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序) - 하일(何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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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시대. 그렇게 불리는 시대가 있다.
그 옛날, 거대 중화제국이었던 한(後漢)이 세 조각, 각각 위(魏), 촉(蜀), 오(吳) 등 3국으로 분열하고부터, 진(晋) 제국이 삼국을 통일한 위나라를 이어받을 때까지의 기간. 즉 후한(後漢) 말(唜) 184년부터 진나라가 세워지는 265년까지의 기간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 거대한 전쟁의 서막은 일개 도적 황건적(黃巾賊)의 난(亂)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이 거대한 난으로 황실의 권위는 그게 훼손되고 동탁(董卓)이 낙양(洛陽)으로 입성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이 두 가지 사건으로 중앙 권력인 한 황실이 쇠약해지고 더불어 황실에 의존하지 않는 새로운 질서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중원 각지에 나타나기 시작한다.
중앙 권력의 쇠퇴가, 지방 세력의 신장을 부르는 것은 당연. 그와 동시에 황실의 무능과 무책이 더해져, 중원 각지에는 약탈과 기근, 지방 세력에 의한 수탈과 학정 아래, 민중은 고난과 역경에 시달려야만 했다.
그것이 난세(亂世).
민중의 피와 눈물, 그리고 배신의 칼날이 일상이 되어버린 시기.
그들의 고통은 끝날 줄을 모른다.
끝없는 난세가 하나의 질서 아래 재구축 될 때까지.
사람들은 영웅을 기다린다.
영웅은 단지 힘이 있는 존재가 아니다.
영웅은 단지 폭력으로만 탄생하지 않는다.
모든 민중의 염원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자.
그런 자만이 영웅이란 칭호 아래 난세를 평정해나갈 수 있는 자격이 있을 것이다.
업(業)
후한 13주 중에서도 뛰어나기로 손으로 꼽히는 대주(大州)인 기주(冀州) 에서도 중심이 되는 지역이다. 과거 원소(袁紹)는 이 기주의 힘을 바탕으로 그는 하북(河北)의 최강자로 군림할 수 있었다.
나는 그 거대한 업성(業城)의 성벽 위서 혼자 중얼거렸다.
“하아. 이를 어찌한단 말인가.”
갑작스럽겠지만, 나 원향(袁響)은 이 세계의 인물이 아니다.
이런 말을 남들에게 내뱉는다고 해도, 비웃음 밖에는 받지 않겠지만. 이것은 엄밀히 사실이므로 다르게 말할 방법이 없다.
중국(中國)은커녕, 그들이 동이(東夷)라 불르며 깔보던 대한민국(大韓民國)에서 살던, 남들에게 특기라고 딱히 말할 것조차 하나 없던 지극히 평범한 남성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 즉 원향이라는 존재는 사실상 역사에 등장하지 않는 가공의 인물이다. 혹자는 나에게 이렇게 물을 것이다. 어떻게 그런 단정을 하느냐고? 하지만 나는 이것에 대한 확신을, 나는 가지고 있다.
왜냐?
지금 이, 원향이라는 인물을 내가 만들었기 때문이다.
터무니없다고 생각하고 있겠지? 나도 마찬가지이다. 나 조차도 이렇게 될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으니까.
전략(戰略) 삼국지(三國志) 2017. 이것은 하나의 게임이며, 모든 것의 원인이다. 나는 우연치 않게 이 패키지 게임의 테스터로 참가하게 되었고, 이를 설치해보게 된다. 설치 후 실행해보니 나오는 메뉴는 단 하나,
「신규 장수 등록」
그냥 아무런 생각 없이 만든 신규 장수 하나. 그것이 바로 이 원향이다.
이름은 원향(袁響), 자는 희재(戱才) 성별은 여자. 능력은 통솔10 무력10 정치10 매력100. 이미지는 적당히 중국 미인도에서 하나 내려받아서 해결, 탄생해는 중평 04년(187년) 혈연관계는 부(父) 원소(袁紹).
이것이 내가 아는 전부다.
내가 이것을 설정하자 그 프로그램은 바로 꺼져버렸고, 나는 허탈한 마음에 잠이 들었다. 그리고 깨어나 보니 화려한 침실.
그렇다. 나는 내가 만든 원향이 되어 이 삼국시대로 오게 된 것이다.
이것뿐이라면 그리 나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내가 서 있는 업성 아래, 수많은 깃발은 나를 좌절케 하기 충분하다.
왜냐하면 저, 깃발의 주인은 삼국지에서 손꼽히는 용인술의 대가이자, 난세의 효웅으로 이름 높은 조조이기 때문이며, 또 그 조조가 나의 수급을 취하기 위해 드디어 이곳 업성까지 이르고야 말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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