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전 때문에 지금 이 시간까지 글을 쓰다가 이 글을 읽고 도저히 답답한 마음 주체할 수 없어 로그인을 했습니다. 쓰면서도 참아야 하는 것 아닌가 여러 번 생각이 듭니다 ^^;
원래 댓글로 달려고 했던 것인데 글자 수 제한을 넘어 어쩔 수 없이 글로 작성했습니다 ^^; 양해 부탁드립니다.
공모전에 참여하면서 절망과 숨 막히는 불안을 계속해서 느낀다는 점에서는 깊이 공감합니다.
독자 분들의 관심과 취향 문제에 대해서 토로하시는 부분에 대해서는 공감하지 않습니다. 독자 분들께 잘 보이고 싶어서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정말 그렇게 생각해요. 독자들의 잘못은 없습니다. 감히 쓰는 사람들이 따질 수 있는 계제도 아니라고 생각하구요.
문제의 초점은 운영과 심사에 맞춰야 합니다.
바라는 것도 말하고 싶은 것도 오직 하나, 공정한 심사가 이루어지기를 바랄 뿐입니다.
모든 참가자에게 공정한 경쟁의 기회가 주어지기를 바래요.
문피아 운영진의 공정성에 대한 의지를 의심하는 것은 아닙니다. 심사위원 분들의 역량에 대해서도 전혀 의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런 공모전을 기획하시고 수많은 꿈만 먹고 사는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시고 장르 문학계 발전을 위해서 불철주야 노력하시는 문피아 운영진 분들에게는 정말로 깊은 감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문피아의 이런 순수성과 열정, 장르 문학에 대한 진실된 마음을 알기 때문에 저는 오직 문피아에서만 데뷔하기를 꿈꿔왔었구요.
심사위원 분들의 역량에 대해서는 감히 제가 왈가왈부하는 자체가 크나큰 결례인 것 같습니다.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계시고 장르 문학에 많은 공헌을 해주신 분들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분들을 모셔오신 금강 선생님과 문피아 운영진 분들의 능력과 노고에 다시 한 번 감사할 뿐이구요.
하지만 공모전 운영에 있어서만큼은 ㅠ 네, 운영에 있어서만큼은 아쉬움을 토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글쓴분께서 지적하신 홍보의 문제도 크고, 무엇보다 공정성의 문제는 장르 문학계의 축제가 되어야 할 문피아 공모전에 있어 큰 흠결이 되지 않고 있나 조심스럽게 말씀드려 봅니다.
읽으시는 분들의 호응을 대중성 척도에 대한 판단 근거의 하나로 점수화하려고 하셨다면, (사실 애초에 이 시도 자체가 너무 위험하지 않았나 싶긴 합니다 ㅠ) 공정성에 대한 장치를 더 신중하게 마련해주셨어야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경쟁 자체에 불공정성의 여지가 끼어들지 못하도록요.
기성 작가 분들과 신인들을 같이 경쟁하게 한 데 대해서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작가들 이름을 익명으로 했으면 더욱 공정했겠지만 그래도 이 문제는 본질적으로 공모전 성격을 어떻게 정하고 참여 범위를 어떻게 정하느냐 하는 주최측의 판단에 맡길 문제이지 공평한 경쟁이 안 되지 않느냐고 문제 삼을 계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기존 연재 작품을 그대로 공모전에 출품할 수 있도록 해주신 데 대해서는 큰 아쉬움을 표현하고 싶습니다. 기존의 독자 분들을 그대로 끌고 들어오면서 불공평한 경쟁을 초래하는 단초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공모전 작품들의 노출도가 극히 제한적인 문제와 맞물리고 홍보가 부족해 관심도가 적은 문제와 다시 한 번 맞물립니다.
초반에 치고 나간 작품들이 베스트 순위에 오르고, 베스트 순위가 아니면 노출도 관심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빈익빈부익부 현상만 갈수록 고착화 되어간 현상에 대해서는 공모전에 출품하신 작가분들은 누구나 다 인지하고 계시고 고민하고 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초반에 치고 나간 원동력이 되는 기존 독자의 유입을 기성 작가와 기존 연재 작가 분들은 가지고 계셨고, 기존에 전혀 연재를 하지 않았던 무명 신인들은 가질 수가 없었습니다. (보시던 글이 없어졌다가 다시 연재가 재개되면, 독자 분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게시판을 옮겨서 계속 보셔야죠. 공모전이 뭐가 어떻게 되든 그분들 입장에서는 사실 상관할 바가 아닙니다.) 이 차이는 큽니다. 그리고 그 크고 작고를 떠나서 공정한 경쟁의 공평성과 기회의 평등에 어긋나고 있습니다. 결과의 평등은 아니더라도 기회의 평등에 있어서만큼은 확실한 보장을 해야 맞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문피아에서는 이에 대해 공모전 추천과 홍보 게시판을 나중에 열어주면서 독자 분들의 참여로 잃어버린 공정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썼는데요. 분위기를 환기시키고 식어가는 관심을 다시 유도하는 한편 하위권에 쳐진 수많은 사람들에게도 다시 기회를 주고 경쟁의 공정성에 수정을 가하는 훌륭한 생각이었습니다만, 결과적으로는 실패한 판단이 되고 말았습니다. 왜냐구요? 공모전에 대한 홍보가 부족했고, 독자 분들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는데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독자 분들은 재미와 만족을 느끼는 게 최우선입니다. 본문 내용에 쓰여 있는 대로 공모전 최상위권 조회수보다 기존 유료 연재 조회수가 여전히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공모전 홍보 게시판에 아무리 홍보 글을 올려도, 추천 게시판에 추천 글이 올라와도 선작 숫자는 10명 안팍을 오고 갈 뿐일 정도로 호응이 적습니다. 왜 이럴까요? 공모전이라는 이 대형 이벤트가 독자 분들 입장에서는 그만큼 재미있지가 않은 겁니다. 그래서 독자 분들의 참여와 관심으로 공정성의 균형을 잡으려고 했던 시도는 실패로 끝났고, 공모전 조회수의 빈익빈부익부 현상은 막을 수가 없는 양상으로 치닫게 된 것입니다. 읽는 글만 계속 읽히고 있습니다.
충분한 홍보가 이루어지지 못한 점은 공모전에의 관심 유도 실패로 이어졌고 이는 신규 독자 유입과 공모전 흥행의 실패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로 인해 공모전의 공정성에는 더욱 심각한 균열이 생기고 있습니다.
지금 저는 120위 정도의 순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는 순전히 제가 운이 좀 더 좋았던 결과입니다. 제 밑에 있는 작가 분들의 글이 제 글보다 못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건방진 이야기지만, 상위권에 있는 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제 글이 그보다 못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금 공모전 작품들의 조회수는 그다지 높지 않습니다. 초반에는 더욱 그랬습니다. 친구들이나 기존 독자들의 조회로, 또는 업데이트하는 타이밍이나 방식에 의해서, 재미나 실력 외의 변인들로 얼마든지 순위 변동이 가능한 정도였습니다. 글이 얼마나 재미있고 상품성과 작품성을 갖추고 있는지를 두고 경쟁해야지 우리가 인터넷 상품 판매의 비즈니스 전략에 대해서 겨루고 있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ㅠ 심지어는 시스템 오류로 인해 혼란 속에 초반에 베스트 순위나 신규 업데이트 순위가 제대로 정렬되지 않았던 문제조차 있었습니다. 이 모든 문제에 대한 어떤 고려나 조치도 취해지지 못한 채로 베스트 순위는 고착화되었고 공모전에 대한 충분한 관심과 흥미가 고조되지 못했기 때문에 균열이 간 공정성과 기회의 평등은 치유가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저는 현재 공모전의 문제에 대해서 인식할 필요성을 제기하고 관심을 호소하는 바입니다.
공모전 심사의 문제에 관해서라면, 그렇다면 심사 위원 분들께 이러한 현상에 대해서 말씀드리고 조회수에 상관없이 모든 양질의 글을 다 읽어주시고 평가해주시기를 바랄 수밖에 없는데…… 이는 감히 제가 꺼낼 수 있는 이야기도 아닐 뿐더러 이런 저의 기우가 아니더라도 심사 위원 분들이 알아서 충분히 신중하게 판단하실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부분에 관해서는 더 이상 이야기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문피아를 이용하는 우리들과, 장르 문학 전반의 발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번 공모전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 장르 문학에는 어떤 의의로 남을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결국은 독자 분들의 관심에 기댈 수밖에 없지 않나 싶습니다. 장르 문학은 대중문화의 속성을 띠고 있습니다. 독자 분들의 선택대로 흐를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라도 문피아는, 그리고 우리는, 공모전이 진정한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작가들에게는 진정 공정한 기회의 장이 되고 독자들에게는 더 좋은 글, 더 재밌는 글을 향유할 수 있는 선택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더 홍보하고 더 관심을 유도하여 독자 분들을 공모전 안으로 끌어들여야 합니다. 독자 분들에게 더 재미를 주어야 합니다.
저는 글을 쓰기를 꿈꾸는 사람이기를 떠나서, 책을 읽으면서 즐거움을 느끼는 소년이었던 추억을 가진 한 명의 독자로서, 저와 같은 취미를 가진 제 친구인 여러분들에게 부탁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번 공모전은 장르 문학계에 다시 없을 지도 모르는 큰 기회입니다. 이번 공모전을 통해서 우리는 우리가 그토록 원했던 장르 문학의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질적 향상과 더불어 양적 팽창을, 다양성의 추구와 더불어 참신성의 갱신을, 새 바람을 불어오게 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반면 큰 기대를 하고 기획한 이번 공모전이 이대로 흥행에 실패하게 된다면 장르 문학계는 이대로 다시 한 번 정체하게 될 뿐이겠죠.
며칠 전 비평란에 올라온 글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현재 장르 시장의 글들이 대부분 다 형편없다는 비판이었지요. 지금 공모전에는 그렇지 않은 글들이 많이 있습니다. 아니, 그 전부터 그런 글들은 의외로 많이 있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을 수 있는 부분이라, 말하기가 조심스럽고 어렵습니다. 오히려 그런 글들일수록 팔리지 않았기에 도태되어 갔다는 것도 이러한 현상의 이유 중 하나라는 것만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공모전, 한 번 관심을 가지고 읽어 봐주시면 안 될까요? 부탁을 드려봅니다. 좋은 글들이 많습니다. 이대로 제대로 된 기회조차 못 얻고 없어지기에는 너무 아까운 글들이 많습니다. 독자 분들의 관심과 애정만이 진정한 공정성을 부여해주실 수 있습니다. 독자 분들의 판단만이 우리 장르 문학을 올바른 길로 이끌어갑니다. 이는 비단 킬링타임의 읽을거리로서의 차원에만 그쳐서 족한 것이 아니라 우리 문화 전반에 영향력을 미치는 견인차가 되어야 할 장르 문학의 사회적 역할과도 관계가 있습니다. 미국의 십대 소년도 사무라이 문화와 닌자에 대해서 알고 있고 우리나라의 십대 소년도 신선조와 메이지 유신에 대해서 알고 있으며 아프리카와 오세아니아 아이들도 반지의 제왕을 보고 해리 포터를 읽습니다. 문화라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검이지만 가장 큰 힘 중 하나입니다. 언젠가는 우리 문화도 이렇게 되어야 합니다. 국토의 3분의 2가 산지인 이 나라, 인적 자원과 무형적 자원으로 승부를 보아야 하는 우리이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늦은 밤 소설을 쓰느라 지친 심신에 글도 엉망이고 경솔한 소리도 많이 들어갔습니다. 넓은 마음으로 헤아려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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