내 발목을 간지럽힌다.

“시원하긴 하네......”

비키니 미녀와 해변의 정취를 맘껏 느끼며 충만한 힐링의 시간을 보내려 했는데 이게 뭐냐.

하윤이가 무릎까지 차오르는 위치까지 들어간 뒤 가부좌를 틀고 앉으며 말했다.

“자. 사장님도 여기로 오시지요.”

어쩔 수 없지.

하윤이를 따라 가부좌를 틀었다.

“눈을 감으시지요.”

그리곤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느껴지십니까? 바다의 기운이?”

느껴지겠냐?

“응. 아주 짜릿하네.”

그때 빈이가 옆에서 하늘을 향해 다시 AK를 난사했다.

두다다다다.

“살람 알라꿈!!”

도저히 못 참겠다.

“쟤네는 원래 저런 거야? 다들 경건한데 빈이만 총을 들고 난리를 치는데?”

내 말에 하윤이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삼슬람교는 원래 전투 종교입니다. 총을 들고 사격연습을 하는 건 당연한 거 아닙니까?”

삼슬람은 뭐고 전투 종교는 또 뭐야...

그때 하윤이가 야릇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흣. 느껴진다. 신의 은총이!”

“미친.”

“예? 지금 뭐라고 하셨죠? 뭔가 불경한 소리를 들은 거 같은데.”

“아니야. 미안.”

나를 한번 흘겨본 하윤이가 다시 눈을 감고 바다를 느낀다.

“아! 이 충만함. 역시 바다가 최고야. 짜릿해! 늘 새로워!”

워. 너무 좋아하는데. 그러다 뿅 가겠네 아주.

“가. 간다! 뿅가죽네!”

미친! 뿅 가는 거야?

하윤이는 그러곤 자리에서 일어나 이마의 땀을 닦으며 말했다.

“휴. 충만한 수련이었습니다.”

어디가?

“사장님은 얼마나 더 해야 바다의 은총을 느끼실 거 같습니까?”

흠칫.

설마 나도 뿅 가야돼?

“제가 알기로 잇향호홍교 신도들은 은총을 느낄 때 ‘끼얏호우’를 외치죠.”

아니. 뿅 가는 것보다 낫긴 한데 그거 꼭 해야 돼?

그때 빈이가 하늘을 향해 양손을 벌리며 외쳤다.

“알라는 위대하다!”

그리곤 땀을 닦으며 말했다.

“휴. 끝났다.”

저기는 쉽잖아!!

“빈이도 끝났군요. 자. 사장님. 어서 하시죠.”

빈이가 나에게 다가와 말했다.

“사장님 아직도 안 끝나셨어요? 불감증인가?”

아. 돌겠네.

나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끼. 끼얏호우.”

“음? 오다만 거 같은데요. 평소의 그 우렁찼던 목소리가 아닌데?”

언제나 그렇듯 내가 알지 못하는 과거의 나에게 발목을 잡힌다.

나는 조금 더 큰 목소리로 말했다.

“끼얏호우!”

“오늘 컨디션이 영 아니신가 보군요. 그러나 괜찮습니다.”

하윤이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기다려 드리겠습니다. 은총을 느끼실 때까지.”

젠장!

나는 눈을 질끈 감고 큰 소리로 외쳤다.

“끼얏호우!!!!!!”

내 큰 목소리에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스님이 감탄하며 말했다.

“오. 제대로 느꼈나 본데?”

비키니 남자가 고개를 끄덕인다.

“대단하군. 아주 지려버릴 정도로 느낀 게 분명해.”

부끄러워. 부끄러워!!

하윤이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역시 우리 사장님. 충만한 은총을 느끼셨군요. 응? 그런데 왜 저를 그렇게 죽일듯한 표정으로 노려보시는 거죠?”

나는 이글거리는 눈으로 말했다.

“언젠가 복수하고 만다.”

해변에서 끼얏호우를 외치게 만든 이 원한 결코 잊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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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5화 뇌가 뇌를 했다. +22 18.08.01 3,775 14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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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화 해변으로 가요! +28 18.07.30 4,127 16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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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1화 으으. 존잘. +30 18.07.28 4,641 20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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