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과 별개로....
이런 사태에 대한, 제 생각을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독자는 작가의 글을 읽고 "건필! /잘봤습니다." 이러고 나오는 것은 사실상 작가의 글에 리플 숫자가 많아지는 것외에는 별 의미가 없습니다.
(이 부분, 아래 댓글27번 추가를 봐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오늘 내용 재미있었습니다." 라고 하면 음식점에서 잘 먹었습니다와, 아주 맛있네요. 라는 차이만큼 극명하게 달라집니다.
그 둘의 차이는 하늘과 땅만큼 다릅니다.
잘 모르겠다 싶은 분은 다시 한 번 읽어봐주시기 바랍니다.
잘 봤습니다. 는 그냥 예의상 잘 먹었다. 와 같은 표현이고, 맛있다는 재미있게 봤다와 같이 그 글에 대해서 재미있음을 직접 표현한 것이라 피드백이 되기 때문입니다.
거기다 "오늘 길동이가 아주 화끈합니다."라고 구체적인 표현이 달리면 더욱 다르게 됩니다.
다시 음식점 이야기.
"전 김밥에 햄 든거 별롭니다. 냄새가 싫어서... 그래도 맛있는 건 솜씨가 정말 좋은 것 같습니다."
여기오면 이제 우리가 흔히 보는 글에 대한 독자의 간섭이 시작된 겁니다.
양념 들어가야 한다.
그건 안 들어가야 한다.
이 부분을 읽으면 독자분들은 흠... 역시 작가 편을 드네.
라는 생각을 하게 되겠지요.
그런 부분도 있고 아닌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제 생각을 말씀드리면 저 상황이라면 독자는 그런 이야기를 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할 권리도 있습니다.
거기서 서로 이게 옳아. 저게 나빠.
갑론을박 할 수도 있겠지요.
그걸 용납하지 못하는 작가는 쫀쫀한 작가가 맞습니다.
저 개인으로는 독자가 저런 정도는 해도 되고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독자의 생각을 알 수 있으니까요.
(글이 예의를 잃어버린 것도 아니지요.)
작가는 독자의 위에서 군림해야 합니다.
(무슨 높낮이 이야기가 아닙니다. 작가는 그 글에서는 모든, 권한을 가진, 전권을 가진 전제군주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모든 걸 할 수 있습니다. 군림은 공포정치가 아닌 이상, 모두가 믿고 따르게 해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작가는 최소한 글에서는 그런 군주가 되어서 독자가 거부하기보다는 감탄하고 좋아할 그런 글을 보여야 됩니다. 그럼 그 독자들 앞에서 작가는 군림하는 전제군주의 힘을 보이는 작가가 되는 것이지요. 싸움이 안납니다.)
다만, 나는 이렇게 생각해.
수준이 넘어버리면 좀 난감해지기 시작합니다.
다시 음식점 이야기로 바꿔서 해볼까요?
"이 김밥은 이렇게 해서 틀렸다. 너 주방장 맞냐? 이걸 음식이라고 만들어? 김밥에 햄을 넣으면 되냐? 그리고 햄도 우뚜기/통원 것이 다 맛이 달라. 그거 차이나 알고 만드는 거냐? 김도 김밥을 마는 김은 종류에 따라 맛이 다르다. 내가 한 수 가르쳐주마. 이걸 음식이라구...쯧쯔..."
이렇게 되면 저 군주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게 됩니다.
둘 중 하나입니다.
그 음식을 먹고 말한 사람이 반골이거나 주방장의 능력이 모자란 겁니다.
이 부분 더 논하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은 분명히 생각해주실 것이 있습니다.
작가들은 좀 더 냉정하고 좀 더 넓은 마음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요즘 보면 너무 리플 하나에 연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100명보다 1명에 신경쓰는 건 말이 안됩니다.
그래, 너 많이 해봐. 내가 봐주마... (네가 옳은 소리하면 고칠 수도 있다.)
그게 군주입니다.
자신이 없다면 그건 군주가 아니라 그냥 임명받은 시골촌장이겠지요.
그러나 100명중 10명이 뭐라고 하면 그건 말이 되기 시작합니다.
표본 중에서 그렇게 10%가 말을 한다면 실제로는 절반이상이 문제제기를 하는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탄핵받은 군주가 되겠네요....
(그런 경우는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합니다.)
독자의 경우에도,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어 주시면 합니다.
의견을 내놓을 수는 있는데....
그게 위의 이야기처럼 그렇게 전개되면 이미 어떤 한계를 벗어나 버리게 됩니다.
제가 소림사 연재할 때 이야기입니다.
달마의 이야기를 하면서 벽안호승 이야기를 했습니다.
달마를 지칭할 때 많이 쓰는 오래된 단어지요.
그런데 한 분이 리플를 달았더군요.
-내가 인도 가보니 눈이 안 파랗던데?
그 분이 누군지 압니다. 평소 제 글 안 좋아하던 분이었지요. 주위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웃었습니다.
그런 글은 작가가 독자를 비웃게 만듭니다.
누워 침뱉기는 쉽습니다.
며칠 전 한 분이 설정을 가지고 고민하는 걸 봤습니다.
뼈만 남은, 그러니까 스켈레톤 이라고 이해하면 쉽겠습니다.
그걸 독자가 힘줄도 붙어야지. 라고 이야기를하고 작가는 뼈와 근육을 어떻게 붙일까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그건 설정입니다.
뼈만 남은 괴물이 움직이는데 그건 초자연적입니다.
거기서 근육이 붙어야 하면 논리가 붙게 되는 겁니다.
그럼 나머지가 다 만들어져야 합니다.
그렇게 될 글이 있고, 아닌 글이 있습니다.
제가 한 말은 간단합니다.
스켈레톤이 뼈만 있으면 되지.
GO!무림을 2002년에 시작했습니다.
문피아까지 햇수로 6년째입니다.
수많은 작가들을 보았고, 수많은 독자들을 보았습니다.
난감한 작가/난감한 독자... 많이 보았습니다.
문제가 되는 경우는 작가가 작가답지 못한 경우나 독자가 독자답지 못한 경우에 발생하고 그외의 원인들도 있습니다.
제가 지켜 본 결론은 어떤 정도(한계)를 벗어나도, 예의를 잃지 않으면 문제는 생기지 않는다입니다.
예의를 잃지 않으면 어떤 한계를 벗어나지 않습니다.
문피아는 작가 혼자, 독자 혼자, 혹은 운영진이나 제가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 모두가 모여서 서로를 배려하면서 만들어지는 겁니다.
서로 상대를 돕는다는 기분으로 배려해주시기 바랍니다.
추석 전에, 갑자기 한 작가에게 성금이 답지하기 시작했습니다.
일이 만원도 아닙니다.
한 분이 20만원씩 30만원씩 보냈습니다.
그 글쓰는 분이 사정이 어려워서 며칠째 굶고 글쓰고 있다. 라는 요지의 푸념을 했는데 그걸 보고 성금을 보내주신 겁니다.
이런 독자들이 있는 곳이 문피아입니다.
그런 독자들이 사랑하는 작가들이 있는 곳이 문피아입니다.
서로 이해하지 못할 일이 없고,
서로 용납하지 못할 일이 없습니다.
한 걸음만 서로 웃으면서 양보한다면 말이지요.
채근담의 한귀절로 이 글을 마무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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我有功於人(아유공어인) : 내가 남에게 베푼 공덕을
不可念(불가념) : 마음에 새겨 두지 말고,
而過則不可不念(이과칙불가불념) : 내가 남에게 잘못한 점은 마음에 새겨 두어야 한다.
人有恩於我(인유은어아) : 남이 나에게 베푼 은혜는
不可忘(불가망) : 잊어서는 안 되나
而怨則不可不忘(이원칙불가불망) : 남이 나에게 끼친 원망은 잊어버려야 한다.
(퇴고없이 온라인에서 그냥 써내린 글이니 양해하고 봐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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