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 회귀하다 – 완결 후기
안녕하세요, 군주 회귀하다의 작자 양현경입니다!
2017년 2월의 시작에 이렇게 처음 해본 유료 연재를 마무리 짓게 되었습니다. 참, 중도부터 탈이 많더니 덜그럭덜그럭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되었네요! 그런 의미에서 후기 한 번 남겨보고자, 이렇게 공지 드립니다.
새벽 한 시. 이렇게 마지막 한 편을 올리고 나니까 뭔가 마음이 허합니다. 마치 군대 전역하던 날 같네요. 기쁘면서도 뭔가 와 닿지 않는 느낌······. 이거 정말 내가 완결한 건가? 싶은 느낌입니다.
취미로 글을 쓰기 시작한 지가 초등학교 5학년 때인데, 십 수 년이 되도록 글을 써놓고도 이렇게 부족합니다. 하하. 하하······. 흐. 재미있는 글로 보답 드리겠다고 그렇게 입에 올렸음에도 기대를 져 버린 것 같아, 정말 죄송합니다.
다시 생각해보니 군주 회귀하다는 제게 의미가 큰 글입니다.
일단 시작부터 선작 3천대였던 적은 단언컨대 이번이 처음이었지요. 아마 이전까지 썼던 글들의 선작 추천을 다 합쳐도 이번 글의 초기 인기를 따라잡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꿈만 같았지요.
인세를 받으면서 글을 써본 적도 이번이 처음이구요.
더불어, 이번 연재를 통해서 양현경이라는 인물이 가진 세계가 독자님들의 기대와 많이 다르다는 것도 크게 깨달았습니다.
(페리오....네겐 참 미안하지만 아마 난 평생 페xx치약은 안 쓸 것 같다...)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아무래도 제가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일본에서 건너온 RPG게임과 애니메이션이 아닌가 싶습니다.
주인공이 칼 한 자루 덜렁 들고 모험을 떠난다거나, 많은 인물들과 만나고 부딪히며 쌓아가는 추억이라거나.
달이 세 개나 떠있는 환상의 세계에서, 기사의 형상을 한 거대 병기가 망토를 휘날리는 광경이라거나...
올해 스물여섯입니다만, 문득 새벽 내내 글을 쓰다가 밤하늘을 보면 묘한 기대감에 허파가 파르르 떨리곤 합니다. 하핫!
아마 제 또래의 독자님들이라면, 아니. 판타지를 사랑해주시는 독자님들이라면 이런 로망이 가슴속에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속마음을 조금 더 털어놓자면, 군주 회귀하다는.
‘처음’이라는 말의 의미가 참 깊이 스며든 글이면서도······. 제겐 잊을 수 없을 정도로 큰 패배입니다.
지금껏 내가 쌓아온 글들이. 글을 쓰기 위해 해왔던 사고들이, 사실은 정말 많이 부족했구나. 재미있는 글이라는 건 어려운 일이구나. 그런 생각이 들게 하는 글이지요.
지금 이 순간에 드는 기분은 막연한 두려움입니다. 다음 글은 어떤 결과가 나올지, 시작도 안 한 벌써부터 걱정이 됩니다.
하지만 저는 글 쓰는 사람입니다.
당장은 취직을 준비하더라도, 글 실력이 참혹스럽더라도, 어찌 되었건 저는 글쓰는 사람인걸요. 다음 작품 써야지요.
열심히 일하면서 글공부도 열심히 해가지고, 다음번엔 유료연재 1위에 양현경이라는 이름을 걸어보자!
그런 각오로 두려움을 떨쳐내고, 튼실하게. 탄탄하게 준비해서 다시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군주 회귀하다’에 많은 성원 보내주신 독자님들께 감사 말씀 드리겠습니다.
가능하다면 고개 숙여 인사드리고 싶지만, 아쉽게도 글로 이야기하는 사람은 글로 이야기 할 수밖에 없네요.
2017년 2월 2일 01시 34분. 짧은 후기 마침으로서 ‘군주 회귀하다’를 완결하겠습니다.
P.S 아직 구상중이긴 하지만, 다음 글의 주인공은 큼지막한 리볼버 권총으로 적을 호쾌하게 쏴 갈겨 버리는 친구랍니다. 그 때가 오면, 다시 한 번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Comment '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