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글을 쓸 때 걱정하고 글을 다 쓴 뒤에도 걱정되는게 이 문제입니다.
하늘아래 새 것이 없다는 성경말씀도 있고, 인간 사유의 기본은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이 있으니 창작에 대한 소재가 아무리 독창적이라도 이 소재가 나만의 것이라는 자만은 가질 수 없는 게 현실이지요. 그리고 늘 그것을 주의하면서 글을 씁니다. 하지만 비슷한 소재의 글이나 매체가 등장하면 씁쓸한 기분이 드는 건 어쩔수 없죠. 혹여 내가 늦게 내보내면 베꼈다는 소리 듣기가 십상이니까요.
문제는 시작할 때 그런 소재의 유사성을 발견하는 게 아니고 한 중반 넘게 집필했을 때 갑자기 툭 튀어나오는 비슷한 물건이죠. 이럴 때는 정말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근래에 글 하나를 쓰고 있는데 최근들어서 비슷한 시놉시스의 영화들이 속속 나오는 걸 보고 드는 생각은 그런 심리상태의 총합입니다.
1. 아 젠장, 이럴 줄 알았으면 먼저 휘갈겨 쓰는건데.
2. 역시 사람 머리가 거기서 거기구나.
3. 내 글이 인기 없는게 천만다행이다.
4. 영화랑 내 글을 비교하는 정신상태가 더 어이없구나.
조금씩의 변주가 있고 풀어나가는 방식이 다른 것이 세상 모든 글들이겠습니다만...그냥 맥이 탁 풀리는 경우는 어쩔 수가 없네요. 대부분은 전혀 닮지 않은 소재인데 혼자 닮았다고 느끼고 자뻑(?)하는 습작가의 자학인 경우가 태반입니다만.....아마 이런기분은 제 글을 보고 독자 한 분이 “어라, 이 글 머시기 거시기랑 똑같구먼.” 이라고 말하는 게 두려운거겠죠.
아무쪼록 저를 포함한 모든 글 쓰는 분들의 건승을 빕니다.
여름이 끝나길 빌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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