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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밀이국 님의 서재입니다.

라그랑주로 가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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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밀이국
작품등록일 :
2023.05.10 10:29
최근연재일 :
2023.05.19 15:16
연재수 :
7 회
조회수 :
61
추천수 :
1
글자수 :
32,824

작성
23.05.10 10:49
조회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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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전생 1 (의병으로)

DUMMY

본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중 일부는 극의 재미를 위해 실제 본명을 차용하였으나 실제 역사적 사실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허구임을 밝히며 기관명 및 기타 지명 또한 역사적 사실과는 관계가 없음을 밝힙니다.


1907 년 겨울. 경기도 가평군 북한강


북한강이 휘감고 나가는 호명산 자락 산기슭

현규는 대원들에게서 낙오해 혼자서 몇 시간을 걸었는지 모른다.

양평에서 3일간 이어진 일본군 과의 전투는 그야말로 처참했다.

처음 이틀간은 호각세로 어찌하면 의병들이 이길수도 있을 것 같았지만 일본군의 무기와 군수지원은 생각보다 신속했고 3일째는 수적 열세를 이길 도리가 없었다.

무관학교 출신인 현규는 의병의 소대장을 맡아 20 여명을 인솔했으나 모두 사망했을 것이다.


‘제발 한명이라도 살아만 있어라’


깊은 숨을 몰아쉰 현규는 어둠속을 다시 걷기 시작한다.

북한강 굽이가 크게 한번 휘감고 나가는 호명산 동쪽 끝자락에는 꽤나 큰 마을들이 여럿 모여 있고 그 중에 제일 큰 마을이 현규가 나고 자란 고향집이 있는 곳이다.

홀로 지내고 계실 어머니를 잠시나마 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

어둠속 이지만 어스름한 달빛을 의지해도 익숙한 지역이라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내리막길을 걸어 막 평탄한 길로 접어들려 하는데 숲 속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듯하다.


‘산짐승이겠지!’


“스스스슥”


‘이건 짐승이 움직이는 소리가 아니다!’


재빠르게 몸을 낮추고 큰 나무 뒤로 몸을 숨긴다.

소리가 나는 방향을 최대한 주시해 보지만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스스스슥”


“뭐야?”


현규의 등쪽으로 무언가 움직이고 있다.


“누구냐? 나와!”


현규는 누군가 자신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낯설은 남자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온다.


“두손을 머리위로 올리고 몸을 일으켜라!”


“왜군인가?”


현규의 말이 떨어지자 마자 너댓의 사내가 현규에게 덤벼든다.


“퍽퍽!”


옆구리와 얼굴로 주먹과 발길질이 날아들지만 순식간이라 대응을 할 수가 없다.


“윽!”


무릎을 꿇은 현규에게 총부리가 겨눠진다.


“여기 사는 사람은 아닌듯 한데 이 밤에 어디로 가는 누구인가?”


그제서야 현규는 사내들의 행색을 볼수 있다.


‘의병들이구나!’


안도의 한숨을 몰아쉰다.


“후···! 나는 경기도 강화분견대 허위 부장 밑에서 소임하는 작전 소장이오!”


현규의 말을 들은 사내 하나가 얼굴을 들이민다.


“의병이오?”


“그렇소!”


“일어서시오!”


현규의 양쪽에서 팔을 붙들고 있던 남자들이 물러선다.


“그런데 어찌 이 밤에 혼자서 이곳을 지나고 있소?”


얼굴이 갸름하고 눈매가 매섭게 찢어진 사내가 수통을 건넨다.

물을 들이킨 현규는 사내를 쳐다본다.


“양평에서 삼일간 전투가 있었소! 대패했고 겨우 몸을 건져 고향으로 잠시 가는 중이오!

헌데 그쪽들도 의병 같은데···왜 여기에 잠복을 하고 있는 것입니까?”


“나는 신돌석 의진 소속 이화진 이라고 하오!”


이화진은 악수를 청한다.


“신돌석 의진이면 경상도에 계신분들 아니시오?”


“우선 따라오시오”


이화진이 손짓을 보내자 숨어있던 열댓명의 사내들이 더 숲속에서 나온다.


“어디로?”


현규의 물음에 대답은 하지 않고 따라 오라는 표정이다.

사내들을 따라 30분 정도를 걸었을까?

자그마한 움막들이 지대가 낮은 곳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곳이 나타난다.


‘이런곳에 움막을?’


신돌석 의진이라고 하니 족히 이삼백은 될 것이다.

어쩌면 천이 넘을지도 모른다.

일행중 한명이 돌을 부딪혀 신호음을 만들어 낸다.


“탁탁 탁탁탁 타닥”


돌이 부딪히는 소리를 들은 감시자가 작은 불씨를 들어 올려 보이며 둥글게 신호를 보내온다.


“들어 갑시다. 여기가 우리 의진이 꾸린 거점 중의 하나요!”


이화진이 현규를 데리고 제일 중심에 있는 움막으로 들어가려 하자 누군가 앞을 막아선다.


“아무리 의병이라고 해도 여기까지 데리고 오면 어쩌자는거야?”


“허위 부장밑에 있는 소장이라 하는데 대장한테 보고 해야지! 그럼 그냥 돌려 보낸단 말이야?”


이화진의 카리스마에 그 남자는 별다른 대꾸를 못하고 길을 비켜주며 따라 들어온다.

움막으로 들어서자 담배를 피우고 있던 남자가 천천히 일어선다.


“어서 오시오!”


신돌석 장군이다.

현규는 허리를 숙인다.


“유현규 라고 합니다. 경기도 에서 활동하는 중입니다.”


악수를 청한 신돌석은


“강화분견대 출신이오?”


“아닙니다. 육군 무관하교 재학생 입니다.”


현규의 대답에 신돌석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자리를 안내한다.


“우선 앉으시오!”


움막앞을 막아섰던 교련대장 이오촌이 현규의 대답에 더 놀란듯 질문을 할 수밖에 없다.


“아···아니! 무관학교 학생도 의병으로 들어왔단 말인가?”


“저 말고는 없을 겁니다. 무관학교는 어차피 왜놈들이 폐교를 할 것이고 재학생들은 일본 육군 사관 학교로 전학이 될 것이라 하니···의미가 없다 생각 했습니다.”


신돌석도 현규의 대답에 궁금증이 생기는 모양이다.


“그것도 방법이잖소 ? 일본에 잠시 의탁해 배울수 있는건 다 배워서 다시 조선을 위해 일하는 것도 말이오”


“지금 재학생들중에 몇몇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듯 합니다!”


“흐음! 그건 그렇고 어찌 된 것이오? 전투가 있었다고 들었소만!”


“서울 시위대가 다시 조직되어 대규모 일전을 준비하면서 일본군의 무기고 탈취를 감행했습니다. 그때 맞춰 여주주대와 강화분견대 소속들이 합세해 서울 동쪽 일본군 주둔지를 급습했는데 왜놈들이 미리 알았는지 반격이 엄청났습니다.

3일 동안이나 전투를 하면서 양평까지 밀렸고 사상자도 많고 결국 흩어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현규는 앞에 놓인 뜨거운 차를 들이킨다.


“경기도 계신 분들도 만만치가 않군요!”


“그나 신장군께서는 경상도 지역에서 활동하시는 것으로 아는데 어찌 이곳에 진지를?”


“9월달에 왜군 토벌대 1종대와 전투를 벌이다 북쪽으로 북쪽으로 오게 되었소···왜놈들이 우리 의병들을 토벌 하겠다고 저리 극성스럽게 나서고 있으니 우리도 수비만 하고는 있어서는 안되겠다 생각했지요!···그래서 앞으로는 공격적으로 임할 생각이오!”


“공격적이라면 어찌 하실 건지요?”


“최대한 일본군의 무기를 탈취 하고 왜병들을 선제적으로 공격 해야지요!”


신돌석은 더 자세한 이야기는 피하는 눈치다.


“우리 부대도 무기는 탈취한다 쳐도 탄알 때문에 총을 못쓰고 있어서···탄알은 탈취가 어렵지 않습니까?”


“맞소! 그래서 어촌에 있는 그물망을 모으고 있습니다.”


“그물망이요?”


“그물망에 있는 납으로 탄알을 만들수가 있습니다.”


“아···그건 몰랐습니다.”


“이곳이 고향 이시오?”


“네···인근 마을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지금은 홀어머니만 계십니다.”


“어느 마을이오?”


“용정마을 이라고 있습니다.”


“용정이라고 했소?”


“네 맞습니다.”


“하···!”


신돌석은 탄식을 내뱉고 이화진과 이오촌도 놀란 표정이 된다.

이상한 분위기를 느낀 현규는


“왜들 그러십니까? 용정에 무슨 일이라도 있습니까?”


“아니 그게 아니라···지금 토벌대 왜군들이 용정에 주둔지를 틀었소!”


“네?”


고향 마을을 일본군이 주둔지로 삼았다는 말에 현규는 가슴이 내려 앉는다.


“마을 사람들을 죽였습니까?”


“여자들은 죽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반항하는 남자들 몇을 죽였다고는 들었소!”


현규는 벌떡 일어선다.


“당장 가봐야 겠습니다.”


“혼자 가서 뭘 어쩌겠다는거요? 진정 하시오”


이화진이 현규를 다시 앉힌다.


“마을이 그리 크지 않습니다. 어찌 일본군들이 주둔지로 삼는지 이해가 안됩니다.”


“대구에 주둔한 보병14연대 아카시 소좌라는 놈이 3개 중대를 끌고 왔고 삼척에 주둔하던 49분대 소속 니시무라 중위라는 놈이 경찰까지 60여명 정도를 끌고 와서 합세해 있소!

우리 의진을 토벌하기 위해 왜군 남부 수비관구 사령관이 기관총까지 지원해 특명을 내렸다고 합니다.”


“그러면?”


“우리가 여기에 진지를 만든 이유 입니다.”


“그들과 일전을 벌이시려는?”


“최소한 아카시와 니시무라 두놈은 명줄을 끊어놓을 생각입니다.

우리 의진을 쫓으면 어떻게 되는지 똑똑히 보여줄 참입니다.

3개 중대 이상 병력에 기관총 까지 갖추고 있으니 우리는 기습 말고는 방법이 없습니다.

전면전으로는 승산이 없을 테니···!”


“대장님 저도 함께 하겠습니다.

경기도니 경상도니 따질게 뭐 있겠습니까?

왜놈들을 하나라도 더 죽이는 일을 하자는 것인데 어디든 힘을 보태면 되지 않겠습니까?”


현규의 말에 신돌석과 참모 두명 모두 고개를 끄덕인다.

잠시 턱을 쓰다듬던 신돌석은


“그 말이 맞구려! 우리는 다들 동지가 아니겠소! 더구나 용정에 홀어머니가 계신다 하니 더 애가 탈 것인데···우리도 동지를 도와야 할 것 같구려!”


“고맙습니다. 대장!”


현규는 자리에서 일어서 허리를 굽혀 신돌석에게 예를 표한다.


“무관학교 출신이니 우리의 작전에 많은 도움을 주시오! 시간은 그리 많지가 않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지만 그럴수는 없는 일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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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Personacon 옐로이
    작성일
    23.05.11 21:50
    No. 1

    추천이요! 재밌게 읽고갑니다!
    현장감이 느껴지는 필체네요 ^^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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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전생 5 (아나키스트) 23.05.12 8 0 10쪽
4 전생 4 (의병으로) 23.05.11 8 0 12쪽
3 전생 3 (의병으로) 23.05.11 6 0 9쪽
2 전생 2 (의병으로) 23.05.10 5 0 13쪽
» 전생 1 (의병으로) +1 23.05.10 18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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