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극히 평범한 어느 날 아침.
따스한 가을의 햇살은 여름 동안 강하게 줄기를 뻗었던 생명들에게 잠의 가루를 뿌려 주었다. 봄 못지않게 온몸을 휘감아 포근함을 느껴주는 가을바람이 낡은 창문 사이로 솔솔 들어와 내 뺨을 부드럽게 매만져 주었다.
오래 사용했지만, 그렇기 때문에 요즘 나오는 건강용 딱딱한 침대보다는 훨씬 더 푹신함을 느낄 수 있는 침대 위에서 어제 막 새로 산 겨울준비용 두꺼운 이불 속에서 방금 일어났다.
그렇게 시작되는 천국의 하루.
밤사이 샘물에 고여 딱딱하게 굳은 눈곱을 채 때지도 못한 채 잠에서 완전히 깨버렸다. 그 누구라도 이런 상황이라면 나와 같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다.
오랜 잠에 뻣뻣하게 굳은 몸을 서서히 풀어주며 기분 좋게 몸을 일으켰는데 가장 먼저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한 여인이 아니던가! 그것도 와이셔츠 윗단추가 몇 개 풀려서 아슬아슬하게 자극하고 있으니 말이다. 긴 흑발을 늘여놓고 손으로 바닥을 지탱한 채 상체만 앞으로 내민 자세는 남자의 자존심 그 자체를 건드렸다. 크게 뜨고 요염하게 쳐다보는 그 눈빛과 햇살에 어우러진 핑크빛 입술은 모든 감각을 한 층 더 자극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나를 아침잠에서 확실하게 깨우고 불안함의 도가니에 휩싸이게 한 것은 내 침대 바로 옆에는 큰 거울이 있다는 사실이다.
“끄아아아악! 이게 뭐야ㅡ?”
여자다. 위로 보나 아래로 보나 틈이 전혀 없는 완벽한 여자다. 무엇보다 짧은 치마가 너무 잘 어울렸다.
뭐, 뭐야? 이게 어떻게 된 건데? 난 남자라고! 근데 거울에 비친 건 완전히 여자잖아?
설마, 아침에 일어났는데 어느 날 여자가 돼서 남자는 절대 범할 수 없는 경계선을 넘은…… 뭐, 그런 전개가 이루어지는 건가? 아니, 있을 수 없어ㅡ. 생물학적으로 성(性)을 바꾼다는 건 신의 범위까지 들어선 과학의 힘으로 겉으로만 변형시킬 수 있는 뭐, 그런 거 아니었나? 근데 이건…….
가장 빨리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딱 한 가지 있다. 여자와 남자를 확실하게 구분해 주는 것. 남자라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꼭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이 있을 것이다.
치마를 살짝 올렸지만, 하얀색에 분홍색 리본이 달린 팬티를 보자마자 바로 내렸다.
젠장, 내가 내 걸 확인한다는데 왜 이렇게 가슴이 두근거리는 거지? 잠깐 보는 거잖아. 남자면 매일 보는 거고 여자라면…… 하지만 내 거라면 상관없는 거 아냐? 근데 어째서 난 이런 옷들을 입고 있는 걸까ㅡ.
입안에 고인 침을 꿀꺽 삼키고 마음을 진정시켰다. 아주 빠르게, 그리고 확실하게 본다!
치마를 걷어 올리고 팬티를 내리는 데까지 몇 초가 걸렸던 걸까. 1초? 아니, 그것보다 더 빨랐을걸.
“아하하하.”
거울에 비친 모습을 보자마자 헛웃음이 저절로 새어나왔다.
남자한텐 가장 소중하고 부끄러우며 강한 곳. 그곳에 굵은 청테이프가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앞부분만 보고 '이건 뭐지?' 라고 생각하시며 그냥 나가시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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