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천상사 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 원향전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대체역사

천상사
작품등록일 :
2017.02.10 22:00
최근연재일 :
2017.02.25 12:00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15,606
추천수 :
333
글자수 :
68,121

작성
17.02.21 12:00
조회
753
추천
18
글자
10쪽

각성(覺醒)

DUMMY

원소에게 일천 병력과 약간의 군량을 얻은 우리는 병주로 향했다.


병주. 9개 군 98현, 약 11만호. 그리고 70만의 인구수를 가지고 있다. 비록 600만의 인구를 가진 기주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부족하긴 하지만, 우리가 기반 세력을 다지기에는 충분한 정도의 잠재력은 있는 것이다.


“병주에 도착하여 가장 주시해야 하는 인물은 결국 현 병주자사인 고간(高幹)이네요.


원소의 외조카로 문무 양면에 탁월할 두각을 나타내었으며 그에 걸맞는 야망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병주의 군권을 이용하여 야망을 채우려는 그가 비록 원소의 명령이라고는 하나 기껏 차지했던 병주자사 자리를 내어주라는 명령을 과연 순순히 따를지 의문이다.


“그는 호락호락한 인물이 아닙니다. 어쩌면 소신을 죽임으로써 다시금 병주자사를 가지고 오려는 야심찬 생각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지요.”


물론 섯불리 전풍을 공격했다가는 반역 혐의가 걸릴 수 있다. 하지만 쥐도 궁지에 물리면 고양이를 무는 법. 비록 전픙이 병주자사로 임명되었다고는 하나, 당장의 병주의 병권을 손아귀에 쥔 자는 현 자사인 그린 것이다. 게다가 원소는 그 상황을 내심 바라고 있을지도 모른다. 전풍이 죽는다면 원소는 자연스럽게 병주자사 자리를 되찾을 수 있기에.


“중앙으로부터의 지원은 더 이상 없다고 봐도 무방하겠네요.”


그들에겐 일천의 병사가 있으나, 과연 그것만으로 병주의 세력을 무사히 확보할 수 있을지. 또 어차피 우리의 세력이 될 병주이기에 내부적인 갈등은 최대한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내부 갈등으로 병주의 세력을 대부분 소모해버리면 기껏 병주를 차지한 이득이 대부분 날아가버리는 것이다.


“결론은, 최대한 신속하게 피를 흘리지 않고 병주를 차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요. 전투를 해야 한다면 단 한번의 전투로 끝내야 할 것입니다.”


일찍이 손자병법 작전편에서는 속전 속결을 강조하였다. 그는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은 귀중한 것이지만 지구전은 귀중하지 않다 역설하였다.


“제가 그자를 한번 만나보겠습니다.”


나는 저수와 전풍에게 야심 차게 말했다. 현 상황에서 그와 협상허기 가장 적합한 사람. 그것이 나이기 때문이다.


전풍이 나서기는 너무 위험하다. 현재 병주자사는 전풍. 여기서 그를 잃는다면 지금까지의 노력은 아무런 보답을 받지 못하고 병주를 송두리째 잃어버리고 말 것이다. 저수는 불안하다.고간에겐 저수를 죽이던, 인질로 잡던 여반장일 것이다. 아무런 제약이 없다. 저수 단독으로 그를 만나게 하는 것은 너무나도 불안하다.


반면, 나는 일단 원소의 총애를 받는 직계 혈통. 고간으로써도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존재이다. 마찬가지로 섣부르게 인질로 잡을 수도 없다. 나를 인질로 잡는다는 것은 제 무덤을 파는 행동이 되어버리겠지. 그리고 그는 원소의 외조카, 나는 원소의 딸이다. 일단 혈육이 통하는 사이.


“그것은 너무 위험하옵니다. 제가 차차 방도를 생각해볼 터이니, 너무 무리하지 마십시오.”


전풍은 그런 나를 말렸다.


"하지만..."


그의 말을 반박하려 하였으나 그 말을 삼키었다. 지금 내 주장을 펼쳐봐야 의견대립만 일어날 뿐이다. 물론 내가 가만히 있다 해도, 전풍이 어느새 꾀를 내어 무사히 병주를 차지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것은 좋지 않다.


성과다. 성과가 필요하다. 성과를 낼 수 있다면 아무래도 상관없다. 나는 그리 생각했다.

아무것도 모른 채 끌려다니기만 하는 것은 더 이상 사절이다. 흐름에 휩쓸리지 않고 나 스스로 새로운 조류를 만들어낸다.



“정말 괜찮으시겠습니까?”


극패가 걱정의 말을 해왔다. 나는 지금 고간을 만나기 위해 단독으로 행동하는 중이다.


나는 지금 저수와 전풍, 그들과는 별개의 행동을 하는 중이다.

병주에 도착하였을 때, 나는 일시적으로 그들과 별개 행동을 할 것을 이야기하였고, 이에 전풍은 극패와 잠시 이야기를 나눈 후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쉽게 이를 인정하였다.


그들과 하어진 후, 지금 고간을 만나기 위해 이동하는 중인 것이다.


“지금은 단지 그의 의중을 파악하러 가는 것 뿐입니다. 눈에 띄는 행동은 하지 않을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손자병법 모공편에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라 하였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 나를 감추고 그의 의중을 파악할 수 있다면 앞으로의 행보에 필시 큰 도움이 되리라.


하지만 극패는 무엇이 마음에들지 않는 모양인지, 트집을 잡으며 반대해왔다.


“하지만···”


“그의 입장도 있으니, 그로서도 섣부르게 저를 건드릴 수 없을 것입니다.”


나는 그의 말을 끊으며 이야기했다. 일단 그는 원소의 외조카, 그리고 나는 원소의 직계 혈통이다. 아무 이유 없이 날 해코지하지는 못할 것이다.


"휘우. 뜻이 그리 완고하시니 더 이상 말리진 않겠습니다. 다만 한 가지만 기억해주십시오. 어떠한 상황에서도 중요한 것은 원향님, 바로 자신 입니다."


그는 그렇게 말하며 순순히 물러났다.



“호, 이거 희재가 아니더냐? 어인 일로 머나먼 기주까지 찾아온 것이냐?”


내가 도착하자 그는 나를 환대하듯 반기었다. 내가 병주에 온 이유따윈 알고 있으면서도 모른척하며 왜 왔느냐 음충스럽게 물어보았다.


“오늘 보니 더욱 아름다워졌구나, 하루가 다르게 성장해가는 너를 보니 기쁘기 한량없구나. 서시와 달기가 다시 돌아오더라도 네 앞에선 빛을 잃을 것이니 경국지색이란 너를 두고 하는 말인 듯싶구나!”


그는 그렇게 말하며 껄껄 웃었다. 나는 그의 말에 아랑곳않고 딱딱하게 용건을 이야기했다.


“오늘은 그저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왔을 뿐입니다.”


“오랜만에 보는 얼굴인데, 그렇게 딱딱하게 굴다니, 섭섭하구나. 그래. 일단 안으로 들어오너라.”


그의 안내에 따라 건물 안의 방에 들어가려 하니, 고간이 내 옆에 서 있던 극패를 바라보며 말했다.


“흐음, 옆 녀석은 너의 호위무사더냐?"

“원향님의 호위무사인, 극패라고 하옵니다.”

“호 과연, 눈빛이 형형하니 예사롭지가 않구나. 먼 길을 오느라 고생 많았을테니, 별가로 가서 탁주라도 한잔 하는게 어떻겠나?”

“저에게는 원소님의 금지옥엽 원향님을 지켜야 할 임무가 있습니다. 성의는 감사합니다만 받아드릴 수 없습니다.”

“어허. 이곳에서 누가 희매를 위협한단 말인가, 설마 나를 믿지 못하는 것이냐? 너는 쓸데없는 걱정일랑 접어두거라. 내 희매에게만 은밀히 전해야 할 말이 있음이야.”

“하지만”

“그렇다면, 여기서는 희매에게 아무런 위협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 내 이름을 걸고 약속하지. 병사들은 모두 건물 밖으로 내보내겠다. 그래도 믿지 못하겠느냐?”

“하아. 극패, 그대는 이만 물러가보도록 하세요. 저렇게까지 이야기하시니 필수 둘만이 해야 할 중요한 이야기가 있는 모양이지요.”


극패는 결국 마지못해 건물 밖으로 나갔다. 고간은 옆의 시녀를 불러 말했다.


“귀한 손님이 오셨다. 그것을 준비하라.”

“예, 알겠사옵니다.”


시녀는 명을 받고 차 두잔을 가져왔다.


“이 차(茶)는 서역에서 온 귀한 녀석이다. 너를 위해 특별히 꺼내놓는 것이야. 허험. 그래 어디 한번 이야기를 들어볼까?”


나는 차를 홀짝이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방 안에는 일상적인 신변잡기 이야기들이 오고갔다. 슬슬 때가 무르익었다 싶었던 나는 본론을 꺼내들었다.


“전풍님이 병주자사로 임명되신건 알고 계신지요? 앞으로의 계획은 있으신가요?”

“아, 그 이야기라면 걱정 말거라. 최근까지 그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으나 방금 호박이 덩쿨채 굴러들어오니 나는 이제 아무런 걱정이 없구나 하하..”

“대체 무슨···”


내가 의문을 느낌과 동시에 몸에 일어난 이상 증상을 감지했다.

사고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 몸에 힘이 빠져나간다. 대체 언제부터지? 너무 천천히 이루어진 일이라 미처 눈치채지 못했다. 나는 비틀거리며 일어났다.


“대체.”


“흐음. 드디어 약효가 도는 모양이구나. 별거 아니니 걱정 말거라. 약속대로 여기선 절대로 너에게 해를 주지 않을 것이야. 대신 여기서 이동해서 느긋하게 이야기를 나눌 뿐이야. 몸으로 하는 이야기를 말이지. 흐흐흐”


“에?”


“호박이 이렇게 널쿨째 굴러들어오니, 어찌 이를 취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 그렇지 않으냐? 원소님이 총애하는 너를 취하고 원소님의 직계혈통으로 편입될 수 있다면 어쩌면 원소님은 나에게 병주나 유주 자리를 내어줄 지도 모르지. 하하.”


그는 이제 대놓고 야욕을 드러내며 나에게 다가왔다. 번들거리는 그의 혓바닥을 바라보며 나는 혐오와 공포에 휩싸였다.


“약에 절은 여자를 취하는 것은 내 취향은 아니나, 너 정도의 미모라면 그것도 나쁘지 않겠지. 너는 그저 큰 배에 탄 기분으로 가만히 있으면 되느니라. 흐흐흐.”


약을 먹여 강제로 취해 자신의 여자로 만들다니, 도저히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외도적 방식이다. 상대의 의중따윈 관계 없이 일단 취하면 된다는 말인가? 구역질이 솟아올랐다.


대 원가의 자손이라는 핏줄도 원소의 총애도 아무런 의미를 가지지 못했다. 나는 이대로 그에게 끌려가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고 그에게 모든 것을 내어주겠지.


나는 대체 무엇을 위해 이곳에 왔지? 무엇을 위해 노력했지? 결국, 이딴 녀석에게 취해지기 위해?


“읏!”


있는 힘껏 혀를 깨물었다. 조금 정신이 번쩍했다. 나에게 다가오는 고간의 손이 보인다. 그리고 그 아래 고간의 두 다리가 보인다.

나는 있는 힘껏 그 사이를 걷어찼다.


퍽!


방심하고 있다가 느닷없이 급소를 걷어차인 고간은 다리 사이를 움켜쥐며 주저앉았다. 나는 비틀거리며 문밖으로 달려나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삼국지 원향전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주기에 관하여 +2 17.02.19 634 0 -
15 각성(覺醒) +4 17.02.25 834 16 11쪽
14 각성(覺醒) 17.02.23 666 20 13쪽
» 각성(覺醒) +3 17.02.21 754 18 10쪽
12 탈출(脫出)-후일을 도모하다. +2 17.02.19 959 19 12쪽
11 탈출(脫出)-후일을 도모하다. +2 17.02.18 753 26 9쪽
10 탈출(脫出)-후일을 도모하다. 17.02.17 797 26 9쪽
9 탈출(脫出)-후일을 도모하다. +1 17.02.16 882 24 13쪽
8 막간 17.02.15 872 17 8쪽
7 이인이서(二人二書)-두 명의 사람과 두개의 서찰 +1 17.02.14 924 30 13쪽
6 이인이서(二人二書)-두 명의 사람과 두개의 서찰 +1 17.02.13 952 25 10쪽
5 이인이서(二人二書)-두 명의 사람과 두개의 서찰 +3 17.02.12 1,029 23 7쪽
4 이인이서(二人二書)-두 명의 사람과 두개의 서찰 +3 17.02.12 1,042 22 8쪽
3 이인이서(二人二書)-두 명의 사람과 두개의 서찰 +2 17.02.11 1,096 22 13쪽
2 이인이서(二人二書)-두 명의 사람과 두개의 서찰 +1 17.02.11 1,826 21 12쪽
1 서(序) - 하일(何日) +3 17.02.11 2,214 24 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