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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님의 서재입니다.

판타지에 핵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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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생각.
작품등록일 :
2020.05.16 10:33
최근연재일 :
2022.03.28 12:05
연재수 :
28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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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5,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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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877,846

작성
20.12.27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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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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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글자
13쪽

유논(3)

DUMMY

「그것은 순전히 우연이었다.」


「아마 우연 중에서도 평범한 종류의 우연이 아니라, 매우 대단한 우연일 것이다.」


「공허와 우주가 탄생하고 또 소멸하는 은하계의 수많은 차원들 중 한 곳에서, 지구에 관해 알고 있는 자를 우연히 발견할 확률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것은 아마 머나먼 세상, 누군가 뿌린 숨결이 차원의 격류를 타고 날아가 은하 성단의 한 송이 별꽃이 되어 피어나는 정도의 희박한 확률···혹은.」


「동방의 한 국가에서 태어난 아이가 훗날 다른 차원의 세상으로 끌려가, 그곳에서 세계 제일의 대마법사가 되는 것만큼이나 희박한 확률로 일어날 법한 일일 것이다.」


「이 대단한 우연은 며칠 전에 일어난 일이었다.」


「게이트 보수작업을 하는 데 필요한 몇몇 자원들을 찾아 들린 차원 교역소. 그곳의 한 주점에서 언제나처럼 주위 정보를 수집하려 앉아있던 때였다.」


「한 사내아이가 활기차게 주위의 여인들과 떠들며 들어왔다. 괴이한 제복을 입고 있었다. 수군대는 소리를 들어보면, 차원 규모로 지어진 우주 아카데미의 생도라는 것 같다.」


「그러나 내 눈길을 끈 것은 그 생도의 곁에서 꺄르르 웃고 있는 가지각색의 이차원 여인들도 아니었고, 우주전을 대비해 만든 병기들이나 각이 잡혀 있는 제복도 아니었다.

그 소년의 외모가 내 관심을 끌었다.」


「나와 같았다. 검은 머리에 같은 검은 눈은 아닐지언정, 진한 갈색의 눈. 거기에 유사한 골격까지. 첫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동향 사람이라는 것을.」


「소년도 그 사실을 한눈에 알아차렸는지, 놀란 눈으로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주위 여인들에게 잠시 양해를 구한 뒤, 나에게 다가온 소년이 침을 꿀꺽 삼킨 뒤 귓속말로 물었다.」


「···지구?

나는 작게 고개만 끄덕였다. 겉으로는 태연한 척했지만, 속은 심장이 방망이질하듯 두근거렸다.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고 들른 차원 주점에서 같은 지구인, 그것도 한국인을 만날 줄이야.」


「서로 관심사도 다르고 살아온 인생도 다르지만, 같은 고향이라는 접점 하나로 나는 그 소년과 순식간에 친해질 수 있었다. 금세 서로 형, 동생 하며 하하호호 웃으며 떠들게 되었다.」


「저 멀리서 녀석의 여인들이 자기네들의 남자를 웬 놈팡이에게 빼앗긴 것에 분개하며 째려보았지만, 신경도 쓰지 않았다. 저런 애송이들의 사랑놀이 따위보다는 내 사정이 훨씬 급하다.」


「소년에게 우주의 냉기를 그대로 담았다는 절대영주絕對零酒라는 비싼 술을 먹이고 어쩌다 지구 밖으로 나와 다른 차원과 우주의 아카데미에 들어가게 되었는지 물었다.」


「꿀떡꿀떡 잘도 마시더라. 술에 약한 건지, 아니면 그냥 입이 가벼운 건지는 모르겠지만 제 사정을 술술 털어놓았다.」


「나처럼 스스로 차원의 벽을 넘을 역량을 갖추었다고 보기에는 많이 모자라 보여서,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된 건가 싶었는데···과연.」


「지구에서 잘 살고 있다가 외계인들, 정확히는 우주 해적들에게 납치당해 인신매매 용도로 이차원까지 끌려가게 되었단다.」


「그러다가 이런저런 사정 끝에 이차원의 우주에서 활약해 명망 있는 차원 규모의 아카데미까지 들어가게 된 것이고. 나만큼은 아닐지라도, 녀석의 삶도 꽤나 기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녀석이 처음 타 보았던 UFO, 그러니까 우주 해적들이 타고 다니던 차원 규모의 함선에 대해 침 튀기며 설명하고 있던 때였다. 나는 오랫동안 기다렸던 질문을 꺼냈다.」


「지구에서 납치당해 이차원으로 끌려오게 되었을 때, 그때 우주 해적들의 함선에서 지구의 차원 좌표를 본 적이 있냐고 물었다.」


「소년도 나의 심상찮은 기색을 알아차린 것인지, 신나게 말하던 것이 주춤하며 나에게 속사정을 물었다. 고민 끝에 솔직하게 답했다.」


「나 또한 너처럼 원치 않게 고향에서 다른 차원으로의 이동을 겪었다고. 지금은 수많은 차원들을 방랑하며 지구로 돌아가는 길을 찾고 있는데, 그걸 위해서는 지구의 차원 좌표가 꼭 필요하다고.」


「소년은 나에게 조심스럽게 ‘알고 있다.’ 고 답했다. 우주 해적들의 함선을 탈출하는 과정에서 놈들이 설정해둔 지구의 차원 좌표를 눈여겨보았다는 것이다. 혹시나 나중에 지구로 돌아갈 단서가 되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녀석의 그 신중함이 나를 살린 것이나 다름없었다. 나는 다급한 마음을 가라앉히며 그 좌표를 기억하는 대로 알려주기만 한다면 어떠한 사례라도 하겠다고 말했다.」


「소년은 사례는 필요 없다고 말했다. 지금껏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숨겨왔던 비밀이지만, 그것이 동향 사람이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을 돕는 데에 쓰인다면 아무런 대가 없이 내어줄 수 있다고.」


「그리 말하며, 소년은 나에게 좌표를 내어주었다.」


「참 고맙고, 착하며 또 순수한 녀석이었다. 나는 정말로 오랜만에 같은 사람에게 감동을 받아, 녀석에게 물었다. 함께 지구로 가지 않겠냐고. 너도 지구로 돌아가고자 하는 거라면, 내가 데려가 주겠다고.」


「본래 한 명이 사용하도록 만들어진 게이트를 두 명이 함께 드나들 수 있도록 개조하려면 많은 자원과 시간, 그리고 노력이 필요하겠지만···지구의 좌표를 알려준 은혜를 갚기 위해서라면 그 정도쯤은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었다.」


「그러나 녀석은 거절했다.」


「자기는 아직 이곳의 다른 차원들과, 그곳들 전부에 연결되어 있는 장소인 우주 아카데미에 볼일이 남아있다며. 지구가 그립기는 하지만, 가더라도 내 할 일을 전부 끝낸 후에 돌아가겠다고.」


「소년은 그리 말하고는 자기를 따르는 여자들과 함께 주점을 떠났다. 자신을 찾고 싶다면 우주 아카데미로 찾아오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나는 그렇게 오매불망하던 지구의 차원 좌표를 손에 쥔 채, 게이트를 통해 연구실로 되돌아갔다.」


「정체불명의 우주 아카데미 생도, 그 소년을 아예 의심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한 치의 불신도 없이 당일 처음 만난, 생판 모르는 남을 덥석 믿어버리기에는 내가 그간 살아온 세월과 경험이 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나를 잡기 위한 함정 같지는 않았다. 만약 소년이 정말로 우주 아카데미의 생도라면, 아카데미에서 나를 건드릴 이유가 하등 없다. 애초에 아주 작은 접점조차 없는 조직이거늘.」


「설사 아카데미가 아닌 다른 집단 소속이라고 한들, 내가 ‘지구’라는 곳을 찾아다닌다 해서 나를 잡기 위해 실제로 지구인을 포섭해 데리고 왔다? 말도 안 되는 일이다.」


「그리 쉽게 지구인을 찾을 수 있었다면 내가 지구의 좌표 한 자락을 찾는 데에 이렇게까지 오랜 세월이 걸리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거짓말이라기에는 지나치게 허술한 거짓말이었다. 주점에 앉아 있는데, 수많은 이종족 여인들을 끼고 다니는 지구인 차원 아카데미 생도가 하필이면 나와 같은 바로 그 주점으로 들어왔다?」


「지나치게 황당하고 사실 같지 않은 상황이다. 내가 만약 작전을 계획했다면, 이보다 훨씬 자연스럽게 가짜 좌표가 내 쪽으로 넘어가도록 계획했을 것이다.」


「한마디로, 너무 부자연스럽고 우연스러운 상황이라 도리어 믿음이 갔다. 게다가 어차피 그 소년이 준 이 정보가 아니면 더는 방법도 없다.」


「나는 소년을 믿는다. 하지만, 그러지 않기를 정말 간절히 바라지만, 만약 이 좌표가 틀렸다면···. 이 숫자가 가리키는 방향이, 나를 공격하기 위해 준비된 함정으로 곧장 이어지는 길이라면. 글쎄, 어떻게 될까.」


「녀석은 꿈에도 모르겠지만, 녀석의 소재를 추적하기 위해 특수한 장치를 이미 몸에 심어 놓았다.」


「만약 녀석이 알려준 좌표가 진실이라면, 그 장치는 소년을 위한 최고의 ‘선물’이 될 것이다. 반면 가짜 좌표라면···.」


「이곳 차원의 기술력으로 ‘그것’의 폭발을 막아낼 수 있을까?」


「은하계 최고 규모를 자랑한다는 명문의 차원 우주 아카데미는, 그날부로 폐교할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


···

···

···


「소년이 알려준 차원 좌표의 문법을 내가 아는 시공간 마법의 형식으로 동기화하는 작업이 끝났다.」


「해적들이 사용하는 뒷세계의 차원 좌표가 상상 이상으로 더럽게 꼬여 있어 해독하는 데에 애를 먹기는 했지만, 내 실력에 결국은 시간 문제에 불과했다. 이제 이걸 게이트에 적용시키기만 하면 된다.」


「물론 게이트도 한계에 달해 있고, 내 마력량과 공간 지배력도 한없이 부족하다. 문을 가동시키고 조정하는 것만으로도 몇 달을 꼬박 새워야 할 지경.」


「지팡이를 만들어 두길 천만 다행이다 싶다. 이것마저 없었다면 여태껏 몸이 남아나질 않았을 것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매우 힘든 과정이 되겠지만, 이게 마지막이다. 이번을 끝으로 나는 지구에 돌아갈 것이다.」


···

···

···


「게이트 설정 완료.

1825번째 게이트 가동 준비 완료.

차원 도약 대상: 유논.

시공간 좌표: 백조자리의 가장 날쌘 망아지가 철의 별을 씹어 싼 분비물의 앞선 입자.


예상 목적지: 지구Earth」


···

···

···


「드디어 완성했다.」


「게이트는 지금 당장이라도, 내가 열쇠를 누르기만 한다면 지구로 연결될 것이다.」


「······.」


「돌아가기 전에 이곳 환상세계에 작별 인사라도 남겨야 할까? 왠지 그래야만 할 것 같다.」


「하지만 방법이 없다. 내 연구실 주위, 한때 실험실 부지가 있던 곳은 시공간의 왜곡 현상이 일어나 빠져나가려면 또다시 그 엉겁의 세월을 견뎌내야 할 것이다.」


「어쩌면 시도한다 할지라도 영영 탈출하지 못할 지도 모른다. 그때 연구실에 무사히 도착한 것도 기적이라 불러야 할 법 한 일이었으니.」


「그리고 설령 나간다고 해도···바깥세상이 그대로일까? 어쩌면 내가 알던 것들은 전혀 남아있지 않을지도 모른다. 파빌리안도, 샤를로트도, 제국도, 용도···.」


「전부 사라지고 웬 폐허만 남아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그런 풍경을 눈앞에 둘 자신이 없다. 차라리 이대로 모르고 있는 채 놔두는 것이 현명할지도 모른다.」


「환상세계는 그저 가슴에 묻어두고, 지구로 나아가는 것이 바른 판단일 것이다.」


···

···

···


「엄두가 나질 않는다. 내가 이 순간을 위해 그 한없이 느려진 시간의 흐름 속에서 발버둥 치던 게 생각난다. 인생이 주마등처럼 흐른다. 저 문을 연다면, 지구가 기다리고 있을까. 게이트 밖의 세상은 얼마나 바뀌었을까.」


「지구에서는 얼마나 많은 시간이 지났을까. 어쩌면 순간처럼 느껴질 수도 있을 테고, 놀랍도록 많은 시간이 흘렀을 지도 모른다. 어쩌면 시간이 거꾸로 흘렀을지도.」


「모르겠다. 서로 다른 차원계, 이토록이나 먼 시공간의 흐름을 따르는 세계의 시간대는 도저히 짐작할 수 없는 영역이다.」


「지구는 미래에 발전할 것인가, 퇴보할 것인가. 수많은 학자들이 논쟁하던 주제였다.」


「인류는 다음 세대의 전쟁에 돌과 나무 막대기를 들고 싸울 것이라 주장한 이도 있었으며, 인류는 다음 세대면 머나먼 우주를 누빌 것이라 주장한 이도 있었다.」


「어느 쪽일지는 모르겠다. 확실한 건, 인류는 아직 광활한 차원들의 세계를 여행할 만큼의 기술을 쌓아올리지는 못한 것 같다. 그리 발전했더라면 내가 진즉에 소식을 들었을 것이다.」


「······.」


「아직까지 원시 차원의 수준에 머물러있는 나의 고향, 지구.」


「이제 지구가 내가 살던 때와 비교해 얼마나 발전했는지, 그리고 얼마나 퇴보했는지 직접 알아낼 때가 왔다.」


···

···

···


「게이트 가동.」


「열쇠를 꽂아 넣었다. 지팡이 속의 공간마력과 시간마력이 문의 마법을 작동시켜, 차원의 벽을 넘어 다른 차원의 모습이 보인다.」


「아마 오늘 이후로는 일지를 쓰지 않게 될 것 같다. 지구에 도달하기 위한 연구는 오늘 끝나게 될 테니까. 실패하건, 성공하건 그 결과를 따로 기록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제 게이트로 진입한다.」


···

···

···


「언제나 같은 차원 도약···문이 구球의 형태로 말려들어가며, 빛이 그 주위로 붉게 휘어진다. 공간과 시간이 잠시나마 4차원의 장벽을 이어 3차원의 구멍을 만든다. 나는 그 속으로 발을 내딛는다.」


「그리하여, 지구로 간다.」


···

···

···

···

···

···


「온 세상의 빛과 시간을 가두어 놓은 감옥을 보았다.」


「감옥의 중심, 이 세상의 모든 법칙에서 엇나가 있고, 동시에 존재하는 모든 법칙의 영향을 받는. 이 세상의 모든 것을 한계까지 빨아들여 압축해놓은 그곳. 종말과 창세가 함께하는 모든 차원의 끝.」


「특이점特異點.」


「그곳에 감옥의 간수들이 있었다.」


「본능적으로 내 자리가 감옥의 한 군데임을 깨닫고, 그들에게 수갑을 채워 달라 요청했다. 두 손을 내밀자 그들이 황당해하는 눈빛으로 쳐다본다.」


「까맣고 크고, 또 느린 쪽의 간수가 나를 향해 고개를 젓는다. 아직 때가 아니라는 뜻이다.」


「내가 도대체 그 때가 언제냐고 묻자, 노랗고 작은, 성급하게 빠른 쪽의 간수가 쏘아붙였다.」


「곧.」


···

···

···

···

···

···

···

···

···


「지구에 도착했다.」


작가의말

드디어 지구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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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논(3) +7 20.12.27 823 47 13쪽
107 유논(2) +10 20.12.26 851 49 25쪽
106 유논(1) +10 20.12.25 852 46 20쪽
105 샤를로트(3) +3 20.12.25 809 42 17쪽
104 샤를로트(2) +12 20.12.24 817 42 14쪽
103 샤를로트(1) +19 20.12.23 850 48 13쪽
102 흑색마나(5) +5 20.12.23 839 46 14쪽
101 흑색마나(4) +17 20.12.22 845 52 18쪽
100 흑색마나(3) +23 20.12.21 834 52 15쪽
99 흑색마나(2) +21 20.12.20 869 46 15쪽
98 흑색마나(1) +15 20.12.19 871 45 16쪽
97 불쾌한 골짜기(3) +15 20.12.18 834 45 17쪽
96 불쾌한 골짜기(2) +5 20.12.18 806 37 16쪽
95 불쾌한 골짜기(1) +22 20.12.13 846 47 16쪽
94 톱니바퀴가 돌아갔기에(5) +28 20.12.12 802 39 15쪽
93 톱니바퀴가 돌아갔기에(4) +11 20.12.11 805 41 15쪽
92 톱니바퀴가 돌아갔기에(3) +11 20.12.10 828 39 14쪽
91 톱니바퀴가 돌아갔기에(2) +18 20.12.09 871 45 13쪽
90 톱니바퀴가 돌아갔기에(1) +26 20.12.08 897 52 13쪽
89 외전-제국의 적(3) +23 20.12.05 847 51 16쪽
88 외전-제국의 적(2) +16 20.12.04 847 46 12쪽
87 외전-제국의 적(1) +19 20.12.03 847 48 13쪽
86 외전-Boy Meets Girl(7) +12 20.12.02 817 42 13쪽
85 외전-Boy Meets Girl(6) +8 20.11.28 811 4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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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외전-Boy Meets Girl(4) +9 20.11.25 803 44 13쪽
82 외전-Boy Meets Girl(3) +13 20.11.21 824 42 14쪽
81 외전-Boy Meets Girl(2) +8 20.11.18 840 4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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