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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시작 님의 서재입니다.

회귀초월 마황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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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시작
작품등록일 :
2018.01.01 11:35
최근연재일 :
2018.01.31 19:58
연재수 :
44 회
조회수 :
12,728
추천수 :
40
글자수 :
189,063

작성
18.01.05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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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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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2쪽

진실을 밝히다.

DUMMY

10.

우리는 운동장 중앙에 섰다.

“그럼, 준비된 분부터 시작해 주십시오!”

사회자가 마이크를 향해 외쳤다. 대형 확성기와 연결된 사회자의 목소리는 무척 컸지만, 관중들의 환호성을 완전히 뚫기란 불가능했다.

“네가 먼저 해라.”

나는 얼른 말했다. 1회차에서의 삶에서 올리버가 나중에 하려고 한 것을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올리버를 가운데 세운 뒤 얼른 비켜섰다. 올리버는 자신이 나중에 하고 싶다고 말하려 했지만, 내 빠른 움직임과 관중석의 환호성 때문에 자리를 뜰 수 없었다.

“큭.”

올리버는 그제야 자기 뜻과 다르게, 뭔가 안 좋게 돌아가는 중이라는 것을 깨달은 모양이었다. 나는 사회자 옆에 서서 올리버를 구경했다.

“흐아아아압......!”

올리버는 마력을 끌어 모았다. 과연 마력의 총량은 대단했다. 대학생 중에 6단위 마력을 실제로 운용하는 자는 많지 않다.

‘대단하군. 녀석이라면 아마 완드의 도움도 없이 쓸 수 있겠지.’

나는 올리버의 실력에 대해 감탄했다. 그래서 더 화가 났다. 저 정도의 실력을 갖춘 놈이 감히 선배의 연구물을 훔쳐?

“올리버는 실패할 겁니다.”

나는 사회자가 들고 있는 마이크에 대고 말했다. 내 목소리는 확성기를 통해 퍼져나갔다.

“왜 그렇게 생각하시죠?”

사회자가 되물었다.

“왜냐면 저건 똥 싸는 자세거든요. 같은 방 써서 아는데요, 올리버는 평소에도 저렇게 서서 똥을 싸곤 하죠. 저놈이 싼 똥을 치우느라 제가 고생이 많습니다.”

“풉!”

사회자는 웃고 말았다. 관중석에서도 피식거리는 웃음소리가 물결처럼 퍼져나갔다. 올리버는 부들부들 떨었다.

“올리버의 꿈이 뭔 줄 아십니까? 사람들 보는 앞에서 똥 싸는 거라고 했습니다. 보십쇼. 올리버 저거, 지금 안 보이시겠지만 안에 기저귀 차고 있습니다. 이 대회 참가한 것도 다 저런 변태짓을 하려고 그런 겁니다.”

나는 아무 말이나 마구 해버렸다. 격조가 떨어지는 건 알지만 어쩔 수 없었다.

“웃기지 마!”

올리버는 나를 향해 버럭 소리쳤다.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그러나 그의 마력은 흐트러짐이 없었다.

‘제법이군. 멘탈이 강해. 나보다 강하다.’

나는 입맛이 썼지만 인정해야 했다. 체력과 정신력은 모두 나보다 올리버가 우위였다. 더더욱 화가 난다.

“하앗! [화이트 존]!”

빙결 차원계가 그를 중심으로 국소적으로 강림했다. 모든 것이 얼어붙었고, 질소로 구성된 가스가 사방으로 뿜어져 나갔다.

“오오!”

“대단한데!”

“정말로 우리가 사는 세상에 빙결 차원계를, 극히 일부지만 강림하다니!”

관중들은 경악했다. 잭 올리버는 주문을 얼른 해제했다. [화이트 존]을 한 7초쯤 유지했나?

잭 올리버는 자신의 승리를 확신하듯이 주먹을 불끈 들어 올렸다. 관중들이 환호했다. 올리버는 사회자에게서 마이크를 빼앗아 들었다.

“보셨습니까, 여러분! 내가 [화이트 존]의 진짜 연구자입니다!”

관중들이 열광했다. 나는 올리버가 더 지껄일 수 있도록 가만히 기다려보기로 했다.

“보시다시피 [화이트 존]은 발동하는데 아주 많은 마력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저기 있는 제 선배님인 존 데트날프는 기껏해야 3단위 마법사입니다! 이것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습니까?”

올리버는 그렇게 말한 뒤 마이크를 내게 집어 던졌다.

“으음!”

나는 겨우 받아냈다. 올리버는 훗, 하고 웃은 뒤 중앙에서 비켜줬다.

나는 마이크를 든 채 중앙으로 걸어갔다.

“여러분. 지금까지 잭 올리버였습니다.”

나는 올리버를 향해 손을 내보이며 말했다.

“저는 평소에 올리버를 마음씨 착한 후배로 여겼습니다. 물론, 오늘 이 자리에서 선배인 제 얼굴에 똥칠을 하는 패악스런 놈이라는 것이 밝혀졌지만 말입니다. 그래서 배신감이 무척 크게 느껴지는군요. 하지만 이 자리는 복수를 위한 자리가 아니라 진실을 밝히는 자리입니다. 관객 여러분. [화이트 존]의 진정한 주인은 접니다. 그것을 지금부터 증명하겠습니다.”

나는 마이크를 사회자 쪽으로 던진 뒤 양손에 마력을 집중시켰다. 나도 완드를 꺼내지 않고 맨손으로 주문을 쓸 수 있다. 그리고 나는 이전 생애에서 엘리스가 시킨 반강제적인 연구로 [화이트 존]을 저단위 주문으로 만든 상태다.

“[화이트 존]!”

양손을 앞으로 펼치며 외쳤다. 올리버와는 달리 집중 시간이 아주 짧았다.

파앗! 내 양손에서 마력과 함께 백색 섬광이 방출.

화아아악! 절대영도에 근접하는 엄청난 냉기의 땅이 강림했다. 올리버의 [화이트 존]이 그를 중심으로 하는 10 제곱미터라면 나의 [화이트 존]은 최소한 다섯 배 이상이었다.

“우왓?!”

“꺄아악!”

관중들이 놀라서 소리쳤다. 차가운 질소 가스가 하얀 연기가 되어 관중석 근처까지 훅 끼쳐 들어갔기 때문이다. 물론 관중석에는 안전을 위한 보호 마법이 있었지만, 무해한 공기가 서늘해지자 관중들이 놀란 것이다.

“어떻습니까, 여러분.”

나는 [화이트 존]을 해제하지 않았다. 나는 내 마력을 시험해 보고 싶었다.

‘어디, 내 이론상의 연계기를 선보여볼까?’

나는 [화이트 존]의 냉기를 몸으로 받아들였다.

“아니?!”

“위험해! 맨몸으로 빙결 차원계의 냉기를 몸 안으로 들이면!”

교수들이 소리쳤다.

내 주위의 냉기가 몸 안으로 스며들었다. 하지만 나는 사상초유의 전설급 드래곤 포션을 마신 몸이다. 냉기 저항력은 인간보다는 드래곤에 가까운 몸이다.

나는 화이트 존의 중심부에서, 사방으로 퍼져 나가는 냉기를 받아들이며 정신을 집중했다.

나는 숨조차 쉴 수 없어야 했지만 나는 예외였다. 나는 화이트 존의 냉기 움직임을 정신력만으로 조종했다. 그리고 나는 나 자신의 몸에 에너지계-육신계 결합 9단위 주문인 [유나이트 에너지] 주문을 시전 했다. 그리고 나는 호흡과 더불어 에너지계 9단위 주문인 [에너지 드레인] 주문을 시전. 서서히, 아주 서서히, 국소적으로 소환한 빙결차원계를 온전히 ‘흡수’했다.

“그냥 냉기를 받아들이기만 하는 게 아냐......!”

“차원을 정수화해서.......”

“몸에 흡수했......어......?”

교수들은 넋이 나간 사람들처럼 중얼거렸다. 그들은 이 상황을 마법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들이었지만, 오히려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믿을 수 없어했다.

“저건 우리 마법대학교에서 가르치는 마법이 아니야......!”

“그, 그렇소. 완드의 도움 없이, 그리고 몸 바깥의 마나가 아닌 철저히 몸 내부에 내재되어 있는 마나만으로 저런 연계기를......?”

“저 학생 이름이 존 데트날프라고? 저게 우리 학생 맞소? 인간이 맞긴 한 거요?”

교수들의 경악하는 소리를 들으며 나는 말 그대로 서늘하게 웃었다. 지금의 내 체온은 절대영도에 가까웠다.

나는 서서히 [화이트 존]으로 강림시킨 빙결 차원계의 모든 냉기를 내 몸 안에 받아들였다.

관중석은 얼어붙은 것처럼 조용했다. 이미 누가 진짜 [화이트 존]의 주인인가를 가리는 문제는 지극히 싸구려처럼 느껴지고 있으리라.

“여러분. 제가 진정한 [화이트 존]의 연구자입니다.”

나는 얼음을 연상시키는 목소리로 분명히 말했다. 관중석에서 누군가 침을 꿀꺽 삼키는 소리 말고는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나는 올리버를 노려봤다. 올리버는 한겨울에 알몸으로 길거리에 나선 사람처럼 이를 딱딱 부딪히며 몸을 떨었다.

“마, 마, 말도 안 돼. 어떻게 저런.......”

올리버는 평소에 알고 지내던 선배의 진짜 정체가 괴물이라는 것을 깨달은 사람의 표정을 지었다.

“왜 그리 벌벌 떨어? 춥냐? 하긴 춥겠지.”

“그, 그, 그건, 선배님, 도대체......!”

올리버는 현실을 부정하는 단계에 돌입한 것 같았다. 현실을 자각시켜주자.

“하아아아앗!”

나는 주먹을 하늘을 향해 뻗었다.

‘[절대영도의 권]!’

내 몸에 응축된 빙결차원계의 정수는, 내 주먹의 궤적을 따라 하늘을 향해 쏘아졌다. 공기를 얼리며 새하얀 궤적을 날리며 높이 쏘아져 올라갔다. 절대영도에 도달한, 순수하고 새하얀 냉기의 정수는 방출되는 마력을 추진력 삼아 쏘아져 올라간 로켓이 되었다.

그리고.

꾸궁......!

하늘에서 폭발했다.

“아아......!”

“저것 봐.”

“믿을 수 없어.”

구름보다 낮은 높이에서 터진 [절대영도의 권]은 거대한 눈송이 구름으로 퍼져 나갔다.

그리고 눈이 내렸다.

“눈......인가?”

“눈이야.”

“눈이 내리고 있어!”

“와아아아아!”

조용히 보고 있던 관중들은 열광했다. 가을 하늘에 내리는, 그야말로 주먹 크기의 눈송이들. 눈을 뭉칠 것도 없이 눈송이만 집어 던져도 될 정도로 크고 질긴 눈송이들이었다. 관중들은 그것을 직접 손으로 만지고, 그 차가움을 느끼며 감탄했다.

‘성공이다.’

나는 마이크를 향해 손을 뻗었다.

“에너지계 2단위 주문 [텔레키네시스]!”

원거리에 떨어진 물체를 조작하거나 가볍게 움직이는 주문을 써서 마이크를 당겼다. 이전에는 문 손잡이를 겨우 돌리는 수준이었지만, 9단위에 도달한 나는 바닥에 떨어진 마이크를 내 손아귀에 가져 올 수 있었다.

“보셨습니까! 일단 올리버의 중상모략은 거짓입니다. 제가 3단위 마법사라는 올리버의 주장부터가 우선 틀렸습니다. 그리고 [화이트 존]이 6단위만 사용 가능한 주문이라는 그의 주장과 달리, 저단위 마법사도 제한적으로 사용이 가능한 주문입니다. 또한, 저는 거기서 더 나아가 그것을 이용한 결합 주문도 선보였습니다. 여러분께서 눈으로 보시고, 빙결차원의 냉기를 피부로 느끼셨을 겁니다. 그리고 아직도 눈이 내리고 있군요. 자, 여러분의 현명한 판단을 바랍니다.”

나는 마이크를 착하게 사회자에게 건넸다.

관중들은 열광했다. 관중석에서는 온갖 소리가 터져 나왔다. 고함 비명 축하 폭소 비판 헛소리...... 그리고 결국에는 함성으로 수렴되었다.

“존 데트날프!”

“데트날프가 진짜다!”

“뭔지 모르지만 데트날프가 더 대단했어!”

“존 데트날프가 진짜다! 올리버가 가짜다!”

“올리버 저 자식은 왜 거짓말 한 거야?”

“맞아. 후배란 놈이 개념 없이 거짓말을 해?”

“데트날프! 데트날프! 심사위원은 존 데트날프가 승리한 걸로 해라!”

관중들은 열광했다. 결과는 났다. 내 후배 올리버는 현실을 부정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리고 내 눈치를 힐끔거리며 살폈는데, 나는 무표정하게 놈의 시선을 받아줬다. 놈에게 다가가서 더 놀릴 것도 없고, 용서의 뜻을 담은 미소를 지을 것도 없었다. 다시는 남의 연구물을 훔치지 말라는 조언을 해줄 필요도 없었고, 뒤통수를 한 대 때려 줄 필요도 없었다.

관중들의 함성으로 가득 한 이 현실이, 내 연구물 절도범 잭 올리버에 대해 참교육을 시켜주고 있었다. 존 데트날프가 진짜고 잭 올리버가 가짜라고.

‘뭐, 직접 주먹으로 작살내는 편이 더 통쾌하긴 통쾌했겠지만. 이걸로 됐다. 9단위 마법사가 되었으니 품위가 있어야지.’

나는 자조했다. 불과 몇 분 전의 나는 놈을 똥싸개라고 놀렸는데 이제 와서 품위라니. 나도 행동에 일관성이 없군.

끊이지 않는 관중들의 함성 속에서, 심사위원들은 잠시 결과에 대해 토론을 나눴다. 토론은 짧았다.

“심사 결과를 발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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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허무하게 2회차 끝, 3회차 시작! 18.01.08 322 1 7쪽
13 강함을 너무 자랑하면 감시 당한다. 18.01.07 290 1 9쪽
12 실력을 너무 발휘한 뒤 찾아오는 부작용 18.01.06 336 1 8쪽
11 심사 결과 18.01.05 358 2 9쪽
» 진실을 밝히다. 18.01.05 332 1 12쪽
9 1회차 끝, 2회차 시작. 후배에 대한 참교육 준비 완료. +1 18.01.04 410 1 10쪽
8 [전생회귀]를 익힌 9단위 마법사 18.01.04 407 1 11쪽
7 나의 죽음 18.01.03 454 1 11쪽
6 실험과 세계 18.01.02 436 1 10쪽
5 죽...여...줘.... 18.01.02 408 2 10쪽
4 여러가지로 괴로운 연구의 시작 18.01.02 366 1 8쪽
3 녹색 숲으로 18.01.01 419 2 10쪽
2 희망 넘치는 악몽 18.01.01 474 1 12쪽
1 축제와 절망 18.01.01 698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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