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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ark 님의 서재입니다.

해리포터와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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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Niark
작품등록일 :
2020.10.09 17:39
최근연재일 :
2024.09.06 20: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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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9,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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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5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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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쪽

마법사의 돌 - 제12장 거울 속 두 명의 해리

DUMMY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었다. 12월 중순의 어느 날 아침, 호그와트는 밤새 내린 눈으로 하얗게 뒤덮였다. 호수는 꽁꽁 얼어붙었고 위즐리 쌍둥이 형제는 눈덩이 몇 개에 마법을 걸어 퀴렐의 터번 뒤를 치고 튀어나오게 한 죄로 벌을 받았다. 폭풍우가 올 듯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우편물을 배달하기 위해 날아온 부엉이 몇 마리는 다시 날아가기 전에 해그리드에 의해 양호실로 실려가 간호를 받아야 했다.


모두들 크리스마스 휴일이 다가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핀도르의 학생 휴게실과 연회장에는 벽난로가 활활 타오르고 있었지만, 외풍이 심한 복도들에는 냉기가 돌았으며 사나운 바람이 교실 창문을 뒤흔들었다. 무엇보다도 나쁜 것은 스네이프 교수의 수업이 저 아래 지하 감옥에서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곳에서는 숨을 쉬면 입김이 뿌옇게 피어올랐으므로 아이들은 가능하면 뜨거운 냄비에 가까이 있으려고 했다.


“정말 안타까워.”


한번은 마법의 약 수업 시간에 드레이코 말포이가 말했다.


“집에서 오라는 사람이 없어서 크리스마스를 호그와트에서 머물러야 하는 사람들을 보면 말야.”


그는 말하면서 해리를 보고 있었다. 크레이브와 고일이 키득거렸다. 해리는 신경도 쓰지 않으며, 가루로 빻은 사자물고기의 등뼈 무게를 쟀다.


말포이는 퀴디치 시합 이후 예전보다 훨씬 더 시비를 걸어왔다.


슬리데린이 졌다는 게 너무 분했던 그는 다음 시합에는 해리 대신 팔이 긴 나무늘보를 수색꾼으로 쓰는 게 어떻겠느냐며 모두를 웃기려고 했다. 그러나 아무도 웃지 않자, 그는 해리가 전혀 말을 듣지 않는 빗자루를 끈질기게 타고 있었던 것과, 렁스키 페인트를 사용해서 승리로 이끈 것에 모두들 아주 감명 받았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말포이는 질투심도 나고 화도 나서, 해리에게 가족다운 가족이 없다는 점을 들먹였던 것이다.


해리가 크리스마스에 프리벳가로 돌아가지 않을 거라는 것은 사실이었다. 맥고나걸 교수가 일주일 전에 와서 휴일동안 머물러 있을 학생들의 목록을 만들었는데, 해리게 제일 먼저 서명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전혀 부끄럽거나 서운하지 않았다. 이번 크리스마스는 정말로 기대하고 고대하던 크리스마스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론과 위즐리 쌍둥이 형제들도 머물 것이다. 왜냐하면 위즐리 부부가 찰리를 만나러 루마니아에 가기 때문이었다.


마법의 약 수업이 끝나 지하 감옥을 떠날 때, 그들은 커다란 전나무 한 그루가 복도 앞을 가로막고 있는 걸 발견했다. 바닥에 삐죽이 나와 있는 두 개의 거대한 발과 헐떡이는 커다란 숨소리로 보아 그 뒤에 해그리드가 있는 게 분명했다.


“안녕, 해그리드. 도와드릴까요?”


론이 나뭇가지 사이로 얼굴을 들이밀며 물었다.


“아냐, 괜찮아. 고마워, 론.”

“길 좀 비켜줄래?”


그들 뒤에서 말포이의 차갑고 점잔 빼는 목소리가 들렸다.


“너 돈 벌려고 그러는 거니, 위즐리? 호그와트를 졸업하면 넌 사냥터지기가 되면 좋겠다- 해그리드의 오두막은 네 가족이 살았던 곳에 비하면 궁전 같을 거야.”


해리가 뭐라 한마디 쏘아주기 전에 론이 말포이에게 덤벼들었다. 그리고 그 순간 스네이프가 다가왔다.


“위즐리!”


론이 잡고 있던 말포이의 망토를 놓았다.


“그 애가 먼저 약을 올렸습니다, 스네이프 교수님.”


해그리드가 털이 많은 얼굴을 나무 뒤에서 삐죽이 내밀며 말했다.


“말포이가 그의 가족을 모욕하고 있었어요.”

“그렇다 해도, 싸움은 호그와트 규칙에 어긋나요, 해그리드.”


스네이프가 구변 좋게 말했다.


“그리핀도르에서 5점 감점이다. 위즐리, 더 많이 감점되지 않은 걸 고맙게 여겨라. 자 어서들 가라. 너희들 모두.”


말포이와 크레이브와 고일이 나무를 난폭하게 밀고 지나가며, 바늘모양의 잎들을 여기저기에 흩어놓았다. 그들은 히죽히죽 웃고 있었다.


“저 녀석을 그냥.”


론이 말포이의 등에다 대고 이빨을 갈며 말했다.


“조만간 녀석을 가만두지 않겠어-”

“너무 그러지 마. 철이 지나치게 없는 것뿐이니까. 그렇지만 스네이프는 확실히 우리를 싫어하는 것 같지?”


해리가 말했다.


“자, 기분 풀어. 조금 있으면 크리스마스니까.”


해그리드가 말했다.


“자, 나랑 연회장으로 가 보자 기분 전환이 될 거야.”


해그리드와 함께 연회장으로 가자, 맥고나걸 교수와 플리트윅 교수가 바쁘게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고 있었다.


“아, 해그리드. 정말 멋진 나무군요- 저쪽 구석에 놔 줄래요?”


연회장은 눈이 부셨다. 벽에는 온통 크리스마스 장식용 꽃 줄과 겨우살이가 매달려 있었고, 작은 고드름이 반짝거리거나, 수백 개의 촛불로 반짝반짝 빛나는 12개나 되는 크리스마스트리가 빙 둘러 서 있었다.


“휴일까지 며칠 남았지?”


해그리드가 물었다.


“하루요.”


헤르미온느가 대답했다.


“그러고 보니 생각나는데- 해리, 론, 점심 먹기 전에 30분밖에 없어. 우리 해그리드에게 물어보기로 한 게 있잖아.”

“아 그래, 맞았어.”


지팡이에서 보글보글거리는 황금빛 거품들을 새로운 나무의 가지들로 질질 끌고 가고 있는 플리트윅교수에게서 눈을 떼며 론이 말했다.


“나한테? 뭘 물어보려고?”


해그리드가 연회장 밖으로 그들을 따라나오며 말했다.


“아, 플러피에 대한 건 안 된다. 그게 뭘 지키고 있는지도 말할 수 없어.”

“어- 그건 이미 알아냈어요.”


해리가 그에게 밝게 말했다.


“니콜라스 플라멜을 찾아냈거든요. 개구리 초콜릿 카드에서. 그래서 저희는 플러피가 뭘 지키고 있는지도 유추해 냈죠. 그건 마법사의 도-”

“쉬.”


해그리드가 얼른 누군가 듣고 있는지 보려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크게 이야기 하지 마. 너 왜 그러니?”

“사실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요. 도서관에는 마법- 아, 그게 뭘 만들 수 있는지만 적혀있지 또 다른 얘기는 잘 없어서요. 플러피 말고도 뭐가 그 돌을 지키고 있는지도 궁금하구요.”

“쉬!”


해그리드가 다시 말했다.


“잘 들어- 나중에 휴일이 끝나고 찾아와. 뭐든 다 말해주겠다고 약속하지는 못하지만, 이 안에서 그것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지는 마. 학생들이 알면 안 되니까. 그들은 내가 니들에게 말했다고 생각할 거야.”

“그럼 휴일이 끝나고 봐요.”


해리가 말했다.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는 결국 그 날 도서관에 가지 않았다. 해그리드가 말해준다고 한 이상 어느 정도 알 수 있을 것이고, 지금까지 책을 찾아봐도 마법사의 돌에 대해서는 간략한 말들만 실려 있을 뿐이었다.


“그나저나 운이 좋았어.”


멀어지는 해그리드를 보며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네가 개구리 초콜릿 카드에서 그걸 발견할 줄이야.”

“맞아. 나도 해리가 본적이 있다고 했을 때에는 의아했지만, 뭐. 덤블도어 교수님과 연관이 있었다니 다행이였지.”


론이 어깨를 으쓱했다.


사실 해리는 이 정보를 노버트의 알을 처리한 뒤로 미룰 생각이었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론이 발견해 버린 것이다. 바로 이틀 전 시무스 피니간이 몇 개의 개구리 초콜릿을 나누어 주었을 때 론의 개구리 초콜릿에서 덤블도어의 카드가 나온 것이다.


“찾았다!”


론이 개구리 초콜릿 카드를 들고 말했다.


“플라멜이야! 해리, 네가 전에 어디선가 그 이름을 읽었다고 했잖아. 바로 여기로 오는 기차 안에서 읽었던 거야. 이걸 봐. ‘덤블도어는 특히 1945년에 어둠의 마법사 그린델왈드를 물리친 것과, 용의 피의 12가지 사용법을 발견한 것과, 그의 파트너 니콜라스 플라멜과 연금술을 연구한 것으로 유명하다.’”


헤르미온느가 벌떡 일어났다. 그녀는 제일 첫 번째 숙제에 대한 평점을 받았을 때 이후 그렇게 흥분해 본 적이 없었다.


“가지고 올걸!”


그녀는 이렇게 말하고는 자리를 왔다갔다 오가기 시작했다.


“도서실에서 가져올까 고민한 책이 있었어. 잠깐만 기다려.”


헤르미온느가 순식간에 기숙사 휴게실에서 사라지더니 잠시 뒤, 양팔에 굉장히 낡은 책 한권을 들고 다시 왔다.


“난 이 책을 살펴볼 생각을 하고 있었어!”


그녀가 흥분해서 말했다.


“다만, 너무 오래된 책이라 가져오지 않았었는데!”


론이 그 두꺼운 책에 질린 표정을 지었지만, 헤르미온느는 신경도 쓰지 않고, 극도로 흥분해서 중얼중얼거리며, 페이지를 휙휙 넘기기 시작했다.


마침내 그녀가 찾고 있던 게 보였다.


“이럴 줄 알았어! 이럴 줄 알았어!”


헤르미온느가 한껏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니콜라스 플라멜은,”


그녀가 연극 대사를 읊듯이 말했다.


“마법사의 돌을 만든 유일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어!”


말을 마치고 나서 그녀는 몹시 흥분된 표정으로 그들을 쳐다보았다. 론은 전혀 이해하지 못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뭐라구?”


론이 말했다.


“야, 그냥 읽어봐. 여기.”


그녀가 그 책을 그들에게 밀자, 론이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고대의 연금술 연구는 놀라운 힘을 가진 전설의 물질인, 마법사의 돌을 만드는 것과 관련되어 있다. 그 돌은 어떤 금속이라도 순금으로 변환시킬 것이다. 그것은 또한 마시는 사람은 죽지 않고 영속하는 ‘불로장수 약’을 만들어낸다.

수 세기에 걸쳐 마법사의 돌에 대한 많은 보고가 있었지만 현재 존재하는 유일한 마법사의 돌은 저명한 연금술사이자 오페라 애호가인 니콜라스 플라멜이 갖고 있다. 플라멜 씨는 작년에 665번째 생신을 보냈으며, 아내 피레넬(658세)씨와 함께 데본에서 조용한 삶을 살고 있다.



“알았어?”


론이 다 읽었을 때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그 개는 플라멜의 마법사의 돌을 지키고 있는 게 틀림없어! 그가 덤블도어에게 그것을 안전하게 보관해 달라고 부탁한 게 분명해. 왜냐하면 그들은 친구 사이이고 누군가가 그것을 노리고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지. 그가 그 돌을 그린고트에서 옮겨온 것은 바로 그 때문이었어!”

“금을 만들고 사람을 영원히 죽게 하지 않는 돌이라!”


해리가 말했다.


“누구나 그걸 찾으려 할 게 분명해. 그래서 덤블도어 교수는 플러피를 빌린 거야. 물론 그거 말고도 다른 조치가 있었을 게 분명해.”

“맞아. 특히나 스네이프 정도라면 더 그럴 테지.”


론이 거들었다. 론은 스네이프의 다리가 뭔가에 물어뜯긴 모양이었다는 해리의 말을 듣고 나서는 스네이프를 범인으로 점찍은 모양이었다.


“그나저나 우리가 ‘20세기 마법사’나 ‘최근 새로운 발자취의 마법사들’에서 읽지 못 한건 당연하네. 그의 나이가 665세라면 최근 사람은 분명히 아니니까 말야.”


휴일이 시작되자, 론과 해리는 너무 즐겁게 휴일을 보냈다. 기숙사엔 그들 둘 뿐이었고 학생 휴게실은 텅 비어 있다시피 해서, 난로 가에 있는 푹신한 안락의자는 완전히 그들 차지였다.


그들은 토스트 굽는 긴 포크로 잡을 수 있는 것은 아무거-빵, 잉글리시 머핀, 마시멜로-나 먹으며 한 시간이고 앉아서 말포이를 쫓아낼 계획이나 마법사의 돌을 가지면 무엇을 할지 이야기 했는데, 그런 계획들이 아무리 허황되었다 해도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재미있었다.


론은 또한 해리에게 마법사 체스를 가르쳐 주기 시작했다. 이것은 그 인물들이 살아 있어서 정말로 전투에서 군대를 지휘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것을 제외하면 머글 체스와 똑같았다.


론의 체스 세트는 오래 써서인지 아주 낡고 초라했다. 그가 갖고 있는 다른 물건들도 마찬가지였지만, 그것도 한 때는 그의 가족 중 누군가 쓰건 것이었다- 이 경우엔, 그 체스의 전 주인은 그의 할아버지였다. 그러나 체스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늙었다고 해서 장애가 되는 것은 결코 아니었다. 론은 그 인물들을 너무 잘 알고 있어서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지휘하는 데 전혀 곤란을 겪지 않았다.


해리는 시무스 피니간이 그에게 빌려준 것들로 놀았는데, 그 인물들은 그를 전혀 믿지 않았다. 그는 장기는 종종 두었으나, 체스는 전혀 두어보지 않았어서 익숙하지 않았고 거기에 체스 말이 충고한답시고 그에게 각기 다른 충고를 해댔으므로 정신이 없었다.


“날 거기로 보내지 마, 넌 저 나이트도 안보이니? 그를 보내라구, 우린 그 녀석 없이도 잘 해나갈 수 있으니까.”


또 놀라웠던 점은 론의 체스실력 이였는데, 익숙하지 않다고는 해도 해리는 론의 체스 실력을 당할 수가 없었다. 네다섯 판을 둔 끝에 비등비등한 수준까지는 올라섰지만, 론은 열한 살짜리 어린아이가 두는 체스실력이라고 믿을 수 없는 실력이었다. 결국 마지막 판까지 내주고 나서야 해리가 두 손을 들고 의기양양한 표정의 론에게 항복을 선언했다.


크리스마스 이브날 밤, 해리는 다음날 쌓여있을 선물을 상상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그리고 아침에 일찍 잠에서 깨었을 때 그가 가장 처음 본 것은 침대 발치에 놓인 작은 꾸러미들이었다.


“메리 크리스마스.”


해리가 침대에서 기어 나와 가운을 입자 론이 아직 졸린 듯이 말했다.


“메리 크리스마스.”


해리가 말했다.


“와, 이것 봐. 선물이 왔어!”

“그럼 뭘 기대했는데, 순무 뿌리?”


론이 해리 것보다 훨씬 큰 자신의 꾸러미로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해리는 맨 위에 있는 소포를 집었다. 그것은 두꺼운 갈색 포장지로 싸여 있었는데 ‘해리에게, 해그리드가’ 라고 아무렇게나 휘갈겨 쓰여 있었다. 안에는 대충 깎은 나무 피리가 들어 있었다. 해그리드가 직접 깎아서 만든 게 분명했다. 해리가 한번 불어보자 꼭 부엉이가 찍찍대는 것 같은 소리가 났다. 플러피의 약점이 음악이라는 걸 생각했을 때, 해그리드가 알고 나무피리를 준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의 아주 작은 소포에는 편지가 들어 있었다.


“네가 보낸 전갈은 잘 받았고 여기에 크리스마스 선물을 동봉한다. 버논 이모부와 페투니아 이모가.”


그 편지에는 50펜스짜리 동전이 두 개 붙여져 있었다.


“두개나 주다니 몸 둘 바를 모르겠군.”


해리가 말했다.


론은 50펜스에 얼을 빼앗겼다.


“이상하다!”


그가 말했다.


“모양이 기막힌데! 이게 돈이야?”

“너 가져도 돼.”


해리가 너무나 좋아하는 론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가족 중에 좋아하는 사람이 또 있을지도 모르니까 둘 다 가져.”

“우와, 고마워. 아빠가 이런 걸 좋아하시거든.”


론이 아직도 50펜스 동전을 뒤집어보며 말했다.


“해그리드와 이모와 이모부- 그리고 이건...”

“저건 누가 보낸 건지 알 것 같아.”


론이 얼굴을 붉히며 울퉁불퉁한 소포를 가리켰다.


“우리 엄마야. 엄마께 네가 어떤 선물도 기대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거든. 그런데 아니 이럴 수가.”


그가 투덜댔다.


“엄마가 네게 위즐리 스웨터를 만들어 주셨어.”


해리가 그 소포를 뜯자 손으로 뜬 두꺼운 에메랄드 빛 스웨터와 집에서 만든 퍼지가 나왔다.


“엄마는 매년 우리에게 스웨터를 떠 주셔.”


론이 자기 것도 풀며 말했다.


“내 것은 언제나 밤색이야.”

“정말 좋으신 어머님이다.”


해리가 퍼지를 하나 먹어보며 말했다.


그의 다음 선물에도 사탕 과자가 들어있었다. 헤르미온느가 보낸 커다란 개구리 초콜릿 상자였다. 헤르미온느는 이번에 니콜라스 플라멜을 찾는데 도움이 되어서 기쁘다면서 해리와 론에게 개구리 초콜릿을 한 상자씩 보내주었다.


이제 한 소포만 남아 있었다. 해리는 살짝 접혀져 있는 그것을 집어 들고 만져 보았다. 무게는 가벼웠다. 그는 소포를 풀었다.


그러자 뭔가 부드러운 은회색 물질이 마룻바닥으로 주르르 미끄러져 내렸다. 론은 놀란 나머지 숨을 쉬지 못했다.


“그것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어.”


그가 헤르미온느가 보낸 개구리 초콜릿 상자를 내려놓으며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게 내가 알고 있는 바로 그거라면- 그건 진짜 귀하고, 진짜 값비싼 거야.”

“이거?”


해리가 마룻바닥에서 그 반짝이는 은빛 망토를 집어 들었다. 그것은 촉감도 이상했다. 마치 흘러내리는 비닐 비옷 같았다.


“그건 투명 망토야.”


론이 경외감에 찬 표정으로 말했다.


“확실해- 한번 입어 봐.”


해리가 그 망토를 어깨에 걸치자 론이 비명을 질렀다.


“맞아! 아래를 봐!”


해리가 자신의 발을 내려다보았지만, 발이 사라지고 없었다.


그는 거울로 달려갔다. 확실히 몸은 전혀 보이지 않고 머리만 공중에 떠있는 그의 영상이 그를 바라보았다. 그가 그 망토를 머리에서부터 뒤집어서 입자 그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졌다. 해리는 물리학을 꽤 알았으므로 빛이 물체를 투과해서 투명해질 텐데, 도대체 자신의 시야가 어떻게 보이는 지 궁금했다. 그러나 잠시 뒤 ‘마법이니까’ 라며 타협했다.


“편지가 있어!”


론이 갑자기 말했다.


“망토에서 편지가 떨어졌어!”


해리는 망토를 급히 벗고 편지를 집었다. 그것은 그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좁다랗고 꼬불꼬불한 글씨체로 다음과 같이 쓰여 있었다.



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이것을 내게 맡기셨다.

이제 네게 돌려줄 때가 된 것 같구나.

잘 사용 하거라.


메리 크리스마스



보낸 사람의 이름은 없었다. 해리는 그게 덤블도어의 편지인 것을 알고 있었지만, 조용히 그 사실을 삼켰다. 론은 그 망토에 여전히 감탄하고 있었다.


“이런 것을 받을 수 있다면 난 무슨 짓이라도 하겠어.”


그가 말했다.


“무슨 짓이라도. 왜 그래?”

“아무 것도 아냐.”


해리가 말했다. 혹시나 싶어서 해리가 얼른 편지를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그 때 기숙사 문이 왈칵 열리며 프레드와 조지 위즐리 형제가 뛰어 들어왔다. 해리는 얼른 그 망토를 보이지 않게 쑤셔 넣었다. 굳이 위즐리 쌍둥이 형제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메리 크리스마스!”

“야, 봐- 해리도 위즐리 스웨터를 가졌지!”


프레드와 조지는 파란색 스웨터를 입고 있었는데, 하나는 노란색으로 커다랗게 F라고 쓰여 있었고, 다른 하나에는 G라고 쓰여 있었다.


“그런데 해리의 스웨터가 우리 것보다 더 좋군.”


프레드가 해리의 스웨터를 들어 올리며 말했다.


“넌 우리 가족이 아니기 때문에 엄마께서 더 공을 들이신 게 분명해.”

“넌 왜 스웨터를 입고 있지 않니, 론?”


조지가 물었다.


“자, 어서 입어. 따듯하고 좋아.”

“난 밤색이 싫어.”


론이 스웨터를 머리에서부터 뒤집어서 입으며 전혀 내키지 않는 듯 투덜거렸다.


“네 스웨터엔 문자가 안 쓰여 있네.”


조지가 말했다.


“넌 네 이름을 잊어먹지 않는다고 생각하셨기 때문일 거야. 그렇다고 우리가 멍청하다는 건 아냐- 우리도 우리 이름이 그레드와 포지 라는 정도는 알고 있으니까.”

“왜 이렇게 시끄럽니?”


퍼시 위즐리가 못마땅한 얼굴로 문으로 고개를 디밀었다. 프레드에게 잡힌 팔에 울퉁불퉁한 스웨터가 들려 있는 것으로 봐서 그 역시 선물들을 풀고 있었던 게 분명했다.


“반장이라는 뜻의 P네! 입어, 퍼시 형, 어서, 우리 모두 스웨터를 입고 있잖아. 해리도 입고 있단 말야.”

“난- 입고 싶지- 않아-”


쌍둥이 형제가 그의 머리 위로 그 스웨터를 억지로 입히려다가, 안경이 비뚤어지자 퍼시가 탁한 목소리로 말했다.


“오늘은 설마 반장들과 지낼 일은 없겠지.”


조지가 말했다.


“크리스마스는 가족들을 위한 시간이잖아.”


그들은 퍼시의 스웨터로 그의 양팔을 뒤로 묶고 방에서 걸어 나가게 했다.


해리는 평생 그런 크리스마스 저녁식사를 먹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수십 마리의 살찐 칠면조 구이와 산더미 같은 구운 감자와 삶은 감자, 타원형의 큰 접시에 담긴 가늘고 작은 소시지, 움푹한 그릇에 담긴 버터 바른 콩, 은빛 배에 담긴 진한 그레이비 소스와 크렌베리 소스- 그리고 테이블에 몇 센티미터마다 놓인 마법사의 폭죽 더미.


이런 환상적인 파티의 선물들은 일반적으로 보통 머글들이 사용하는 안에 작은 플라스틱 꽃가루나, 작은 종이가 말려 들어있는 것들과는 전혀 달랐다. 해리가 프레드와 함께 마법사의 폭죽 하나를 잡아당겼는데 그것은 그냥 팡 하고 터지는 것이 아니라, 대포같은 폭발음을 내며 터져 모두를 푸른 연기구름 속으로 빨아들였고, 그 사이 안에서는 해군의 장교 모와 살아있는 하얀 쥐 몇 마리가 쏟아져 나왔다. 선생님들이 앉아 계신 상석에서는 덤블도어가 마법사 모자 대신 여자아이들이 쓰는 꽃무늬에 좁은 챙이 달린 모자로 바꿔 쓰고, 플리트윅 교수가 막 읽어준 농담에 즐거워하고 있었다.


칠면조 요리에 이어 화려하게 장식된 크리스마스 푸딩이 나왔다. 퍼시는 그의 푸딩 조각에 파묻혀 있던 은 시클 때문에 하마터면 이빨이 부러질 뻔했다. 해그리드는 또 연거푸 포도주를 마시더니 얼굴이 점점 더 새빨개져서, 마침내 맥고나걸 교수의 볼에 입을 맞추었는데, 해리는 그냐가 모자를 한쪽으로 기울어뜨린 채 얼굴을 붉히며 낄낄거리며 웃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마침내 테이블을 떠날 때, 해리의 양손에는 터지지 않는 투명한 풍선과, 혹 만들기 세트와, 새로운 마법사 체스 세트를 포함함 해, 폭죽에서 나온 물건들이 잔뜩 들려 있었다. 하얀 쥐들은 다 사라지고 없었는데 해리는 그것들이 노리스 부인의 크리스마스 저녁 식사로 끝나고 말 것이라는 불쾌한 기분이 들었다.


해리와 위즐리 형제들은 정원에서 격렬한 눈싸움을 하며 신사는 오후를 보냈다.


그 뒤, 그들은 푹 젖어서 덜덜 떨며 숨이 차서 헐떡이며 그리핀도르 학생 휴게실의 난롯가로 돌아왔다. 해리는 그곳에서 새 체스 세트를 가지고 게임을 했는데 론에게 겨우 한판을 딸 수 있었다. 게다가 퍼시가 옆에서 엉터리 훈수를 들지만 않았어도 마지막 판도 어쩌면 이길 수 있지 않았을까 라고 생각했다.


칠면조 고기 샌드위치와, 핫케이크와, 트러플과,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먹은 뒤 라, 모두들 너무 배가 부르고 졸렸으므로 잠자리에 들 때까지 그들은 그저 퍼시가 그의 반장 배지를 훔친 프레드와 조지를 잡으려고 그리핀도르 탑 여기저기를 쫓아다니는 것을 지켜보며 가만히 앉아있기만 했다.


오늘은 해리 인생에서도 특별한 크리스마스였다. 그러나 온종일 그의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게 있었다.


그는 침대로 기어들어가서야 비로소 그것에 대해 마음 놓고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만약 지금 그가 소망의 거울을 보면 무엇을 보게 될 것인가. 그는 제임스 포터나 릴리 포터 같은 해리 포터의 가족을 볼 일은 거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론은 칠면조 고기와 케이크를 잔뜩 먹은 데다 풀어야 할 수수께끼 같은 게 전혀 없었으므로, 침대 커튼을 끌어내리자마자 깊이 잠들어버렸다. 해리는 침대 한쪽으로 몸을 굽히고 밑에서 그 망토를 꺼냈다.


투명 망토. 이것은 죽음의 성물 중 하나였다. 피브렐 삼형제의 막내가 죽음에게 선물 받은 절대 변하지 않는 무적의 망토.


그는 오늘 바로 시험해보기로 했다. 그는 침대에서 빠져 나와 그 망토로 몸을 감쌌다. 거울에 비춰보자 거울에는 뒤편에 침대들만 거울에 비칠 뿐이었다. 아주 이상한 느낌이었다.


해리는 재빨리 행동을 개시했다. 그는 잠꼬대를 하는 론을 뒤로하고 살금살금 기숙사를 빠져나와, 계단 아래로 내려갔고, 학생 휴게실을 지나, 초상화 구멍으로 기어나갔다.


“거기 누구세요?”


뚱보 여인이 큰소리로 투덜거렸다. 해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걸음을 빨리했다.


어디를 가야 하지? 그는 멈춰서 생각했다. 가슴이 뛰고 있었다. 곧바로 도서실로 향했다. 소망의 거울의 정확한 위치는 알 수 없었기 때문에, 도서실 근처의 빈 교실부터 수색했다. 제한 구역 쪽의 교실을 한번 훑어본 뒤 교실 밖으로 나오자 모퉁이 뒤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그는 급히 문을 닫고 복도 반대쪽으로 발소리를 죽이고 걸어갔다. 곧 필치가 나타났다. 필치가 교실 문을 유심히 바라보다가 손전등을 들고 주변을 훑어보았다.


필치가 교실 문을 열고 안쪽을 살펴보는 사이 재빨리 발소리를 죽이고 필치 뒤로 빠져나왔다.


“아이쿠!”


그러나 해리의 투명 망토 끝자락이 필치의 발뒤꿈치에 닿았다. 필치가 외마디 비명과 함께 고개를 홱 돌렸다.


“누군가 있군. 누군가 있어.”


필치가 툭 튀어나온 눈알을 이리저리 굴리다가 해리와 반대 방향으로 급히 걸어갔다. 해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재빨리 복도를 달려 나갔다. 그리고 복도의 위치를 봤을 때 주방 위의 5층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누구든 밤에 돌아다니면 곧장 말해달라고 하셨죠, 교수님. 누군가가 도서실 옆의 빈 교실에 왔었습니다.”


해리는 가슴이 뛰는 게 느껴졌다. 부드럽고, 알랑거리는 필치의 목소리가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는 것으로 봐서 지름길로 온 게 분명했다. 그리고, 역시나 그에게 대답한 사람은 스네이프였다.


“빈 교실에요? 하지만 멀리 가지는 못했을 겁니다. 잡을 수 있을 거예요.”


필치와 스네이프가 앞에 있는 복도로 걸어오자 해리는 꼼짝 않고 서 있었다. 그들은 물론 그를 볼 수 없었지만, 그 복도는 좁았으므로 만일 그들이 조금 더 가까이 온다면 그와 정면으로 부딪힐 것이다. 그리고 해리는 우연치 않게도 자신의 행동이 원작과 동일한 상황을 만들었다고 생각했다.


그는 할 수 있는 한 주변을 살폈다. 잘 살펴보니 왼쪽에 문 하나가 열려 있었다. 그는 속으로 ‘유레카!’를 외치며 그 문으로 조용히 안으로 들어갔다. 필치와 스네이프는 아무 것도 눈치 채지 못했는지 곧장 지나갔다. 해리는 벽에 기대어, 심호흡을 하며 그들의 발자국 소리가 멀어져 가는 소리를 들었다. 가슴이 두근거렸으나, 그들이 지나갔다는 걸 확인하고 방 안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곳은 사용되지 않는 교실이었다. 책상과 의자 같은 거무스름한 형상들이 벽에 쌓여 있었고, 쓰레기통은 뒤집혀 있었다. 그리고 맞은편 벽에, 애초에 절대 이런 곳에 있을 리 없는, 마치 누군가가-물론 덤블도어 겠지만-이곳에 치워놓은 것 같은 거울이 기대 세워져 있었다.


천장까지 닿는 커다란 크기에 테두리가 화려한 황금 장식으로 꾸며져 있고, 두 개의 뾰족한 다리가 달려 있었다. 맨 위에는 ‘Erieds’traehruoytubecafruoytonwohsI’ 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었다. 해리는 물론 이 글자를 뒤집어 읽으면 ‘I Show Not Your Face But Your Heart's Desire’ 라는 영어로, ‘당신의 얼굴을 보여주진 않지만, 당신의 마음의 소망을 보여준다.’ 라는 뜻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전혀 다른 부분에서 놀랐다.


지금까지 만난 모든 글자들, 그리고 언어들은 왜인지 모르지만 ‘한글’이였다. 해리포터의 배경은 영국이고, 심지어 1991년으로 한국 이라는 나라도 대다수의 사람이 모를 시기였다. 그는 이것이 책이 한글 판본이었기 때문에 그런 거라고 자연스럽게 생각했다. 지금까지의 모든 생활이나 대화에서 해리는 한글로 작성하고, 한국어로 대화하면서 아무런 의사소통의 문제나 문법상 문제 등을 느끼지 못 했었다. 그런데 어째서 이 거울에 새겨진 글귀만은 영어로 써 있는지에 대해 혼란이 왔다.


해리는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거울 앞에 다가갔다. 하지만 아무런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갔다.


그 순간 그는 헉 소리를 내지 않기 위해 입을 틀어막았다. 현기증이 났다. 그의 가슴은 필치에게서 달아날 때보다, 그리고 거울의 글귀를 읽고 의구심을 가질 때보다 더 심하게 그리고 더 빨리 방망이질 치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 거울에 나타난 모습에는 해리가 두 명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불가능했다. 분명 자신은 혼자이며 거울은 자신의 소망이나 혹은, 원작의 해리 포터의 소망인 그의 가족들을 보여 주어야 했다. 거울에 비친 한명의 해리는 새하얗게 질려있고, 또 한명의 해리는 침울한 표정으로 또 하나의 해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왼편에 비친 침울한 표정의 해리는 새하얗게 질린 다른 해리를 보며 팔짱을 끼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뒤에는 열 명 이상의 사람들이 서 있었다. 해리는 그게 누군지 바로 알 수 있었다.


그는 거울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왼쪽 뒤편의 침울한 해리 바로 뒤에 서 있는 어떤 여자가 해리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녀는 아주 아름다웠으며, 머리카락은 진한 빨간색이었고 눈은-역시나 초록색이었다. 그리고 해리는 그녀가 울고 있다는 걸 볼 수 있었다. 해리는 릴리포터 옆에 서있는 키가 크고 머리카락이 까만 남자가 릴리 포터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의 머리카락은 꼭 해리의 머리처럼 쭉 삐어져 나와 흐트러져 있었다.


해리는 코가 거의 거울에 닿을 정도로 가까이 다가갔다.


“릴리... 제임스...”


그들은 미소를 지으며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천천히 거울에 있는 다른 사람들의 얼굴을 들여다 본 해리는 그의 눈과 똑같은 초록빛 눈과, 그의 코와 똑같은 다른 코들을 보았고, 심지어 해리와 똑같이 무릎이 우둘투둘한 것처럼 보이는 약간 나이 든 사람도 보았다. 그는 진짜 해리 포터의 가족을 보고 있었다.


죄책감이 밀려왔다. 어째서 진짜 해리 포터의 가족이 보이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그들의 미소 짓는 모습과 너무나 극명하게 왼쪽의 해리는 침통한 표정으로 오른쪽의 해리를 팔짱 낀 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해리...”


해리는 오른쪽의 해리로 눈을 돌렸다.


오른쪽의 해리는 너무나 기쁜 표정으로 왼쪽과 오른쪽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오른쪽 해리의 뒤에는 덤블도어 교수가 서 있었다. 덤블도어 교수는 해리의 어깨에 손을 얹은 채, 그에게 미소 짓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해그리드와, 맥고나걸 교수, 플리트윅 교수, 스프라우트 교수... 모든 호그와트의 교직원들이 서 있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오른쪽에는 론과 헤르미온느가 서 있었다. 그 둘은 지금의 나이보다 약간 더 나이를 먹은 모습이었다.


“...어?”


그리고 헤드위그가 날아왔다. 오른쪽의 해리는 헤드위그가 배송해온 편지를 받고, 헤드위그를 어깨에 앉혔다. 헤드위그가 자신의 털을 고르는 사이 그가 편지를 찢어 보았다. 편지 안에는 해리가 해그리드를 통해서 받았던 그 편지가 들어 있었다.


편지를 모두 읽은 오른쪽의 해리가 지팡이를 들어서 맨 오른쪽 끝을 가리켰다. 맨 오른쪽 끝에 붉은색 주문이 휙 날아가더니 작은 물체에게 맞았다. 해리가 자세히 보니 그건...


볼드모트였다. 그것도 죽음의 성물 마지막에 나오는 새빨간 고깃덩어리 같은 볼드모트. 그 아기는 작은 강보에 싸여 있었는데, 아기라고 부르는 게 다른 아기들에게 실례를 범하는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팔과 다리는 두꺼운 촉수에 가까웠으며, 목은 없고 커다란 얼굴에는 길다란 눈과 새빨간 동공이 위치하고 있었다. 얼굴마저 새빨간 색이었기 때문에, 눈의 흰자위가 없었다면 그것이 눈인지 알 수 없었을 것이었다.


빨간 주문을 맞은 아기 볼드모트는 마치 커다란 수채 구멍에 빨려 들어가는 것처럼 이상한 모양으로 조금씩 작아지더니 우둘투둘한 작은 점이 되었다가, 그마저도 사라져 버렸다. 그 순간 거울안의 모든 사람들이-물론, 오른편의 사람들만이-환호성을 질렀다. 해리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그들이 떠들썩하게 오른쪽의 해리에게 축하 인사를 하는 것을 보았다.


해리는 왼쪽과 오른쪽의 너무 다른 모습 때문에 가슴에 통증이 느껴졌다. 기쁨과, 슬픔과, 죄책감이 뒤섞인 강렬한 통증이 느껴졌다. 얼마나 오랫동안 그렇게 서 있었는지, 그는 알지 못했다. 그 모습들은 사라지지 않았고 그는 자신이 한참이나 그 거울을 보고 있었다는 걸 알고 정신을 차리게 될 때까지 왼쪽의 해리를 슬픈 표정으로 쳐다볼 뿐이었다.


“다시 올게...”


왼쪽의 해리에게 속삭인 그가 급히 그 방에서 빠져나왔다.



“날 깨웠어야지.”


론이 뿌루퉁하게 말했다.


해리는 소망의 거울을 말해줄 생각이 전혀 없었지만, 어젯밤에 어디 갔었냐는 집요한 추궁에 진짜 해리가 봤어야 할, 왼쪽의 해리 뒤에 있던 사람들을 말해 주었다.


“난 오늘 밤에 다시 갈 거야. 너도 갈래, 론?”

“나도 네 엄마와 아빠가 보고 싶어.”


론이 간절히 말했다.


“나도 너의 가족들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 거울이 같이 섰을 때 같은 모습을 보여줄지 모르겠어.”

“글쎄, 가보면 알지 않겠어?”


론이 말했다.


“그리고 이번 여름에 우리 집에 놀러오기만 해. 그러면 모두를 볼 수 있을 거야. 그나저나 베이컨이나 토스트 좀 먹을래, 해리?”

“어- 아냐.”


해리는 도저히 식욕이 생기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죽거나- 혹은 자신에게 몸의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았을 왼쪽의 해리에게 다시 한 번 사과 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어쩌면 그 왼쪽의 해리는 그가 가진 죄책감을 비춘 것 일수도 있겠지만, 그의 침울했던 표정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파왔다. 더구나 자신이 매일 거울을 볼 때마다 보는 그 얼굴이 이제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 졌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몇 번씩은 왼쪽의 해리로 보이기도 했다.


“괜찮니?”


론이 말했다.


“너 좀 이상해 보여.”


해리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그 거울에 대해 들었을 때 덤블도어 교수가 그 거울을 치워 버리는 일이었다.


해리는 그 다음날 밤에는 투명 망토를 론과 함께 쓰고 덮어쓰고 있었으므로 훨씬 더 천천히 걸어가야 했다. 그는 전날 위치를 대략적으로 외워두었기 때문에 도서실부터 찾아가니 꽤 빠른 시간에 그 방을 찾아낼 수 있었다.


“여기야- 바로 여기- 맞아.”


그들은 문을 밀어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해리는 어깨에서 망토를 내리고 거울 앞으로 달려갔다.


“보이니?”


해리가 슬픈 얼굴을 하고 말했다. 해리는 론이 그 거울의 모습을 본다면 상당히 큰 충격을 받겠지만, 절대로 그 거울에 나타난 두 명의 해리를 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난 아무 것도 안 보이는데.”

“그럼 네가 여기 서봐.”

“그래, 여기?”


해리가 옆으로 비켜서고, 론이 거울 앞에 섰다. 그러나 론은 그의 가족을 볼 수 없었다. 그는 가족에게 눌려있던 현재를 벗어나 자신이 성공한 모습을 볼 것이다.


“이것 봐!”


그가 말했다.


“뭐가 보여?”

“나-난 혼자야. 그런데 난 조금 늙어 보여. 그리고... 내가 학생회장이야!”

“뭐?”

“내가- 내가 빌이 달고 다니곤 했던 배지를 달고 있어. 그리고 내가 기숙사 우승컵과 퀴디치 우승컵을 들고 있어. 난 또 퀴디치 주장이야!”


론은 이 놀라운 광경에서 고개를 돌려 흥분한 얼굴로 해리를 보았다.


“이 거울이 미래를 보여준다고 생각하지 않니?”

“아냐, 그렇지 않을 거야. 어... 이 거울은 ‘소망’을 보여주는 거야. 위에 글씨가 뒤집혀 있는 거였어.”

“뒤집혀 있다고? 어...”


론이 글자를 뒤집어서 읽기 시작했다.


“나는.. 당신의 얼굴이 아닌... 당신의 마음...의 소망을 보여... 준다.”

“그래. 맞아. 그러니까 나 조금만 더 보자. 나는 가족들이 보인단 말야.”


해리는 왼쪽의 해리를 조금이라도 더 보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


“넌 어젯밤에 혼자서 해봤잖아. 나 조금만 더 볼게.”

“알았어. 그렇지만 조금만이야. 너는 그저 퀴디치 우승컵을 들고 있는 거잖아. 우리 가족은 모두 죽었다고.”

“보채지 마.”


그때 복도 밖에서 갑자기 소음이 들리자 그들은 소스라치게 놀라 얼른 말을 멈췄다. 그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크게 말하고 있었는지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빨리!”


그들이 그 망토를 뒤집어쓰자마자 문에 노리스 부인이 반짝이는 눈을 빛내며 나타났다. 해리는 노리스 부인이 냄새를 맡는 걸 피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꽤 오랜 시간이 지난 뒤, 노리스 부인이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은 채 방에서 돌아 나갔다.


“아마 필치에게 갔을 거야.”

“그래, 절대 안전하지 않아. 빨리 돌아가자.”


론과 해리는 재빨리 그 방을 나왔다.



다음날 아침에도 눈은 여전히 녹지 않았다.


“체스 할래, 해리?”


론이 물었다.


“아니.”

“우리 해그리드한테 갈까?”

“싫어... 너나 가.”

“네가 무슨 생각하고 있는지 다 알아, 해리. 저 거울이지. 오늘 밤엔 가지 마.”

“무슨 소리야?”

“설명은 못하겠어. 그렇지만 예감이 좋지 않아. 그리고 너무 아슬아슬한 일이 많았잖아. 필치와 스네이프와 노리스 부인이 널 볼 수도 있었어. 그들이 널 보지 못하더라도 너와 부딪히는 일이라도 생기면 어떡하니? 네가 뭔가를 뒤집어엎기라도 하면 어떡하냐구?”

“꼭 헤르미온느 같이 잔소리 한다.”

“난 진지해, 해리. 가지마.”


하지만 해리의 머리 속에는 그 거울 앞으로 다시 가서 진짜 해리에게 제대로 사과 하는 것, 그 한가지 밖에 없었다. 그리고 론은 그를 막지 못할 것이다.


3일째 되는 날 그는 막힘없이 길을 찾아냈다. 그는 너무 빨리 걷고 있어서 그가 느끼는 것보다 큰 소음을 내고 있었지만, 다행히 아무도 만나지는 않았다.


진짜 해리는 여전히 침울한 표정을 하고 있었고, 오른편의 해리는 이제는 왼편의 해리에게 사과를 하고 있었다.


왼쪽이 진짜 해리, 오른편이 그 였다.


해리는 그 거울 앞 마룻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그리고 진짜 해리에게 사과를 하려 했다.


그때-


“그래서- 다시 왔구나, 해리?”


해리는 일이 이렇게 될 거라고 알고는 있었지만, 지난 이틀간 오로지 진짜 해리만 생각해 왔기 때문에 몸이 얼어붙는 것 같이 놀랐다. 그는 뒤를 돌아다보았다.


벽 옆에 있는 책상 위에 알버스 덤블도어가 앉아 있었다. 해리는 거울에 너무나 가고 싶었던 나머지 그를 알아채지도 못하고 지나쳤던 게 틀림없었다.


“전- 전 교수님을 보지 못했어요.”

“투명해지면 눈도 나빠지는 게 신기하지.”


덤블도어가 말했다. 해리는 그가 미소 짓고 있는 것을 보자 가슴이 더 아파왔다. 덤블도어는 ‘해리 포터’를 보고 있는 것이었으니까.


“그러니까,”


덤블도어가 책상에서 내려와 해리의 옆에 앉으며 말했다.


“너도, 앞서 다녀갔던 수백 명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소망의 거울에서 기쁨을 발견한 게로구나.”

“...네.”

“이 거울이 무엇을 하는지 깨달았니?”

“거울은 소망을 보여줘요. 그게 허구이든, 옛날에 있었던 일이던, 후회하는 일이던 간에요.”

“그래. 그래서 너에게는 가족들을, 네 친구 론에게는 학생회장이 된 모습을 보여 주었지.”

“다 보셨군요.”

“난 굳이 망토를 입지 않아도 보이지 않게 할 수 있단다.”


덤블도어가 부드럽게 말했다.


“자, 소망의 거울은 네가 말한 것처럼 소망을 보여준단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소망의 거울을 보통 거울처럼 사용할 수 있단다. 즉, 그것을 들여다보면 정확히 자신의 현재 모습을 보니까 말이다.”


그가 조용히 말했다.


“그것은 우리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소망, 바로 그것을 보여준단다. 넌 네 가족을 전혀 알지 못했으므로 네 주위에 그들이 서 있는 걸 보았고, 론 위즐리는 항상 형제들에게 가려져 있었으므로 그들 모두보다 더 잘되어 혼자 우뚝 서 있는 모습을 본거지. 그러나 이 거울은 우리에게 지식이나 진실은 보여주지 않는단다. 사람들은 그 거울이 보여주는 게 진짜인지 혹은 심지어 가능한지조차도 알지 못한 채, 자신들이 본 것에 넋을 잃거나, 미쳐서, 그 거울 앞에서 헛되이 시간을 보내지.”


덤블도어가 말할 때 해리의 가슴이 다시 아파오는 것을 느꼈다. 그와 동시에 그는 사실을 말해야 할 때가 오고 있음을 느꼈다.


“그 거울은 내일 새로운 집으로 옮겨질 예정이란다, 해리. 그러니 그것을 다시는 찾지 말라고 부탁하고 싶구나. 그리고 만일 그 거울을 다시 보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게다. 꿈에 집착해서 현실을 잃어버리는 것은 좋지 않은 일 이라는 걸 기억하기 바란다. 자 이제, 저 훌륭한 망토를 다시 입고 침실로 돌아가는 게 어떻겠니?”


해리가 일어섰다.


“덤블도어 교수님. 드릴 말씀이 있어요.”

“물론이지, 말 하렴.”


덤블도어가 미소 지었다.


“교수님 저는 ‘해리 포터’가 아니에요.”


덤블도어의 얼굴이 미묘하게 굳는 게 느껴졌다.


“해리, 네가 거울에서 무엇을 보았던 너는 ‘해리 포터’란다. 저번에 교장실에서 검증을 했고, 그 이마의 흉터가 남아 있는 한 아무도 너를 ‘해리 포터’가 아니라고 생각지 않을 게다. 네가 그 이름에서 책임감이나, 부담을 느낀다면-”

“아뇨.”


해리가 덤블도어의 말을 잘랐다.


“저는 정말로 ‘해리 포터’가 아니에요. 저는... 다른 곳에서 왔어요.”


그가 덤블도어의 표정을 살피며 조용히 말했다.


“믿으실 수 없다는 걸 알아요. 저는 앞으로 일어날 모든 일을 알고 있어요. 물론 교수님에 대해서도요. 전 동생이신 애버포스씨와, 아리애나씨에 대해서도 알아요. 그리고 교수님과 그린델왈드에 대해서도 알고요. 볼드모트가 톰 리들 이였다는 것과 그가 호크룩스를 만든 것, 그리고 저와 어떤 저주로 연결되어 있는지도 알아요. 그리고 스네이프가 어떤 일 때문에 죽음을 먹는 자 혐의에서 벗어났는지, 그리고 교수님이 들고 있는 것이 죽음의 성물인 딱총나무 지팡이라는 것도, 해그리드가 비밀의 방 사건에 용의자로 혐의가 씌어서 쫓겨난 것도 알아요. 저는-”


해리는 말을 쏟아냈다. 그는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 채 자신의 머릿속을 꽉 채웠던 미래의 일들을 덤블도어 에게 내뱉기 시작했다. 폭포수처럼 쏟아져 말들이 나올 때마다 그는 마음이 조금씩 가벼워지는 것과, 양심의 가책으로 가슴이 쿡쿡 찌르는 듯이 아파 오는 게 느껴졌다.


“-해리 포터가 아니에요.”

“그렇다면 넌 누구지?”


덤블도어가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말했다. 그의 얼굴은 이제 더 이상 학생을 대하는 온화하고 부드러운 표정이 아니라, 긴장되고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변해 있었다.


“저는 이 세계 바깥에서 왔어요. 저는-”

“알겠다.”


덤블도어가 딱딱한 목소리로 말하고는 지팡이를 휘둘렀다. 그리고 새파란 빛이 반응할 새도 없이 해리의 몸에 꽂혔다.


작가의말

어제 연재가 되지 않은이유


: 라섹 수술을 위한 검사가 있었습니다 눈이 시려서 쉬었습니다

조만간 수슬을 하면 몇일 쉴 수도있습니다



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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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법사의 돌 - 제12장 거울 속 두 명의 해리 +3 20.10.15 873 14 42쪽
12 마법사의 돌 - 제11장 렁스키 페인트 +2 20.10.14 625 17 27쪽
11 마법사의 돌 - 제10장 할로윈 +2 20.10.13 666 15 31쪽
10 마법사의 돌 - 제9장 빗자루와 알로호모라 +1 20.10.13 725 16 50쪽
9 마법사의 돌 - 제8장 마법의 약 선생님과 나머지 공부 +2 20.10.12 750 15 31쪽
8 마법사의 돌 - 제7장 이상한 마법의 분류 모자 +2 20.10.12 863 13 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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