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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공작소 님의 서재입니다.

타락천사와 동거하기(19)

웹소설 > 자유연재 > 로맨스, 판타지

한글공작소
작품등록일 :
2018.04.19 08:36
최근연재일 :
2018.05.29 10:00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36,869
추천수 :
335
글자수 :
95,941

작성
18.04.27 10:00
조회
2,4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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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글자
10쪽

6화>이상한 동거인-2

타락천사와 동거하기-강수편




DUMMY

주인아주머니의 닦달 후, 강수는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었다.


취업이 되기 전에 일단 아르바이트라도 할 것 인가. 아니면 며칠 막노동판에 나가 어느 정도까지의 생활비만 번 후, 취업에 전념 할 것인가.


강수가 학교를 졸업하고, 학창시절 해왔던 아르바이트를 그만둔 상태에서 지금껏 다른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고, 취업에 목을 매었던 것은 어느 정도는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 이였다.


누군가는 불황이라고, 또 누군가는 실업자 수가 사상 최대라고 말해도, 강수 자신만은. 자신이 했던 지난 그 노력만은 믿고 싶었다.


그는 성실했고, 정말 열심히 살았다.


대학 4년 내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장학금 한번 놓친적 없었고, 남들이 차곡차곡 스펙을 쌓아올릴 때, 자신도 차곡차곡 남는 시간을 쪼개어 자신의 능력을 키워 나갔다.


그토록 열심히 살아왔던 스스로를 믿기에 강수는 아무리 취업의 문이 좁다고 해도, 자신만은 남들과 다르게 그 문을 금방 통과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더구나 그 4년여 간의 힘겨운 다람쥐쳇바퀴 같은 생활은 강수를 정신적, 육체적으로 피폐하게 만들었기에 취업을 준비하는 그 얼마간만이라도 더 열심히 살기위한 휴식기쯤이라 여기고 있었던 것이다.


*


'아... 면접을 보러 가는 곳마다 될 것 같은 느낌을 받는데... 내가 지나치게 긍정적인건가...'


"흐음..."


강수는 주인아주머니가 돌아간 후, 몇십 분 째 책상머리에 앉아 턱을 괴고 생각에 잠겨 있었다.


'휴... 면접도 중요하지만, 지금 상태에선... 돈부터 마련해야하는데... 차라리 그냥 아르바이트를 시작할까...? 아니면 한동안 막노동을...'


강수는 일전에 막노동 아르바이트를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군대를 제대한 후 가졌던 잠깐의 휴식기 동안. 강수는 방세에라도 보탤 요량으로 막노동, 소위 노가다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었다.


일당 10만원. 소개비 만원을 빼줘도 9만원이 남는 나름 짭짤할 것 같은 아르바이트였다.


새벽 5시에 집을 나서, 인력사무소에 도착하여 낯선 이의 선택을 받아 그의 차를 타고, 그가 이끄는 곳으로 향했던 강수가 해야 했던 일은. 건물 옥상의 오래된 방수페인트를 제거하는 것.


강수는 단 두 마디의 작업지시를 받은 채, 현장직원이 안내하는 곳으로 함께 올라갔다.


그곳에서 강수는 지옥을 보았다...


운동장처럼 널찍한 건물 옥상엔 까맣게 일어나 있는 방수 페인트가 우둘투둘 벗겨져 있었고, 강수가 우선 해야 했던 일은 그 방수페인트 찌꺼기들을 삽으로 긁어서 모아야 했던 것.


그렇게 군데군데 모아놓은 방수페인트 찌꺼기들을 삽을 이용해 손수레에 퍼 담아, 옥상에서 1층에 주차된 트럭까지 이동한 후, 삽으로 수레에서 트럭으로 퍼 올리는 일이였다.


당시의 기억에서 무엇보다도 힘들었던 건. 그 넓디넓은 건물의 옥상에 그 흔한 물탱크조차 없어 그늘이 전혀 없었다는 것.


6월의 뙤약볕 아래에 그늘 하나 없이 9시간 가까이를 삽질만 해댔던 강수는.


익어버리듯 타버린 피부의 물집과 반복되는 삽질에 따른 손에 잡힌 물집과 움직일 때마다 몽둥이찜질을 당하고 있는 듯 한 근육통에 시달리며, 단 하루의 노가다로 며칠간에 병원 신세를 져야 했었던 것이다.


과장을 조금 더 보태 '알바비보다 병원비가 더 나왔다.'는 독한 알바에 대한 경험이 강수에게는 막연한 두려움이었다.


"하... 정말... 장기라도 팔아야 하나..."


강수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주인아주머니가 했었던 말이 떠올라 방 안을 둘러보았다.


절실하게 뭐라도 팔만한 것이 없나 찾아다니는 눈빛 이였다.


그러다 강수의 시선이 이내 한곳에 고정되었다.


이상한 그녀.


강수는 그녀를 그냥 '천사'라고 부르기로 했다.


이름은 물론, 어디에서 왔는지. 어느 나라 사람인지조차 모호한 그녀를 보고 있노라면. 천상의 아름다움을 느끼듯 환희와 함께 오늘은 또 무슨 사고를 치려나 싶은 불안함이 공존하는 묘한 그녀에게. 강수가 부르기에 '천사얼굴의 사고뭉치' 줄여서 '천사' 보다 더 좋은 단어는 생각조차 나지 않았다.


"천사... 너는 속도 참 편하구나..."


강수는 천사를 보며, 나직이 중얼거렸다.


'대체... 언제까지 여기에서 식충이 노릇만 할꺼니...'


강수는 입맛을 다시며, 마음속으로 천사에게 답답함을 토로했다.


천사는 그런 강수의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여전히 자신의 침대에 앉아. 여전히 두 손은 리모콘을 꼭 쥔 채로, 여전히 텔레비전을 넋이 나가 보고 있었다. 물론... 여전히 파란 츄리닝을 입은 채로...


그녀의 아름다움은 때때로 강수에게 활력을 주다가도, 때때로는 허무함을 남겼다.


'뭐... 말이라도 통해야. 하다못해 하소연이라도 하지...'


그러면서도 이내 멍~한 눈으로 망중한을 즐기듯 그녀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고 있었다.


'하... 봐도봐도 질리지가 않는구나... 정말... 나한테 돈만 조금 더 있었다면... 나의 천사와 행복한 생활이 되었을 텐데...'


그런 생각에 심난해 하던 그 때,


여느 때처럼 또다시 그녀가 무표정한 표정으로 강수에게로 천천히 고개를 돌려 강수와 눈을 맞췄다.


- 멍...


강수는 이번엔 여느 때와는 다르게 그녀의 눈길을 피하지 않았다. 아니 이번만은 피할 수가 없었다.


사랑에 빠진 사람들의 뇌가 그러하던가. 강수의 뇌는 사랑을 하면 나온다는 도파민을 홍수처럼 토해내며, 강수의 사고회로를 망가뜨리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내... 내가 왜 이러지...?’


그녀와 눈이 마주친 강수는 현기증이 느껴질 만큼 아득한 기분 속에 눈앞이 깜깜해짐을 느꼈다.


'아... 내가 천사를 이 정도까지 조... 좋아했던가...?'


싶을 정도로 눈앞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태가 된 강수는 이내 옆으로 쓰러져 내렸다.


*


.....


- 톡톡톡...


아득한 상태에 있던 강수는 무엇인가가 자신의 얼굴에 부딪혀대는 느낌이 받았다.


따사롭고 포근한 환경. 강수가 머리를 베고 누워있는 땅조차 따스함이 깃들어 있는 듯 했다.


'처... 천국에 온 건가...?'


모든 것이 다 좋은 듯 평화로운 느낌에 눈을 뜨고 싶지는 않았지만, 딱하나 신경에 거슬리는 자신의 뺨을 찔러대는 무언가를 확인하기 위해 아쉽지만, 아주 힘겹게 눈을 떠 보려 했다.


지그시 실눈을 뜰 수 있게 되었을 때 쯤. 흐릿한 시야로 눈이 부시게 새파란 하늘이 보이는 듯 했다.


몸뚱아리가 뚱뚱한 새 한마리가 그 하늘을 가르며, 자신의 얼굴을 향해 날아들었다.


자신의 단잠을 깨우는 것이 그 흰 새 인 것 같았다.


서서히 흐릿했던 시야가 돌아오기 시작했다.


시야가 조금씩 돌아오자 땅 끝에서 하늘을 가를 듯 기다랗게 이어진 구름 한줄기가 보이기 시작했다.


순간 '천국의 풍경...?'인가 싶을 정도로 신비로운 풍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야가 점차 돌아오면서 새파란 창공을 가르던 그 구름의 끝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다.


점차 많은 것이 보이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눈에 익은 풍경들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특히나...


그 구름의 끝에 무척이나 아름답지만, 또 무척이나 낯이 익은... 얼굴이 보였다.


그녀였다...?


'응...? 왜?'


난 그녀의 무릎을 베고 누워있었고, 그녀는 그렇게 쓰러져 있는 나의 얼굴을 열심히 손가락으로 찔러대고 있었다.


여전히 새파란색 츄리닝을 입은 채, 무표정한 얼굴로 말이다...


강수는 어찌된 일인가 싶어 화들짝 놀라 빠르게 일어나 앉았다.


- 띵...


갑작스럽게 움직인 탓인지 여전히 조금은 어지러웠다.


'아... 빈혈...?'


당연한 일이다. 면접 준비다 뭐다 하면서, 끼니를 놓치기도 일쑤였지만, 궁핍한 자금사정에 며칠씩 끼니 거르기는 예사였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쓰러져서 기절까지 해 본적은 없었는데...'


강수는 어지러움이 가시지 않은 머리를 부여잡고, 천사를 옆 눈으로 조심스레 흘려 보았다.


그런 강수를 보더니, 천사가 미소를 지었다.


그 모습에 강수는 또 다시 가벼운 어지러움이 느껴졌다.


이번에는 빈혈이 아니였다. 뇌가 진짜로 도파민을 과다 배출하는 중이였는지. 기분 좋은 몽롱함을 느낄 수 있었던 순간 이였다.


'정말 돈만 있으면... 천사와 난 행복 할 수 있을 텐데...'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며칠만이라 기약하며, 동거인 듯. 동거 아닌. 동거 같은 동거를 하는 동안 강수는 진정 오랫 만에 행복이라는 기분을 간간히 느낄 수 있었다.


'아! 정신 차리자!! 이럴 때가 아니야! 힘내서 뭐라도 해보자.'


마음속으로 스스로를 다잡으며, 돈을 벌 방법들을 생각해 보았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을 해보아도 당장 며칠 만에 방값을 마련할 방도가 생각나지 않았다.


강수는 살짝 자괴감이 들었다.


'폐지라도 주워서 팔아야 하나...'


강수는 폐지를 주워 팔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그만큼 절박했다.


그 때.


천사가 강수에게 얼굴을 들이밀며, 초롱초롱한 눈을 반짝거리며 웃어보였다.


"하... 하하하~ 그래 힘내자! 그래도 천사 너 때문에 내가 웃는다!"


비록 말은 통하지 않는다지만, 마음이 통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거기에 힘을 얻은 강수는 천사를 바라보며, 함께 웃어주었다.


닥쳐오는 내일의 사태도 모른 채, 그렇게 그는 바보처럼 웃고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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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3화>악마의 선물-1 18.05.29 331 5 12쪽
22 22화>그녀의 정체-3 18.05.28 322 5 12쪽
21 21화>그녀의 정체-2 +1 18.05.24 433 9 8쪽
20 20화>그녀의 정체-1 18.05.23 535 12 14쪽
19 19화>악마와의 조우-2 +2 18.05.16 813 7 10쪽
18 18화>악마와의 조우-1 +4 18.05.15 752 11 9쪽
17 17화>먹어킹의 역습-2 +4 18.05.14 819 10 9쪽
16 16화>먹어킹의 역습-1 18.05.12 911 7 9쪽
15 15화>몇도날드의 전설-4 +2 18.05.11 974 10 8쪽
14 14화>몇도날드의 전설-3 +2 18.05.09 1,048 12 8쪽
13 13화>몇도날드의 전설-2 18.05.08 1,086 13 8쪽
12 12화>몇도날드의 전설-1 +1 18.05.07 1,346 12 7쪽
11 11화>그녀의 돈벌이-2 +1 18.05.04 1,567 13 11쪽
10 10화>그녀의 돈벌이-1 18.05.03 1,675 17 8쪽
9 9화>사라진 동거인-3 18.05.02 1,506 18 9쪽
8 8화>사라진 동거인-2 18.05.01 1,631 15 9쪽
7 7화>사라진 동거인-1 18.04.30 1,926 12 8쪽
» 6화>이상한 동거인-2 +2 18.04.27 2,492 18 10쪽
5 5화>이상한 동거인-1 +2 18.04.26 2,763 18 9쪽
4 4화>뜻밖의 동거인-3 18.04.25 3,172 23 9쪽
3 3화>뜻밖의 동거인-2 +1 18.04.24 3,386 22 11쪽
2 2화>뜻밖의 동거인-1 +2 18.04.23 3,529 35 9쪽
1 1화>어둠속의 시체 18.04.19 3,835 3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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