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연중에 신년인사도 제대로 올리지 못한 못난 작가가 인사올립니다.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습니다. 개발 중인 mmorpg의 월드 디렉팅을 겸한 시나리오 라이터의 직책이었지요. 오랜 숙고와 대화 끝에 결국은 승락했고, 현재는 회사에 출근하면서 세계를 창조하는 직장인-창조주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바람노래의 많은 컨셉을 비롯한 하밀틱-한 세계관이 만들어지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원작 바람노래의 공개는 힘들어지게 되었습니다. 회사에서 제한을 두신 건 아니지만, 창작자로서의 고집같은 것입니다. 개발 특성상 관련 창작자료들은 모두 대외비로 분류하고 공개하지 않습니다.
작은 프로젝트도 아니고, 일이 꽤 커져버려 이제야 연락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장르문학의 좁은 시장 밖으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던 시도들이 하나씩 결실을 맺고 있어, 게임 제작 외에도 애니메이션 기획이나 국내 최초의 퓨전-오페라 등의 연출도 씨앗을 뿌리고 있습니다. 그 모두가 적은 기간에 이뤄질 일은 아닌 듯 합니다.
책은 아니지만, 그보다 훨씬 엄청난 짐을 짊어진 녀석으로 창조되게 되었으니 기쁨으로 생각합니다. 바람노래의 연재는 끝나지만, 소설은 계속 쓸테고, 또 다른 세상을 위한 뿌리가 되어 오랜 겨울을 보내 열매를 맺을 테지요. 참으로 벅찬 기회입니다.
아쉽지만 이 모두가 결실이고, 또 씨앗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신작을 준비하고 있고, 800매 분량의 짧은 중편으로 이미 초고는 끝난 상태입니다. 바람노래는 떠나지만, 하밀은 계속 다른 새로운 이야기들을 써나간다는 말씀입니다.
못 다한 이야기가 많지만, 미련은 인연을 안고 또 다른 만남의 시작이 되겠지요. 그동안 주신 사랑에 감사드리오며, 바람노래는 미소를 품고 떠납니다.
바람노래 카테고리는 신작 소개를 위해 남겨두겠습니다. 그럼 다음 작품에서 뵙겠습니다.
p.s - 개인 홈페이지가 있습니다. 아시는 독자분들은 어찌저찌 찾아와주셔서 가끔 연락도 하고 오프라인에서 밥도 먹고 합니다. 바람노래의 뒷-이야기나 아련함을 나누시고 싶으신 독자분들,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주소는 http://4-hm.net 입니다.
덧글 남겨주셨던 독자분들 한 분, 한 분, 빠짐 없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몇몇 덧글들은 다이어리에 적어놓고 힘들 때마다 꼬박꼬박 읽어 달달 외울 지경이지요. 바람노래는 끝나더라도 인연은 계속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기다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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