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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히

아재의 대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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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카코루키얌
작품등록일 :
2024.05.08 20:44
최근연재일 :
2024.05.16 07:00
연재수 :
5 회
조회수 :
41
추천수 :
0
글자수 :
14,905

작성
24.05.11 16:07
조회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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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7쪽

3

DUMMY

산등성이에 쌓인 눈은 산맥의 골짜기 가운데로 점점 녹아 흘러내리고 있었고 군데군데 녹음이 드러나고 있었다. 그 밑으로 연붉은색 기와를 얹은 가옥들과 잘 정리된 거리와 광장이 보였다.

플로릭스 황제는 창가에 기댄 몸을 일으켰다. 예전과 다르게 초췌한 모습. 황제라고 하기에 비쩍 마르고 병약한 모습이었다.


“들어오라고 하게.”


낮으면서 강한 어조.


문이 열리자 곧장 아재와 리네가 집무실 안으로 들어왔다. 아재는 못 보던 사이에 많이 초췌해진 황제의 모습에 짐짓 놀란듯 했지만 크게 내색하지 않았다. 

아재는 나름 예법을 배웠는지 궁중 예법으로 고개를 숙이고 황제에게 인사를 했다.


“아재 오랜만이오. 아직 날씨가 쌀쌀한데 갑자기 여행을 하게 해서 미안하오.”

“그로디 제국을 위해 분골쇄신하는 것이 저의 의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입니다.”


형식적인 인사를 주고 받은 뒤 황제는 주위에 시립해 있던 시녀들에게 눈짓을 했고 시녀들은 문을 닫고 밖으로 나갔다. 넓은 집무실에는 플로릭스 황제와 아재 그리고 리네 뿐이었다.


황제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다시 내뱉은 뒤 아재를 바라보았다. 궁중 예법에 맞게 격식을 차렸는지 머리카락을 가지런히 잘 정리해서 넘겼고 검은색 예복 차림에 목에는 푸르스름한 작은 보석이 달린 목걸이를 차고 있었다.

여기까지는 평소에 보던 그로디 제국의 사람들의 모습과 같았으나 아재의 얼굴은 그들과 조금 달랐다. 멀리 동쪽의 케티시아 제국의 사람들처럼 검은 눈동자에 검은 머리카락, 그리고 평면적인 얼굴을 가진 모습이다.


이질감.


플로릭스 황제가 아재를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이었다. 그도 그럴 듯이 아재는 본래 이곳 사람이 아니라 차원 이동자인 것을 플로릭스 황제도 알고 있었다. 


“폐하 그런데 이상 현상이라는 것을 자세히 말씀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아재가 말을 꺼냈다. 황제가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것이 싫었다. 매번 여기 올 때마다 관찰하듯 쳐다보는 버릇이 었었다. 그래서 빨리 대화를 진행하고 나가고 싶었던 것이다.


“아 그렇지. 오면서 리네에게 어느 정도 설명을 들었을 것이오. 드래곤이 나타나기 전의 전조 현상이 이곳 그로디 제국의 수도 맬리스에 나타난 것이오. 2년 전 여기서 앨런드 왕을 사로잡았을 때 아재는 분명히 드래곤의 소환을 막았다고 했소. 그런데 왜 지금에 와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건지 의문이 드는구려.”


아재는 가슴이 뜨끔했다. 사실 앨런드가 드래곤을 소환 할 때 딱히 한 것은 없었다. 그저 소환이 실패로 돌아갔고 플로릭스에게는 자신이 소환을 막았다고 보고 했을 뿐이었다.


“하하 글쎄요. 앨런드가 뭔가 실수를 했거나 그런 거겠지요. 아무튼 조사를 해봐야 알지요.”

“그건 그렇지. 아무튼 아재를 믿겠소. 그 현장을 본 건 아재 뿐이니 말이오. 아 그리고 내일부터는 황실 마법사들과 조사를 할 것이니 오늘은 편히 쉬도록 하시오.”


플로릭스 황제는 고개를 돌려 리네를 바라보았다. 아재와 달리 리네는 플로릭스 황제의 건강에 대해 걱정하는 눈치였다. 초췌한 황제를 볼 때마다 리네는 얼굴에 걱정이 가득한 것이 보였다.

플로릭스 황제는 리네에게 힘 없이, 하지만 고마운 미소를 보냈다.


“리네, 여기까지 아재를 데려와주느라 수고했네. 아재에게 거처를 안내해 주게나.”

“알겠습니다. 폐하.”



****



아재가 머물 숙소는 궁전 내에 마련되어 있었다.


“정말 옛날 생각나네. 인생이 돌고 돈다는 게 이런 걸까?”

“뭐가요?”


아재의 말에 리네는 퉁명스럽게 물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싱겁기는··· 아무튼 여기예요.”


리네가 문을 열자 너른 방 하나가 나타났다. 큰 창문 3개가 벽을 따라 나란히 붙어 있었고 그 양쪽으로는 두꺼운 커튼이 잘 정돈되어 묶여 있었다.

구석에는 테이블과 책장이 마련되어 있었고 더 안쪽에는 작은 창문이 있는 침실도 별도로 마련되어 있었다.

물론 아재의 저택보다는 비좁았지만 나름대로 신경을 쓴 티가 역력했다.


“좋네. 이 정도면 너랑 내가 머무는데 불편함은 없겠어.”

“개소리 좀 하지 마세요. 그리고 난 퇴근 시간 다 되어가니까 이제 퇴궐해야 해요. 괜히 이상한 짓 하지 말고 잠이나 자고 내일 조사나 잘 하세요.”

“알았어. 농담 한 거 가지고 뭔 성질을 내고 그러냐. 사람 무안하게···”

“됐어요. 아무튼 내일 봐요.”


리네가 돌아가고 나자 아재는 구석에 짐을 정돈해놓았다. 슬슬 해가 질 무렵이라 아재는 빛 마법을 사용해 천장 곳곳에 빛 무리를 만들어냈다.


책상 위에는 그동안 있었던 이상 현상들을 조사했던 내용이 서류로 작성되어 놓여있었다.


“흠···”


서류를 찬찬히 읽던 아재는 리네와 황제에게서 듣지 못했던 내용을 발견했다. 바로 황제가 꾸는 악몽의 내용이었다.

악몽의 내용은 이러했다.


황제는 끝이 없는 너른 황톳빛 사막 위에 서 있었다. 감당하기 힘든 모래 바람이 사방으로 몰아치고 몸을 겨우 가누고 있을 때 앞에 검은 형체가 흐릿하게 보였다. 

황제는 눈을 가늘게 뜨고 그 형체를 보기 위해 애썼다. 형체는 점점 황제에게 다가와 거대한 모습을 드러냈다.

이글거리는 검은 연기, 하지만 분명히 드래곤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황제는 대경하여 도망치려고 했으나 도무지 땅에서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 압도적인 위용 앞에 몸이 사시나무 떨리듯 떨릴 뿐이었다.

드래곤은 기다란 목을 아래로 내리며 대가리를 황제 앞에 들이밀었다. 그리고 시뻘건 눈으로 황제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워낙 가까워서 드래곤의 숨결까지 그대로 느껴질 정도였다.


“너는··· 너는 아니군.”


황제의 모든 것을 꿰뚫어 보듯 한 시선이었다. 


“무, 무엇이 말이냐.”


플로릭스 황제는 용기를 내어 말했다. 그리고 허리춤에 있는 검을 뽑으려고 손을 뻗었다. 검 손잡이에 손이 닿는 순간 검은 연기로 변해 휙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데려오라. 나를 소환되지 못하게 했던 자를 내 앞에 데려오라.”


이 서류에 황제의 꿈은 꽤나 자세하게 적혀 있었다. 게다가 황제는 이와 비슷한 악몽을 매일같이 꾸고 있었다.

이 악몽이 황제를 초췌하게 만든 원인이라는 것은 명백했다.


조사관들은 꿈에 보인 것은 드네비스라는 드래곤이 틀림 없으며 아재를 궁전에 불러들일 것을 요청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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