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스트 범프, 드라이브 스루, 치즈 팝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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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바탕 자율주행 키스를 끝낸 후 아키오는 뒷좌석으로 넘어갔다.
다음으로 넘어온 사람은 에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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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미오는 운전을 하며 곁눈질로 그를 살폈다.
"저번에도 말했지만, 미안."
에칸이 용서해주는 듯한 기분이 들어 편했다.
그가 느꼈던 분노의 불길은 너무나 거셌다.
"창문 열어도 돼? 너무 더워서."
에칸은 옅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얌전히 조수석에 앉아 그녀가 운전하는 방향을 바라보는 에칸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가 좋아하던 노래를 튼 후 벨에 대한 추억을 곱씹었다.
"담배도 했어?"
"쇼반이 좋아했지."
에칸은 그제서야 입을 열었다.
"지금까지 고생했어. 내 멍청한 꿈을 이루어주느라. 그리고 다시 한 번 미안."
그를 똑바로 쳐다볼 용기가 나지 않았지만, 창가로 고개를 넘기지는 않았다.
단지 그가 좋아하는 담배를 꼬나물고 그에게도 하나 건넸다.
"캠핑카가 멈추기 전까지 종종 부를게. 행복하도록 말이야."
이제는 정말 용서해준 것처럼 그는 주먹을 내밀었다.
에칸과 미오가 정말 정말 어릴 때 했던 신호다.
서로가 서로의 애인일 때 자주 한 행동.
미오는 조금 웃으며 그와 주먹을 부딪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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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아를 위해서 패스트푸드점에서 핫도그를 잔뜩 시켜 창문으로 받아냈다.
"이런 걸 드라이브 스루라고 한다고?"
뒷좌석의 진세이가 말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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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터드도 맛있었지만, 미오는 케첩이 조금 더 취향에 맞았다.
빵이 부들부들해서 맛있는 스펀지를 씹는 듯했다.
노아 대신 핫도그를 먹으며 그에게 엄지를 들어 올렸다.
"인간은 지낼만 해. 이렇게 맛있는 핫도그도 먹을 수 있고 말이야."
"너가 더는 여기에 없으니까, 내가 대신 먹고 너를 생각할게."
크게 친분이 없는 관계인데 너무 가까운 척을 했다는 생각이 들어 약간 눈치를 보았지만 노아는 깔깔 웃으며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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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뜨뜨!"
방금 막 구워진 소시지는 뜨거웠다.
소시지 기름이 빵 사이를 타고 흘러 그녀의 소매에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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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카시와 진세이를 위해 최근에 개봉한 캡틴 아메리카를 보았다.
팝콘도 챙겨먹었다.
무카시와 진세이는 둘 다 치즈 팝콘을 좋아하길래 그걸로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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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재밌다. 너네 이래서 히어로물을 보는구나?"
진세이가 조수석에 앉았고, 그의 무릎 위에 무카시가 앉아있었다.
둘은 감정이 많은 건지 고개를 마구 끄덕였다.
"토르? 곧 나온대. 그것도 꼭 보여줄게."
둘은 사과 따위는 필요가 없는 건지 그녀와는 눈을 마주치지도 않고 영화에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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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말
주먹을 부딪히는 인사법을 좋아합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좋아하는 만화와 관련이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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